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권력자 (미생물과 인간에 관하여)

보이지 않는 권력자 (미생물과 인간에 관하여)

$15.50
Description
우리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코로나19 시대의 필수 교양, 바이러스 학자의 과학 에세이
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생물을 우리는 미생물이라 부른다. 미생물은 눈으로 볼 수가 없으니 차라리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이라도 편할 듯하다. 그런데 미생물의 존재를 알고 나면 호기심이 발동해 그것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본문에서

2020년 1월 20일 이후 우리의 삶은 바뀌었다. 이날 한국에서 첫 번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각성은 사회 구성원 각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요구했다. 방역 당국에서는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할 것을 시민들에게 적극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당국의 대응은 “내 몸을 지키는 우리”의 필요성을 보여 준다. 코로나19는 분명 사회적 질병이다. 사람 간에 쉽게 전염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사회 체계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전 세계에 커다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파급력을 미치고 있는 현실에 기본 소득제 등 새로운 사회 제도로 대응해야 하는 지금, 미생물학이 시민의 필수 교양으로 부상한 까닭이다.

『보이지 않는 권력자: 미생물과 인간에 관하여』가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되었다. 경북 대학교 이재열 명예 교수가 1997년 동명의 책 『보이지 않는 권력자』를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한 지 23년 만에 완전히 새로 써서 내놓는 책이다. 이 책은 세균, 바이러스 등 미생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미생물과 더불어 살아온 인간 사회를 두루 살펴보는 과학 에세이다. 코로나19 이후 바이러스와 공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해진 현재 이 책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설계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이재열

서울대학교농생물학과를졸업하고독일기센대학교에서분자생물학적기법을도입한바이로이드검출기술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독일막스플랑크생화학연구소에서박사후과정을마치고경북대학교생명과학부교수로근무했다.현재경북대학교생명과학부명예교수이다.
모두들어렵다고말하는과학에대해알기쉽게풀어설명하려고노력하고있다.『보이지않는권력자』,『바이러스는과연적인가?』,『보이지않는보물』,『바이러스,삶과죽음사이』,『미생물의세계』,『우리몸미생물이야기』,『자연의지배자들』,『자연을닮은생명이야기』,『담장속의과학』,『불상에서걸어나온사자』,『토기:내마음의그릇』등의과학서와교양서를펴냈다.

목차

머리말…5

1부작고도커다란왕국
미생물의족보찾기…17
거룩한건국의역사…29
무한히넓어지는국경…41
증식하여대대손손다스리라…51
숨쉬는미생물…59
공생과기생…69
미생물의의식주를찾아서…77

2부손끝보다미세한맛의비결
발효음식의왕국…87
인간은그저거들뿐이다…97
제발로찾아든신맛의비밀…109
젖산균,그놀라운활약상…121
뚝배기보다장맛…131
미생물이자란다,김치가익는다…145

3부권력자의사계절
미생물도계절을알까…159
새생명이움트는계절…167
여름,냉장의지혜…181
아프지않고여름나기…191
가을볕에차오르는한해의결실…203
추위야물렀거라…213

4부미생물에게서우리를보았다
대장균,내건강을부탁해…229
살균도문화에따라다르다?…239
우리밥상에이르는항균의길…249
내몸을지키는우리…259
한잔먹세그려,또한잔먹세그려…269
전쟁대신에평화를…277
미생물이미래다…285

맺음말…305
더읽을거리…311
찾아보기…316

출판사 서평

인간생로병사의진짜지배자는
0.1밀리미터이하의존재들이었다!

