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괜찮은 파랑 (여전히 깊고 푸른 우리들을 위하여 | 진초록 에세이)

그대로 괜찮은 파랑 (여전히 깊고 푸른 우리들을 위하여 | 진초록 에세이)

$15.00
Description
“여전히 하늘은 푸르고 노을은 붉고
세상은 눈부시게 빛나서 위로가 됐다”

당신을 안아주었던 시간과 시절의 색은 무엇인가요?
“아름다운 것들은 색과 함께 온다”
인생의 팔레트에 담긴 아름다운 사람과 기억, 그리고 치유의 색들

사람은 색에서 위로를 얻고, 색 자체가 사람을 흔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 작가는 어느 날부터 자신의 인생 팔레트를 하나하나 되짚어보기 시작한다. 작가의 팔레트에는 어린 날, 처음으로 용기를 배우게 해준 두발자전거에 달린 구슬들의 형광색이 담겼고, 강원도 산골 외갓집 뒷산을 쏘다니며 따먹은 산딸기의 라즈베리 핑크가 담겼다. 독립해서 새로 얻은 집으로 이사하는 날, 엄마가 기꺼이 내준 샤워 가운의 라벤더색도, 발레리나를 꿈꾼 동생이 신었던 토슈즈의 핑크도,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바라본 노을의 주황빛도 담겼다. 파리 여행 마지막 날, 숙소 창가에서 밤새 맛본 샴페인의 복숭앗빛, 매혹적인 달빛, 흐린 하늘의 담청색도 빼놓지 않았다. 작가는 아름다운 것들, 찬탄의 순간들은 색과 함께 온다고 믿는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이 하나씩 생겨나고 더해지는 게 인생이고, 그렇게 아름다운 순간과 아름다운 결, 잊을 수 없는 색들이 인생의 팔레트에 하나씩 더 채워져 간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살고 싶다고 고백한다. 작가는 독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팔레트에는 어떤 색이 채워져 있나요?
저자

진초록

로스쿨에다니며글을쓴다.대학에서는저널리즘을공부했다.방송물은한모금.여행자처럼헤매었고먼바다와무등의도시를건너다시서울로돌아왔다.그모든모험을함께한고양이와살아가고있다.

어느날,
내삶의팔레트를들여다보았다.
그러고는영영생각하기를멈출수없었다.

내생을스치는아름다움에대해서.
기억과추억에대해서.
그것들에물든온갖색체들에대해서.
그로부터얻어진마음들에대해서.

『그대로괜찮은파랑』은
어느푸르고쨍한밤,
사람은색에서위로를얻고
색이사람의마음을뒤흔드는힘을
가졌다는걸느꼈던그밤이후
인생의아름다운순간들을
하나씩되짚어보고싶다는
바람으로써나간작품이다.

목차

Part1너는나의닻이되어

보랏빛장미의정원에서
푸른바다의전설
내고양이의하얀발,우리둘의우주에서
발레리나의토슈즈핑크
담청하늘아래의유영
파랑새는푸른달에살지
라벤더색의샤워가운
붉은벽에기대어
베이지색니트를입은사람
너와함께다시봄이어서
다락에눈이내리면
Part2선명하게타오르는밤

햇살마멀레이드
빨강의정의
밤의뒷모습이붉게번지면
미켈란젤로언덕의노을
남쪽섬의남쪽에서
희고거칠은내등딱지의무덤
불이붙이않아도나는성냥인것을
누아는잘못이없지
가장오래타오르는마음의색
달빛색물감을개어당신의밤으로
금빛날개의숲에서
Part3영영그리울것들의노래

크리스마스그린
여전히붉은산딸리들알알이맺히는지
봄빛보다설레었던그대에게
젖은모래위에앉은당신을사랑하는일
파리의피치샴페인
그순간의시공간을사랑하게만드는멜론소다색
오렌지보다밍밍하고쨍한레몬보다부드러운
다정하고따뜻한호두색,한번쯤은우리를안아주었던
시간과시절의색
오색구름이너울지면너를닮았을까
黑白
푸를청,봄춘

