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러졌지만 파괴되진 않았어 (아버지폭력에 맞선 스물넷 여성의 내밀하고 치밀한 지적 통찰)

부스러졌지만 파괴되진 않았어 (아버지폭력에 맞선 스물넷 여성의 내밀하고 치밀한 지적 통찰)

$16.80
Description
‘아버지폭력,’ 그 이후의 내밀하고 치밀한 지적 통찰
스물셋 되던 해 아빠의 폭력을 못 이겨 가해자를 경찰에 신고할 때까지 피해자가 품고 있던 질문이었습니다. 김가을 씨의 논픽션 『부스러졌지만 파괴되진 않았어』는 이 절박한 물음에서 시작되었지만 종국에는 묵직한 어젠다를 사회에 던집니다. 우리 모두가 알지만 어떻게 분류하고 명명해야 할지 몰랐던 폭력 범죄. 훈육, 엄부(嚴父) 같은 단어 뒤에 숨기도 했던, 물리적으로 끔찍하며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밑바닥부터 파괴하는 ‘아버지폭력’입니다.

작가 김가을 씨의 주제의식에 따라, 시간의 흐름으로 쓰인 『부스러졌지만 파괴되진 않았어』는 총 3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폭력이 시작된 시점부터 피해를 인식하는 ‘자각기’라고 할 수 있고, 2부에서는 계속 진행되는 폭력의 실상을 관찰하면서 그것을 보고하고 회복을 모색하는 ‘관찰기 및 회복기’입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쉼터에서 나온 이후의 독립된 주체로서 새로운 삶을 궁구하는 ‘진정기’라고 부를 수 있는 시간입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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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가을

1997년4월16일에태어나서숫자4를좋아한다.세종과학고를졸업하고고려대학교에서식품공학을전공했으나인문학공부와활동을더많이했다.소설을좋아하며책을매개로사람만나는것을좋아한다.언젠가내가만든읽기공간을갖는게꿈이다.세상에대한호기심과궁금증이많다.그리스로마신화에서영혼과호기심을상징하는프시케를좋아한다.프시케의어원이숨과호흡이라는점도좋다.나의선택을존중해주는사람,생명을존중하는사람이좋다.스물둘부터스물넷까지쓴글로『부스러졌지만파괴되진않았어』라는책을얻게되었다.

“더럽고추하고검은기억부터슬프고애틋하고순수하던기억까지다기억해서보존하고싶다.많은기억중에서보기좋은것들만선별해서‘이게바로진짜나야’하고우기고싶지도않다.자기기만,자기연민,자기혐오그어떤것에도매몰되고싶지않다.나는솔직하고자유로워지고싶다”

목차

추천의글
프롤로그진흙탕,그기억속으로들어가며

1부
유년의몇가지기억들
학습된무기력
나의엄마에대해
진심도변한다는슬픈자각
싫은날
피해자와가해자사이
여름과진형,동생들에대해
해와바람이전하는말,그리고가스라이팅
폭력의기원,학벌제일주의와사회적계급을바라보는방식

2부
열세살이올랐던슬픈육교
키에르케고르,밀,프롬그리고나의일기장
방향성,폭력의반대편으로가자
관찰자시점의탄생
만남과관계사이에서피어난희망
2018년12월26일,최저기온영하7도,구름조금
그리고한달뒤,1월26일
쉼터에들어간날,생존을생각하다
‘임시공간’에서의생활
회복기,여러가지일들

3부
이것이보통사람의기분이라고?
잊어야할일은잊어요
궁금증,호기심
진짜로일어날지도몰라기적
여름이글
에필로그진흙탕밖으로

감사의말
도움받은책들

출판사 서평

장강명작가추천
“진짜문학이주는뜨겁고무서운치유와부활의힘”

이기록과고백은내영혼을정화해주었다.
이투사이자구원자에게‘읽기’가무기가되었다는사실이특히무겁게다가왔다.
예쁜단어얼기설기모은아편의대용물을놓고공감과위로를말하는시대에,
진짜문학이주는뜨겁고무서운치유와부활의힘을확인하게해줬다.

1.‘아버지폭력’에맞선스물넷여성의용기와희망
-‘뭘해야이폭력의문제가해결될까?’
‘어떻게해야이고통의근원에다가설수있을까?’

