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자와 읽는 삼국유사(큰글자도서)

미술사학자와 읽는 삼국유사(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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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삼국유사의 기적을 미술사적으로 읽기
신이神異하고 신이한
천오백 년 전 삼국시대 이야기!
삼국유사에 나오는 기적은 모두 허구일까? 첨단 과학 시대를 사는 현대인은 그러한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 오래전 이야기가 진실인지, 허구인지 지금에 와서 엄밀히 따질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당시 사람들이 그러한 기적을 믿고 두 손 모아 기도하며 찬탄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다양한 기록, 유물 등을 바탕 삼아 그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추측해보았다. 그리고 당대인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진지하게 재구성해보았다. 먼 옛날 우리처럼 지금의 우리도, 이따금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기를 바라며 살고 있다.
저자

주수완

미술사학자.고려대학교세종캠퍼스고고미술사학과,동국대학교대학원미술사학과석사과정을거쳐고려대학교대학원에서「대승설법도상의연구」(2010)로박사학위를받았다.(사)한국미술사연구소책임연구원,고려대학교세종캠퍼스고고미술사학과조교수를거쳐현재우석대학교유통통상학부조교수로실크로드교류사,예술경영,불교경제학을강의하고있으며,문화재청문화재전문위원으로활동중이다.저서로『솔도파의작은거인들』(2012),『한국의산사세계의유산』(2020),『불꽃튀는미술사』(2021),논문으로「황룡사장육상의제작기법에대한연구」(2011),「강하에서내영으로」(2013)등다수가있다.이를통해한국의불교미술뿐아니라아시아전역에걸친불교미술의전파와교류관계를양식,도상및제작기법등을다양한시각으로연구하고있다.또한〈미켈란젤로앞에선불교미술사학자〉(2018),〈미술사학자와읽는삼국유사〉(2017)등을법보신문에연재하고법보신문이주관하는성지순례와답사프로그램인‘선재의걸음’을운영하는등불교미술사와인문학연구의대중화에도앞장서고있다.

목차

서문『삼국유사』의기적을미술사적으로읽기5

황룡사황룡의실제-왜궁궐건축이사찰건축으로바뀌었을까?12
가섭불연좌석의정체-신라불국토만들기의초석22
신라에불교를전한아도-설화에서역사추려내기32
이차돈과흥륜사-이차돈은왜순교해야만했을까?42
무왕과미륵사-왕권의기초가된익산의황금50
황룡사장륙상제작지-문잉림은어디인가?60
흥륜사의재구성-『삼국유사』에흩어진퍼즐맞추기70
자장율사가빚어낸진주,진신사리80
사천왕사와문두루비법-풍랑은어떻게일어났을까?90
원효의뼈로만든진영상-설총의뜻일까원효의바람일까?102
의상대사,신라를불국토로만들다(上)112
의상대사,신라를불국토로만들다(下)122
진정스님과비로사-의상스님의후계자132
전후소장사리,우리나라진신사리의근원을찾다140
어산불영,만어산에드리워진부처님의그림자150
요동성에세워진아소카왕불탑-진신사리신앙의확산160
익명성의신화화-천·지·인이빚어낸불상168
삼소관음중생사,기적을일으키는불상178
황복사와신문왕-신문왕릉은어디인가?188
유가종의태현과화엄종의법해-신라고승의마법대결198
깨어진석굴암천장돌-신라스토리텔링기법의모범208
백월산의미륵과아미타-미완을완결시킨설화218
포천산의다섯비구-대중이목격한합동성불의기적226
진표스님의점찰법회-종교와혹세무민의차이236
단군신화-전설과역사의변증법246

출판사 서평

큰글자도서소개
리더스원의큰글자도서는글자가작아독서에어려움을겪는모든분들에게편안한독서환경을제공함으로써책읽기의즐거움을되찾아드리고자합니다.

『삼국유사』의기적을미술사적으로읽기

『삼국유사三國遺事』의저자보각국사普覺國師일연一然,1206~1289스님은본문에해당하는첫장의제목을‘기이紀異’로하였다.그리고“성인은예악禮樂으로나라를일으키고인의仁義로가르침을베푸는데있어괴력난신怪力亂神에대해서는말하지않는다”라고밝혔다.언뜻일연스님스스로역사서술에있어객관성이중요하다고말하는것같다.그러나내면을들여다보면김부식金富軾의『삼국사기三國史記』같은역사서가객관적인사실만다루고있는것과차별화하여,사실은이괴력난신,즉기이한일을자신의저서첫머리에서부터다루게될것을두고미리양해를구한것이다.첫장‘기이’는‘괴이하다’는의미의‘기이奇異’와표현은다소다르지만,본문에서는이미“삼국의시조가모두신이神異에서나타난것이어찌괴이하다하겠는가”라고하여이러한기적적인사실을역사서술에서결코배제할수없음을역설하고있다.그래서책의제목을‘사史’가아닌‘사事’로붙였으리라.

