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치즈 맛이 나니까 치즈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인데 -  띵 시리즈 5

치즈: 치즈 맛이 나니까 치즈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인데 - 띵 시리즈 5

$12.00
Description
인생의 모든 ‘띵’ 하는 순간,
식탁 위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
민음사 출판그룹의 만화ㆍ예술ㆍ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세미콜론’에서 새롭게 론칭하는 ‘띵’ 시리즈는 한마디로 ‘음식 에세이’이다. 앞으로 각 권마다 하나의 음식이나 식재료, 혹은 여러 음식을 하나로 아우르는 데 모두가 납득할 만한 주제를 가급적 선명하게 선정해나갈 계획이다. 이때 기본 원칙은 각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할 것.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더욱 할 말이 많아지고 마음이 분주해지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싶은 마음”을 캐치프레이즈 삼아 이 시리즈는 꾸려질 예정이다.
각 권마다 주제가 바뀐다는 점에서 잡지 같기도 하고, 한 사람(혹은 두 사람)의 에세이로 온전히 채워진다는 점에서 일반 단행본 같기도 한, 무크지의 경계선에 이 책들이 놓여도 좋겠다. 그러면서도 시리즈의 고정된 포맷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제각기 자유로운 디자인과 내용 구성을 통해 작가의 개성을 충분히 담아내고자 하였다. 판형은 아담한 사이즈의 문고본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언제 어디서나 휴대가 용이해 부담 없이 일상에 자리하기를 바란다.
책의 모두(冒頭)에는 담당 편집자의 ‘Editor's Letter’를 싣는다. 이것은 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이기도 하지만, 단행본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독자에게 건네고 싶은 ‘말 그대로’ 편지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비하인드 편집 스토리를 소개하거나 짧게나마 책을 안내하는 문장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것은 편집자의 목소리를 통해 조금 더 가까이 독자와 소통하고 싶은 출판사의 마음이기도 하다.

저자

김민철

일상을여행하며글을쓰는사람.글을쓰며다시기억을여행하는사람.《내일로건너가는법》《우리는우리를잊지못하고》《띵시리즈:치즈》《모든요일의기록》《모든요일의여행》《하루의취향》등을썼다.

목차

프롤로그그러니까치즈처럼

무려엄마,겨우딸
한명자의간장안뺀된장
구멍뻥뻥에멘탈
불법숙박범의치즈사랑
민박집의카망베르
카망베르드노르망디
날카로운첫치즈의기억
당신의업보는무엇인가요?
치즈로쌈싸먹기
꿀과화해한밤
의외의단짝
텅빈지갑의부자
프렌치어니언수프
1유로의기억
감자칼의이중생활
죄책감극복프로젝트
김장하는마음으로
쉬운위로
축구공대신모차렐라
젊은날의카프레제샐러드
치즈교극성신도
빈도화지같은맛
예민하다니,부럽습니다
지극히개인적인치즈리스트

출판사 서평

그저치즈먹을생각만하는크리에이티브디렉터김민철의
내가사랑하는노랑
“오늘역시한조각으로끝내긴어려울것같다.”

띵시리즈의캐치프레이즈‘내가좋아하는것을함께좋아하고싶은마음’이문장이위쪽어딘가에적힌기획서를내밀며음식에세이를제안했을때,그녀는아주오랜고민끝에이렇게말했다.“치즈를조금좋아하기는하는데….”하지만이책을다읽고나면누구라도같은반응일것이다.‘조금’좋아한다니,겸손이지나쳤다고.이책은그야말로한개인의치즈에대한애정대방출이자치즈를먹으며살아온인생그자체이다.여기서말하는한개인은바로,TBWA의크리에이티브디렉터이자『하루의취향』,『모든요일의기록』,『모든요일의여행』등을펴낸김민철작가다.
심지어제목에‘취향’이라는단어가들어간책을출간한적있음에도,그녀의치즈사랑이이정도인줄아는사람은흔치않았을것이다.그도그럴것이치즈는그녀에게취향이아니라,사랑을넘어서,종교에가까운것이었다.“태초에치즈가있으셨나니.슬플때나힘들때나치즈가나를구원하사.치즈가나를성공으로구원하사.오직치즈만을믿고따르겠나이다.치-즈.”(166쪽)심지어중학교시절,무심코텔레비전에서재기발랄한치즈브랜드해외광고를보는순간,마음을뺏겨광고쟁이를꿈꾸었다고고백하고있다.결국치즈에대한찐사랑덕분에광고세계에입문하였고,지금까지광고회사에서십수년째일하게되었다는말이다.

