여성 관음의 탄생 (한국 가부장제와 석굴암 십일면관음)

여성 관음의 탄생 (한국 가부장제와 석굴암 십일면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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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관음이 품은 여신, 여신이 바꾼 관음.
석굴암 십일면관음을 관통하는 신비롭고 파워풀한 한국 여성관음의 역사.

한국여신의 계보에서 관음이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특별하다. 불교가 한국의 지배적 종교가 되면서 토착여신들이 그녀에게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녀는 한국여신들의 총화라고도 할 수 있다. 관음은 또 심오하고 풍부한 불교 사상체계와 다양한 의례들을 품고 있다. 지역적으로도 동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사랑받고 숭배되는 여신일 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이다.

이러한 관음의 특성과 현실은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여신으로서 그녀를 다시 보게 만든다. 현대 한국여성들 혹은 한국사회와 관음의 관계를 재설정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불교의 보살이라는 경계를 넘어 한국의 여신으로서 관음을 새롭게 상상해 보았으면 한다.
저자

김신명숙

가부장제문화를극복하기위해서는여성적신성이되살아나야한다는신념으로여신학)GoddessStdies)분야를홀로개척하고있는연구자이자대학강사.2013년국내최초의여신학분야박사논문을썼다.이후여성적신성의관점에서한국여성관음의역사를추적해이책을출간하게됐다.
2018년5월출간한『여신을찾아서』(판미동)를통해여신의역사,여신문화,여신순례등을한국사회에소개했다.과거강력했던한국여신의역사를회복하는일을생의과업으로삼고있다.여신이신앙의중심에있었을때여성역시존중되었고,성과계층모두에서평등한사회가유지됐다고보기때문이다.

목차

사진자료
여는글.관음은여자?남자?트랜스젠더?

제1부동아시아여성관음과서구여신관음
1.중국의여성관음:묘선공주이야기
2.일본과한국의여성관음
3.서구로간관음:여신관음의등장

제2부한국여성관음의역사
1.고대한국의여신신앙
2.여신신앙의핵심적상징:여근
3.초기불교와여신신앙의만남
4.여성관음의등장과원효
5.출산하는관음의등장
6.원효의파계행다시보기
7.신라와백제의여성관음상들:석굴암십일면관음
8.고려시대이후여성관음도:관음의수염
9.금강산보덕굴의보덕각시:사라진성기
10.한국관음의본생담〈안락국태자경〉과『사씨남정기』
11.현대한국관음의여성성:자비의어머니

제3부〈안락국태자경〉과석굴암:원앙부인과요석관음
1.관음의전생,원앙부인
2.사라수왕과원효의숨은관계찾기
3.〈안락국태자경〉과석굴암주실의상통성
4.석굴암의입지와건축구조:여근상징들을품다
5.본존불의정체와십일면관음의위상
6.주실벽존상들과〈안락국태자경〉의인물들
7.본존불과원효:본존불은원효불
8.경덕왕의아들집착과석굴암
9.석굴암에담긴주체적불국토사상
10.혜공왕설화다시읽기:원효와무열왕의가부장제동맹
11.〈안락국태자경〉서사의기원과의도
12.〈안락국태자경〉서사가무가에미친영향

제4부여신관음을찾아서
1.여성들의삶에서꽃핀관음신앙
2.동아시아여성관음의한계:유교적관음
3.서구여성들이만난관음:페미니스트여신
4.여성부처가필요하다
5.보덕의잃어버린성기되찾기
6.미래를여는새로운신,관음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관세음보살은남성일까?,여성일까?,트랜스젠더일까?”라는질문으로시작하는이도서는처음부터신의성별을문제삼는다.신의성별은세계적으로남성적신성이문제로부각되고,신성의젠더균형이이슈가되면서큰조명을받고있는주제다.그리고이책을탄생시킨콘텍스트이기도하다.저자는그러한문제의식을바탕으로한국여성관음의역사를최초로탐색해나간다.

제1부에서는매우흥미로운관음의성에대해소개한다.인도에서남성이었던관음은중국에들어와여성으로변했다.한국과일본의경우도유사하다.
그런데동아시아에서여성화된관음은미국으로건너가20세기후반에또한번의변화를겪었다.그들의문화적변동속에서여신으로바뀌게된것이다.그여신관음은우리가알고있는여성적관음과질적으로다르다.이흥미로운역사적변전과정들이소개돼있다.