Part4희게개어오는푸른봄처럼,아침은오고

완연하고짙은비밀들
흰눈색의?苑
코발트의방
바람에도색이있다면
나의눈부신여왕
파송송연두색고명같은사람
너의이름은최초의용기
소라색둥근공무지개
생의감각은초록
네온핑크도로시
꽃범의꼬리
그대로괜찮은파랑

작가의말
아름다운순간은색과함께온다

출판사 서평

“옅은라벤더색가운에서는엄마마음같은냄새가나”
취향혹은사람의온도

작가는연한담청혹은얼어붙은겨울강의얼음빛깔을닮은하늘색깔을가장좋아한다.셀렘과기다림의시작처럼느껴져서이다.연한담청의하늘은오래바라볼수있고,오래본다는것은오래도록그것에대해생각한다는뜻이라고,작가는생각한다.지인이선물로준보라색장미꽃차에서는설명할수없는아름다움을본다.파리에서온그꽃차의원산지는이란이다.저자는시공간을넘어낯선땅의보라색장미정원을맨발로걷는상상속에서헤맨다.소녀시절,어쩔수없는이유로발레를포기한동생은,우연히보러간발레공연장에서하염없이울었다.연분홍토슈즈를보며작가는꿈하나를잃어버린동생을생각한다.하지만그꿈은이루지못했더라도그것이오늘의너를만들었노라고,언젠가는웃으며그런얘기를나누고싶다.먼도시에취업이되어부모님곁을떠나는날,엄마는아끼는라벤더색샤워가운을선뜻작가에게내준다.그무엇으로도해결이안되는허기를감당할때마다작가는엄마의샤워가운을입는다.세상에서자신에게가장따뜻하고편안한사람,그런사람의색을붙들고작가는험난한세상을살아간다.

“내마음속무엇을꺼내불속에던져야저리짙은주황빛이날까?”
기억혹은소통의언어

인생에는오래남는날들,어떤이유로든잊기힘든순간들이있다.눈부시게아름다운것을보았던날도그중하나다.작가는피렌체미켈란젤로언덕에서보았던짙은주황빛노을을잊지못한다.그리움이짙어다시그언덕에서는날,그간네게많은빚을졌다고,그래서다행히기운차게살았다고말해주려한다.작가는고양이를기른다.둥글고하얀고양이의발이마룻바닥에닿을때나는소리를특히좋아한다.언제부터인가거실부터부엌,부엌부터현관까지고양이와걸으며작가는자신이고양이의우주에초대받았다고깨닫는다.그시간은새벽기도같기도일요일아침미사같기도하다.작가에게장면속의색을읽어내는일,언어속의색을읽어내는일은너무나충만하고아름다워발을동동구르게되는행복한취미다.작가는자신의즐거움만큼이나독자들의즐거운순간을궁금해한다.들을수만있다면기꺼이들으러가겠다고말한다.그것은우리가서로에게줄수있는,함께나누기에가장아름다운무엇일지도모른다고,작가는생각한다.

“이제야인사를전하는구나.정말고마웠어.더멋지게살아볼게”
성장혹은치유의이야기

열살무렵,막연하게죽음이라는추상의개념을인식하게된작가는밤마다호흡곤란을호소하며울었다.그러다어느날,늘제자리에서자신을비추어주는환한달을보며더는무섭지않게되었다.달빛아래에서작가는달과신호를주고받는기분으로이젠괜찮다고,덜힘들고무섭지않다고느낀다.작가는처음두발자전거를타게되었을때용기를배웠다.무서워서제대로흐름과균형을타지못한게패인이라는걸몸으로느끼는순간그것을돌파할줄도알게되었다.빛나는형광색사물을보면바퀴에형광색구슬을줄줄이매단어린날의자전거가떠오른다.그색처럼빛나는무언가가되어야할것같고더씩씩해져야할것같다.한번은떨어지지않는열을안고병원에서받은약봉투를챙겨더운나라로여행을갔다.도망치듯잔인한도시를떠나자열은씻은듯내렸다.그곳에서한밤중에쪽배를타고청량한금빛을내뿜는반딧불이를보았다.어둠속에서도꺼지지않는,아주작은빛을보았다.다시돌아온도시에서일상의고통은그대로였지만작가는세상어딘가에서반딧불이가반짝이고고요와적막이흐르는,그런질서가있다는것만으로숨쉴틈을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