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생명정치학 (푸코와 함께 마르크스를)

마르크스의 생명정치학 (푸코와 함께 마르크스를)

$14.00
Description
프랑스의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자크 비데의 최신작이 국내에 본격 소개된다. 자크 비데는 현재 파리 낭테르 10대학 철학과의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며, 1987년 세계적인 마르크스주의 학술지 《마르크스의 현재성》을 창간한 뒤 2006년까지 편집위원장을 맡았다. 루이 알튀세르 사상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그는, 세계적인 마르크스주의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에티엔 발리바르와는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알튀세르 사상을 계승해 마르크스주의 연구에 기여해왔다. 알튀세르는 생전에 비데의 작업을 마르크스주의의 발전에 공헌하는 중요한 시도로 인정한 바 있으며, 발리바르 역시 지금도 비데를 지속적으로 참조하고 있다.
2014년 《대안마르크스주의》 이후 국내에 오랜만에 소개되는 이 책 《마르크스의 생명정치학》은 2016년 프랑스에서 전개된 ‘노동법 개악 투쟁’이라는 정세 속에서 마치 팸플릿처럼 간결하고 신속하게 집필되었다. 이 책의 강력한 참조점이 된 노동법을 둘러싼 일련의 투쟁은 프랑스 좌파 정치세력이 신자유주의의 원리를 본격적으로 채택하기 시작한 맥락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마르크스와 푸코를 다시 읽는 그의 작업은 바로 이 ‘노동법 투쟁’이라는 지점에서 유효해진다. 비데는 ‘노동법 투쟁’의 핵심 쟁점인 ‘노동시간’ 개념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그동안 종종 대척점에 놓여왔던 두 철학자의 관계를 그 뿌리부터 재구성한다. 무엇보다 비데의 작업은 노무현 정부 이래 ‘좌파-신자유주의적 전회’가 본격화된 한국의 상황을 검토해보는 강력한 토대를 제공한다.
저자

자크비데

JacquesBidet
프랑스의마르크스주의연구자.루이알튀세르사상의영향을강하게받았으며,에티엔발리바르와는다른자신만의독특한방식으로알튀세르의사상을계승해마르크스주의연구에기여해왔다.알튀세르는생전에비데의작업을마르크스주의의발전에공헌하는중요한시도로인정한바있으며,발리바르역시비데를지속적으로참조하고있다.
박사학위논문〈《자본》으로무엇을할것인가?〉(1985)에서구축한‘메타구조적접근’을논문출간당시부터오늘날까지꾸준히발전시켜왔고,특히《근대성의이론》(1990),《일반이론》(1999),《《자본》에대한설명과재구성》(2004)에서그접근법을더욱정교하게다듬었다.《존롤스와정의론》(1995),《세계-국가》(2011),《마르크스와함께푸코를》(2014)에서는이메타구조적접근을존롤스의철학,세계-체계,미셸푸코의철학등으로까지확장했다.《신자유주의:또하나의거대한이야기》(2016)에서는그런이론틀안에서동시대신자유주의를비판적으로분석했고,《‘그들’과‘우리’?:좌파포퓰리즘에대한하나의대안》(2018)을통해현재진행중인좌파포퓰리즘을둘러싼논쟁에개입한바있다.최신작중하나인《마르크스의생명정치학》은지금껏심화해온메타구조적접근을담아내는동시에,그토대위에서‘노동법(개악)투쟁’이라는구체적인정세에개입한실천적저작이다.
국내에는박사학위논문이《《자본》의경제학,철학,이데올로기》(1995)라는제목의책으로출간되어한국마르크스주의연구에큰영향을미쳤다.그밖에도뒤메닐과함께쓴《대안마르크스주의》(2014)가번역되어있다.