바이러스는우리에게해를끼친다.그러나바이러스가무섭다고한없이도망갈수만은없다.우리가먼저할일은여러병원균이가진특별한성질을제대로이해하는것이다.-본문에서

저자이재열은분자생물학적기법을도입한바이로이드(viroid,바이러스와유사하나외피단백질이없다는점이바이러스와구별되는병원체다.)검출기술을연구해박사학위를받았으며1983년부터경북대학교에서미생물학연구를수행해온원로미생물학자다.미생물학을대중적으로소개하는데있어최적임자인그는1997년『보이지않는권력자』를비롯해『바이러스는과연적인가?』,『보이지않는보물』,『미생물의세계』등다양한과학서를펴냈다.열정적인토기수집가이기도한그는자신의관심사를바탕으로『토기:내마음의그릇』과같은교양서를펴낸이력도있다.
이책은눈에보이지않는미생물이인간사회에구축해놓은질서에주목한다.오래전부터인간은미생물의존재를알았다.우리나라만해도미생물에의한발효작용을이용해김치와장을담갔고,가을걷이한곡식이썩는것을막기위해양지바른곳에곡식을널어말리는살균의지혜를발휘했다.그런가하면화장실이나냉장고같은현대과학기술의산물은인간을미생물로부터분리시키려는시도였다.이렇듯미생물과인간의공존이지닌양면성을이책은과거와현재를오가며가시화한다.

21세기독자를위해새로쓴『보이지않는권력자』
작고도커다란미생물이야기

생명체가나타내는생명의활성을보면,생명체의크기가반드시중요하지는않다고말할수있다.눈에보이는생물이나,우리눈으로볼수없는미생물이나살아가는현상은따지고보면근본적으로같기때문이다.-본문에서

이책은총4부로구성되어있다.먼저1부「작고도커다란왕국」은개념적차원에서미생물을조망한다.미생물학의연구대상으로서미생물은생명현상이라는난제와밀접하게연관되어있다.30억년전지구상에최초로등장한원시생명체가미생물의형태를띠고있었으리라고추측되거니와,생물과무생물을가르는경계에미생물이놓여있기때문이다.미생물학은‘바이러스는생물인가,무생물인가?’나‘바이러스는분류학상으로어떤계통에속하는가?’와같은질문을탐구한다.미생물연구는생명현상을획정하는작업인셈이다.이처럼1부에서는미생물의분류학상위치,호흡이나증식등생명체로서미생물이지닌특성,새롭게발견되어생명현상의정의에균열을내는미생물등을다루며미생물학을개괄한다.

공기의중요성을우리가평소에는느끼지못하는것처럼,식물에게필요한질소성분의약60퍼센트를미생물이공급한다는사실을우리는좀처럼생각하지못한다.그렇지만미생물은섭섭하다고푸념하지도않고,지금껏해온것처럼자신의일을충실히해나간다.-본문에서

2부「손끝보다미세한맛의비결」은인간의음식을만드는데관여하는미생물들을확인한다.인류의음식문화는미생물이만들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효모는술과빵을만들고초산균은식초를만들며젖산균은요구르트,치즈,김치등을만든다.특히“발효음식의왕국”인한국에서는다양한발효음식이음식문화를수놓았다.‘김치만있어도밥한공기를비운다.’는말마따나우리식문화의중심을차지하는김치나된장,간장등이모두발효음식이다.이때발효란미생물이유기물을분해하면서우리에게유용한중간산물을만드는과정을일컫는다.저절로군침이돌만큼우리에게친숙한발효음식들의제조과정이2부에서는화학식으로펼쳐진다.

우리는오래전부터햇볕을널리써오며여러모로도움을얻었다.가을이되어여름내내길었던낮이점차짧아지고밤이조금씩길어지면우리는햇볕의소중함을다시금깨닫는다.-본문에서

3부「권력자의사계절」은봄,여름,가을,겨울사계절에걸쳐미생물과함께하는우리의생활상을보여준다.인간의생활상이계절에따라달라지듯미생물의생활상또한계절마다모습을달리한다.온도와습도가높아미생물이증식하는데최적의조건이갖추어지는여름에는음식이쉽게상하고,습도가낮은겨울에는바이러스성질환인감기가유행한다.이러한차이는우리의생활상에도영향을준다.여름에는음식의보관에유념하고가을에는추수한식재료를저장하며겨울에는감기에걸리지않게끔조심하는인간세계의풍경이3부에고스란히담겨있다.

