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 평전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 독점, 그리고 소외된 목소리)

미국 정치 평전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 독점, 그리고 소외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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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국 정치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왜 민주-공화 양당이 모든 걸 장악할까?
왜 제3지대 정당은 존재할 수 없는가?

우리가 잘 몰랐던 미국 민주체제의 본질
이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현재를 돌아보다
저자

남태현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아메리칸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캔자스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워싱턴 DC 근교에 있는 솔즈베리대학교에서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위와 억압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고, 솔즈베리대학교 국제학 디렉터, 재북미한국정치학회 회장,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등의 활동을 했다. 한국 독자와는 《영어 계급사회》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세계의 정치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등의 저서와 경향신문의 칼럼으로 만나고 있다. 검도, 합기도, 해동검도, 유도, 태권도 등을 수련했고, 현재는 주짓수에 푹 빠져 있다. 문무를 섭렵한 듯 보이지만 어느 쪽도 뛰어나지 못하다.

목차

들어가며 9

1장 그 누구도 독재자가 될 수 없다: 권력의 분산
2020년 대선과 민주체제의 의미 / 연방정부와 주정부 사이의 깊고 넓은 강 / 행정부, 의회, 사법부의 확고한 분리

2장 거의 모든 걸 선거로 뽑는다: 권력의 근원
이상하고 특별한 대통령 선거 / 정치적으로 지역구 그리기 / 많고 잦은 선거, 유권자도 고달프다 / 돈이 결정한다

3장 민주당과 공화당, 모든 걸 쓸어담다: 양당제
미국 양당제의 공고함 / 양당제가 바뀌기 힘든 이유 / 모든 것이 가운데로 쏠린다 / 중력민주주의, 제3지대는 존재할 수 없다

4장 미국 민주주의의 오발탄
성추행, 막말, 혐오발언… 대통령의 도덕적 파탄 / 끝없는 사적 이익 추구 /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다 / 선거는 나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 혼란스런 국정 운영

5장 트럼프는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나
그들이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 / 중산층의 몰락과 빈부격차의 확대 / 백인 보수층의 대변자

나가며
미국 민주주의를 돌아보며
주

출판사 서평

그들은 왜 의사당에 난입했을까?

2021년 1월 6일 오전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미국 의사당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놀랍게도 트럼프가 연단에 올라 ‘저들이 선거를 훔쳤다’, ‘의사당으로 가라’라고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트럼프의 자극에 군중은 흥분했고, 급기야 의사당 건물에 난입했다. 군중은 기념품이라며 의사당 내 물건을 훔치고 훼손하며 점령군처럼 행동했다. 이 모든 것이 각종 SNS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2020년 미국 대선을 지켜보면서 미국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전 세계인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미국은 대통령제 민주체제의 발상지이고, 민주주주의 국가를 상징하는 나라로 여겨졌으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작동되는 걸까? 미국 민주체제의 본질은 무엇일까? 대선에서 선거인단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왜 선거인단이 있을까? 대선 과정은 왜 이리 복잡한 걸까? 왜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는 걸까? 왜 트럼프는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생떼를 부리는 걸까? 트럼프 지지자들은 왜 의사당 건물에 난입했을까? 무엇보다 트럼프 같은 반민주적인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던 걸까? 이렇게 미국 민주주의에 대해 여러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소외된 사람들이 던진 “인간 수류탄”