여기서잠깐.제목을유심히본사람들은모두알아차렸을것이다.“치즈맛이나니까치즈맛이난다고했을뿐인데….”작가의이혼잣말은,그렇다.드라마<대장금>에서어린장금이의명대사“홍시맛이나니까홍시맛이난다고했을뿐인데,어찌홍시맛이나느냐물으시오면….”에서차용되어온것이맞다.사연인즉슨,시어머니가직접담그신된장에서불현듯치즈맛이혀를스치고간어느날의신선한충격이고스란히제목이된것이다.주저하는듯보여도확신에찬그말.그것은며느리에게“너무맛있어요.”라는뜻의다른말이었지만,어머님은적잖이당황했을것이다.게다가같은된장을먹어본주변의다른사람들은모두이렇게말했다고한다.“확실히맛있는된장이다.하지만나에게치즈맛을강요하진말아라.그거까진잘모르겠다.”(26쪽)
하지만어찌된장에서치즈맛이나느냐묻는다면,아마도작가는할말이좀많을것같다.치즈도된장도발효식품이니무언가숙성된쿰쿰한맛이비슷하게날수도있는것아니냐고,무엇보다된장에서치즈맛이난다고하면그것이야말로최고의찬사가아니냐고,그리고이렇게언제어디서나떠오르는치즈처럼마음에꼭드는세계하나쯤가지고살면인생이든든하다고.


치즈맛이나니까치즈맛이난다고했을뿐인데,
어찌치즈맛이나느냐물으신다면…

그녀의치즈사랑은무려서너살때로거슬러올라간다.할아버지가치즈를좋아하는손녀에게주겠다고당시군부대에서나팔던체더슬라이스치즈100장짜리를벽돌처럼안고오신날은아직도어제일처럼선명하다.
갓대학생이되어떠났던유럽의한인민박집에서처음만난카망베르치즈….패밀리레스토랑에서생일이라고특별히주문한어니언수프….스물일곱살,이사를도와주러온친구들과작은테이블앞에모여앉아휘리릭만든카프레제샐러드….영혼이목마르고좀처럼마음을어디에붙이지못하던시절,퇴사대신떠난이탈리아작은마을작은식료품점에서조금씩잘라맛본이름모를여러치즈들….유럽에갈때마다‘치즈김장’을하는마음으로캐리어에우겨넣어온브리치즈,고다치즈,노르망탈치즈,파르메산치즈,에멘탈치즈등등….
그뿐아니다.닭갈비,떡볶이등각종한식위에듬뿍듬뿍올려늘어나는재미로먹는모차렐라치즈….심지어회사에서일하다가인간에대한환멸이느껴지고마음이복잡한순간이면편의점으로달려가입에물던1,000원짜리스트링치즈까지….그렇게인생의곳곳마다언제나치즈가있었다.

치즈한조각에는인생의한시절이고스란히녹아있었다.치즈만큼이나쿰쿰하고,짭조름하고,고소하면서도,찐득하고,쫄깃하고,녹진하고,또꼬리꼬리한게인생이었다.맵고,짜고,달고,시고,쓰고,그렇게는도저히설명할수없는,복잡다단하고모진세월의풍진마저모두품고있는치즈.여기에는그렇게치즈를먹으면서신체적으로는성장하고,정신적으로는성숙해온작가개인의역사가고스란히담겨있다.
또한이책은어떠한대가를바라지않고그저순수하게좋아하는일의힘을그대로보여준다.그냥좋은것.마냥좋은것.속수무책인것.분명한취향하나만으로도충분히부자가될수있는일.그것은지구상에존재하는다양한풍미를가진각종치즈만큼이나마음이넓어지고넉넉해지게한다.

책의마지막에는,작가가사심으로꼽은‘지극히개인적인치즈리스트’가수록되어있다.치즈입문자나중급자,혹은상급자모두에게적절한추천과이유가함께적혀있으니,각자취향에맞고구미가당기는대로‘방구석치즈여행’을떠나보면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