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사란 무엇인가? (역사가가 텍스트를 읽는 방법)

지성사란 무엇인가? (역사가가 텍스트를 읽는 방법)

$19.00
Description
역사 속 사상과 언어를
가장 풍부하게 다루는 사유의 방법,
‘지성사 연구’를 만나다
지성사intellectual history 연구를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국내 첫 입문서. 지성사라는 학문의 정체성, 역사, 방법론, 효용, 동향 등을 알기 쉽게 정리해 지성사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도록 했다. 지성사 연구의 핵심은 역사 속의 행위자가 남긴 발화와 주장을 탐구함으로써 과거를 조망하는 일에 있다. 그러나 ‘과거의’ 저작이나 발화를 진지하게 연구한다는 이유로 지성사는 이제껏 회의주의와 상대주의를 조장하고, 현재의 세계와 동떨어진 관점을 낳는다는 공격을 받아왔다. 이 책은 그런 비판들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과거의 지적 전통을 복원하는 일이 현재에 통용되고 있는 지적 작업들을 더욱더 풍요롭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지성사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활발히 탐구되고 있는 분야로, 정치사상, 과학적 학설, 정념, 감각, 도시계획, 민족국가, 노동계급 등 연구 대상이 무척이나 다양하다. 저자 리처드 왓모어는 18~19세기 정치사상사 전문가답게 흔히 ‘케임브리지 학파’로 불리는 J. G. A. 포콕, ?틴 스키너, 이슈트반 혼트 같은 연구자들에 의해 정치사상사 연구가 변모해온 과정에 초점을 맞춰 지성사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탐구한다. 이들의 연구가 지성사의 역량을 어떻게 확장시켜왔는지 그 궤적을 저자는 생생히 드러난다. 또한 한국어판에 수록된 옮긴이 해제는 지성사와 역사 연구에 이제 막 입문하는 독자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맥락들을 상세히 짚어준다.
저자

리처드왓모어

케임브리지대학역사학과졸업후서섹스대학교수를거쳐현재세인트앤드루스대학역사학과에서근대사교수로재직중이다.18~19세기정치사상사전문가로,특히프랑스혁명기전후영국과프랑스의국제정치사상,정치경제학,공화주의,민주주의등의여러주제를다뤘으며,지성사가들과지성사방법론에관해서도활발히작업하고있다.세인트앤드루스대학지성사연구소공동소장및주요한지성사학술지《유럽사상사HistoryofEuropeanIdeas》,《글로벌지성사GlobalIntellectualHistory》의총편집인직을맡고있다.저작으로《공화주의와프랑스대혁명RepublicanismandtheFrenchRevolution》(2000),《전쟁과제국에맞서:18세기제네바,영국,프랑스AgainstWarandEmpire:Geneva,BritainandFranceintheEighteenthCentury》(2012),《테러리스트,아나키스트,공화주의자:혁명기의제네바인들과아일랜드인들Terrorists,Anarchists,andRepublicans:theGenevansandtheIrishinTimeofRevolution》및여러편저가있으며,현재‘계몽주의의종언과그이후TheEndofEnlightenmentandAfter’라는주제로다음작업을준비중이다.

목차

한국어판저자서문6

서언11

주요지성사가6인소개16

서론23

1장지성사의정체성43
2장지성사의역사61
3장지성사의방법105
4장지성사연구의실제131
5장지성사연구의실천적의의151
6장지성사연구의현재와미래187
결론213

