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식 자취 요리: 모쪼록 최선이었으면 하는 마음

프랑스식 자취 요리: 모쪼록 최선이었으면 하는 마음

$11.20
Description
인생의 모든 ‘띵’ 하는 순간,
식탁 위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
민음사 출판그룹의 만화ㆍ예술ㆍ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세미콜론’에서 새롭게 론칭하는 ‘띵’ 시리즈는 한마디로 ‘음식 에세이’이다. 앞으로 각 권마다 하나의 음식이나 식재료, 혹은 여러 음식을 하나로 아우르는 데 모두가 납득할 만한 주제를 가급적 선명하게 선정해나갈 계획이다. 이때 기본 원칙은 각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할 것.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더욱 할 말이 많아지고 마음이 분주해지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을 캐치프레이즈 삼아 이 시리즈는 꾸려질 예정이다.
각 권마다 주제가 바뀐다는 점에서 잡지 같기도 하고, 한 사람(혹은 두 사람)의 에세이로 온전히 채워진다는 점에서 일반 단행본 같기도 한, 무크지의 경계선에 이 책들이 놓여도 좋겠다. 그러면서도 시리즈의 고정된 포맷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제각기 자유로운 디자인과 내용 구성을 통해 작가의 개성을 충분히 담아내고자 하였다. 판형은 아담한 사이즈의 문고본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언제 어디서나 휴대가 용이해 부담 없이 일상에 자리하기를 바란다.
책의 모두(冒頭)에는 담당 편집자의 ‘Editor's Letter’를 싣는다. 이것은 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이기도 하지만, 단행본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독자에게 건네고 싶은 ‘말 그대로’ 편지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비하인드 편집 스토리를 소개하거나 짧게나마 책을 안내하는 문장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것은 편집자의 목소리를 통해 조금 더 가까이 독자와 소통하고 싶은 출판사의 마음이기도 하다.
저자

이재호

1987년생.서울에서태어났고,고양이두마리와동거중이다.의대를다니다말고프랑스에건너가요리학교를수석으로졸업했다.현재는부산에서자취하며다시의학을전공하고있으며,질병이전단계혹은질병회복단계에서음식으로건강을지키는데에관심이많다.
쓴책으로는『한입이어도제대로먹는유럽여행』이있다.

목차

손수밥을지어먹는다는것
어찌할수없었던날들
어디에도,어디서도
세상에,내가이걸해내네
그렇게하루가시작된다
단한번도어긴적없는일
사랑을잃고양파를볶았다
정말괜찮으시겠어요?
난네가편하길원치않아
사줄돈있지만,만들어줄게
그런제품은쓰지않습니다
당신이찾던유능한인재
아버지도홍합을좋아하셨지
인심은지갑에서나온다더니
특별한날프랑스사람들은
인생에위로가필요한순간
유별나게좋아하는것
그게마지막인줄도모르고서
카눌레볼때마다내가생각날거야
무엇을먹을지고민해보셨습니까
한입이어도제대로먹자
일찍들어와,같이한잔하게
고양이와살고있습니다
너라면너랑연애하겠니?

