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피해자 : 이 여성을 위한 변론을 시작합니다

완벽한 피해자 : 이 여성을 위한 변론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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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저자 김재련 변호사는 가해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해자 중심주의’는 피해자의 고통에 귀 기울이기보다 가해자의 의도나 상황을 우선 이해하려고 하고, 피해자에게만 피해 사실 증명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때 성인지 감수성은 피해자 말을 무조건 믿어주라는 게 아니다. 성과 관련된 사건을 상담하거나 수사하거나 재판하는 사람은 특정 단어나 장면을 근거로 판단하지 말고,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된 ‘앞뒤 맥락’을 꼼꼼히 살펴보라는 의미다. 이 책 『완벽한 피해자』에서는 20년 간 여성 인권 변론을 해온 김재련 변호사가 맡았던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이러한 편견들을 하나하나씩 구체적으로 반박한다.
저자

김재련

법무법인온·세상대표변호사.세쌍둥이아이들에게‘각자도생’을외치며저살기바쁜불량엄마.이화여대법학과졸업후제42회사법고시를합격하고법조인의삶을시작했다.20년동안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피해자,결혼이주여성,아동학대사건변론을1,000건넘게맡아왔다.그중600여건은무료법률구조활동이다.2년동안여성가족부권익증진국장(개방형)으로근무하면서성폭력피해자지원정책전반을정비하는데참여했다.김변호사가꿈꾸는세상은온세상,따뜻한세상이다.곁에있는사람을존중하고상처입은사람을보듬어주고,삶의힘든지점에서있는사람이곁에있는사람으로인해다시힘을얻는그런따뜻한세상!

목차

들어가는말|견고한편견에균열을내고싶습니다

1장당신은어디에서있나요?
마음에든멍을볼수있다면
―성적자기결정권

남편해장국끓여주는매맞는아내
―행위자관점,피해자관점

강도에게선물을준건가요?
―가해자중심주의

‘나란히’앉으면‘다정한’가요?
―성인지감수성

2장우리의편견이그들의고통을완성한다
핑크색보다검은머리칼이더진실한가요?
―피해자다움

몸에만골격이있는게아니다
―트라우마

모래위성이라도지키고싶어
―강요된적응

201개,305개……
―학대순응증후군

상냥해도너무도상냥한
―피해자의취약성1

법관이강제한연애관계
―피해자의취약성2

“밥은먹었는지……그리고미안해요”
―양가감정

“젊은남자가뭐가아쉬워서”
―2차가해

사랑이흉기가될때
―데이트폭력


3장누군가걸어가면길이된다
존엄을지키는두갈래길
―피해자변론,가해자변론

열두살소녀와헤어질시간
―어떤성폭력1

한겨울강남모텔찾기대작전
―어떤성폭력2

두발로찾아낸진실
―A대교수성폭력사건

제때도착하지못한사과
―의대생성추행사건

더사랑하기에더많이포기하는
―프랑스엄마의딸찾기

또하나의고통,또다른피해자
―가해자의가족

4장마음의문이열려야진실의문이열린다
증거가제힘을발휘하려면
―수사관님들께1

‘존중과공감’이라는수사기법
―수사관님들께2

깔때기아래쌓이는진실들
―수사관님들께3

눈물을저울에올려야한다면
―검사님,판사들님께1

치유와회복은결과가아니라과정
―검사님,판사님들께2

골을넣으려면축구화가필요합니다
―검사님,판사님들께3

나오는말|그녀에게보내는편지
고마운분들께

출판사 서평

“당신은자신의존엄을스스로지켜낸사람입니다”
─용기있게상처를드러낸여성들에게띄우는김변호사의편지

이책의저자김재련변호사는20년간의여성인권변론현장에서만나왔던피해자들중같은모습을한사람은단한명도없었다고말한다.스트레스때문에직장을바로그만둔사람,아무렇지않은듯직장생활하고가족들에게조차말하지않은사람,가해자측의형사합의의사를전달하면혹시변호사가상대방과모의한것은아닌지의심하는피해자….피해자도부족한게많은보통사람이고변호사도흠결많은인간일뿐이다.

이들피해자들은모두자신의존엄을지켜내기위해성폭력에대한편견을무릅쓰고용기를낸사람들이다.그리고이들과함께사건의진실을밝히기위해고군분투하는김재련변호사의모습이이책곳곳에등장한다.한겨울에사건현장인모텔을찾아서의뢰인과함께거리를헤매고다녔던이야기,세쌍둥이임신으로빵빵한배를끌어안고현장검증하러다녔던사연,10명의피해자기록을가방에가득담고지방법원을숱하게왕복해야했던나날들.어쩌면이책『완벽한피해자』는김재련변호사가함께했던수많은피해자들에게보내는아주긴편지일지도모른다.

