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너리 푸드: 오늘도 초록

그리너리 푸드: 오늘도 초록

$11.20
Description
인생의 모든 ‘띵’ 하는 순간,
식탁 위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
민음사 출판그룹의 만화ㆍ예술ㆍ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세미콜론’에서 새롭게 론칭하는 ‘띵’ 시리즈는 한마디로 ‘음식 에세이’이다. 앞으로 각 권마다 하나의 음식이나 식재료, 혹은 여러 음식을 하나로 아우르는 데 모두가 납득할 만한 주제를 가급적 선명하게 선정해나갈 계획이다. 이때 기본 원칙은 각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할 것.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더욱 할 말이 많아지고 마음이 분주해지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을 캐치프레이즈 삼아 이 시리즈는 꾸려질 예정이다.
각 권마다 주제가 바뀐다는 점에서 잡지 같기도 하고, 한 사람(혹은 두 사람)의 에세이로 온전히 채워진다는 점에서 일반 단행본 같기도 한, 무크지의 경계선에 이 책들이 놓여도 좋겠다. 그러면서도 시리즈의 고정된 포맷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제각기 자유로운 디자인과 내용 구성을 통해 작가의 개성을 충분히 담아내고자 하였다. 판형은 아담한 사이즈의 문고본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언제 어디서나 휴대가 용이해 부담 없이 일상에 자리하기를 바란다.
책의 모두(冒頭)에는 담당 편집자의 ‘Editor's Letter’를 싣는다. 이것은 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이기도 하지만, 단행본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독자에게 건네고 싶은 ‘말 그대로’ 편지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비하인드 편집 스토리를 소개하거나 짧게나마 책을 안내하는 문장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것은 편집자의 목소리를 통해 조금 더 가까이 독자와 소통하고 싶은 출판사의 마음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과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의 성공적인 론칭 이후 세 번째로 선보이는 주제는 ‘그리너리 푸드’이다.
저자

한은형

소설가.음식에대해말할때마다흥분하는경향이점점강해지고있는데부끄럽지만은않다.지은책으로소설집『어느긴여름의너구리』장편소설『거짓말』과산문집『베를린에없던사람에게도』등이있다.

목차

샐러드연주자
골뱅이무드
벚꽃과미나리
봄과나약한연인
완전무결한아보카도와
포도잎쌈밥
베를린의그린카레
시소김밥
문학적인,너무나도문학적인아스파라거스
그리스식골뱅이
작곡가와타르타르
마니아가된이유
방아와깻잎과장어와
양파에반한이유
주키니와무말랭이
사과와멧돼지
연두가주는흥분에대하여
마릴린먼로의아티초크
파를감싸안았거나파로감싸안았거나
제주구좌당근
허브술파는약국
초록의기운으로오늘도
간편식의세계에야채란없는걸까
민트의세계가아니라
짜릿함을추구하는건아닙니다만
바냐카우다