에필로그모쪼록최선이었으면하는마음

출판사 서평

의사가운대신앞치마를두르고,
내집내주방에서안전하고행복하게요리하는87년생이재호

의사와요리사.언뜻어울리지않는조합이지만이두가지를모두해내는이가있다.부산에서의대를다니다말고프랑스에건너가요리학교를수석으로졸업하고돌아온의학도,이재호가바로그다.생각해보면세부적인분야에따라차이는있겠지만두직종모두‘칼’을손에쥔다는점에서어떻게보면공통점이있기도하다.닭육수를내기위해서생닭을사다가직접‘발골’하는과정을‘집도’라고표현하는그의농담이사뭇진지하게들리는이유다.
굳이따지자면그에게‘의사’는‘업(業)’이요,‘요리사’는‘취미’쯤될까.그러나지인들의작은파티에케이터링담당으로섭외되거나학업에여유가있을때는실제레스토랑의단기셰프로손님을치르기도할정도로그실력은출중하다.의대에서는‘마카롱오빠’라는별명으로불리고,가족모임에서는오너셰프의마음으로직접준비해풀코스로식구들을대접한다고하니,이미그업과취미의경계가모호해진것도같다.
프랑스요리는사실우리나라에서아직크게익숙하지는않은듯하다.피자나파스타처럼굉장히보편화된이웃나라이탈리아음식에비하면더욱그렇다.프랑스음식을떠올려보라고하면많은사람들이‘라타투이’정도를겨우영화제목에기대어생각해낼뿐이다.
이책의저자이재호도처음부터프랑스요리에관심이많았던것은아니다.기념일같은중요한날,분위기를내고싶은마음에멋쩍게들어간고급레스토랑에서“메인은어떤것을하시겠습니까?”“굽기는어떻게해드릴까요?”도통뭐라고대답해야좋을지알수없는셰프의말들을들으며,결심한다.이것을정복해야겠다고.다소도전적이고엉뚱한계기로입문하게된프랑스요리는생각보다깊고심오했으며,정교하고섬세했다.그리고무엇보다재미가있었다.알면알수록신이났다.

혼자먹는한끼라도대충차리지않겠다는마음,
스스로나를잘먹이고대접하겠다는의지,
그렇게식탁에서실천하는‘모쪼록최선이었으면하는마음’

프랑스요리학교최우수졸업장이무색하게그는매일아침의사가운을입는다.하지만두고양이가있는작지만아늑한집으로돌아오는순간,의사가운대신앞치마를두르고오직자신만을위한요리를시작한다.무엇하나라도대충먹는일은없다.매일매일프랑스정찬처럼차려먹을수는없겠지만,떡볶이하나를만들더라도모쪼록최선이었으면하는마음으로조리대앞에선다.아무래도‘자취요리’다보니비용적으로나시간적으로나타협해야할때도있지만,반대로마음껏고집부리는부분도있다.
자신만의안전한부엌에서저자는아무의눈치를보지않아도되는자유로운셰프가된다.양파를두시간동안볶고볶아‘카라멜리제’를만들고,다시그것을활용해‘프렌치어니언수프’를끓인다.평범한오리다리살을수비드하여‘콩피’로탈바꿈시키고,자갈치시장에서잔뜩사온해산물로는‘부야베스’를차려낸다.또‘감바스’를만들어먹고남은새우껍질을따로모아두었다가‘비스크’를만드는식이다.어쩐지진득한위로가필요한밤에는커버추어초콜릿을녹여만든쇼콜라쇼를한잔따라마시면,곧마음이포근하고묵직해졌다.프랑스요리를알기전보다알고나서의식탁은훨씬다채롭고또건강해졌다.
이보다더자신을돌보는행위가또있을까.오직단한사람,나만을위한집중과노동의시간은,고단한일상을오히려극복하는에너지가되었다.삼수끝에들어간의대에서유급을당하고,의사국가시험에불합격하고,사랑하는연인과헤어지고등등…잇단좌절의순간에도툴툴털어내고또앞으로나아갈힘을주었다.
셰프이자푸드칼럼니스트박준우는추천사를통해이책을“모쪼록최선을다해살아있음을즐기는몸부림”이자“오뚝이같은인간의기록”이라고평하기도했다.인간오뚝이이재호가넘어지고또넘어지더라도그때마다다시일어날수있었던것은모르긴몰라도불앞에서보낸시간의힘덕분일것이다.그가식탁에서실천하는‘모쪼록최선이었으면하는마음’은,반복되는좌절과뜻대로흘러가지않는삶의복잡다단함속에서도스스로를아끼고사랑하며단단한내면을갖출수있을만큼느슨한삶의태도로연결되었다.새삼느끼지만,음식은여러모로힘이세다.사람을살리기도,죽이기도한다.

삶은내가뜻하는대로되지않지만,
오늘먹을내한끼는내가원하는대로!

아마앞으로도그는한참동안의사라는정체성으로살겠지만,그렇다고해서요리하는일을멈추는일도없을것이다.5년전『한입이어도제대로먹는유럽여행』이라는유럽의진짜맛집들을소개하는가이드북을출간한바있지만이번에에세이작가로도데뷔하며세번째정체성까지추가했으니,그가앞으로진료실에서는환자를치료하고부엌에서는나를위한요리를하며쌓아나갈삶의이야기들이벌써부터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