도대체 미국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미국 정치 평전》은 미국 솔즈베리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남태현이 익숙하지만 낯선 미국의 민주주의를 살펴보는 책이다. 미국의 이상하고 독특한 선거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그 역사적 과정과 현재를 분석하고, 확고한 연방제와 삼권분립이 독재자를 꿈꾼 트럼프를 어떻게 좌절시켰는지를 분석한다. 또 트럼프의 반민주적 행태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유 등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트럼프가 등장하고 난 뒤의 미국 사회가 처한 상황도 분석한다. 트럼프는 특히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많이 했는데, 이를 곧이곧대로 믿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아이사인, 흑인 등에게 실제로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살인까지 일어났다. 이 밖에 미국 민주주의의 취약점인 양당제의 폐해, 돈이 좌우하는 선거 등도 자세히 다룬다.
이 책의 백미는 ‘중력민주주의’라는 용어로 ‘트럼프 현상’,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 독점(제3지대 정당이 존재할 수 없는 이유)’ 등을 살피는 대목이다. 남태현 교수는 중력이 모든 것을 가운데로 끌어들이듯이, 미국의 양당제라는 정치적 중력이 민주-공화 양당에 집중되었다고 말한다. 수많은 정당들이 이 중력에 도전했지만, 무관심 속에 생겼다 사라질 뿐이었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 의원 또한 이 중력에 도전했다 실패할 정도로 양당제는 견고하기만 하다. 다수가 좋아하는 정책만을 펼쳐야 살아남는 양당제는 두 정당을 비슷하게 만들면서 각 당의 차이점을 없애버렸다(낙태 문제, 동성결혼 등 문화사회적인 차이만 있을 뿐 두 정당의 정책은 거의 비슷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돈, 인재, 언론의 관심도 모두 양당에만 쏠린다. 그렇다보니 제3지대 정당은 자리 잡을 수 없고, 양당의 정책과 가치가 정치판뿐 아니라 미국인의 일상까지 지배하게 되었다. 자연히 양당의 관심에서 멀어진 사람들이 생기고, 그 소외감이 쌓이고 쌓여 트럼프라는 사람을 통해 폭발했다. 즉 트럼프는 이 소외된 사람들이 던진 “인간 수류탄”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중력민주주의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셈이다.
남태현 교수는 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도 돌아보자고 말한다. 한국도 미국에서처럼 양당제가 견고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소외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트럼프 현상이 일어날 제도적 조건이 한국에도 있는 셈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어느 정당이 집권해도 달라질 것 없는 사람들은 인종차별을 일삼는 트럼프를 받아들였습니다. 이 지긋지긋한 세상을 뒤흔들 수만 있다면 말이죠.” 태극기 부대가 이미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고, 또 다른 사람들이 여기에 합류할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대안은? 민주당-국민의힘 양당에 가려져 있는 목소리들을 돌아보는 것이다. “다양하고 낯선, 때로는 이상한 목소리까지 담을 수 있는 정치체제로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목소리가 실질적 영향력을 갖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민주체제의 정당성은 민중에게서 나옵니다. 정치 참여가 일부에 국한돼서는 안 됩니다. 민중의 다양한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정치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이상하고 독특한 미국 선거제도, “결국엔 돈이 결정한다”

