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제발 이 버스 좀 멈춰주세요

누가 제발 이 버스 좀 멈춰주세요

$15.00
Description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생동감 넘치는 문장
“어떠한 사실은 결과를 알고도 바꿀 수 없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이.”
『누가 제발 이 버스 좀 멈춰주세요』는 지난 작가의 첫 소설 작품으로, 책에 실린 모든 작품이 실제 사건을 소재로 쓰였다.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실제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진 소설이지만, 사실로서가 아니라 오로지 허구의 소설로서, 어떠한 경우라도 허구가 사실을 대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 역시 소설이 가지는 큰 힘일 것이다.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그 어떤 허구라도 사실에서 비롯되어 시작될 수 있다는 것. 또한 그 어떤 허구의 이야기라도 누군가에게는 사실이 될 수도 있다는 것. 특히나 지난 작가의 첫 단편소설집은 이러한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쓰인 만큼 사건과 등장인물 간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맞물려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현실적이고 담담한 묘사는 사건의 현장으로 우리를 이끌며,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나라면 어땠을까?’, ‘나였다면, 다른 결과를 만들었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모든 선택의 답은 이 책을 읽고 난 당신의 몫이다.
저자

지난

서울에서태어나경제학을전공했다.지금도경제관련분야종사자로살고있다.대학생시절우연히보게된단편소설공모전포스터를보고쓴이야기가10년도더지난이후에야세상에나오게되었다.글을쓰고이야기를만드는걸좋아하지만,앞으로도직장인으로남고싶다.글을쓰는일은즐거움으로남겨두고싶기때문에.앞으로도더많은사람과더많은이야기를나누고싶다.

목차

1부
누가제발이버스좀멈춰주세요

2부
어느날,창밖에서낯선여성의목소리가들려왔다

3부
누가저놈을죽여준다면통쾌할것같지않아?

4부
거기에내려놓으시면안돼요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모든해석은일인칭으로살아가는각자의몫.”

지난작가의첫단편소설집인『누가제발이버스좀멈춰주세요』를관통하는단어는‘눈동자’그리고‘목격자’다.이책을읽고난당신역시어떠한사건을바라보는목격자가된다.그리고당신은한명의목격자로서사건을해석하고판단하게될것이다.1부「누가제발이버스좀멈춰주세요」에서는버스안내원과한가족에게일어난사건을지켜보는버스승객으로,2부「어느날,창밖에서낯선여성의목소리가들려왔다」에서는늦은밤밖에서들려오는낯선여성의비명에창밖을내다보는주민으로,3부「누가저놈을죽여준다면통쾌할것같지않아?」에서는TV화면너머갑작스럽게일어난사건을지켜보는시청자로,마지막4부「거기에내려놓으시면안돼요」에서는기차를놓치지않기위해대합실을지나던중사건을목격하는시민으로말이다.

지난작가는각각의사건에서그어떤방향으로도섣부르게해석하거나감정을드러내지않는다.그저“모든해석은일인칭으로살아가는각자의몫”임을분명히할뿐이다.물론어떠한사건에도마땅히법으로처벌받아야할사람은존재한다.하지만‘목격자’는어떠한가.그에게법적인책임을물을수있을까.그목격자가당신이라면,결과는달라졌을까?이처럼지난작가의글은우리에게연이은사건을통해깊이있는질문을던지고있다.결국그러한질문에답을내리고정의하는건각자의몫일것이다.

책속에서

그날,누구도그버스안에서벌어질일을짐작조차하지못했다.그리고그녀의이야기에귀기울여줄사람은아무도없었다.붉으락푸르락해진그녀의얼굴에어느누구도동요하지않았다.버스안그누구도그녀의분노를알아채지못했다.누군가만약알아챘다하더라도,결과는변하지않았을테지만.
---「누가제발이버스좀멈춰주세요」중에서

고요함만가득한밤거리.텅빈거리는서늘함마저느껴지는듯하다.달빛마저조용한도심의밤거리에젊은여성의비명소리가울려퍼졌고,이날카로운단말마의외침은고요한도시의정적을깨우기에충분했다.여성의비명뒤로서늘한밤의풍경과도닮아있는듯한검은괴한의그림자가어둠속으로몸을숨기는걸누구도알아채지못했다.
---「어느날,창밖에서낯선여성의목소리가들려왔다」중에서

5월,때이른더위가찾아온한낮의고급맨션이즐비한주택가의한건물앞에는취재진으로발디딜틈없이북적거렸다.전국민이지켜보고있을그현장에비장한표정의한남자가기자들사이를비집고한발,한발앞을향해나아가고있었다.그자리에있던기자들과구경꾼들,TV너머로바라보던사람들모두마찬가지로숨죽여바라만보고있을뿐,어느누구도그남자가계획한일을방해할수없을듯보였다.
---「누가저놈을죽여준다면통쾌할것같지않아?」중에서

시한이눈을뜨자한남자가눈에들어왔다.코를찌르는술냄새.남루한행색의그남자는침대에누워죽음을기다리는듯했다.그리고마치1년전그날처럼옹알이를하고있었다.시한은뭔가에홀린듯조금씩천천히,노숙인의입가로귀를가져가보았다.옹알거리던그목소리가점점형태와윤곽을갖기시작하더니,이윽고완전한문장이되어시한의귀에맴돌았다.1년전그날,시한은그옹알거리던남자의목소리에귀를기울였어야했다.
---「거기에내려놓으시면안돼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