목차

일러두기7

들어가며
푸코가제기한질문에서부터마르크스를다시읽기9

서론27

1장근대노동자의세가지신체41

2장죽을수밖에없는신체와법률적신체,
사회적신체와고유한신체63

3장국민적신체,젠더화된신체,외국인의신체93

한국어판후기
노동,가치그리고잉여-가치에대한논쟁
:일곱개의전선과마주한《마르크스의생명정치학》111

옮긴이후기
마르크스를위하여푸코를읽자155

출판사 서평

마르크스를위해
푸코를읽다

‘노동의권리’를‘이윤의편의’로환산하는시대,
마르크스와푸코를읽는가장탁월한방법

프랑스의대표적인마르크스주의철학자자크비데의최신작이국내에본격소개된다.자크비데는현재파리낭테르10대학철학과의명예교수로재직중이며,1987년세계적인마르크스주의학술지《마르크스의현재성》을창간한뒤2006년까지편집위원장을맡았다.루이알튀세르사상의영향을강하게받은그는,세계적인마르크스주의자로명성을떨치고있는에티엔발리바르와는다른자신만의독특한방식으로알튀세르사상을계승해마르크스주의연구에기여해왔다.알튀세르는생전에비데의작업을마르크스주의의발전에공헌하는중요한시도로인정한바있으며,발리바르역시지금도비데를지속적으로참조하고있다.
2014년《대안마르크스주의》이후국내에오랜만에소개되는이책《마르크스의생명정치학》은2016년프랑스에서전개된‘노동법개악투쟁’이라는정세속에서마치팸플릿처럼간결하고신속하게집필되었다.이책의강력한참조점이된노동법을둘러싼일련의투쟁은프랑스좌파정치세력이신자유주의의원리를본격적으로채택하기시작한맥락과밀접한연관을맺고있다.마르크스와푸코를다시읽는그의작업은바로이‘노동법투쟁’이라는지점에서유효해진다.비데는‘노동법투쟁’의핵심쟁점인‘노동시간’개념을면밀히검토함으로써그동안종종대척점에놓여왔던두철학자의관계를그뿌리부터재구성한다.무엇보다비데의작업은노무현정부이래‘좌파-신자유주의적전회’가본격화된한국의상황을검토해보는강력한토대를제공한다.

‘노동법개악’과‘좌파-신자유주의’적전회
프랑스의2016년은프랑수아올랑드(전)대통령의주도로‘노동법개혁’이실행된해였다.사회당소속이었던올랑드대통령은10퍼센트가넘는높은실업률이지속되자기업친화적인노동법개정안을추진하고나섰다.그‘개혁’이사실상‘개악’임이명백히드러나는순간이었다.올랑드정부는사회당의핵심노동정책이었던‘주35시간근로제’를허물어법정근로시간을연장하고,기업의해고요건도대폭완화했다.노동계와다수의시민들이시위와총파업을벌이며‘개정안철회’를촉구했지만,정부는뜻을굽히지않고개정안을강행했다.
2016년의이‘노동법개정안’은프랑스사회가본격적으로‘신자유주의적원리’를채택하기시작했음을알리는신호탄과도같았다.프랑스는양차대전이후의케인스주의적‘복지국가’전통으로인해어느정도‘혼합경제’체제를유지해오고있었으나,프랑수아미테랑정부이후부터다른나라들과마찬가지로조금씩신자유주의를수용해오던참이었다.올랑드정부는그런‘좌파-신자유주의적전회’를본격화한셈이다.결국프랑스의좌파정치세력역시노동법개혁(개악),즉신자유주의적구조조정자체를전면적으로받아들이게되었다.올랑드대통령의뒤를이어취임한에마뉘엘마크롱대통령역시사회전체의신자유주의화를가열차게밀어붙이고있다.
자크비데의이얇은소책자가참조하고있는프랑스의이런정세는2020년한국의상황과도무관하지않다.노무현전정부의좌파-신자유주의정책의일환으로통과되었던‘비정규직법’의악몽은아직끝나지않았다.애초‘노동존중사회’를표방하며노동시간단축,노동기본권보장,국제노동기구핵심협약비준등을내세웠던문재인정부역시,실질적으로는국제노동기구의협약에위배되는‘개악안’을제출한바있다.사용자들의숙원인‘탄력근로제확대적용’은특히큰반발을사고있는데,사용자들이필요에따라자의적으로노동시간을조정할여지가적지않기때문이다.