제2부에서는한국여성관음의역사를불교전래이후현재까지통시적으로고찰한다.
관음이여성화된저변에는여신이중심에있던토착신앙이자리하므로우선고대한국의여신신앙에대해소개했다.여신신앙의내용과상징들,중요한여신들과여사제전통등을개괄적으로설명했다.(이에대한자세한내용은2018년5월출간된저자의책『여신을찾아서』에담겨있다).
한국에서관음이여성화되기시작한시기는불교전래초기였던것으로보인다.
『삼국유사』에는문무왕대에처음나타난다.그런데신라의관음은여성관음이라고할정도로여성화된모습을보인다.그리고토착신앙의여신들이갖는특성을공유한다.신라의관음상들중가장여성적인것은여성미의극치라는평가를받는석굴암십일면관음상이다.
고려시대의대표적인여성관음은금강산보덕굴의보덕각시다.그녀와관련된설화를소개하고분석했다.그리고양성적이거나남성적인관음으로알려진수월관음도가실질적으로는여성적신성을담고있다는견해를제시했다.조선시대의여성관음은〈안락국태자경〉과그것의이본인소설『안락국전』그리고소설『사씨남정기』등을통해설명했다.

한국관음의전생인물인〈안락국태자경〉의원앙부인.
그녀의정체를추적하다만난석굴암.
본존불과십일면관음의모델이원효와요석공주일가능성을최초로제기한문제작!

제3부에서는한국관음의유일한본생담인〈안락국태자경〉을집중탐구하고석굴암과의관련성을밝혔다.1장과2장에서는〈안락국태자경〉의내용을소개분석하고,주인공중하나인사라수왕을원효와비교했다.
『삼국유사』에따르면사라수는원효의상징중하나다.사라수왕의가족구성과원효의가족구성도같다.또〈안락국태자경〉은국내창작물이고이후유례없이다양한장르로파생되며엄청난대중적영향력을미쳤다.한국문화에서원효가차지했던대중적영향력과유사하다.
이상의사실들을실마리로사라수왕이원효를모델로창작된인물일가능성을원효의행적을추적하며탐구했다.그결과여러근거들을찾을수있었다.그러나그정도추론만으로는부족하기때문에이어서석굴암을들여다보았다.
왜냐하면놀랍게도〈안락국태자경〉에전생이소개된불보살·나한들과석굴암에모셔진불보살·나한상들이거의일치하기때문이다.지금까지학계에서는석굴암에봉안된존상들의구성이어디에근거를두고있는지찾아내지못했다.그만큼독창적인구성이고배치다.그런데〈안락국태자경〉과석굴암은서로를비춰주는거울과같다.
그렇다면석굴암의본존불도원효와관련돼있을까?이점을밝힐수있다면사라수왕이원효를모델로창작된인물이라는추정이큰힘을얻게된다.그리고본존불이원효불임을추정해낼수있다면십일면관음은요석공주라고할수있을것이다.
그런데석굴암은가만히들여다보면본존불이원효불일가능성을여러가지로보여준다.
7장에서그근거를다섯가지로제시했다.그중가장강력한것은석굴암이무덤형태로지어졌다는사실이다.석굴암은횡혈식석실분형태위에봉토를덮어전체적으로커다란무덤처럼보인다.현재는입구에목조건축물을세워놓아느끼기힘들지만조선후기석굴암을방문한사람들은석굴암을소릉(小陵)이라고표현했다.
그런데무덤같은굴속에들어앉은본존불은석가모니가깨달음을얻을때의모습인항마촉지인을하고있다.무덤속에서깨달음을얻었다는원효를연상시킨다.특히원효는신라인들에게석가모니같은존재로숭앙되었다.그는사라수(석가가열반에들때사방에있었던나무)아래서태어났고사라사라는절을지었다.신라의석가로여겨진원효가무덤을본뜬석굴암에본존불로봉안된것같다(승려이자거사였던원효는〈안락국태자경〉에서사라수왕(아미타불의전생)과광유성인(석가불의전생)두인물로나뉘어형상화되었는데,석굴암본존불역시석가불과아미타불의성격을함께갖추고있다).
지면상생략하지만나머지네가지근거들도본존불이원효를표상하고있음을시사하는설득력있는것들이다.그중하나는석굴암주실에서있는돌기둥이다.이는원효의“자루없는도끼”노래에나오는“하늘바칠기둥”(아들을의미)으로해석된다.
중국인들은낙양의용문석굴봉선사에모셔진본존불(7세기후반)이당의무측천을모델로했다고전한다.또일본법륭사의유명한구세관음상도백제위덕왕이아버지인성왕을그리워해그모습을본따조성한것이라는기록이있다.본존불이원효불일가능성에힘을주는사례들이다.
8장에서는석굴암이무엇보다아들을얻으려는경덕왕의기원에의해건립되었다는견해를제시했다.이미학계일부에서나온주장인데추론을훨씬더구체화했다.설총의아버지인원효는아들생산과관련해매우중요한상징적의미를가진인물이다.불교가아니라민중문화의차원에서그렇다.그흔적은지금까지도남아있다.경덕왕당시원효는가부장제부계혈통의상징이었던것으로보인다.
그외주체적인신라불교를선언하기위해신라의부처인원효불을봉안한것이라는추정도제기했다.석가모니만보리수아래서깨달은것이아니라원효도무덤안에서깨달았다고주장한것이다.
그런데석굴암의건립목적에대한이러한해석은『삼국유사』의기록과다르다.10장에서는그렇다면왜김대성이석굴암을창건했다는설화가만들어져전하게됐는지를당시신라의정치적격변상황을분석하며설명한다.그리고11장에서는〈안락국태자경〉서사가석굴암을근거로언제쯤창작됐을지추정해보고,그이야기가대중에유포되면서한국의종교문화전반에미친중대한영향을살펴본다.그것은여성적신성에서남성적신성으로의전환이라는패러다임적변화였다.
〈안락국태자경〉과석굴암은뗄레야뗄수없는긴밀한관계에있다.둘은한국문화의고유성과독창성을드러내고있다는데서도공통적이다.〈안락국태자경〉은다른나라에서유사작품이나모본이될만한것을찾을수없고.석굴암또한세계적으로유례가없는독특한석굴사원이다.또불교미술사에서석굴암십일면관음이한국여성관음의정점을보여준다면,〈안락국태자경〉의원앙부인은불교설화사에서같은역할을맡고있다.

