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에 몸을 데인 시인들 (요절한 천재 시인들을 찾아서)

비극에 몸을 데인 시인들 (요절한 천재 시인들을 찾아서)

$14.00
Description
“시는 생의 환희이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다.”
짧은 생, 불꽃같은 열정, 천재 예술가의 광기… 그리고 여기 빛나는 시
“시인에게 시는 운명이다. 시인은 죽어서도 시를 쓴다. 천국의 새벽까지 등불을 밝히고 시를 쓰고 시집을 내고 맑고 따뜻한 목소리로 시를 낭송한다. 이 책은 일찍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삶 자체가 한 편의 위대한 시가 된 시인들의 이야기다.”

천재는 요절한다고 했던가. 천재성을 인정받았으나 끝내 요절한 시인들이 있다. 이연주, 신기섭, 기형도, 여림, 이경록, 김민부, 김용직, 원희석, 임홍재, 송유하, 박석수, 이현우.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기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시인들의 이름은 생소하다. 정호승 시인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일찍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삶 자체가 한 편의 위대한 시가 된 시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우대식 시인은 요절 시인들의 고향이나 그들이 거쳐 간 곳들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유족과 지인들을 인터뷰하며 이 책을 썼다. 파주의 통일동산에서 땅끝 완도까지 거의 만 킬로미터에 가까운 여정이었다. 요절 시인들의 삶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려고 분투했던 모습들이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요절 시인들의 ‘무엇’이 그를 그토록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문득 요절 시인들이 우리에게 남긴 어떤 메시지를 지나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물음에 발걸음이 멈춰 선다.
저자

우대식

강원도원주출생.1999년『현대시학』을통해등단했으며,저서로는시집『늙은의자에앉아바다를보다』『단검』『설산국경』,요절시인열명의대표시를모은『요절시선』등이있다.현재숭실대문예창작과강사로있다.그는요절시인들의고향이나그들이거쳐간곳들을직접찾아가사진을찍고유족과지인들을인터뷰하며이책을썼다.비무장지대가까운파주의통일동산에서땅끝완도까지거의만킬로미터에가까운여정이었다.

“사람살이가늘상처투성이임을모르는사람이있을까마는시인들만큼미늘의바늘로상처를낚아채는사람들도드물것이다.빛나는죽음의촉수들이향하는행로를지켜보는일은쉬운일이아니었다.그러나죽은시인과죽지않은시를동시에만나는순간의벅찬‘어처구니’가나를더더욱이작업안으로몰아붙였다.열두명의시인들을모두만난후의감정이란,잊고지낸온기와이름없는악기하나를선물로받는기분이다.”

목차

서문
이연주-해질녘안개의냄새
신기섭-알짜마트주임,열혈시인
기형도-천사는지상에오래머무르지않는다
여림-안개속으로걸어간새
이경록-하얀,해변의죽음
김민부-서른한번의죽음그리고서른한번의가을
김용직-기찻길,그로테스크,투신
원희석-파주,빠친코그리고시와정치
임홍재-남사당패가되어날아간새의노래
송유하-니르바나를향한단독자의길
박석수-철조망속의파라다이스
이현우-나부껴오르는깃발도없는방랑혹은편력

출판사 서평

아찔하고황홀하다!
뜨겁고치열했던그들의시정신은아직도우리곁에남아있다.
“목숨을줄여서라도좋은시를쓰고싶다”,“맘에드는시한편을위해서라면손이잘려도좋다”고고백하며죽음직전까지도치열하게시를써내려갔던요절(夭折)시인들.이들은요절(撓折)했다.일찍죽었다는뜻의요절이아니다.여기서‘요’는‘휘어져부러지다’는뜻이다.그들의재능이자신의삶을휘어부러뜨렸다.천재란그런것이다.버스전복사고,심야극장에서의죽음,간경화증,백혈병,화재,자살,의문의죽음…….죽음의이유는다르지만,이들은자신의삶을창조적에너지로밀어올려결국휘어부러뜨렸다.
유쾌하고세심한청년신기섭은버스전복사고로의식을잃었다.기형도는심야극장에서의문의죽음을맞이했다.가곡〈기다리는마음〉으로널리알려져있는부산출신김민부는화마에휩쓸려갔다.서울변두리기찻길옆판잣집에서가난에허덕이며살던김용직은술로써시를쓰다간경화로생을마감했다.왕초걸인의모습으로빛나는감수성의시를썼던시인이현우는아무도모르는곳으로의망명혹은실종으로자취를감췄다.
자신의삶이그리길지않을것을예견이라도했던것처럼,이들은청춘의시간동안치열하게시에매달렸고,짧은시간엄청난시의흔적들을우리에게남겼다.그리고홀연히세상을떠났다.병들고고단했던몸,빠져나올수조차없던가난한생의조건.시대를너무앞서간탓에그들의재능을세상은알아보지못했다.어둠속에서소통할길없이소외된시인들은그림자처럼사라졌고,사람들로부터잊혀졌다.페이지곳곳에실려있는요절시인들의빛바랜흑백사진에눈길이간다.시가생의전부이며,살아가는이유였던천재예술가들의삶의흔적을따라가는운치가있다.특히이번에새롭게더해진이현우시인은전후낭만주의시의절정을보여줌은물론시인의삶의굴곡에서시란무엇인가하는문제를보여준다.그러나이책의가장큰의미는잊혀진시인들의이름을오늘로다시불러세운다는점이다.요절시인들의삶을따라가다보면미안함과안타까운마음이억누를길없이올라온다.죽음앞에서더욱빛나는시구들을살펴보는일은아찔하고황홀하다.

평범한일상을되돌아보게하는시의힘
이책에는우리가잘몰랐던시인들의삶과생각지도못했던좋은시들이많이담겨있다.시를읽어보면알겠지만모두훌륭한수준을보여준다.대표적으로이연주시인이그렇다.왼손에는담배,오른손에는소주잔을들고한참을이야기하는이연주시인의눈빛은매혹적인광기를내뿜고있었다고한다.자살로짧은생을마감한그녀의집은작은소품하나까지온통빨간색으로치장되어있었다.그녀를추억할수있는사진한장과‘지독한삶의냄새로부터/쉬고싶다.’라는시구절이읽는이의가슴에훅다가온다.여림시인의경우도마찬가지.‘그렇게도막막히도바라보던세상./그/세상이너무도아름다워나는울었습니다.’라는부분에서볼수있듯이살아야하는근사한이유를찾기위해몸부림치다가제손목을긋는시인에게세상은막막한곳이었지만역설적이게너무도아름다운곳이기도했다.
요절시인들의시곳곳에서보이는삶에대한치열함은,세월이훌쩍흐른지금까지그들을기억하도록만든다.죽음을선택한사람들은마지막까지살기위해몸부림친사람들이다.이것이요절시인들이살아있는우리에게주는삶의교훈이고,그들의시가빛나는이유이다.죽음의언저리를산책했던예민한영혼들의치열했던삶과빛나는시는,오늘날우리의일상을돌아보게하기에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