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치 페미니즘 선언

글리치 페미니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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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람은 몸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이 되어가는 것이다.”
디지털 세계와 물질세계의 구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우리는 언제나 연결돼 있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우리 자신에 대해 알아 갈 수 있는가?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자유롭게 탐구할 수 있는 공간은 어디인가? 서로 연대하며 억압적인 체계들에 맞서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갈등들을 몸 - 젠더 - 기술 사이 균열에 위치시켜 볼 수 있다. 레거시 러셀은 온·오프라인 영역을 순환하는 젠더, 인종, 섹슈얼리티의 한계와 이분법을 무너뜨리기 위해 우리를 글리치로 소환한다.
러셀은 젠더 및 섹슈얼리티에 대한 사회-기술적 관념을 2013년에 처음으로 ‘글리치 페미니즘’이라고 불렀다. 글리치는 흔히 실수, 결함, 시스템 오류로 여겨지는데, 러셀에게 글리치는 제어와 예상을 초월하는 생동하는 존재이다. 이 존재는 우리가 무한의 정체성들로 변형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제안하며, 러셀은 바로 여기서 우리의 해방을 모색한다.
「글리치 페미니즘 선언」은 사이버 페미니즘의 새로운 선언문이다. 자전적 이야기, 미술, 비판이론을 활용해 러셀은 사이버 페미니즘에서 배제되었던 목소리와 인물들에 주목한다. 특히 예술 작업을 통해 글리치를 여정한 줄리아나 헉스타블(Juliana Huxtable), 손드라 페리(Sondra Perry), 보이차일드(boychild), 빅토리아 신(Victoria Sin), 키아 라베이자(Kia Labeija)를 포함한 다양한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기반으로, 러셀은 글리치를 수용하기 위한 일련의 급진적인 요구사항들을 주장한다. 시기적절하고 도발적인 「글리치 페미니즘 선언」은 오류가 혁명이 되는 과정을 선보인다.
저자

레거시러셀

LegacyRussell
레거시러셀은작가이자큐레이터이다.뉴욕에서태어나고자랐고골드스미스대학교에서시각문화전공석사(MRes)를취득했으며스튜디오뮤지엄할렘의큐레이터를거쳐,비영리예술기관더키친(TheKitchen)의디렉터로재직중이다.그녀의글과인터뷰,에세이는전세계적으로출판되었고,2019년토마재단(ThomaFoundation)의디지털아트부문예술비평상,2020년라우센버그레지던시지원금,2021년크리에티브캐피털(CreativeCapital)등을수상했다.

목차

00들어가며
01글리치는거부한다
02글리치는우주적이다
03글리치는디스한다
04글리치는잠수탄다
05글리치는오류다
06글리치는암호화한다
07글리치는살갗이다
08글리치는반신체다
09글리치는바이러스다
10글리치는동원한다
11글리치는리믹스다
12글리치는살아남는다

출판사 서평

역자후기

코로나19의확산으로밖을향한문을닫고또하나의웹브라우저를열어삶을이어가던시기,나는레거시러셀의『글리치페미니즘선언』을읽었다.내두손에꼭들어오는책안에는자신을표현하고탐구하고변화시키는것을두려워하지않는인물들과그들이경험하고바라보는세상이펼쳐졌다.전시장벽면을보라색물결로물들이는손드라페리,“전자식민주의”를역동적인디지털콜라주로번역하는타비타르제르,과장된여성성을표출하는빅토리아신,언더그라운드클럽신에서인터넷언더그라운드를여정하는보이차일드.그들은나에게위로가되었고,용기를주었다.내가살고있는세상에대한의문,나자신에대한고민,내가상상하는미래를실천하기위한대안들이레거시러셀의단어들에서생생히살아났다.

“흑인,여성,펨,퀴어와동일시하는몸”의러셀은사춘기시절,“키보드앞에서벗어난(AwayFromtheKeyboard)”세계속“끊임없는백인이성애규범의간섭”을탈피해오롯이존재하고놀수있는공간을온라인에서찾았다.러셀은LuvPunk12라는아이디로로그인해,다양한연령의,형체의,정체성의디지털살갗을입었다벗었다.러셀이처음경험한인터넷은광활하고,자유롭고,놀이로가득한공간이었다.

반면,컴퓨터,스마트폰,텔레비전등각종디지털기기와방대한디지털콘텐츠를접하며성장한나에게두영역의경계는없었다.온라인세계는언제나나의오프라인일상의연장선으로,혹은오프라인세계가나의온라인일상의연장선으로공존했다.내가알고지낸인터넷은끊임없이로딩되는다른이의일상,고양이짤,자극적인(가짜)뉴스,화려한광고뒤에데이터가노동과자본으로직간접적으로환전되는국가및기업이지정한규범의억압적위계를감추기바쁜공간이다.인터넷의끝없는잡담과속도에다양한오프라인사회정치적체제를맞서기위한온라인상의운동이빠르게확산되었다페이지새로고침과함께금방사라지는현상을당연시여기게됐다.하지만러셀은초기인터넷을헛된향수에포장하지않고,과도한소비,노출,감시,착취로특징지어지는오늘날의인터넷에서도해방을찾을수있다는것을주장한다.

이를위해러셀은글리치페미니즘을제시한다.글리치페미니즘은(사이버)페미니즘이지나친틈새공간들사이를점유하며,우리를외접하는온·오프라인영역에내장된젠더이분법의꼼수를누설하기위해계속움직이기를요구한다.페미니즘은이미구축되어있는사회적규범의울타리속의변화를촉구했다.이것물론필연적인운동과사상이지만,이는대개젠더이분법에의존할뿐만아니라종속시킨다.이분법사이,혹은그바깥을배회하는몸들의존재를염두에두지않는것이다.글리치페미니즘은“‘중간성(in-between)’[이]생존에필요한핵심적인요소”임을보여준다.

온라인상에서젠더이분법은우리를마케팅대상으로,무엇보다인간으로인식될수있는지에대한여부를판별하기위해기능하는데,이이분법에들어맞는것을거부한,실패한이들은근본적존재를박탈당하는폭력에노출된다.글리치페미니즘은그들과함께우리가생동할수있는새로운공간들을모색한다.우리가온라인에서이분법체계를체화하길거부하는것은AFK삶속이분법의통치를통찰할수있도록해,디지털세계와물질세계의상호관계성을확고히드러낸다.컴퓨터시스템에허점을만들거나무엇인가잘못되었음을신호하는글리치를통해,글리치페미니즘은우리가점유하고있는어떤곳에서든,가상공간이든물질공간이든,우리가너무흔히잊고지내는우리스스로의자주성을일깨운다.

『글리치페미니즘선언』은정체성의“복합성과범위성에대한권리”를행사하는자신만의방법을찾은예술가들,미술사와페미니즘역사에서배제되어온예술가들을소환해,글리치를일으키고,글리치가되어가는여정을안내하는지침서이다.완결된책이아니다.러셀은글리치를통해드러낸온·오프라인영역의솔기들과분열을,나아가더많은이야기들로채워질수있는빛나는공백들로우리에게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