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성의 역사

남성성의 역사

$18.00
Description
양성 평등 세상이 실현될 수 있을까?
수천 년 동안 공고히 다져진 ‘남성성’의 실체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남자다운 남자’, ‘진정한 남성’의 프레임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그 성격과 형태가 변화했다. 전쟁이 빈번하던 고대 그리스·로마에서는 두려움 없이 전장을 누비는 용감한 영웅을 찬양했다. 그리스도교의 영향력이 널리 확산된 중세에는 욕망을 억제하고 정결을 지키는 성직자야말로 일반적인 남성을 초월한 ‘진정한 남성’이라는 이론이 확립되었다. 이후 박학다식한 르네상스 시대의 ‘팔방미인’, 정치·사상·학문 지식에 더해 공손한 ‘예의’를 갖춘 계몽주의 시대의 ‘젠틀맨(신사)’, 강인한 근육질 몸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산업혁명 시대의 ‘노동자’, 포화가 쏟아지는 전장에서 나라를 위해 싸우는 세계대전 참전 ‘병사’ 등 각 시대는 ‘이상적인 남성성’을 설정해놓고 그것을 남성에게 주입해왔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하는 서구 역사의 흐름 속에서 시대와 사회가 어떻게 ‘이상적인 남성성’의 프레임 안에서 남성을 규격화했는지 펼쳐 보인다. ‘이상적인 남성성’은 결국 ‘위험한 남성성’, ‘해로운 남성성’이라는 이면의 모습으로 분출되었다. ‘위험한 남성성’의 피해자는 남성과 여성, 어른과 아이, 다시 말해 우리 모두다. 양성 평등 세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해방되어야 한다. 아주 오랜 옛날에 형성되어 현재까지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젠더 이미지를 찬찬히 짚어보는 것은 자유를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저자

루성옌

저자:루성옌(盧省言)
대만사범대학역사학과조교수.영국에든버러대학역사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고,런던대학고등연구소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독일막스플랑크유럽법률사연구센터와대만중앙연구원법률학연구소에서박사후연구원으로일했다.웹진‘환일선(換日線)’,‘이야기(Story)’등에서칼럼니스트로도활동하고있다.

역자:강초아
한국외국어대학교중국어과를졸업하고,출판사에다니며다양한종류의책을만들었다.현재번역집단실크로드에서중국어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13·67』,『망내인』,『기억나지않음,형사』,『S.T.E.P.스텝』,『디오게네스변주곡』,『낯선경험』,『실크로드둔황에서막고굴의숨은역사를보다』,『하버드6가지성공습관』,『과학자의흑역사』,『미소우울증』,『감정은잘못이없다』등이있다.

목차


추천사1늘가까이에두고볼만한남성성의역사5
추천사2이런남성성,위험하다!?11

서문20

프롤로그남성성이란무엇인가?25
기원전30세기~기원전1세기폴리스정치와영웅주의:고대그리스남성35
기원전9세기~기원전1세기동성애:고대그리스·로마의스승-제자관계55
기원전2세기~5세기비르투스:로마인의전유물인미덕73
8세기~11세기바이킹전사:세계종말전쟁을위해살다91
6세기~13세기성이없는남성성:중세성직자의‘진정한남성’이론109
8세기~16세기아버지를살해하거나극복하거나:중세부자관계123
12세기~16세기백마탄왕자양성기:중세기사139
12세기~16세기성기능장애로인한고민:법정에선중세남자157
14세기~17세기팔방미인:르네상스와이상적인남성이미지175
17세기~19세기신사클럽:예의바른남성195
18세기~20세기남성이곧기계:산업혁명이후노동계급211
19세기~20세기제국주의와남성성227
20세기두차례세계대전과남성:남성의연약함을재조명하다241
20세기~21세기여권신장과남성의위기257
에필로그위험한남성성275

감사의말282

출판사 서평

2013년1월,영국에든버러대학기숙사에서나는역사학석사과정첫번째학기를힘들게마친후계속될진흙탕싸움을준비하고있었다.다음학기에들을강의소개서를살피다내게는꽤나낯선,그렇지만재미있을것같아보이는수업을발견했다.‘중세유럽남성성의역사MedievalMasculinityinEurope’라는강의였다.

