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재생산

자본의 재생산

$13.90
Description
어제의 노동자는 오늘도 노동자다
어제의 빈민은 오늘도 빈민이다
노동자 아브라함은 노동자 이삭을 낳고,
노동자 이삭은 노동자 야곱을 낳습니다.
오늘 노동자는 어제 노동자입니다.
그가 노동력을 팔기 위해 오늘 시장에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제 그가 공장에서 생산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노동자는 어제 노동자의 자식입니다.
부모 노동자는 자식 노동자의 근육과 뼈와 두뇌,
즉 노동력을 생산했을 뿐 아니라 자식 노동자의 가난,
즉 노동력을 팔아야만 살 수 있는 존재로서 노동자를 생산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저자

고병권

서울대에서화학을공부했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사회학을공부했다.책읽기를좋아하고사회사상과사회운동에늘관심을기울이며살아왔다.오랫동안연구공동체‘수유너머’에서생활했고지금은노들장애학궁리소회원이다.그동안『화폐,마법의사중주』,『언더그라운드니체』,『다이너마이트니체』,『생각한다는것』,『점거,새로운거번먼트』등여러권의책을썼다.그는마르크스의『자본』을1991년에처음우리말번역본으로읽었다.그시절한국은민주주의열망이불붙던시기다.어느덧30여년이지나많은것이달라졌다.그러나아직달라지지않은것이있으며,‘그달라지지않은것’을사유하고자다시『자본』을읽어야하는시대라믿는다.

목차

저자의말-속물과인질

1자본의생애는반복된다
○재생산의관점에서본자본의정체○자본의운동은자본의재생산을위한것○왜여기서‘자본의재생산’을다루는가

2사라지는가상들,드러나는자본의정체
○생산과정은재생산과정이기도하다○독립성의가상이사라지다○‘자본가가지불자’라는가상이사라지다○등가교환의가상이사라지다

3드러나는계급관계
○자본의재생산은노동자의재생산○자유로운교환의가상이사라지다○노동하지않는시간에도노동자는생산한다○최선의세팅-노동자계급은자본의부속물○자본의재생산은자본관계의재생산

4자본가는축적을어떻게정당화하는가
○잉여가치는어떻게자본이되는가○‘타인의노동력’소유를통한잉여가치의사유화○자본축적에대한부르주아경제학의틀린생각○자본가또한자본축적메커니즘의톱니바퀴○역사적권리에는날짜가없지않다○축적의길은고행의길,자본가는수도사?

5축적은착취에달려있다
○착취가늘어나면축적이늘어난다○황금알을낳는거위는왜빨리죽는가○노동생산력증대는축적을가속화한다○규모가커지면축적은탄력을받는다

6‘노동자계급의밥그릇’에대한엉터리도그마
○자본은용수철신발을신었다○노동자의수프접시크기는정해져있다?○노동자들의숟가락이작은것○드디어찾아낸범인,심판의법정이곧열린다

부록노트
Ⅰ-‘건축물’비유와재생산의관점

출판사 서평

〈북클럽『자본』〉이란?
천년의상상출판사는철학자고병권이‘독자들과함께’마르크스의『자본』을읽어나가는대형프로젝트를기획했습니다.그간‘난공불락의텍스트’로여겨지며수많은독자들을중도포기하게만든,그래서늘미련이남는책마르크스의『자본』을철학자고병권의오프라인강의와더불어더쉽게더제대로읽어나가려는기획입니다.2018년8월부터2년여동안격월간으로『자본』을더깊이해석한단행본이먼저출간되고,책출간다음달에는오프라인강의가진행됩니다(이강의는온라인으로도제공).자세한출간일정은책속의‘일러두기’에있습니다.

1.자본은어떻게‘다시’자본이되는가
-‘자본의재생산’이란자본의생애가무한정반복되는것

철학자고병권과함께하는〈북클럽『자본』〉시리즈의열번째책『자본의재생산』이출간되었다.이번책은‘자본의재생산’에관해다룬다.카를마르크스의『자본』I권제7편제21장“단순재생산”과제22장“잉여가치의자본으로의전화”에해당하는부분이다.