‘생명정치’:푸코를경유해마르크스로되돌아가기
비데는이‘노동법개혁’이라는사건을실마리로삼아마르크스와푸코라는두사상가에게접근한다.좀더정확히말하면이는‘푸코를경유해마르크스로되돌아가는’여정이다.비데는마르크스의그유명한《자본》1권3편〈노동일〉장에서‘생명정치’의문제의식이나타난다고지적한다.이는우리에게푸코개념을떠올리도록한다.푸코는자신이‘생명정치’라고명명한개념에서18세기이래인구통계학과공중보건,사회적예방,사회적정상성등의목표들을체계적으로전담하는것을핵심으로하는하나의국가-정치적실천을특정한바있다.국가는더이상생명보호를위해“죽게할수있는권리”만을행사하지않는다.국가는사회의생물학적조직안으로직접개입해들어오고,생명의행위자가된다.
마르크스가《자본》에서다룬공장은이전의거대산업체를넘어오늘날국가전체의수준에자리매김하고있다.자본의생명정치는더이상시장의추상적법칙이아니라,국가장치들이실행하는하나의진정한정치인것이다.물론마르크스의《자본》은경제적메커니즘과그경향,즉부의생산과이윤을직접적인대상으로할뿐,‘생명에대한관리’문제를명시적으로다루지는않는다.그런점에서마르크스에게푸코의것과유사한‘생명정치(학)’가존재한다는비데의주장은일견자의적으로보일수있다.
하지만마르크스가《자본》1권에서면밀하게분석하는노동일,즉노동시간은직접적으로노동자의신체및생명과연결되는문제로,계급투쟁의핵심의제를형성한다.비데는마르크스가일찍이이노동시간과결부된(노동자의)삶과죽음의문제를간파하고있었음에주목하며그의《자본》1권을다시금소환한다.

노동시간,‘정상적’삶을위한권리
《자본》의결정적인한장(‘노동일’에관한장)에서마르크스는1840~1850년무렵노동시간을제한하는법을제정하기위한영국노동자들의투쟁을공들여분석한다.그는파업중인노동자들이사용한단어들을가지고서자신의철학을이론화한다.당시노동조합은‘10시간노동법안’과‘보편선거권을위한헌장’을내걸었으며,10시간노동법은1847년정식으로공포되기에이른다.이두가지요구는노동자들이과연‘정상적삶’에대한권리를지니고있는지질문하도록한다는점에서공명한다.근본적으로이것은“누가‘정상적’삶을위한공통의법을만들것인지확인하는문제”였던것이다.비슷한시기에발생한차티스트운동및프랑스혁명역시‘노동의권리’라는새로운전선이탄생하는데힘을보탰다.
이처럼마르크스에게서핵심이되는‘노동시간’이라는질문은단지‘경제적효율성’과관련된문제만을제기하지않는다.비데가보기에이‘노동시간’은‘(노동자들에게)체험된삶’과‘정치적대립’이라는매우중요한문제를촉발한다.우리가마르크스의고유한‘노동의생명정치(학)’을발견할수있다면,그건바로이때문이다.비데는마르크스의정치학이삶에대한정치,즉하나의생명정치(학)로서‘경제학비판’과한몸을이룬다고진단한다.
‘노동일’이라는개념은마르크스로하여금‘노동하는삶’에관한하나의정치이론을구성하도록하는본질적인발견이다.“마르크스는가장원초적이면서도가장중요한질문,즉‘우리가맺은계약은무엇인가?’,우리는일만하다죽게되는[‘정상적삶’이불가능한]그러한계약을맺은것인가아니면‘정상적삶’에대한계약을맺은것인가라는질문을제기하는노동자들의목소리를우리가들을수있게만든다.”

