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비긴스 (무엇이 그들을 바꾸었고, 그들은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페미니스트 비긴스 (무엇이 그들을 바꾸었고, 그들은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15.00
Description
『페미니스트 비긴스』 는 〈엄마를 위한 변명〉, 〈직업이 페미니스트일 수는 없을까〉, 〈다가가기 편한 언니로 남고 싶어요〉, 〈죽고 사는 걸 고민했던 사람들이 정치에 나서야 해요〉, 〈너의 절망과 나의 절망이 연결될 때〉, 〈이주민 여자가 페미니스트 정치인이 된 사연〉 등을 수록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

이은하

사람,사회,관계에관심이많다.
성신여대와동덕여대에서여성학을전공했다.그후서울여성의전화에서인턴으로일할때,여성긴급전화1366에서상담을하며여성폭력의심각성을체감했다.2000년대초여성전문포털〈여자와닷컴〉에서약2년간매주두명의여성들을만나인터뷰를진행했고,진보적기독교인터넷언론〈뉴스앤조이〉에서기자로생활하며여성주의적시각의기사들을써냈다.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는연구원으로일하며공무원,농민,지역운동가,주부등수많은지역의여성들을만나그들이자신의삶과터전을바꾸어내는힘을목격하기도했다.
누군가의삶을기록하는것자체가역사를기록하는것이라믿고,생애사를써나가고있다.더불어청소년들의이타적자서전쓰기과노인들의생애사쓰기교육을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말:페미니즘,고통에말을걸어주는행위

1장엄마를위한변명_유숙열
2장직업이페미니스트일수는없을까_이효린
3장다가가기편한언니로남고싶어요_박이경수
4장죽고사는걸고민했던사람들이정치에나서야해요_장하나
5장너의절망과나의절망이연결될때_양지혜
6장이주민여자가페미니스트정치인이된사연_고은영
7장페미니즘은나의일용할양식_조주은

출판사 서평

“직업이페미니스트입니다”
:페미니스트들의삶으로그리는우리페미니즘운동의계보,그리고지형

기울어진운동장에균열을내온사람들은언제나있었다

“옛날보다남성권력에훨씬민감하게반응하고투쟁적으로바뀐측면도있어요.그래도바꾸고싶지는않아요.나는지금의내가좋습니다.”_이효린(96쪽)

“페미니즘은배우면실천할수밖에없어.내얘기니까.자기생활에직접연결시키지않으면못견딜거야.그자체가그러니까.”_유숙열(57쪽)

“여성운동이왜필요해?”라고말할때가장화가난다는그는,“여성혐오가극심한한국사회에서너무나필요한운동아니냐”며자신이그현장에서일을하고있는사람인데스스로가거부당하는것같은말이라싫다고했다._박이경수(125쪽)

2010년대중반의페미니즘리부트이후한국사회에서는페미니즘도서들이베스트셀러가되기도하고,도서는물론정치,사회,문화등전반적인영역에페미니즘이라는프레임이평가의중요한기준이되는경우도많아졌다.한편페미니즘진영내에서도다양한입장들이수면위로올라와각축을벌이기도한다.조용했던판이시끄러워졌다.운동장은여전히기울어져있지만세상은분명바뀌고있다.페미니즘을‘서양물먹은여자들의부르주아적취미’쯤으로여기던시절,페미니스트이면서도스스로를페미니스트로호명하는것조차‘검열’해야했던시절,‘나는페미니스트는아니지만’으로말을꺼내야했던시절에서수많은이들이스스로를페미니스트로호명하는시절을지나고있다.
그리고이렇게기울어진운동장에틈을만들고균열을내온페미니스트들이있었다.이책은지금여기를살아내고있는일곱명의페미니스트들의생애를기록했다.그들의삶속에서어떤순간들이모이고겹쳐페미니스트가‘직업’인사람들이‘탄생’했는지,지난30여년간우리사회에서벌어진중요한여성이슈들이무엇이었는지,나와타인의고통에침묵하지않고몸으로부딪혀연대와투쟁을이어온‘우리’의역사가늘있었다는것을엿볼수있을것이다.