지금까지『자본』I권을함께읽으며우리는긴여정을걸어왔다.『자본』제1편에서는자본개념을이해하기위한이론적준비를했고(자본주의생산양식의‘부’에대한독특한관념으로서‘가치’개념을배웠다),제2편에서는자본을이론적으로정식화했다(가치를증식시키는가치,잉여가치를낳는가치).그리고이렇게정식화된자본이노동력이라는독특한상품덕분에현실화될수있다는사실도확인했다.이후제3편과제4편에서는잉여가치가실제로어떻게생산되는지를살폈고,제5편에서는노동력의가치와잉여가치의상대적크기를변동시키는다양한경우를검토했으며,제6편에서는노동력의가치가임금의형태를취할때생기는문제가무엇인지보았다.이렇게해서‘자본의생산’이어떻게이루어지는지알게되었다.

그런데『자본』I권의긴여정이끝나가는지점에서마르크스는‘자본의생산’에대해다시이야기한다.다만이번에마르크스가주목하는것은,정확히말하자면‘생산’이아니라‘생산의반복’이다.즉똑같은일이똑같은순서로반복해서일어나는문제를살핀다.이전제6편까지‘자본은어떻게자본이되는가’,‘자본은어떻게자신을자본으로생산하는가’를보았다면,이제제7편에서는이물음에‘다시’라는말이추가된다.자본은어떻게‘다시’자본이되는가,자본은어떻게‘다시’자신을자본으로생산하는가.

신간『자본의재생산』에서저자고병권은마르크스가제7편의제목을‘자본의증식과정’이아니라‘자본의축적과정’이라고단것에유념해야한다고말한다.그는이책에서다루는『자본』제7편의핵심개념이‘축적’이라말하고있다.이‘축적’개념은그내용자체는이전에다룬‘증식’과다르지않다.100억이110억이되고110억이121억이되는것,자본은여전히그렇게증식하고축적한다.그렇다면‘증식’과‘축적’은어떤차이를보이는가.저자에따르면,축적은‘반복’과관련된다.즉,증식이‘반복’될때축적이일어난다.축적은반복의결과,한마디로말해자본의재생산(확대재생산)의결과다.

다시말해‘재생산’이란‘생산의반복’이다.지금까지우리가살펴보았던자본의가치증식과정이동일한순서로다시진행되는것,그것이바로‘자본의재생산’인것이다.요컨대『자본』제6편까지의내용이몇번이고반복되는것,그것이이번책『자본의재생산』이다루는내용이다.그렇다면이‘반복’을통해우리는자본의실체에대해무엇을알게될까.

2.사라지는‘가상들’,드러나는자본의‘실체’
-‘재생산’관점으로보면자본에의한시각적기만이사라지고실상이드러난다

이책의저자고병권을따라,자본의생산과정을‘재생산’의관점에서‘다시’바라보면무엇이보일까.지금자본주의에서일어나고있는일이처음일어난일이아니라이전부터계속,즉한번이아니라두번세번계속반복된일이고또그래야만하는일이라면,독자는그사실을통해무엇무엇을읽어낼수있는가.

지금까지우리는자본가가생산수단과노동력을구매하는장면에서시작해,자본의생산과정을순차적으로다루어왔다.그러나이제‘재생산’을고려하면이른바‘등가교환’이이루어지던그첫장면이절대적출발점이아님을알게된다.그전에먼저생산수단과노동력이시장에서유통되고있어야하는것이다.즉생산과정은유통과정에서제공된것을가지고출발했던것이다.이렇게‘재생산’관점을취함으로써우리는기존에나타난외견상의가상,즉생산영역과판매영역그리고유통영역이각각‘독립성’을갖고존재한다고생각하는가상을제거할수있다.개별적자본,개별적자본가와노동자만볼때는모든것이따로따로보였으나이제는‘전체’,즉사회적총자본과전체자본가가보인다.

