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주의자 (반쯤 잠긴 무대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습지주의자 (반쯤 잠긴 무대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19.50
Description
평범한 한 인물이 습지주의자가 되기까지를 탐구하다!
생태학과 예술의 통섭을 모색하고 실천하면서 생태학의 목소리를 꾸준히 앞장서 내 온 한국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이자 생명 다양성 재단의 사무국장인 김산하 박사가 픽션이라는 형식을 통해, 습지라는 공간을 생명의 서식지이자 다양한 생각과 감수성, 상상력의 원천으로서 조명하는 『습지주의자』.

영화 만드는 일을 하며 현재는 부업으로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는 도시에 사는 도시 부적응자다. 아침에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하고 세상으로 나와서 모든 것이 짜여 있는 연결망에 접어들었다가, 일을 하면서도 아무도 만나지 않고 해프닝이랄 것 없이 하루를 마치는 도시에서의 단조로운 삶을 되풀이하며 권태를 느낀다. 게다가 부업을 해 가며 만든 영상마저도 다수는 세상에 내놓을 이유가 없게 느껴진다.

그런 나는 어느 날 인터넷을 헤매다 우연히 《반쯤 잠긴 무대》라는 팟캐스트를 듣게 되고, 비슷한 시기에 마침 한 환경 단체로부터 영상 제작을 의뢰받는다. 두꺼비와 개구리가 이용할 생태 통로를 주제로 하는 홍보 영상이다. 처음에 나는 이 일에 크게 감흥을 느끼지 못하지만 팟캐스트를 들으며, 또한 세상 곳곳을 연결하는 것으로만 보이던 인간의 도로가 두꺼비나 개구리에게는 차단과 죽음을 뜻한다는 모순을 깨달으며 내면에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이 책은 사건이 전개되면서 도시인이자 창작자로서 나의 내면에 생겨나는 흐름을 섬세하게 포착해 내는 한편, 나의 시선을 통해서 도시의 광경을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 생태학의 관점에서 습지가 지닌 독특한 위상을 탐구하는 한편, 습지가 선사하는 충만한 감각들을 도시 사람들에게 일깨워 줌으로써 생태적 관점을 체감하게 한다.
저자

김산하

서울대학교동물자원과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교생명과학부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2007년부터인도네시아구눙할리문국립공원에서‘자바긴팔원숭이의먹이찾기전략’을연구해한국최초의야생영장류학자로서박사학위를받았다.생태학자로서자연과동물을과학적방식으로관찰하고연구할뿐아니라자신과동료과학자들의연구를더욱설득력있게알리기위해생태학과예술을융합하는작업에도관심을가져영국크랜필드대학교디자인센터에서박사후연구원을지냈다.현재생명다양성재단의사무국장을맡고있다.저서로는『비숲』,『김산하의야생학교』,『제돌이의마지막공연』,『STOP!』등이있다.

목차

1장/무대1/2장/무대2/3장/무대3/4장/무대4/5장/무대5/6장/무대6/
7장/무대7/8장/무대8/9장/무대9/10장/무대10/11장/무대11/12장/무대12

에필로그
참고문헌
도판저작권

출판사 서평

나는습지에서내삶의방식을느꼈다
한국최초야생영장류학자의습지예찬

이곳은습하면서도마르고,말랑말랑하면서도단단합니다.물과땅이라는지구의가장대표적이면서도상호이질적인물질들이마법처럼공존하는곳입니다.……두세상의경계이자어엿한하나의독립세계,수분과대지라는가장근본적인생명의가능성을상징하고의미하는곳.네,그렇습니다.습지가,반쯤잠긴무대입니다.―본문에서

2019년10월26일세계최대규모의열대습지인브라질판타나우에서산불이발생했다.이로인해열흘동안1,000제곱킬로미터이상의습지가불길에휩싸였다.브라질에서는이미2019년여름아마존열대우림에산불이잇따라8월에만3만제곱킬로미터가까이타버린바있었다.판타나우화재의원인에대해브라질마투그로수두술주정부는기후변화와함께인간활동을지목했다.땅을개간해농지와목초지를확보하기위한인위적방화가최근급증하면서일부가산불로번졌다는것이다.
현대사회에서습지는‘노는땅’,개발되기를기다리는땅으로폄하된다.설령지구표면적의6퍼센트를차지하며10만종에달하는생명의서식지라는사실을알더라도이는경제논리에의해쉽게뒷전으로밀려난다.간혹일부습지가시혜적으로생태보전구역으로할당되어개발을면한다해도사정은크게다르지않다.도시에둘러싸인채다른생태계와연결되지못하고고립된습지는실질적으로제가치를발휘하지못한다.그저환경이보전되고있다고우리를안심시킬뿐이다.이처럼환경을보전해야한다는당위에대해서는막연하게공감하지만생태학적지식을접할기회가많지않았거나,생태학적지식을갖추었더라도그것이개인의가치와감각체계에변화를주는것까지경험하지못한사람들에게는새로운형식의이야기가요청되어왔다.
생태학과예술의통섭을모색하고실천하면서생태학의목소리를꾸준히앞장서내온한국최초의야생영장류학자김산하의신작『습지주의자』가이번에(주)사이언스북스에서출간되었다.이책에서저자는픽션이라는형식을통해,습지라는공간을생명의서식지이자다양한생각과감수성,상상력의원천으로서조명한다.생태학의관점에서습지가지닌독특한위상을탐구하는한편,습지가선사하는충만한감각들을도시사람들에게일깨워줌으로써생태적관점을체감하게하는것이다.이때생태학은자연이스스로를표현하게해주는언어이며,픽션은평범한한인물이습지주의자가되기까지를탐구하는형식이다.본격적인‘생태예술’로꼽힐만하다.
이책을쓴한국최초의야생영장류학자이자생명다양성재단의사무국장인김산하박사는이미『비숲』(사이언스북스,2015년)에서과학적탐구와인문학적사색을결합한글쓰기를선보인바있다.유유히나무를타고달아나는긴팔원숭이와쫓고쫓기는모험을펼치며그들과차츰연결되어간그가인도네시아의열대우림,‘비숲’을지나이번에당도한곳은습지다.생태학연구자인그가습지에매료된까닭을이책에서만나볼수있다.또한페르난두페소아의연구자이자그림작가,비건이자환경운동가로활약중인김한민작가가변화무쌍한습지의모습을표지에담았다.