출판사 서평

땅에씨앗을뿌려자라나는식물들거의전부를
나는초록이라고부르고있으니까

여기자칭‘초록주의자’가정성껏차려낸식탁이있다.초록주의자란,값비싼필레미뇽의소고기스테이크보다가니시로나오는구운야채를더좋아하고,몸과마음이초록의기운에반응하는사람이라고,작가는스스로를말하고있다.이책의저자인소설가한은형은《조선일보》에오랜기간〈한은형의상상식당〉이라는칼럼을연재했으며,그밖에도음식이나요리에관련된글을여럿썼다.음식에대한조예가깊지않고서는어려운일이다.
그런그의야채사랑은남다르다.시금치대신시소잎을넣어김밥을말고,연포탕속낙지보다는미나리의향긋함에더집중하며,아보카도가적절히익은시점을잘라보지않고도오직손끝으로알아차릴수있는,그야말로초록이라면사족을못쓰는사람인것이다.그렇다고유별나거나요란하지않게,좋아하는것을마음껏좋아하며들뜨고안달하면서도충분히기쁜마음이이책에는고스란히담겨있다.
여기에는우리에게친숙한상추,깻잎,오이는물론이고,얼마간지냈던외국에서접한여러가지야채가이야기소재로등장한다.주로유럽과동남아지역에관련된것들이많은데그것은아마도작가의입맛과취향이고스란히반영된까닭일것이다.‘돌마데스’라고불리는포도잎쌈밥,프랑스와이탈리아에서접한타르타르스테이크에곁들여먹는각종민트,워낙좋아해서집에서직접만들어먹는다는태국음식에자주이용되는갈랑갈과카피르라임잎,생야채혹은뭉근히익힌야채를소스에찍어먹는이탈리아요리‘바냐카우다’까지,다소낯설고이름마저생소하지만이모든것은결국‘초록’으로귀결된다.
그리고이것은무려외관상‘초록’이아닌양파,가지,파프리카,버섯,당근,보라양파까지도해당된다.작가는“표피의색이초록이아니더라도초록의기운이느껴”진다고(163쪽)말하고,“땅에씨앗을뿌려자라나는식물들거의전부를초록이라고부르고있”기(166쪽)때문이다.그러니까이책은익혀도맛있지만익히지않아도맛있고,또먹지않고꽃처럼두고만보아도좋은‘초록’일체등등에대한이야기다.

또한소설가의문장을산문으로읽을수있는기회는그자체로소중하다.『오늘도초록』은2012년『문학동네』신인상을통해등단하고2015년한겨레문학상을수상한소설가한은형의두번째산문집이며,개인적삶의경험과작가적사유가아름다우면서도위트있는문체로녹아있다.우리가사랑하는소설과영화속에서중요한상징성을갖는아스파라거스같은식재료에주목하기도하는등소설가적관점이여지없이드러나는지점에서는평범한야채마저사뭇‘문학적’으로느껴진다.연희문학창작촌이나원주의토지문화관같은작가레지던스에입주했을때의경험도남다른데,개인주방이없는곳에서지내던어느날슈퍼에갔다가손질이필요한머윗잎과두릅을들었다놨다끝내그것들을손에쥐고레지던스로돌아갔다는에피소드는그의집요함마저짐작케한다.
이책에는먹는것,특히야채와관련해서는한은형작가의모든것이총망라되어있다.그래서마지막책장을덮고나면우리는,이소설가를이제조금은알게되었다고말할수있을것도같다.신선한허브를구하기위해“장마전선과태풍의이동경로를확인하는사람”(179쪽).“대파의속심을빼고흰부분만을넣은골뱅이무침”과“달걀물을아주얇게푼황탯국”과“숨이죽지않은느타리와표고버섯이들어있는불고기”(34쪽)를좋아하는사람.음식에관한한아주세밀한개인적취향뿐만아니라사소하다고도할수있지만분명하고정확한야채사랑이책곳곳에서자연스럽고또싱그럽게묻어난다.좋아하는것들의면면은이토록‘나’를대변한다.

이렇게나열광적으로야채에대한이야기를하고있지만,이책은‘채식’을말하고자하는것은아니다.그어떤음식과도잘어울리는야채들의‘친화력’에대한이야기이고,밥상위의조연이아닌자체로메인메뉴가되기도하는‘독립성’에대한이야기이다.또한,초록을중심에두고한없이뻗어나가는작가의(식)세계이며,‘한은형’이라는세계를이루는하나의영역이다.보드라운초록들이품고있는강인한힘은국경을초월하고,세대를넘나들고,또취향을막론하고흥미롭게이어진다.

표지그림은대자연을소재로한일러스트레이션을기반으로다양한제품을만들며두터운팬층을보유하고있는아트숍‘웜그레이테일(WarmgrayTail)’의김한걸작가가맡았다.책표지에왜콜리플라워와아티초크가등장하게되었는지는책을통해확인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