더읽어보기218
주233
옮긴이주참고문헌255

감사의말259

옮긴이해제지금여기의독자들을위한지성사연구활용법260

찾아보기302

출판사 서평

지성사연구의핵심:‘언어적맥락’읽어내기
1970년대이래로지성사연구에서지배적인위치를점한학파는다름아닌언어맥락주의다.여러학술단체를형성하고,학계에서성공적으로자리잡은세대가등장한만큼언어맥락주의자들의기획은성공적이었다.1962년부터1969년까지의기간동안케임브리지대학을매개로이어져있던포콕,던,스키너는언어맥락주의를옹호하는저술들을출간했다.이들의방법론적저작들은지성사연구를수행하기위한고전적인서술로읽히게되었다.
언어맥락주의의방법론에기초하는지성사가들은발화된언어자체를하나의행위로바라보며,그‘발화=행위’가어떤의미를지니는지탐구한다.행위로서의발화가어떤의미를띠는지파악하기위해서는우선발화자가어떤의도를가지고특정한언어를발화했는지부터살펴야한다.그의도를가능한명확하게규정하는것이언어맥락주의적역사연구의가장기본적인지향점이다.
이뿐만아니라언어맥락주의자들은우리가사용하는언어가(어떤성격을띠든)나름의‘맥락’에속해있음을고려한다.이때‘맥락’이란,과거의저자ㆍ텍스트와연결된‘특수한맥락’을말한다.지성사가들은‘보편적인맥락’의존재를인정하지않는다.말하자면,유명한저작에등장하는널리알려진논변이라고해서그것이모든시공간에통용되는보편적인문제의식을대변한다거나보편적인논쟁의맥락에속한다고간주할수는없다.지성사가는저자와텍스트를그런초역사적인영역에놓는대신,그것들이특정한시간과장소에서전개된특수한논쟁·대화에속해있음을인식하고그논쟁과대화의맥락이무엇이었는지파악하고자한다.
‘언어적맥락’은사상과언어에역사적으로접근하는데필요한가장중요한요소다.자신이사고하는바를표현하고이를타인에게전달하려면누구나사회적으로습득한언어를활용할수밖에없다.여기서중요한점은시공간과상황에따라서로다른언어가사용된다는사실이다.일례로문학비평에사용되는언어와경제현상분석에사용되는언어는같지않다.따라서우리는어떤저자의발화나텍스트가“정확히어떤분야의어떤언어(들)로이루어져있는지,저자와텍스트가놓여있는대화·논쟁이어떤언어를통해전개되며,그중특정한표현이나논리가어떤입장과태도를드러내는것으로여겨지는지를파악해야한다”.