스물셋되던해아빠의폭력을못이겨가해자를경찰에신고할때까지피해자가품고있던질문이었습니다.김가을씨의논픽션『부스러졌지만파괴되진않았어』는이절박한물음에서시작되었지만종국에는묵직한어젠다를사회에던집니다.우리모두가알지만어떻게분류하고명명해야할지몰랐던폭력범죄.훈육,엄부(嚴父)같은단어뒤에숨기도했던,물리적으로끔찍하며여러사람의인생을밑바닥부터파괴하는‘아버지폭력’입니다.
작가김가을씨의주제의식에따라,시간의흐름으로쓰인『부스러졌지만파괴되진않았어』는총3부로구성되었습니다.1부에서는폭력이시작된시점부터피해를인식하는‘자각기’라고할수있고,2부에서는계속진행되는폭력의실상을관찰하면서그것을보고하고회복을모색하는‘관찰기및회복기’입니다.마지막3부에서는쉼터에서나온이후의독립된주체로서새로운삶을궁구하는‘진정기’라고부를수있는시간입니다.
장강명작가가책으로나오기전에,김가을작가의글을읽었습니다.원고를보낸지3주뒤다음의글을보내왔습니다.다소길게인용해봅니다.

“영혼이정화되는기분으로읽었다.…이책은먼저지금우리에게필요한생생한고발이다.‘아버지폭력’이라고불러야하는범죄가있다는저자의주장에동의한다.우리가모두알지만어떻게분류하고명명해야할지몰랐던폭력범죄.훈육,엄부嚴父같은단어뒤에숨기도했던.물리적으로끔찍하며여러사람의인생을밑바닥에서부터파괴하는.
이책은훌륭한인류학보고서이기도하다.아버지폭력이어떻게대를이어져내려오는가.입시위주의교육이어떻게그도화선이자연료가되는가.맞으며자란맏이가어떻게막내를때리게되는가.저자는자기가족이야기를쓰되자기연민에빠지지않고꼼꼼하고냉철하게분석해낸다.
이기록과고백은투쟁서사이며,성장서사이며,영웅서사인동시에구원서사다.저자는희생자와생존자의자리에머물지않는다.자신의현실을깨닫고거기에맞선다.다른희생자를설득하고돕는다.김가을작가는마침내적을쓰러뜨린다.그리고놀랍게도그는적을이해하고구하려나선다.그과정에서이투사이자구원자에게독서가무기가되었다는사실이특히무겁게다가왔다.예쁜단어를얼기설기모은아편의대용물을놓고공감과위로를말하는시대에진짜문학이주는뜨겁고무서운치유와부활의힘을확인하게해줬다.그힘은사람을행동하게만든다.이책도그힘을품고있다.”

2.왜이런집의첫째딸일까…부정하고싶은정체성,정면으로마주하다-‘아버지폭력,’그이후의내밀하고치밀한지적통찰

『부스러졌지만파괴되진않았어』의김가을작가는아빠,엄마,여동생과막내남동생이렇게다섯식구입니다.전문대를졸업한뒤직장생활과자영업을한아빠,일본섬마을출신의엄마,그리고여동생여름이,남동생진형이.김가을작가는첫째딸입니다.
이식구의가부장인아빠의폭력은김가을씨가대여섯살때부터시작되었습니다.끔찍한폭력과슬픔가득한장면이등장할것같지만,작가는의외로차분하게글을써내려갑니다.이차분함밑에어떤말들이적혔다지워졌을지,우리는다알지못합니다.다만살아서끝끝내어둠속에엉킨경험을하나씩풀어내고있기에편집자들은‘고맙다’는이야기만을전할수밖에없었습니다.『부스러졌지만파괴되진않았어』는결국폭력이후를상상하지못하는우리들에게새로운나침반이될것같아서였습니다.
‘아버지폭력’에서살아남은생존자들의이야기는거의없습니다.왜냐하면그들이겪은가장위험하고치명적인고통이사회적으로인정되는현실바깥에있기때문입니다.그래서이고통은말하기가‘금지’됩니다.대부분사람들은‘가족’이어떤사람들에게는감옥일수도있다는사실을잘이해하지못합니다.가정안에는날카로운창살이나전기가통하는철조망이없지만,보이지않는그벽은상당히높고결코쉽게무너지지않습니다.『부스러졌지만파괴되진않았어』에서말하듯아이들은아버지에게의존하고,엄마는심리적인종속뿐만아니라법적(결혼제도)으로도경제적으로매여있기에쉽게탈출할수없기때문입니다.
이드높은벽을넘어‘말하기’시작했다고모든것이해결되지않음도『부스러졌지만파괴되진않았어』후반부에서잘보여주고있습니다.무너진마음을다시돌봐야하는지난한과정,아무리치료를받는다해도결코사라질수없는경험들.김가을씨는『부스러졌지만파괴되진않았어』에서앞으로가는것같다가갑자기뒤로후퇴하는일상까지솔직하게서술하고있기에,비슷한경험을가진많은사람에게큰공감을불러일으킵니다.
사람들은‘아버지폭력’을유지하기위해피해자,가해자,방관자,이렇게세가지역할이필요하다고말합니다.그러나폭력의체계안에서한사람이피해자이며가해자이고,결국방관자역할까지할수밖에없음을이책이잘보여줍니다.이제우리사회도‘아버지’가문제라고말할때가됐습니다.구체적인가해자가누구인지적시할때도됐습니다.『부스러졌지만파괴되진않았어』그흐름을만들어줄첫번째책이될것입니다.