쾌적한환경에서살기위한노력은식량,의약품,에너지,환경문제를중심으로전개된다.그런데이중어느것하나생명공학을빼놓고해결하기어렵다.-본문에서

4부「미생물에게서우리를보았다」는미생물을다스리려한인간의노력을다룬다.2부에서소개된젖산균이나효모,초산균등은우리식탁을책임지는무해한미생물이지만,그반대편에서우리목숨을위협하는미생물도많이있다.대장균이나인플루엔자바이러스,리스테리아균,디프테리아균등유해미생물의목록은긴데다HIV나에볼라바이러스,SARS-CoV-2등새로운것들이추가되기까지한다.그런데그것은인간이축적해온미생물학적지식의방대한양을방증하는것이기도하다.과거‘생활의지혜’로전수되어오던경험들은과학기술을통해미생물학지식으로변모했다.또한루이파스퇴르의저온살균법이나에드워드제너의백신은과학기술이미생물에맞설새로운대책으로강구해낸것이다.이렇듯4부는미생물로부터인간을지키려했던과학기술의성취들을소개하는한편,한발더나아가현재진행되고있는미생물학연구가미생물과인간의공존을어떻게변화시켜나갈지예측한다.

맺음말
새로운시대,새로운독자를위한『보이지않는권력자』

‘10년이면강산도변한다.’라고들하는데,강산이그로부터두번이나변했을그해5월어느오후연구실에서전화벨소리가유난히도크게울렸다.수화기를집어들자저편에서낯선말이들려왔다.
“보이지않는권력자!축하합니다.”
평소에잘알고지내던선배교수의목소리였으나난데없이바뀌어버린호칭때문에잠시당황할수밖에없었다.서점에깔린따끈따끈한책을보고전화를했다는데,감사하다는인사나제대로했는지기억조차없을정도로엉겁결에몇마디를나누다통화를마쳤다.지금돌이켜보니참으로고마운전화였다.그때는뭔지도몰랐지만,한책의지은이가되었음을축하해주는따뜻한배려였다고이제는생각한다.
『보이지않는권력자』의이야기는이렇게시작되지만,그출생은조금더이른시기로까지거슬러올라간다.1980년대우리나라는정치와경제,사회,문화와예술에이르기까지모든분야에서큰변화를겪었다.모두잘알다시피‘386세대’는1960년대에태어나서1980년대에대학을다녔던사람들을가리키고자1990년대에만들어진말이다.(당시30대였던이들도50대가되었기때문에이제는‘586세대’라고불리게되었다.)아마도사회분위기의영향을받아대학가에서도대중을향해학문연구의방향을잡으려는욕구가한창강했던때로기억한다.개인적으로는한동안외국에서하던공부를마치고한국으로돌아와대학에서학생들과함께호흡하면서강의와연구에나름대로열심이던때였다.
그즈음사회분위기가조금진정되자대학에서는‘지도교수제도’를만들어교수와학생이함께하는시간을보내도록권장했다.그리하여1990년도에입학한신입생들에게지도교수라는이름으로첫인사를나누고,미생물학을처음접할그들이이학문에입문할수있을정도로아주쉽게,일반대중에게이야기하듯반시간가량을이야기했다.그날이야기를마치고나서신입생들의얼굴을살펴보니내가의도한것과는전혀달랐다.아하!그렇구나.이학생들은이야기가아니라강의를들은것이고,강의실문을나서면서다흘려버리겠구나.그렇다면이제내가할일은미생물이야기를기록으로남기는것밖에없겠다고생각했다.