노동자,그‘죽을수밖에없는신체’에관하여
즉노동시간투쟁은‘정상적삶’을영위하기위한최소한의권리를획득하려는투쟁이다.마르크스는공장의전제정이노동자들의신체에행사하는폭력을제한할수있도록하는제도적장치로서노동시간혹은노동일을제한하는노동법에주목한것이다.그런데역설적이게도이것은마르크스주의에매우비판적이었던푸코가1973년의강연“진실과법률적형태들”에서제시한테제이기도하다.해당강의에서푸코는“유일하게신체에행사되는권력으로서의규율권력,더나아가이러한신체들의집합인인구에실행되는권력으로서의생명권력에대한사고”가마르크스의《자본》1권〈노동일〉장에서도전개되고있다는점에주목한바있었다.“마르크스주의에대한범박한해석들이주장하는바와는달리,마르크스주의가(법으로대표되는)정치와경제사이의,그러니까상부구조와하부구조사이의단순한이분법을허용하지않”는다는것을비로소확인할수있는지점이다.이로써우리는“마르크스의사상과푸코의사상을단순하게대립시킬수없으며,이두사상사이에는일종의‘선택적친화성’이존재한다는테제를주장할수있게된다”.
《자본》이우리에게환기하는것은노동자가자본가와맺는그계약이근본적으로“노동자를죽음에이르게하는,일종의‘거짓된계약’이라는사실이다.마르크스는노동자들의생명이점차소멸해가면서죽음에가까워지는순간을결코놓치지않고포착했다.마르크스는이를공장감독관들이나영국중부도시노팅엄의노동자들에관한글을썼던부르주아경제학자들의다음과같은기술에서빌려온다.“기아로인해살이쏙빠져노동자들은뼈만남은상태로전락하고,그들의신체는오그라들었으며,그래서그들의얼굴윤곽이너무두드러져누가누구인지알아보기힘들정도가되다.노동자들의존재전체가보기만해도오싹함을일으킬만큼마비상태속에서굳어져버린다.”
마르크스가노동하면할수록점차죽음에가까워지는이들신체에주목하며드러내려했던진실은무엇이었을까?그는노동자의신체가마모되고그생명이소진되어가는그순간에조차노동자들에게서단몇초,몇분의시간이라도더강탈하려는자본주의의메커니즘을선연하고도촘촘하게보여주고자했다.마르크스는“‘노동자의분단위시간을슬쩍함’으로써하루의노동시간을늘리는,그리고노동자의모든땀구멍을기계의리듬에따라채워넣는”공장의실천들을우리에게상기시키고있다.

본원적축적의폭력그리고일회용-노동자들
폭력은비단공장안에서만발생하지않는다.애초자본주의는이른바‘본원적축적’이라고일컬어지는역사적과정(사실상의폭력)속에서탄생했다.본원적축적에서는본래한명의‘생산자’였던‘노동자들’을생산수단에서떼어놓기위해(특히농민들을그들경작지에서떼어놓기위해)전쟁에가까운폭력이동원되었다.“결국이는노동자혹은농민을죽이는장치로서의교수대에비유될수있는하나의생명정치였던것이다.”
게다가자본은자신의필요에비해잉여적인‘상대적과잉인구’를처리하는탁월한수단으로다양한‘산업예비군’을발견해낸다.이들은자본그자신의테크놀로지변화의리듬에따라마음껏활용하고또버릴수있는‘일회용노동자’로다뤄진다.자본은가능한한가장낮은수준의임금을유지하며이윤의극대화를추구하는논리만을따를뿐,임노동자들의재생산을책임질의무는전혀지지않는다.
바로이것이“산업생산체중심의주위전체에서뛰고있는생명정치의맥박”이다.“자본주의는자기자신의생명력[즉노동력]을길어올림과동시에더이상이윤을획득하는데도움이되지않는순간이생명력을쓰레기처럼내다버리는장소인자연환경에기생하는기생식물처럼발전한다.”이처럼자본주의는이전의‘생명형태들’을없애버리거나,그것을바로자기자신을위해서만활용한다.마르크스가묘사하는이일련의폭력은지금까지도끊임없이‘진실’로확인되고있는바이다.

‘노동의권리’를‘이윤의편의’로환산하는시대,
’푸코’와함께‘마르크스’읽기
“특히노동자의모든땀구멍을기계의리듬에따라채워넣는실천은조립공정노동의바로전단계에서등장하는것으로,신자유주의적성격의기업이채택하는스트레스가득한현재의장치들을예고하는것이다.마르크스는이장치들을로마나신대륙의노예제처럼‘가장저발전된’형태들에서부터이미존재하고있는‘자본의본성’으로이해된자본주의의피비린내나는지평”으로옮겨놓는다.
비데는마르크스가간파했던진실이오늘날아시아나중남미개발도상국하청노동자들이겪는노동에도마찬가지로해당됨을본다.노동시간단축을외치는법률들이사실상무의미해진이시대에역설적으로비데가마르크스의‘노동시간’개념에주목하는이유다.신자유주의시대,“무제한적시간의재택노동으로변형된IT노동,규정된시간보다는규정된과업에따라맺는노동계약”은사실상‘법적노동시간’을사실상무효화한다.현재신자유주의는세계곳곳에서‘노동의권리’를‘이윤의편의’로환원해버리는다양한법제화에영감을불어넣는중이다.하지만바로그때문에‘노동시간’은더욱더포기할수없는쟁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