그래서이책‘나오는말’이자신의존엄을지키기위해싸우는여성들에게전하는얘기들로마무리되는것은지극히자연스럽다.우선은“저항은당신의권리이지의무가아닙니다”라는말부터전한다.성폭력이발생했을때사람들은너무도쉽게“왜저항하지않았냐”고추궁한다.죽기살기로저항하면성폭력은발생할수없다고말하며피해자를의심하곤하는것이다.죽기살기로저항하면정말피해자가죽기도하고더러그러다가해자가사망하기도한다.김변호사는피할수없는상황이거나누군가의도움을기대할수없다면차라리피해자가성폭력의순간에저항하지말았으면좋겠다고한다.때론무리한저항의결과가너무도가혹하고그결과를피해자혼자감당해야하기때문이다.

그리고“자책하지말았으면합니다”라는당부로이어진다.많은피해자들이어렵사리용기내어가해자를고소한이후벌어지는상황을보고자책하곤하는걸자주봐왔기때문이다.가해자의잘못을말하고제대로처벌해달라는것은당신의권리라는것.자책은가해자의몫이어야하며당신이할일은용기있는결정을한당신안의그녀를위로하고격려하는것이라고위로한다.마지막으로“그럼에도불구하고멋지게살아내야합니다”라는말로끝을맺는다.친구를만나고즐겁게여행다니고,클럽에가고,춤도추고,노래도하고,연애도해야한다.교통사고를당했다고피해자가위축되지않듯이그사고기억이피해자삶을삼켜버리지않듯이당신도그기억이당신의현재를계속지배하도록허락하지않았으면한다고.당신은당신의존엄을스스로지켜낸멋진사람이라는걸잊지말라고.

“마음의문이열려야진실의문이열립니다”
─성폭력사건을대하는수사관,검사,판사들이가져야할태도

가해자만성폭력피해자들에게상처를주는게아니다.용기를내어자신의피해사실을세상에드러내고법정에서정의의심판을구하는과정에서때론피해자들은수사관,판검사에게서또한번마음의상처를입곤한다.변호사김재련이이책의마지막한장을할애해이들에게당부하는말을남긴것도,피해자진술조사에동석하고법정에서변론하면서이들이가진편견과무지에숱하게부딪힌경험때문이다.

가령이런사례들.친아빠로부터성폭력을당한어린학생을조사하면서피해자에게빨리말해달라고재촉했던수사관이있었다.왜그런지물으니,돌아온대답.““빨리끝내고가서마라톤연습을해야해서요.”어떤악의도없었다해도,그수사관의말에피해자는자신이존중받지못하고있다는것을체감할수밖에없었을것이다.수사역량은발빠른증거수집같은실무역량뿐만아니라,피해자들의마음의문을열게하는것도포함되지않을까.그래서‘존중과공감’은어쩌면가장중요한수사기법일지도모른다.

또다른사례.어떤판사는기소된이후법정에증인으로출석한피해자에게“증인은여자이고나중에어른이되면남자친구도사귀고결혼도하고애도낳을건데,아빠를고소한사실을평생후회하지않을자신이있습니까”라고물은적도있다고.이책『완벽한피해자』를쓴김재련변호사는피해자가법정에나왔을때는,마음의문을열고자기내면에있는이야기를덜불편하게끄집어낼수있도록안내하는역할을판사가해야한다고강조한다.긴문장을얘기할필요도없다.“오시느라고고생했다.힘들겠지만차분히생각해보고이야기를해줘라.혹시진행하는중불편하거나힘든질문이있으면이야기를해달라.”이렇게만얘기해도,피해자는존중받고있다는걸느낀다는것이다.피해자들에게수사기관과법정은또다른상처를낳는곳일수도있지만,상처입은마음을치유하는현장일수도있다.비록시효만료로패소했지만,이피해자의목소리는승소와관계없이과정자체가치유의힘이될수있음을증거한다.

“판사님감사합니다.제이야기를들어주셔서감사합니다.저는이사건소송에서제가이겼다고생각합니다.아직판결이안나왔는데도제가이겼다고생각하는것은,제이야기,그러니까제가어떤일을겪었는지,그게얼마나제게고통스러운일이었는지,제가그동안어떻게살아왔는지를판사님이다들어주셨고,또한법정에가해자를대신해서나와있는가해자의부인역시이이야기를다들었기때문에저는제가이겼다고생각합니다.”

피해자의마음의문을열어야진실의문이열린다.그열쇠는수사관과검사,판사가쥐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