너와나의순간들이이어지고겹쳐져만들어진페미니스트모먼트

“노동자가주인되는세상을만들면다해결될줄알았어요.그런데여자들의삶은안바뀌더라고요.가사노동이나육아모두여성몫이었어요.여자들을성적존재나살림하고애키우는사람으로만받아들이더라고요.제가남성노동자들을너무낭만적으로바라봤어요.”_조주은,(252쪽)

너무좋아자원활동으로라도하고싶던여성운동을직업으로갖게된건,정부가시민사회를파트너로인식하고재정적지원을해주게된것과연관이있다._박이경수,(103쪽)

잡지《이프》를만들고‘정치적흡연가’이자기자였던60대페미니스트인유숙열,웹하드카르텔을비롯한사이버성폭력을추적하고피해자를지원하는3세대영영페미니스트조직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활동가이효린,대학내총여학생회를시작으로대전지역여성단체의활동가로반성매매운동을해온영페미니스트세대인박이경수,대학입시를거부하고청소년페미니즘모임을만들어활동하고있는양지혜,청년국회의원을거쳐돌봄민주화를외치는당사자정치그룹정치하는엄마들의활동가로일하는장하나,페미니스트정치인으로호명되며녹색당제주도지사후보로출마했던고은영,한국사회의뿌리깊은가족신화를해체하는글을쓴저자이자고위직여성공무원으로일하고있는조주은.
이일곱명의인터뷰이들은나이도,직업도,처한환경도,집중하고있는의제도다르다.페미니스트라는이름으로는묶일수있지만어떤의제에대해서는입장도다를것이다.다만그들은모두일상에공기처럼스며든성차별적인이사회에서여성으로살아왔다.“안경쓴여자는재수가없다”는이유로눈이나빴지만안경을쓰지못했고,호주제때문에어머니의재혼이후에도새아버지와다른성을써야했던60대페미니스트,콜센터직원으로일하며성폭력적전화를받기도하고,함께일하는남성직원들의성희롱적언사에둘러싸여일하던30대페미니스트,중학생때교사로부터“선배들이핸드폰으로몰래카메라를찍는것같으니너네들이알아서조심히라”는이야기를듣고수긍했던20대페미니스트,여자라면날씬해야한다는생각을자신도모르게갖고있었던40대페미니스트,남편과의육아분담이당연할줄알았지만연년생아이들을‘독박’으로키워야했던50대페미니스트.이들의경험은우리의경험이기도하다.
그리고이들개개인의삶의순간들이‘우리’의순간들과만나고,페미니즘이라는언어와세계관과만나‘구원’과함께‘세계가부서지는경험’을맞닥뜨리게된다.페미니스트가‘직업’인사람들,이름앞에‘페미니스트’가붙는이들의생애를들여다보면,페미니스트가탄생하는데앞선이들이닦아둔길,발딛고있는이사회의변화가어떤영향을주는지도확인할수있다.
유숙열의경우는신문사노조활동으로해직된이후1세대여성학자인이이효재선생의책을접했고이후미국유학길에올라오드리로드가교수로재직중이던학교에서여성학을배울수있었다.20대페미니스트양지혜는스쿨미투운동을중심으로청소년페미니즘운동을해왔다.그는당시10대여성청소년들이용기를낼수있었던데서지현씨,김지은씨등공개적미투운동과페미니스트교육의필요성을제기했던교사최현희씨의발언등이지지를얻었던사회적분위기가영향을주었다고기억한다.강남역살인사건이후수많은여성들이거리로나왔고,여성혐오에더이상침묵하지않겠다는수많은이들의연대를목격하며‘개념녀’로살아왔던이효린은영영페미니스트로서각성했다.영페미니스트세대인박이경수는대학을다닐때총여학생회활동을통해페미니즘의‘세례’를받았고,김대중정부이후정부와시민단체간의협력이중요해졌을때사회생활을시작한덕에대전여민회라는단체에서활동가로자리를잡기가상대적으로수월했다.강성으로유명했던노동운동조직에서도젠더와관련해서는이중적인태도를지녔음을확인하고우리사회의마지막식민지가여성이라는걸느꼈던조주은은이후대학원에진학해여성학을전공했다.노동운동이사회의진보를견인한다는믿음이여전히남아있던시절이었지만,또노동운동으로대표됐던진보운동진영내에서젠더감수성에대한필요가요구되며‘대의를위한희생’에문제제기가이루어지던시점이었다.장하나는사회운동,국회의원을거쳐정치하는엄마들이라는시민단체에서활동하고있다.그스스로가엄마가된이후엄마들의발언권을고민하게된것이지만,돌봄관련의제를다루는정치활동을하는단체까지나아갈수있었던데는육아와돌봄이여성에게치우쳐진데문제의식을지닌여성들이많아졌기때문일것이다.페미니스트후보임을내걸고제주도시자후보로출마했던고은영은자신이정치에뛰어들수있었던것이녹색당이라는‘안전한공간’이있었기때문이라고했다.이주민이자여성이자청년인그가편견과배제없이활동할수있는공간이발판이됐다.

