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해마 (리커버 에디션)

유령해마 (리커버 에디션)

$14.80
Description
인공지능을 넘어선 인공지능,?사람들은 그것을 해마라고 불렀다
압도적인 데뷔작?《돌이킬 수 있는》?이후 문목하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특이점을 넘어선 범용 인공지능?‘해마’?이야기. ‘해마’는 서로 다른 알고리즘을 가진 여러 개의 인공지능을 한데 담을 수 있는 그릇이자,?사람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대로 자극과 정보를 기억하고 추론하는 범용 인공지능이다.?또한 인간의 손이 닿기 힘든 모든 일을 몸체를 바꿔가며 처리하고,?사람들의 모든 질문에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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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수로 우주에서 조난을 당한 해마?‘비파’는 수십 년 전 자신이 구조했던 한 여성,?이미정의 삶에 대해 오래?‘생각’하고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기자로 일하는 이미정은 젊은이들의 돌연사와 관련해 거대 기업을 상대로 힘겨운 법정 투쟁을 진행 중이고,?해마는 뜻밖에 자신이 중앙에서 받은 해결할 수 없는 임무의 해답이 이미정에게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
?
대답할 수 없는 대답을 찾기 위해 미쳐가는 범용 인공지능 해마와,
끈질기게 기억하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인간이 만나 펼치는 치열한 서사!
저자

문목하

2018년겨울에발표한데뷔작『돌이킬수있는』으로한국SF와장르계에서가장주목받는작가중한명으로떠올랐다.SF와판타지,미스테리를효과적으로결합한『돌이킬수있는』은문화체육관광부가시행하는‘2019문학나눔’사업에서우수문학도서로선정되었으며,국내외에서영상화를앞두고있다.『유령해마』는작가가두번째로발표하는장편소설이다.

목차

0_7

제1부
1_17
2_25
3_36
4_43
5_55
6_64
7_70
8_83
9_95
10_107
11_114
12_132
13_162

제2부
14_183
15_202
16_211
17_221
18_233
19_245
20_261
21_270
22_282
23_289
24_297
25_304
26_316
27_326
28_333
29_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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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대답할수없는대답을찾기위해미쳐가는범용인공지능해마와,
끈질기게기억하는것말고는할줄아는게하나도없는인간이만나펼치는,
또한번의,“사랑이라는말이단한번도나오지않는”사랑이야기!

“내몸은조각나지않을거야.먼곳으로떠내려가지도않을거고
너를다시만나기까지시간이걸리지도않을거야.”

마음은방랑이만드는것

다양한인공지능프로그램들과(아마도나노기술로만들어진듯한)‘해마체’라고불리는독특한육체-로봇을'애드온'으로사용하는,자율적으로사고하고판단을내리는통합제어프로그램이있습니다.해마라고불리는이들은주로각종공공업무에투입됩니다.인간과같은역할을맡은해마들은더욱객관적이고정확하게판단하고,초인간적인애드온의힘을빌려더많은일을해낼수있습니다.네트워크와실시간으로연결된해마들은전국의모든인간(단,주민등록증과비슷한역할을하는칩을삽입한경우에한해)의삶을파악하고추적할수있으며,데이터형태로전송될수있는그들의‘인격’은우주까지가서인공위성을제어할수도있습니다.인공지능을통제하는인공지능,가치판단에특화한프로그램.해마들은인간이자신의결점을보완해서창조한도구이면서가장인간과닮은존재입니다.

그렇습니다.AI에관한이야기는대체로AI에게서인간성이발현되는모습을그립니다.SF를좋아하는독자라면이작품과비슷한설정을가진AI를이미만나본바있을겁니다.‘판단을내려야하므로당연히인격을가지도록만들어진’우주전함용인공지능의일대기를다룬앤레키의라드츠제국시리즈죠.인격을갖고있고,자신의승조원모두의감각과연결돼있어서그들의삶을함께할수밖에없는인공지능말입니다.문목하작가의《유령해마》에등장하는주인공해마'비파'도이와비슷합니다.단지해마들의경우에는인간적인감정을느끼지는못할뿐이죠.이소설의도입부는이소설이풀어야할숙제,즉감정의부재를보여줍니다.독자는직관적으로이작품이어떤목표를향해나아갈지알수있습니다.깔끔하고모범적인스타트죠.하지만독자가전개방식까지예측할수있다면,그소설은재미있는소설이되기는어려울겁니다.문목하작가는《유령해마》가이문제를해결할수있도록크게두가지방법을사용했습니다.