또한‘재생산’의관점에서자본의생산을바라보면자본가가‘노동력에대한지불자’라는가상이사라진다.쉬운이해를위해부역농민의예를들어보자.부역농민이일주일에사흘은자기경작지에서자신의생산수단으로일하고나머지사흘은영주의농지에서부역노동을한다고해보자.이경우,부역농민은자기생활에필요한물자를누구에게받을까.당연히,부역농민자신이다.그는전체생산물중절반은자기몫으로갖고나머지절반을영주에게준다.자기몫도자기가생산하고영주몫도생산해주는것이다.다만자본주의처럼노동기금(노동력재생산을위해노동자가필요로하는생활수단의총량)이화폐형태를취하지않기때문에부역농민은자신에게지급된생산물이자기가직접키워낸생산물임을분명히안다.또노동자의경우처럼자발적으로노동력을판매한것이아니기에,부역농민은영주의몫으로제공한것이‘강제로’바친것임을안다.

그런데어느날영주가경작지,종자,가축등부역농민의생산수단을모두몰수했다고해보자.그러면부역농민은살기위해자신의노동력을영주에게‘팔지’않을수없게된다.영주에게‘고용’되는것이다.만약다른조건이불변이라면부역농민은여전히일주일에엿새를일하고사흘치에해당하는생산물을임금으로받게된다.일주일중사흘은자신의생활을위해,사흘은영주를위해생산한다고할수있다.그러나이제사태는완전히달라‘보인다’.지불자의이미지가뒤집히는것이다.이전에는부역농민자신이자기노동력에대한지불자였으나이제는영주가‘지불자’로‘나타나는’것이다.영주가생산물을얻기위해농민을고용하고노동력에대해지불하는사람인것처럼‘보인’다.

실상은전혀달라진게없는데겉으로는그렇게보이는것이다.부역농민은임금노동자가된뒤에도여전히자기노동력을생산하는데필요한가치(노동기금)를스스로생산하고거기에더해자본가가된영주를위한잉여가치도생산하는데,비추인모습은정반대다.그는자기를먹여살리고영주도먹여살리지만외견상으로는영주가그를먹여살리는듯보인다.이것이바로자본주의다.게다가자본가에게만그렇게보이는게아니라노동자자신에게도그렇게보인다.하지만‘재생산’의관점에서전체노동자계급의눈으로다시보면,그시각적기만이사라지면서실상이드러난다.

재생산의관점에서고찰한다면,자본가가들고있는자본은모두노동자가생산한잉여가치라는점,심지어그것은아무런지불없이취한불불노동이라는점이이렇게드러난다.마르크스가지적한대로,일반적인상품및화폐의유통만으로는자본이생겨날수없다.‘증식하는가치’로서자본이존재하려면가치증식을가능케하는상품이필요하며그것이바로‘노동력’이다.노동력구매자인자본가는판매자인노동자에게일정한값을치르고노동력을‘계속해서’구매한다.구매이후생산과정에머무는동안노동력은자본가의전유물이다.노동자가자신의노동력을써서끊임없이생산물을만들어내는데,그생산물은마치효모노동의산물이모두양조업자의것이듯결국자본가의것이된다.자본이재생산된다는것은이런일이반복된다는뜻이다.노동자는끊임없이자신을잃어버린채타인의부를생산한다.

이렇게자본의생산이반복되면언제부턴가자본가가들고온돈은그성격이완연히바뀌어있게된다.구매자로서자본가가들고있는돈은그동안그가노동자로부터‘등가물없이취득한가치’즉‘불불노동’일수밖에없다.이로써우리는,재생산의관점에서보면노동력에대한‘등가교환’역시단지외관이고형식에지나지않음을알수있다.‘노동력의거래’에관한한등가로지불한다해도기본적으로는‘착취’라는이야기다.즉‘재생산’의관점에서보면,기존에‘등가교환’이라고생각했던노동력의거래마저실은‘가상’이었음이드러난다.