1장 〈그 누구도 독재자가 될 수 없다〉에서는 미국의 확고한 연방제와 삼권분립에 대해서 말한다. 대통령의 권한은 “절대적”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트럼프는 어쩌면 독재자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트럼프라고 해도 미국에서는 독재자가 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그 자체로 많은 권한이 있는 주정부를 대통령이 속한 연방정부가 함부로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명확히 분리된 미국의 연방제는 미국 민주체제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행정부, 의회, 사법부의 확고한 삼권분립도 그 누가 자신의 마음대로 독재를 펼 수 없도록 방지한다. 대통령은 끊임없이 의회와 사법부의 견제를 받기 때문이다.
2장 〈거의 모든 걸 선거로 뽑는다〉에서는 미국의 선거제도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2020년 대선을 봤듯이, 미국 대통령 선거는 비효율적이고. 최다 득표자가 질 수도 있는 이상한 방식이다. 실제로 2016년 트럼프는 힐러리보다 전체 득표수가 적은데도 선거인단 표를 많이 가져가 승리했다. 이런 방식의 선거제도가 생긴 이유는 미국 독립 시기 남부 주의 억지 주장 때문이었다. 당시 남부 인구의 3분의 1이 노예였고, 대통령을 직접선거로 뽑으면 남부 주가 질 게 뻔하니 간접선거를 주장했던 것이다. 미국 정치제도의 바탕에는 노예제와 이를 유지하려는 남부의 욕망이 깊고 어둡게 깔려 있는 셈이다. 또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이 경합이 예상되는 접전 지역 주들에만 집중되는 이유도 자세히 살피고 있다. 이를테면 선거인단 표가 38표나 있고, 전체 유권자 표가 1100만 표나 되는 텍사스주는 대선에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한다. 이곳은 공화당이 강세인 지역이고, 보나 마나 선거인단 표를 공화당이 다 가져갈 게 뻔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선거인단 표가 55표나 있는 캘리포니아주도 민주당 성향이 워낙 강한 곳이라 주목을 받지 못한다. 대신 대선 후보들은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에만 매달린다. 플로리다주·펜실베이니아주·미시간주 등이 그런 곳인데, 이곳의 당면 과제가 텍사스ㆍ캘리포니아 등 훨씬 큰 주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다. 간접선거로 이루어지는 미국 대선의 이상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이 밖에 많고 잦은 미국 선거가 정치인도, 유권자도 고달프게 만들고, 의회가 돈이 많은 부자들의 놀이터가 되어가고 있는 점 등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제는 수백억 원을 끌어모을 능력이 없으면 선거를 치르기 힘듭니다. 선거전이 점점 비싸지는 만큼, 선거는 부자들의 놀이터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또 큰 금액의 돈을 기부한 기부자들이 정치에 깊게 관여하는 특권을 누린다고 지적한다. 미국 민주주의의 큰 약점인 셈이다. 즉 돈을 가진 자의 한 표와 일반인들의 한 표는 큰 차이가 있다. “민주체제는 선거 당일에나 찾아오고, 그전까지는 다 돈이 결정합니다. 특히 미국 선거는 돈이 많이 드니 더욱 그렇습니다.”
미국은 정말 선거가 많고 잦은 나라다. 2년마다 2년 임기인 하원의원 전부, 6년 임기인 상원의원 3분의 1의 선거가 열리고, 4년마다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주정부로 가면 주지사, 부주지사, 주의회, 시장, 시의회의 등을 뽑는 선거가 있고, 판사, 검사도 선거를 통해 뽑는다. 이외에 선거 담당 등 주 특징에 따라 다양한 선출직도 있다. 선거로 뽑는 사람을 다 더하면 그 숫자는 무려 54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성인 500명 중 1명 정도가 선출직에 종사하는 셈이다.

중력민주주의, 민주당과 공화당 외에는 존재할 수 없다

3장 〈민주당과 공화당, 모든 걸 쓸어담다〉는 중력민주주의라는 용어로 미국의 양당제를 자세히 설명한다. 미국 민주체제의 특징 중 하나는 ‘양당제’다. 1820년대에 민주당이, 1850년대에 공화당이 출범하면서 미국에 양당제가 뿌리내렸다. 그 뒤 제3지대 정당은 미국에 존재하지 못할 정도로 양당제는 굳건하다. 즉 거의 모든 정치인이 민주당 아니면 공화당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처럼 가끔 양당 출신이 아닌 정치인이 유명해진 사례는 있으나 민주-공화 양당이 거의 모든 걸 독점하고 있다(제3지대 정당 출신이 유명해진 경우는 1992년 대선에 출마했던 로스 페로, 2000년 대선에 출마했던 랄프 네이더, 그리고 2016년과 202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던 버니 샌더스 정도다).
양당제는 이토록 미국 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나, 그 중요성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국의 양당제는 두 정당이 인기가 있어서도 아니고, 어떤 세력에 의해서 비롯된 것도 아니라 자연히 생긴 흐름이다. 이 때문에 양당제는 바뀌기 힘들고, 그 영향력이 더 강력하다고 말한다. 우선 새로운 주장을 펼치는 제3지대 정당이 자리 잡을 수가 없다. 2020년 대선만 해도 자유당, 녹색당, 헌법당, 사회주의해방당, 미국연대당이 후보를 내세웠지만 이를 기억하는 이도 드물다. 이렇다보니 인재들은 모두 민주-공화 양당에 몰리는 상황이고, 민주-공화 양당의 의제가 아닌 것은 별 주목을 받지 못한다.
남태현 교수는 ‘중력민주주의’라는 용어로 이 양당제의 중요성과 폐해를 짚는다. 중력이 모든 것을 가운데로 끌어들이듯이, 미국의 양당제 또한 모든 것을 민주-공화 양당으로 끌어들인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를 ‘중력민주주의’라고 부르고 있다. 이 책 83쪽에 있는 ‘그림’을 보자. 일직선으로 그릴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보는 그림이다. 가운데에 가장 많은 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