또다시길을내가는이들의목소리

선배페미니스트들에대해할말이없냐는질문에는난처한웃음으로불편한마음을드러냈다.“제가느끼는것은청소년인권과페미니즘은늘조화롭지않다는거예요.언제나긴장상태에있어요.”_양지혜(186쪽)

“들으러오는곳이아니라말하러오는곳,모두의말이존중되는곳이어야올맛이나지않겠어요?여기서박사님이말하고저기서대표님이말하고있으면가뜩이나고용단절되고위축된나는말하기가어렵잖아요.그러면토론이죽고,조직은생명력을잃어요.”_장하나(153쪽)

“20대는둘중한명이자신을페미니스트라고말해요.이런인식을개개인이갖고있을때와그개인들이정치적으로조직화됐을때,굉장히다른결과를가져올수있잖아요.흩어져있는사람들이한목소리를낼수있도록,이물결을파도로만들수있는방법을고민하고있어요.”_이효린(91쪽)

기울어진운동장에균열을내온이들을발판으로또다른이들이길을내간다.이일곱명의삶을듣고있노라면지난30여년간한국사회에서여성운동이어떻게변화해왔는지,여전한것은무엇인지,다양한세대의지금의페미니스트들은어떤고민들을하고있는지도자연스럽게엿볼수있다.“페미니즘이무엇이며어떻게누군가의삶과세상을바꾸는지생각해보고싶었다.더나아가지난30년간페미니즘이다룬이슈를페미니스트의삶을통해그려내고싶었다.말하자면페미니즘의지형도를만드는거였다.”(9~10쪽)
1990년대와2000년대에모아졌던기운이가라앉았다가다시2010년대에운동이살아나는과정,오프라인에서온라인상으로,조직에서개인으로옮아가는운동의변화,그리고그변화들가운데서찾아가는운동의방법,페미니즘안에서경합하는가치들…….서로다른세대,집중하는의제도다른이들의이야기들속에서그간에우리의여성운동이어떻게다양해졌고,변화했는지자연스럽게확인하는계기가될것이다.
또한이다양한페미니스트들의목소리속에서,많은변화속에서도여전히여성운동을나아가게하는힘이무엇인지역시확인할수있다.바로우리의고통과절망을이어나가는실천이다.여전히세상은고통스럽지만,또한조금씩바뀌고있다.누군가가벌린틈에서또다른이들이나타나고그들이또새로운길을낼것이기때문이다.“그들이서있던환경에따라차이는있었으나,바로이곳에서살아가고있는여성으로서의경험이그들을페미니즘으로이끌었다.그리고여성으로서겪은그고통스러운경험들이페미니즘과만나세계를바꾸는행동으로나아가게하는힘이되었다.이들에게페미니즘은타인의고통에말을거는일이자,지배의언어를바꾸는일이었다.”(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