3.‘자본의재생산’은노동자의재생산이자가난의재생산
-자본관계의재생산,자본의부속물로서의노동자계급

고병권은『자본』제7편에이르면마치카메라가줌아웃된것처럼시야가확대된다고했다.자본의재생산을보려면이성의시야를시간적으로나공간적으로또사회적으로도크게넓히게된다는것이다.이런맥락에서저자는‘총자본가즉자본가계급’과‘총노동자즉노동자계급’의관계에주목해보자고한다.주지하다시피노동력의거래란화폐와상품을교환하는거래인동시에화폐소유자와상품소유자간의거래이며,이를‘계급’이라는시각으로치환해보자면노동력거래란곧자본가계급과노동자계급간의거래다.

앞서보았듯마르크스는재생산의관점에서살펴봄으로써자본의생산과정을둘러싼여러가상을제거했다.그리하여우리는자본의재생산이란곧자본을가능케하는노동력의재생산에다름아님을알게되었다.이는곧자본의재생산을‘자본가계급과노동자계급의재생산’으로이해할수도있다는뜻이다.자본이재생산된다는것,즉노동력이재생산된다는것은노동자가자신을지배하고착취할자본을계속생산하고(소외된노동의반복),자본가는그런지배와착취의대상으로서노동자를계속생산한다는의미가된다.

마르크스는사회전체를놓고볼때생산영역에서생산요소들을소비하는것을‘생산적소비’라했고유통영역에서생활수단을구매해일상에서소비하는것을‘개인적소비’라했다.생산과정에서노동자는노동력을생산적으로소비하면서잉여가치를생산하며,또한노동력을판매한대가로받은화폐로생활수단을구매하고소비하면서는자신의노동력을,다시말해임금노동자로서자기자신을생산한다.

노동자에게생산적소비(노동)의시간과개인적소비의시간은전혀별개인것처럼보인다.전자가‘자본가의삶’을생산하는시간이라면후자는‘노동자자신의삶’을생산하는시간이라할수있다.겉보기에는그렇지만,재생산의관점에서보면또달라진다.노동자가자신의노동력을사용하지않는그시간의정체는무엇인가.자본주의에서그것은노동력을유지하고재생산하는데필요한시간이다.노동자에게개인적소비의시간이주어진것은사실생산적소비를위해서다.먹기위해일한다기보다일하기위해먹는것이라할수있다.노동자는공장에가지않을때조차‘노동력’으로서자기자신을유지하고자스스로‘기름칠’을하며,누가시키지않아도가정을꾸리고자식을낳아양육함으로써자식노동자까지키운다.그덕분에자본가는,마르크스의말대로노동자계급의유지와재생산을“노동자의자기유지본능과생식본능에안심하고”맡길수있다.

그런데노동자의개인적소비에는노동력을생산한다는것말고도자본가에게유익한점이있다고저자고병권은강조한다.개인적‘소비’가노동자를결국가난하게만들고,이‘가난’이라는놈이자본가의하수인역할을한다는것이다.그런점에서‘가난’은노동력이라는상품이출현하는역사적조건이기도하고(생산수단을상실한인구의집단적출현)노동력의지속적공급을보장하는현실적조건이기도하다.요컨대노동자의개인적소비는노동력을재생산하면서가난을재생산한다.노동자들은소비를통해가난해져다시맨몸뚱이로자본가앞에설수밖에없다.노동자는도무지자본가에게서벗어날수가없다.

임금이란말뚝에매어놓은줄과같습니다.일하는짐승에게여기저기풀을뜯을수있는여유를주지요.하지만줄을반경으로하는원안의풀을다뜯고나면별수없이또일하러가야합니다.그래야주인이풀있는곳으로말뚝을옮겨줄테니까요.-본문80쪽,〈3장드러나는계급관계〉에서

4.축적과착취와엉터리도그마에관하여
-노동자계급이끝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