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관점을바꾸고,
너와나의권리를찾기위해꼭알아야할지금여기의노동교과서
자신의노동력으로일을해서먹고사는사람을우리는노동자라고부른다.노동자의노동없이돌아가는사회는없으며,사회구성원의대부분이노동자거나노동자의가족일것이다.그래서노동,노동권,노동인권에대한교육을학교에서부터진행해야한다거나이것이시민교육의하나로자리잡아야한다는목소리도전부터있어왔다.우리사회의틀을규정하는으뜸법인헌법에서도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및단체협약권,단체행동권)을밝히고있다.
하지만여전히국가교육과정은노동인권교육에관심이없으며,제도권안이든밖이든노동,노동자,노동권에대해체계적이고알기쉽게알려주는이야기는찾기가어렵다.노동이란무엇인지,노동자란누구인지,노동자의권리를무엇인지는알려주지않으면서노동자가자신의존엄을되찾고살아가기위해싸우는모든싸움은덮어놓고부정적으로보기도일쑤다.“누구나노동자가되지만학교에서노동권에대해배울수없는현실은,청년세대대부분이노동에대한기존의편견을그대로내면화하고답습하게만드는배경이된다.”(247쪽)
노동자들의투쟁을바라보는관점에서이는극명히드러난다.노동자들이사회의개혁을위해파업을하면‘불법’딱지가붙고,정규직노조가노동조건을위해파업을하거나투쟁을하면노조는자기밥그릇만챙기는이기적인조직이되며,비정규직의정규직전환요구는‘무임승차’라고비난받는다.이토록반노동적인식이여과없이표출될수있는것은그만큼우리사회에서노동권의위상이여전히낮기때문이다.“산업화만큼이나급속하게진전된정치적민주화는그기반이되어야할경제적민주화와분리되었고,그속에서시민과노동자는또다시분리되었다.노동자투쟁의과거는시민과정부에의해기념되지만,노동자투쟁의현재는비난과왜곡의대상이된다.”(244쪽)
불안정노동의확산속에서짚어보는노동,노동자,노동권
이처럼노동권의위상은여전히낮고,반노동적인식이팽배하고,이렇다할노동교육,노동인권교육이부재한상황속에서노동을둘러싼왜곡된관점을바꾸고노동을이해하는데도움이될만한‘노동교과서’를만들기위해연구자,활동가,법률가들이머리를맞댔다.알아야바꿀수있고,알아야되찾을수있기때문이다.그리고노동자의권리,그리고그것을둘러싼법과제도,문화등은투쟁의장위에놓여움직이고바뀌기때문이다.특히과거의노동자성이라는평이한요건이높은산이자벽처럼되어버린지금의현실과그때문에더욱심화된노동의불안정에착목해책을구성했다.
전태일이자신의몸을불사르며“우리는기계가아니다”,“근로기준법을준수하라”라고외친것이50년전이다.그가떠나고반세기가흘렀다.그사이1987년노동자대투쟁이있었고민주노조가‘대세’가되고법과제도에도노동자의목소리들이스며드는것같았지만,곧들이닥친신자유주의체제로의변화와노동환경의급변속에서노동자로호명되지못하는노동자,불안정한노동이확산되었다.이제는“근로기준법을준수하라”라고외치는데서그치는게아니라“모든노동자에게근로기준법을적용하라”라고말해야하는때가된것이다.
최근20년사이에비정규직중에서도내가일을하고있는곳월급을받는곳이다른간접고용의경우도확산되었고(사내하청,용역,파견),노동을제공하는노동자를개인사업자처럼취급하는‘특수고용’의경우(골프장캐디,화물운송지입차주,학습지교사등)도많아졌다.기술변화로인해나타난새로운고용형태가운데플랫폼노동처럼고용의형식과임금노동의형식이생략된경우도많다.“이처럼고용의틀,임금노동의형식이모호해지면서고용과임금노동을근거로사회적권리를부여하던사회적틀이흔들리고있”(33쪽)는것이다.문제는노동자의사회적보호망이임금노동과결부되어왔다는점이다.다시말하면,노동자인데도노동자로호명되지못하는노동자가늘어나면서사회적보호망의사각지대에놓이게된사람들이늘어나고있으며,임금중심사회의틀부터다시고민해야하는시점이됐다는것이다.