습지는생성과소멸의변주곡이울려퍼지는곳

이야기가있으려면해프닝이필요하다.무슨일이벌어지면그사건을중심으로물결처럼전개되는구조이다.그런데아무일도일어나지않으면?많은이의삶처럼.……다른동물도그럴까?그들도대부분의시간을단조로운일과에시달리는것일까?―본문에서

이책은‘나’라는인물이영상작품을만드는이야기가‘장’이라는축으로,‘나’가듣는습지팟캐스트?반쯤잠긴무대?가‘무대’라는축으로교차배치되는형식으로구성된다.총24개의장과무대로이루어진이책은‘나’가?반쯤잠긴무대?를들으면서생태적감수성을경험하고,그것을창작의동력으로삼아영상을완성해가는과정을들려준다.
‘나’는영화만드는일을하며현재는부업으로커피전문점에서아르바이트를하는인물이다.그런데‘나’는도시에사는도시부적응자다.아침에일어나나갈채비를하고세상으로나와서모든것이짜여있는연결망에접어들었다가,일을하면서도아무도만나지않고해프닝이랄것없이하루를마치는도시에서의단조로운삶을되풀이하며권태를느낀다.게다가부업을해가며만든영상마저도다수는세상에내놓을이유가없게느껴진다고‘나’는말한다.
그런‘나’가어느날인터넷을헤매다우연히《반쯤잠긴무대》라는팟캐스트를듣게된다.비슷한시기에‘나’는마침한환경단체로부터영상제작을의뢰받는다.두꺼비와개구리가이용할‘생태통로’를주제로하는홍보영상이다.처음에‘나’는이일에크게감흥을느끼지못하지만팟캐스트를들으며,또한세상곳곳을연결하는것으로만보이던인간의도로가두꺼비나개구리에게는차단과죽음을뜻한다는모순을깨달으며내면에변화를겪기시작한다.이책은사건이전개되면서도시인이자창작자로서‘나’의내면에생겨나는흐름을섬세하게포착해내는한편,‘나’의시선을통해서도시의광경을낯설게바라보게한다.

물과흙이빚어내는역동적인세계
그곳의물렁물렁한존재들을말하다

습지는물의자유분방한움직임과체류에따른하나의결과입니다.그래서인지습지는유난히‘자연스러워’보입니다.물의흐름이저절로이른곳이기때문입니다.―본문에서

한편‘나’가듣는《반쯤잠긴무대》의주제는습지다.제목또한습지를가리키는말이다.습지는과학적으로말할거리가풍부한소재다.습지의탄소저장량은미국이4년간배출하는탄소의총량에맞먹으며1차생산량(식물이자라나는총량)이가장많고질소를고정하는데다홍수피해까지경감한다.이처럼생태학연구가규명해낸습지의기능을제시하고있지만,습지의유익함을들어그가치를논하는기능주의적관점을?반쯤잠긴무대?의진행자는경계한다.
그대신《반쯤잠긴무대》는독자들로하여금습지생태학연구를접하게하고,자신의관찰력과상상력을동원해습지의구성요소인물과흙,그곳의생명체들을새롭게살펴보고생태적감수성을연습할기회를제공한다.물을마시는일련의과정을하나하나세밀하게인지해보는일상적인연습,찰흙으로만든땅모형에물길을만들어습지의생성원리를살펴보는연습등이각장마다독자들을기다린다.
습지는물과흙이라는가장근본적인생명조건이중첩되어생겨난다.그렇지만자연과문명의이분법에길들여진탓에,물과흙에대한우리의감각은왜곡되어있다.물에젖는것을극단적으로꺼리고흙탕물을더럽다고느끼는감각이이에해당한다.마찬가지로습지는그곳에사는징그러운무언가가튀어나오는곳,그곳에살지않는것들은빠져잠기는곳이라는부정적인뉘앙스를내포한다.이는역설적으로습지의불가해한생명력을방증하면서,생태적관점이그어느때보다시급한오늘날우리의감각부터다시설정할필요를보여준다.

내가발견한연결의끈은동료애같은것이었다.비슷한처지에서비슷한삶을구가하는운명공동체.……이연결의끈을여태왜몰랐을까?이마르고단단한세상속에서우리는어울리지않게피부호흡으로물을찾아살아가는같은처지인데.―본문에서

생명과죽음이서로용해되는,섬세하고풍요로우며뿌옇고불가해한.이모든것과그이상인.습지.습지를온마음을다해사랑한다는것입니다.
라코타족의언어로물은‘므니’라고합니다.허나원래의미는‘살아있는것들의느낌을연결하는것’이라고들은기억이납니다.어떤가요?저와,습지와연결되었나요?―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