나는폭력의반대편으로가려고애썼다
거기서우리만의세상을만들고싶었다
“나는스물셋이되어여섯살이후로처음맞지않은해를보냈다.나는무엇보다나보다어린동생들을살려내고싶었다.아빠가나와동생들의목을죄어올때마다이런생각이들었다.동생이다시삶과죽음의갈림길에,육교난간에서지않게하려면내가뭘할수있을까.당장바뀌는것이없더라도그날그날내가할수있는것들을잊지않고꼭하려고노력했다.실어증걸린것마냥말을잃어버렸는데던져진질문들을천천히고민하고그것에대답해가며아주천천히내언어를찾아갔다.”_본문중에서

3.고통을해석하기위해‘김가을’에게힘이되어준작가들
-살아남기위한독서
2020년4월23일오후5시경.편집자에게메일한통이도착합니다.“이런글이출판가능성이있는지궁금해서메일드립니다.『안네의일기』식으로피해자쉼터에서있었던일과과거의특징적인기억들을적고,이를연결한글을이어가려고생각했습니다.읽어주시면감사하겠습니다.잘기억이나지않는어린시절부터맞으면서자랐고,스물세살이되던해에는폭력을못이겨아빠를경찰에신고했습니다.”4월27일답신을보냈다.“안녕하세요.선생님~‘선생님의글을읽었어요.글을잘쓰시네요.공부도많이하신것같아요.인문학공부요.어떤공부를하든공부할때제일좋은주제는자기를고통스럽게하는것,힘들게하는것,뭔가맺혀있는것에서출발하는것이라고해요.그렇게공부하면치유되는게있다고해요.저를비롯해사람들은모두마음의병이있어요.흥분하면핏대가오르고말이꼬이고하는것들은마음속일이몸으로표현되는것이라생각합니다.인간을하나의범주로묶을때그공통성의핵심을이루는것이‘고통’이라고생각합니다.더쓰신글이있으면보고싶습니다.보여주실수있으신지요?”
『부스러졌지만파괴되진않았어』는이렇게시작되었습니다.2년이조금모자란20개월정도의시간을거치면서,김가을씨는끝까지차분한톤,폭력에대한구체적인언어,경험에대한지적인해석을담아냈습니다.특히아버지의언어로불리는‘철학’과‘지식’을통해‘아버지폭력’을드러내고해석하는과정이인상깊었습니다.
장강명작가의추천글을다시한번떠올립니다.그는“아버지폭력이어떻게대를이어져내려오는가.입시위주의교육이어떻게그도화선이자연료가되는가.맞으며자란맏이가어떻게막내를때리게되는가.저자는자기가족이야기를쓰되자기연민에빠지지않고꼼꼼하고냉철하게분석해낸다.”고말하면서“저자는희생자와생존자의자리에머물지않는다.자신의현실을깨닫고거기에맞선다.다른희생자를설득하고돕는다.김가을작가는마침내적을쓰러뜨린다.그리고놀랍게도그는적을이해하고구하려나선다.”고말했습니다.그리고매우중요한발견을합니다.“이투사이자구원자에게독서가무기가되었다는사실이특히무겁게다가왔다.예쁜단어를얼기설기모은아편의대용물을놓고공감과위로를말하는시대에진짜문학이주는뜨겁고무서운치유와부활의힘을확인하게해줬다.그힘은사람을행동하게만든다.이책도그힘을품고있다.”고말하고있습니다.

3백년전에살았던애덤스미스가짚은것처럼내가사는세상은부와권세에박수치는세상이었다.그렇지만책은내게그세상밖에있는다른길,지혜를탐구하고미덕을실천함으로써도달하는길을제시해주었다.나는하얀도화지를앞에두고남들이칠해주는대로칠해지는사람이었다.혼자서칠해보라면안절부절못하며옆사람도화지를힐끔힐끔쳐다보는아이.책상앞에오래도록앉아수학문제풀줄만알았지인생문제는어떻게풀어야할지모르는아이.그러다가질문을던지기시작하면서,의문을제기하면서구석진작은모퉁이부터내가색을정해칠하기시작했던것같다.아빠가말하는길로갔어도얻는게없지는않았겠지만이렇게계속뒤틀린채마리오네트처럼살아가다간내가끔찍하게생각하던그런사람이될게뻔해보였다.이성적인여동생여름이와달리감정변화가심하고불안이많고예민했던나는그렇게계속배우고마음을고쳐먹고훈련시켜야바뀔수있었다.-본문110~1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