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당신은 이처럼 소년을 부르십니까 : 이용악이 모은 이용악의 시들

어디서 당신은 이처럼 소년을 부르십니까 : 이용악이 모은 이용악의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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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단의 3대 천재’ 이용악
북방의 정서로 빚은 처절한 삶의 노래
오장환, 서정주와 함께 시단의 3대 천재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용악의 시에는 그 명성답게 본능적인 힘이 있습니다. 그의 시에 담긴 시어와 심상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은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놀라운 조화라는 학술적 찬사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한국어 구사자라면 단번에 느낄 수 있는 직관적인 힘 그 자체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의 시집을 출간 목록의 하나로 고려하는 것은 출판사로선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는 욕심입니다. 그러나 막상 본격적으로 출간을 시도하고자 하면 현실적인 문제들에 자꾸 부딪쳤습니다.
출간을 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판단은 유난히 격렬했던 2024년에 의해서였습니다. 지난 2024년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거대한 역사적, 사회적 사건들이 벌어진 해였습니다. 급격하게 돌아가는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사람들은 기쁨과 혼돈, 무력감과 슬픔, 고통과 불안을 번갈아 가며 느껴야 했습니다. 이용악의 시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그러한 거대한 사건 사고들은 자연스레 이용악의 고난했던 삶, 역사 앞에 선 개인으로서의 삶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저자

이용악

저자:이용악
1914년함경북도경성군경성면에서태어났다.1932년에도일하였고1935년3월에시‘패배자의소원’을『신인문학』에발표하며문단에나왔다.1937년도쿄산분샤三文社에서첫시집『분수령』을발표하고1938년에두번째시집『낡은집』을같은출판사에서펴냈다.1939년에귀국하여다수의잡지,언론사에서기자로활동하다1943년에모종의사건으로칩거에들어갔다.해방후1947년아문각에서『오랑캐꽃』,1949년동지사에서『이용악집』을발간했다.1950년에‘남로당서울시문련예술과사건’으로서대문형무소에수감되었으나한국전쟁발발후북한군의서울점령에의해풀려나월북한다.1955년에민주청년사에서산문집『보람찬청춘』을,1957년에조선작가동맹출판사에서『리용악시선집』을발간했다.1963년에는공역으로『풍요선집』을조선문학예술총동맹출판사에서발표했다.1971년폐병으로사망했다.

목차


편집장에게드리는편지

1
오월에의노래
노한눈들

2
우리의거리
하나씩의별
그리움
하늘만곱구나
나라에슬픔있을때
월계는피어

거리에서

3
북쪽
풀버레소리가득차있었다

4
두만강너우리의강아
낡은집

5
오랑캐꽃
꽃가루속에
달있는제사
강가
두메산골(1)
두메산골(2)
두메산골(3)
두메산골(4)
전라도가시내

6
벨로우니카에게
당신의소년은
별아래
막차갈때마다
등잔밑
시골사람의노래

7

주검

구슬
슬픔사람들끼리
다시항구에와서
열두개의층층계
밤이면밤마다
노래끝나면
벌판을가는것
항구에서

8
빗발속에서
유정에게

용악과용악의예술에대하여

이용악연보

출판사 서평

월북전남긴마지막시집『이용악집』의충실한구현
모더니즘과리얼리즘이만나이뤄진한국어시문학의정점

일제강점기를거치면서이뤄낸이용악의진보적인문학적성취가한국어시문학의어떤정점임을부정하는이는거의없을것입니다.처절한가난속에서쓰여진그의시들은유민들의고난한삶을압축된시어들로면밀하게,그러면서도감정적울림을주는서사를담아그려내며우리문학계에서독자적인북방의정서를구축했습니다.동시에그는생활고에의한소극적친일의혹을받습니다.그러나그런의혹과는또다르게,그는어느순간절필을하게되고이윽고일제경찰에자신의작품들을빼앗긴후칩거에들어갑니다.그리고수년이지나해방이이뤄지자공산주의자로적극적활동을시작한그는해방정국의정치적소용돌이속에서체포되어감옥에갇히게됩니다.곧이어터진한국전쟁의와중에월북을한그는북한체제를찬양하는선전시들을발표하게되고,이는과거에쓴시들의성취와비교되며비판받기도합니다.

이렇듯그의삶의궤적은우리나라사람들이겪어야했던역사의질곡과연동되어복잡하게구불거립니다.가난과사회적압제와물질적유혹과사상적지향점들이섞인그의개인사와,민중의삶을세심한시적미학으로그린그의시들사이에는거칠고복잡했던시대의격랑을그대로맞은사람들의서사라는공통점이있습니다.우리는거기서역사의폭력성,그를온몸으로겪어야했던인간의취약함과그럼에도불구하고,혹은그렇기때문에느낄수있는시대를초월하는문학예술의아름다움도발견하게됩니다.그래서이용악을사람들에게널리알리는데망설임이없었던김지하시인은그를가리켜“진짜위대한시인”이라고칭하며“우리민족의서러움을이토록우아하게담다니”라며찬탄했을것입니다.

거대한역사의소용돌이를겪어야했던인간이용악
시대의격랑속에서문학예술의정점에도달하다

본서의원전인『이용악집』은이용악이월북하기전이남에남긴마지막시집입니다.1949년에동지사에서출간한『현대시인전집』시리즈의첫번째책으로기획된이책은이용악이자신의과거시집들에서대표작이라고할수있는시들에신작시들을덧붙여서만든,이용악이직접모은자신의시들의모음집입니다.이책은이후단독으로출간된적이없다는점,그리고아직이념적으로치우치기전에완성된모더니즘-리얼리즘시들의정수라는의미가있습니다.무엇보다도이토록거친시대에는거친역사와부딪치며살면서도민중과서정을놓치지않은작가가쓴시집이필요하지않을까하는생각이있었습니다.그래서원전의구성을최대한충실하게살리는방향성의현대적편집을거쳐출간하는걸결심할수있었습니다.

이용악의시들은거친시대를살아가는사람들이혼자가아님을,그와같은역사의궤적이다시반복될수도있음을알려줍니다.그가도달한공통정서와서늘한미학은지금시대를살아가는우리들에게도강렬한울림을전할수있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