공식적으로는『삼국유사』를영어로표기할때MemorabiliaofThreeKingdoms라고한다.『삼국사기』와구분해History로하지않은것은맞지만,memorabilia가‘기억할만한일’,‘주요기사’라는뜻을담고있는것을보면일연스님의원래의도를완전히전해주지는못하는것같다.‘유사遺事’,즉남겨진이야기는어쩌면이렇게기이한일이어서『삼국사기』에실리지못한이야기를의미하는것이므로,차라리신화가된이야기,전설이된이야기라는뜻으로LegendofThreeKingdoms라고하는것이더쉽고잘어울리는듯하다.일연스님은이러한괴이한일가운데진실,특히불교적진실이담겨있으리라생각했을것이다.신화는흔히허황되게지어낸이야기로간주된다.하지만근대이후신화에담긴관념이고대인의정신세계를잘보여주는이야기로각광받은것을생각하면,일연스님의이러한설명은마치미르치아엘리아데MirceaEliade나클로드레비스트로스ClaudeLevi-Strauss같은신화연구자의한문장을보는것처럼현대적으로들린다.

이책에서는『삼국유사』에등장하는신비로운사건에담겨있는진실을현대적인시각으로재해석해보고자했다.즉,그저오래전황당한이야기가아니라일연스님이생각했던대로그전설속에어떤진실이숨겨져있다고보는시각에서접근해보고자한것이다.당시일어났던기적같은일은마치영화〈광대들:풍문조작단〉(2019)에서처럼정치적인의도로조작된사건이었을수도있다.아니면단순한자연현상이거나우연에불과한일이었는데당시사람들이신비로운의미를덧붙여해석한것일수도있다.어쩌면실제그러한기적이일어났을수도있다.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는데그것을당시에,혹은이후에중요한사건으로기록하기는매우어렵다.

지금도종종UFO가나타났다거나귀신이사진에찍혔다거나하는,정상적으로는설명이안되는사건이보도된다.그뿐인가.정치적네거티브공방을위해서는있던일도없어지고없던일도있던일이된다.중요한것은그일이실제있었는가없었는가가아니라상당히많은사람들이그러한소문에서자신이보고싶은것을본다는것이다.실제로그렇게작은,그러나퍼져나가기쉬운이야기는누군가의당락當落을결정하기도하고사람들을움직이게만들며혁명을촉발하기도한다.

불경이나성서,혹은그리스신화는워낙방대한이야기를다루고있기때문에사건의인과관계를구체적으로기술하는경우는드물다.그저대의만기록할뿐이다.나의아버지는기적에대해평소이렇게설명하셨다.시작과끝만있고그과정을보여주지않으면그것이기적이고마술이라고.종교경전이그과정을상세히설명하지않는까닭도그래서가아닐까?그래서그축약되고함축된기록을온전히이해하려면어느정도과정을상상할필요가있다.물론종교적인시각에서는합리적인해석보다있는그대로를기적으로받아들이라고할수있다.당연히그런가능성도배제할수없다.세상에는인과관계로이루어진과학현상이라고할지라도그것을인간이이해하지못하는한기적이라고밖에간주할수없는일이무수히많다.또인간이이세상의모든현상을설명할수있는것도아니다.

실제로세상에는얼마든지이해할수없는일이일어나고있다.따라서이책은그저『삼국유사』의신비로운이야기가인위적으로조작된것이라거나기적이아니라는것을밝히려는게아니다.그보다는과거에일어났던어떤사건을역사에서중요하게생각하는것은그사건이실제무엇이었는가보다그사건을당시사람들이어떻게보고자했는가가더중요할수도있음을말하는것이다.실제어떤사건이일어났는가가중요하지않다는것은아니다.다만그실제가무엇이었는지를알아내는것이사실상불가능에가까운일이기때문에,역사는어쩌면실제가아니라그실제가일으킨파장을살펴보는일인지도모른다.

미술사학자로서신비로운사건의흔적이담긴유적과유물을만날때마다그에얽힌전설같은이야기를어떻게다루어야할지고민에빠진다.학문적으로는그런이야기는배제하고시작하는것이옳다고하겠지만,‘정말그럴까’하는의문을항상품어왔다.예를들어많은군중앞에모습을드러낸파티마의성모를재현한조각상을연구하면서그설화를배제하고순수하게시각미술로만다룰수있을까?지금의우리눈에는어설픈컴퓨터그래픽효과처럼보일지라도,과거작가는당시기적으로인한감동과충격을최대한담아내기위해노력했을것이다.필자에게는사건자체보다작품에담긴화석화된당대인의충격이더객관적으로다가온다.

원래미술사라는학문이감성을이성으로번안해독자에게제시하는일인지라,신화를역사로번안하는작업과도상당히닮아있다.그래서이와같은글쓰기가가능했다.화석화된옛사람들의감탄과충격을끄집어내어다시부활시키기위해이책에서필자가펼친상상은때로는주관적인추측에불과할수있다.다만그저보다합리적인설명이나오기전까지하나의가설로간주해주길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