그로부터5년동안나는미생물에관해여러자료를모으고정리했다.물론처음부터모든것을혼자할수는없었다.졸업을앞둔학생들과함께미생물에관한중심단어를생각나는대로칠판에적어가면서,썼다지우기를몇차례반복하면서그러모았다.그렇게모은자료를분야별로모아살을붙이고원고로가다듬었다.허나어느정도정리되었다는생각이들쯤에도,과연이것이책으로서가치가있는지혼자서판단할수가없었다.
궁금한마음에나는이원고를들고㈜민음사편집부의문을두드렸다.이원고가교양과학책으로출간될만한지검토해달라고부탁하기위해서였다.당시㈜민음사는‘민음의과학’이라는이름으로번역서위주의교양과학책을출간하는우리나라에서몇안되는출판사였다.편집부의검토결과는다행히도긍정적이었다.체재와형식을가다듬고분량을조절하면출간할수있겠다는의견을듣고원고를가다듬는동안㈜민음사는과학분야를전문적으로출판할㈜사이언스북스의창립을계획하고있었다.이계획은내가개정판원고를탈고하던2017년1월에타계한고(故)박맹호㈜민음사회장의작품이다.나는㈜사이언스북스의창립을기다리며원고를가다듬었으며,그결과2년후인1997년이책은㈜사이언스북스를통해세상에나와빛을보게되었다.이책은따지고보면㈜사이언스북스와의깊은인연으로만들어진것이다.
이책의출간을준비하면서막판에어려웠던일은제목을정하는것이었다.나는미생물을주제로이야기하는책이니‘미생물이야기’정도가어떻겠느냐고제안했으나,편집부에서는다른제목을찾아보자며궁리를거듭했다.그러던참에당시㈜사이언스북스에서번역출간을준비하던버나드딕슨(BernardDixon)의책원제가“PowerUnseen”인것에서아이디어를얻어『보이지않는권력자』로하자고편집부에서제안했다.지금와서다시생각해보아도역시편집부의결정은탁월했다고인정할수밖에없다.버나드딕슨의책은나중에『미생물의힘』으로번역출간되었다.
㈜사이언스북스의도움으로『보이지않는권력자』가출간된즈음우리나라의교양과학책은대부분번역서가중심을이루었고,자연과학의각분과에서우리나라저자가한국어로저술해출간한교양과학책은손에꼽힐정도로드문편이었다.아마미생물에관해서국내필자가쓴교양과학책은『보이지않는권력자』가처음이었을것이다.지금도크게나아졌다고는할수없지만당시에는교양과학필자를더더욱찾아보기어려웠다.권오길교수와최재천교수를비롯한몇몇원로교수들과,과학세대를비롯한소장학자들이드문드문국내교양과학책을출간하는정도였다.일반대중을대상으로글쓰기를하는학자에게대놓고“시간이있거든학술논문한편을더쓸일이지,쓸데없이외도를한다.”라며핀잔을주다시피하는동료학자들이대학에많던시절이었다.
지금와서다시생각해보더라도그처럼어려운환경속에서일반대중을대상으로하는글쓰기를주저하지않았던저술가와번역가,출판인은분명히시대를앞서살아간사람들이었다.분명한의식이있었기에아마즐거운마음으로이일을맡았으리라.물론지금이라고해서형편이훨씬나아졌다고말하기는쉽지않다.오히려독서인구는예전보다도줄어들었으며독서는어쩌다고급문화로나아가버렸다.

『보이지않는권력자』가출간된지도20여년이되었으니,그동안큰줄기는변하지않았다하더라도미생물에대한여러내용이추가되었고새로운사실도덧붙여졌으며,그만큼다시설명해야하는부분도많아졌다.그러한연유로㈜사이언스북스의편집부에서는미생물교양서를새롭게준비하는차원에서내용을새로정리해보기를내게권유했으나,나는주저하고만있었다.그러다책이나온지한참지났으니개정판을내는것도바람직할것이라는편집부의권유에마음을가다듬고원고를집필했다.개정판이라고내용을보완하는데그칠것이아니라이왕이면이참에체재도내용도새롭게꾸며,마음에담아두던내용을이야기하듯풀어쓰는것도의미가있으리라생각했다.
책의저자로서글을쓰는것이내게는아무래도어려운일임에틀림이없다.그동안책을몇권펴냈다고주변에서는글쓰는사람으로봐주기는하지만,시간이지날수록나는글쓰기가더욱두렵게느껴진다.새로운것을써야만하니그만큼부담감이커졌기때문이라고생각한다.이글을쓰면서도부족한점이많아더다듬어야겠다고생각하면서도,그동안생각해온이야기를나누어보자는마음에여기까지걸음을옮겼다.이자리를빌려『보이지않는권력자』가나올수있도록도와준㈜사이언스북스박상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