그때까지나는학부와석사과정을다합쳐도성별(젠더)의역사를다룬강의를들은적이없었지만이후나는남성사를주제로석사논문을쓰고여성사를파고들어박사논문을쓰게된다.지금내연구분야는온전히성별사로채워져있다.십여년전남성성의역사를다루는수업을듣지않았다면,나는아마도성별사연구자의길을걷지않았을것이다.

남성사는여성사에비해늦게발전했다.1980년대이후서구학술계에서는남성사를연구하는학자가점점많아지는추세였으나아쉽게도대만에서는여전히극소수연구자만이분야에관심을가지고있었다.중국남성사를연구하는사람이전혀없는것은아니었지만서양남성사에비해서는확실히관심도가낮았다.그런분위기였기에나는이연구주제를처음접하자마자깊이빠져들수밖에없었다.

여성사연구는주로‘억압’의관점에서출발한다.반면남성사연구는가부장체제에서남성역시눈에보이지않는억압을받았음을다루는한편그주제가좀더다원적이다.이책에서는모순된부자관계,의복이남성성에미친영향,남성이원시적폭력과후천적예절사이에서느끼는괴리감등여러시각에서남성사에접근하고자한다.사실상남성이억압받았다는묘사가분명하게등장하는사료는극히드물다.그래서역사가들은남성이미지가역사적으로어떻게형상화되었는지를분석하는데관심을기울이는편이다.나는이책에서‘남성또한억압받았다’는것을일방적으로수용하는데서더나아가남성이왜묵묵히순응했는지,시대가요구하는조건을달성하고자남성이어떤노력을기울였는지살펴보려한다.동시에남성이어떻게가부장제아래서피해자이자가해자역할을했는지알아보고이를여성사와대조하고자한다.생물학적성별로구분해서생각해보면,오늘날여성사가상당한발전을이뤘다고해도다른성性의존재가없다면성별사를완전하게확립하기란요원한일이다.

대만학술계는현재여성사및여성연구에많은관심을쏟고있다.LGBT(성소수자.레즈비언Lesbian,게이Gay,양성애자Bisexual,트랜스젠더Transgender의첫글자를따서만든단어)관련연구도부쩍늘고있다.그러나남성사연구는거의다루어지지않고있다.이역시이상야릇한현상이다.성별사가여성입장에서출발했기때문에,또페미니즘운동의강력한흐름을타고이루어졌기때문에,솔직히남자들은젠더이야기라면덮어놓고반감을보이는경향이있다.성별사연구도그렇다.게다가성별사의한갈래로LGBT연구가활발한분위기이므로남성연구자가성별사를건드리면당장이상한시선을받게될것같은두려움이있다.

“나는사내대장부야.내가왜그런글을읽어야하지?”
“게이도아닌데젠더에관한책을본다고?”
“페미니즘책을읽었어?너페미니스트야?”

이와유사한반응을흔히접하게된다는것이다.전통적인‘남자’의정의에부합하는이들은젠더주제를불편하게여긴다.학술계에서도그렇다.서구든대만이든여성사를연구하는학자는대부분여성이다.물론서구권의상황은대만보다나아서적은수나마남성학자가여성사연구에공헌하고있다.그러나남성사영역은연구자의성비가비슷하다.역사학자가젠더연구를하면좋은점이하나있다.‘억압’을전면에내세우며독자의감정에호소하지않아도된다는점이다.역사학자의입장에서‘억압’은단지역사적사실이며논술의대상일뿐이다.중세에는여성의지위가낮았던것이사실이므로어떠한논쟁이나비판의대상이아니다.역사학자가할일은사실그대로를논하고독자에게오늘날여성의지위가가부장제아래서어떻게발전해왔는지를알리는것이다.

남성사역시마찬가지다.나는이책에서남성이얼마나부당하게대우받았는지,가부장제아래에서남성역시억압받았지만묵묵히참을수밖에없었다는것을강조하려는게아니다.다만가부장제가고대그리스·로마시대부터현대에이르기까지남성성의정의에어떤영향을주었는지,오늘날사회에서남성이누리는권력과그들에게가해진억압이역사적으로어떻게누적되고이어져왔는지를서술하고자한다.이책이사회적으로조금이나마좋은역할을할수있다면,젠더담론을회피하던남성이이책을통해자신의성향이어디에서어떻게유래했는지살펴보기를기대한다.당연히여성이이책을읽는것도대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