20년전에는‘예외적’이었던비정규직은이제‘일반적’인고용형태가되었다.정규직으로일하더라도연장근로수당도제대로지급되지않거나야근을밥먹듯해야한다.단시간으로일한다고밥을절반만먹는게아닌데식비가일한시간에비례해지급되고업무량이적지도않다.기간제로일하며계약이언제종료될지몰라불안하게일을해야한다.출근을하고있는곳의사장과내월급통장에월급을넣어주는‘진짜사장’이다르다.월급을넣어주는사장은만나본적도없다.종속되어일을하면서도노동자로호명되지못하는노동자가너무많아졌고,일하는사람이라면노동자라는평이한상식도상식이아닌게됐다.고용관계에있으면서도노동자성이부정되고,최소한의법과제도의보호를받을수있는노동자로인정되기조차험난하다.배달노동자,영화스태프,방송작가등노동법밖에있는수많은노동자들은자신이근로자인지아닌지를판단부터받아야했다.‘근로자’로인정되는것부터가하늘의별따기다.
비정규직을‘보호’한다는이름의법(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등)은외려불안정한노동조건의노동자들을양산하고(15장),비정규직차별을금지하는법제도가생겼지만막상차별을인정받기도,제도를현실에적용하기도어렵다.차별시정제도에근거해첫번째로차별시정을요구했던고령의비정규직노동자들은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차별을인정받았으나,사측이업무를외주화하겠다고하는바람에결국차별시정신청을스스로포기했다.개별노동자들은힘이없으니단결을통해사측과대응해야하기에헌법상에노동3권을보장한것인데,헌법의하위법인노동조합법이노동3권을침해하기도한다(14장).
모두의노동을위해싸워나가는데든든한버팀목이되어줄한권의책
확산되고있는우리사회의불안정노동에맞서고노동권의사각지대에놓인노동자들의권리찾기에힘써온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서함께해온저자들은,지금여기의노동현실을생생히드러내며노동의개념과노동자의자리를이해하고,노동자들의권리가무엇인지,그리고우리가어떤길로걸음을내디뎌야할지한눈에파악할수있도록반드시알아야할16개의주제를뽑았다.
이책의1부에서는노동자라면알아야할노동의개념,노동환경의변화등노동을둘러싼전반적개념을이해할수있도록‘노동’,‘신자유주의’,‘비정규직’등의주제를뽑았으며,구체적인노동현실로들어가노동현장에서의‘노동통제’,‘일터민주주의’,노동문제가사회적문제이고사회의문제가노동의문제라는것을짚으며노동조합의역할과방향을정리한‘사회적투쟁’이라는주제를다뤘다.1부를읽어나가다보면노동의의미와노동자의지위를확인하고,그간우리사회에서뿌리깊게박혀왔던노동에대한왜곡된프레임을깨는데도움이될것이다.
2부에서는더구체적으로노동자라면누구나가진권리이지만,권리라고생각하지않거나,온전히지니지못한노동권의내용들을담았다.임금,노동시간,노동안전,노동조합,파업이바로그것이다.특히새로운고용형태가확산되고그로인해불안정노동역시확대되어온맥락속에서그간노동권의사각지대에놓여있던노동자들의현실을중요하게다루었다.
3부에서는노동관련법과제도들을구체적현실과밀접하게연결해안내했다.헌법,근로기준법,노동조합법,비정규직법,사회보장제도까지포함해살폈다.노동관련법과제도는노동자개개인의삶에구체적인영향을미치지만막상그구체적인내용을알기어렵고,어떤문제와한계가있는지도한눈에알기어렵기때문이다.노동관련법과제도가어떻게변화해왔고우리노동자들의삶에어떤영향을미치고있는지를살피고,법과제도의한계와문제,대안까지도담으려했다.
이렇게노동의구석구석을살피는여정속에서아주작은것처럼보이는권리더라도,우리의권리는누구도대신찾아주지않는다는역사적사실을다시확인하게된다.또한노동의문제는사회의문제이며,사회의문제가노동의문제라는점도되짚게된다.노동자의권리는노동자들의단결과투쟁속에서획득해온것이며노동과노동자를둘러싼조건과환경은그에따라진보하기도후퇴하기도한다.지금여기를이해하고,바꿔내고,살아내고있는수많은노동자들의삶에보탬이되는책,모두의노동을위해싸워나가는데연결이되어줄수있는책이되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