지성사연구의실천성:비판적사유를위한도구
어떤사람들은언어맥락주의의방법론과실천에의문이나회의감을표하기도한다.과연그것이현실정치에어떤의미가있느냐는것이다.“지성사가들은관념론자이며어떤실천적관심사도결여한고물수집가”라는편견역시오랫동안지성사연구를공격해왔다.
그런오해와공격은주로홉스와로크등17세기영국혁명기의정치사상을재해석하는데서출발한케임브리지학파의궤적에서비롯되었다.지성사가들은정치학/정치철학분과에서정전으로간주해온저자들을기존의정치철학/정치이론연구자들과전혀다른관점으로다루었고,따라서그과정에서그들과정면으로충돌할수밖에없었다.지성사가들의비판에(역사적사실의차원에서)제대로대응할수없었던기존의연구자들은지성사가들의연구가그어떤실천성도갖지못한다는반론을펼쳤다.
그러나지성사가들의연구가그어떤실천성도갖지못한다는지적은별반설득력이없다.그런지적과달리,J.G.A.포콕,존던,?틴스키너,이슈트반혼트로대표되는케임브리지학파의주요연구자들은처음부터동시대의정치철학적논의에주의를기울인이들이었다.그중가장널리알려진시도는?틴스키너의저술들이다.스키너는존밀턴과마차먼트네덤등이찰스1세의처형이후등장한새로운공화국을옹호하며표명한독특한자유론을재발견한바있다.신로마적사유의전통에서비롯된이독특한자유론은정부가보유한집행권이(실행여부와무관하게)존재자체로백성이나시민의자유를억압할수있다는입장을견지했다.즉권력의존재자체에이미시민의생명과재산을위협할가능성이내재되어있기때문에,권력이실제로행사되지않는순간에도시민들의자유가언제든침해될수있다는것이다.스키너는이신로마적자유론을고전시대가근대정치에남긴중요한유산이라고보았다.그전통을복원함으로써그는“사람들이직접적인강압에서뿐만아니라강압의위협혹은가능성에서도자유롭지않다면자유로운게아니라는”인식을천명하고자했다.
이런시도들을통해스키너는기존의정치이론,정치철학연구자들이사용하는개념을재검토하고그들이붙잡혀있는잘못된논쟁구도를돌파해냈다.그의작업덕택에지성사연구는정치철학연구를갱신할수있는역량을입증할수있게되었다.
“정치이론가가가능한한모든문제를해결할수있는하나의규범적이론을구축하려한다면,지성사가는과거의저자들이실제로마주한문제와그에대해내놓은해결책이후대의우리가상상하는범위를종종훌쩍넘어서기도한다는사실을잊지않는다.탁월한정치사상가들은스스로가이론이상정하는맥락의진공상태가아닌다양한맥락으로이루어진복잡한지형에서활동한다는사실을잘알고있다.그런복잡한지형을섬세하게인식할때비로소정교한논변이탄생한다.지성사연구자는현실세계의정치가현대의정치이론가들이상정하는정치의범주보다더크고복잡하다는것을직시한다.”(옮긴이해제)
나아가지성사는현실정치에서도쓸모를발휘한다.여론을파악하고형성하는일이중요한오늘날의정치에서는무엇보다도“자신이속한시공간의논쟁들을교차하는다양한언어적맥락을파악하는작업”이필수적이다.지성사연구를통해“스스로가사용하는언어와사고의역사적특수성”을인식한다면,그런작업을효과적으로수행할수있다.
“언어맥락주의적감각을갖춘정치행위자들은정치적결정을내리기전에우선자신을둘러싼다양한맥락을전장의지도를그리듯이주의깊게살피고,맥락들이특정한선택에어떻게반응하는지,또어떤논리가논쟁의지형을어떤식으로변화시킬지숙고할수있다.”(옮긴이해제)

지성사연구,어떻게활용할것인가?
이책은주로정치이론이나정치사상사영역에속하는지성사연구사례들에초점을두고있지만,사실지성사연구의효용은어느한분야에국한되지않는다.학술적인장에서는물론일상생활에서우리가흔히사용하거나견지하는언어ㆍ사고자체를비판적으로검토할수있도록유도한다는것이야말로지성사연구가제공하는근본적인통찰이라할수있다.지성사연구를통해우리는우리가사용하는언어가“완전무결한형태로주어진것이아니라과거의필요들이맞물려만들어진역사적인산물”임을자각할수있다.이는무엇보다도자신이습득해온학문적전통의언어,방법론,개념따위를과학적으로타당한표준처럼받아들이는연구자들에게필요한인식이기도하다.
현실에서지성사연구는아직도이런저런편견들과마주하고있다.케임브리지학파가주로정치사상사를다뤄온탓에,지성사연구가주로정치사상,정치철학분야의연구자들에게만통용되며(정치를연구하지않는)다른분야와는무관하다는식의이야기도심심치않게등장한다.그러나지성사는비단정치사상연구에만한정되는방법론이아니다.옮긴이의논의에따르면,문화ㆍ문학연구역시언어맥락주의지성사연구를유용하게활용할수있다.특히문학연구는기본적으로언어로구성된텍스트를다루기때문에저자,텍스트,언어를역사화하는언어맥락주의가강력한도구가될수있다.
이를테면,언어맥락주의의‘맥락’개념을수용해어떤텍스트를다른텍스트들간의관계속에서좀더풍부하게해석할수도있고,과거의저자와텍스트를‘과거인들의시각’에서이해해볼수도있다.‘과거인들의시각’에서본다는것은곧당시의행위자들이고민했던문제가무엇이며,그들이활용할수있었던자원과선택은또무엇이었는지세심하게살피는일이다.이처럼과거의저자들이놓여있던언어적맥락을읽어낼때,문학연구자들은지금껏자명하게수용해온문학예술의‘내적범주’들을‘역사적으로’파악할수있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