4부에서는한국여성관음의미래적가치를논했다.불교뿐아니라한국사회전체의성평등한변화를위해그녀에게기대되는역할이매우크기때문이다.그리고그역할수행을위해단순히여성인관음에그치는게아니라페미니즘적맥락의“여신관음”으로거듭태어날필요를주장했다.

여성적신성의회복을위한‘여성관음’이라는화두.
그화두가밝혀낸석굴암의정체와한국가부장제의뿌리.

이상소개했듯이책에는지금까지들어보지못했던새롭고흥미로운이야기들이가득하다.잊혀졌던토착여신신앙을복구하고,그관점에서역사를새롭게해석했기때문이다.그결과석굴암의정체에대한새로운해석은물론한국가부장제가언제누구에의해본격적으로추동됐는지중요한계기를밝혀낼수있었다.
저자가이흥미로운역사탐구과정에동원한자료들은광범위하고풍부하다.국내외관음신앙관련불교경전들과저서및논문들,젠더관점의불교저작들,『삼국유사』『삼국사기』등의사서와고려·조선의관련문헌들,설화와민속,무속신화들,소설들,원효와석굴암과신라사관련논문들,신문기사와인터넷자료등등….
오랜시간각고의노력이가능했던것은여성적신성을회복해야한다는저자의신념덕이었다.책의핵심적목소리는그러므로“왜우리가여성적신성을필요로하는지”설명하는제4부에있다고할수있다.저자는현재서구에서부상중인여신운동에큰관심을보이면서관음을한국의여신으로재인식할필요성을제기한다.

한국여신의계보에서관음이차지하는위상은매우특별하다.불교가한국의지배적종교가되면서토착여신들이그녀에게흡수되었기때문이다.따라서그녀는한국여신들의총화라고도할수있다.관음은또심오하고풍부한불교사상체계와다양한의례들을품고있다.지역적으로도동아시아전역에서가장사랑받고숭배되는여신일뿐아니라서양에서도영향력을넓혀가는중이다.
이러한관음의특성과현실은한국사회가필요로하는여신으로서그녀를다시보게만든다.현대한국여성들혹은한국사회와관음의관계를재설정해볼필요가있는것이다.불교의보살이라는경계를넘어한국의여신으로서관음을새롭게상상해보았으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