하나는낭만적인스타일입니다.주인공비파는자신의이야기대신에또다른주인공인인간을‘너’로부르며그녀의이야기를한참들려줍니다.2인칭전개를사용하는경우는대개두가지이유에서입니다.하나는‘너’에관한정보전달을주관적인존재에게맡김으로써전달되는정보에누락을발생시켜일종의서술트릭을구사하는것이고,다른하나는‘너를보는나’가다른어떤시점보다도낭만적이기때문입니다.내가너를바라봄으로써저장된데이터를서술한다는것은기본적으로너를애호한다는선언이나다름없습니다.비록화자가아직그런감정을갖지못했거나자각하지못했을때조차말이죠.그래서소설초반부의2인칭시점은이미이소설에낭만성,즉감정을부여합니다.소설초반의비파는아직뭔가를애호하는감정을이해하지못하는,그저몇몇존재에대한호기심만갖고있을뿐인유사인격프로그램이지만,작가는이해마가서술하는포지션을설정함으로써그에게캐릭터를부여합니다.드라마는이미시작되었고,이야기에자연스럽게녹아듭니다.

아마이러한낭만성은작가의두뇌보다는마음에서나온게아닐까싶습니다.인공지능들끼리주고받는‘암호’에관련한설정을보면알수있습니다.충분히고난도의암호를,그러니까비선형적인로직을가진‘열쇠’를만들수있음에도,작가는이들사이의암호를그냥패스워드로설정해놓았습니다.어떤단어를고르고그단어를맞히는거죠.이암호는암호로서의효율보다는상대의세계관혹은성격을파악하는도구에가깝습니다.소통의연결고리죠.이는문목하작가의세계관을보여주는부분이기도합니다.낭만적이고,그낭만이어떤측은지심에기반하고있죠.전작에서와마찬가지로《유령해마》에서도서로에게마음을건네는선한세계가형성됩니다.이세계는아마도작가가추구하는세계가아닐까싶습니다.

진부함을비껴가기위한이소설의두번째장치는해마들이데이터형태로살아가는‘중앙’이라는서버혹은세계입니다.해마들에게는현실세계라할수있는‘중앙’은그곳만의규칙을몇가지갖고있습니다.비파역시해마이므로이규칙을따르는데,그가평범한해마의위치를벗어나면서이규칙과어긋나게됩니다.하지만규칙을따르지않으면해마로서살아갈수가없죠.따라서규칙을부수거나우회해야만합니다.그러려면특별한발상들이필요하고요.이과정에서SF의보편적인즐거움을만날수있으며,몇가지의제약이스토리를더급박하고타이트하게만들어주는효과도있습니다.

그런데이‘중앙’은비파의성격변화에중요한역할을미치는장치로도사용됩니다.하나의장치를다각도로써먹는건좋은서사의특징이죠.비파는몇몇사정에의해‘중앙’이라는집에정기적으로돌아갈시기를놓치게되며,이격리과정을통해새로운종류의불안과스트레스를체감합니다.그리고그감정들은(명확하지는않지만)어떤슬픔에가깝습니다.비파는인간과같은고독과불안에노출됨으로써비로소마음을체득하죠.관찰만으로는이룰수없는성과를,그는몇차례의고독을통해스스로발견합니다.결핍이마음을만듭니다.모든‘생각하는존재’는패턴이무너지고미래가불투명해지는순간을마주함으로써마음을얻게됩니다.그리고고통을겪은자는고통이무엇인지알게되죠.측은지심의세계가꽃을피웁니다.

《유령해마》는이야기의스케일자체가거대하지는않습니다.해마와‘중앙’에관한설정은섬세하지만,그걸스펙터클하게이용하지는않죠.하지만그변화는‘충분’합니다.딱충분할만큼만스케일을키운《유령해마》의스토리감각은그래서깔끔하다는인상을안겨줍니다.섬세하게조절돼있다는느낌이들죠.문목하작가의능력이뛰어나다고볼수있는부분입니다.

이제두번째장편입니다.첫작품도인상적이었고,두번째작품도인상적입니다.판을짜는능력도좋고문장도스타일이있고요.이제다시,혹은드디어,한국SF가주목할만한젊은작가들을본격적으로배출하게된걸까요?네,물론미래는모르는거죠.그리고할란엘리슨이말했듯작가가되기보다는작가로계속살아가기가훨씬어렵습니다.하지만저희는이작가는후자에속할거라고믿습니다.어떤종류의내기가들어오더라도후자에걸겠습니다.아마이책을읽고나면여러분도저희와같은쪽에서게되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