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상)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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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 침 못 놓는 침의鍼醫, 마음 돌보는 심의心醫가 되다

성균관 유생 출신, 의과 장원 급제, 유능한 침의로 소문이 자자하며 내의원 어의를 아비로 둔 앞길 창창한 의관 유세엽. 그가 어느 날부터, 침이 무서워졌다!

「“대궐서 높으신 분들만 고치셨다는 분이 우예 침을 못 잡으실꼬?”
“저게 의원이 아니라 병자지, 병자!”」

더 이상 침을 잡지 못하게 된 세엽은 내의원을 나와 이름을 ‘세풍’으로 바꾼 채 아비의 동문이었던 계지한이 있는 시골 의원에 은거한다. 그곳에서 세풍은 환자의 병은 몸이 아닌 마음에 그 근원이 있음을 배우고, 의원은 기술이 아닌 마음으로 치유하는 존재라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2.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 우리는 사람입니다.

「“근심이 있으면 털어놓으십시오. 심의 유세풍이 다 들어 드리겠습니다.”」

세풍에게 병증을 호소하는 인물들은 실로 다양하다. 호란 중에 포로로 잡혔다가 돌아온 ‘화냥년’, 마님에게 구박받는 꼬마 서자, 남편의 매질과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는 부인, 매품을 팔다 장애를 얻은 전쟁고아, 괄시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술에 빠진 광대 등 당시 조선 사회에서 누구보다 소외받으며 가슴에 한을 품게 된 이들이다. 그들은 부조리에 시달리면서도 자기 속마음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출할 수조차 없었다. 병자들은 치매, 히스테리, 불면증, 우울증, 화병, 알코올중독 등 갖가지 증상에 시달리다 유세풍을 찾는다. 이들의 병증과 사연은 읽는 이의 마음을 미어지게 하고, 분노하게 하고, 서글프게 하다가, 마침내는 같은 증상으로 고통 받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3. “불행을 겪어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세풍은 병자가 자기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다가가 마음을 열게 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 깊이 공감하며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다. 이러한 세풍의 방식은 사람의 마음을 힘들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사람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너는 곱고 귀한 사람이야. 기억하렴. 혹 길을 가다가 네 뜻과 상관없이 흙비를 맞아도, 잿물을 뒤집어써도, 똥물에 빠져도, 개똥을 밟아도 이 사실은 변치 않는단다.”」

「“지난 일은 아무리 애써도 돌이킬 수 없습니다. 하나 오늘과 내일, 앞으로 어떻게 살지는 소망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게 살지 불행하게 살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니 행복을 염원하고 선택하십시오.”」

모든 인간은 똑같이 다 소중하고 자유로우며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세풍은 불행을 겪어야 하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우리는 불행이 아닌 행복을 선택할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차별과 부당함을 학습하고 인내하는 데 익숙해진 우리에게 그의 말은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된다.
저자

이은소

'상상하고쓰는병'을즐기다가공모전과인연이닿아작가소리를듣고있다.
동아ㆍ카카오페이지장르소설공모전에당선,장편소설『귀인별』을출간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두번째작품『조선정신과의사유세풍』은매년1천여편이응모하는국내최대규모의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우수상을수상했다.출간후동제목으로드라마가만들어졌다.이후출간한단행본소설『학교로간스파이』도,현재영상화제작중이다.
작가는말한다.
“‘깜짝놀랄만한글을지어서천년뒤에남길’포부는없습니다.지금이순간,내불치병이그대에게즐거움이된다면감사할뿐입니다.”

목차

침이무서운침의
계수의원
화냥년의발작
아씨의우울
심의유세풍
전운사의화
오줌싸개와장군의비밀
고시생남편과양처의꿈
퇴물들의망상

출판사 서평

“어디가아파서오셨소?마음부터살펴보리다.”
조선시대에도정신과의사가있었을까?

문화체육관광부와한국콘텐츠진흥원이주관하며매년1천여편의작품이투고되는국내최고의이야기공모전,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의2016년우수상수상작『조선정신과의사유세풍』이책으로출간됐다.조선후기.침을잘못놓아사람이죽자그정신적외상으로더는침을잡지못하게된어느내의원의관이시골로낙향하여사람의마음을돌보는심의心醫로거듭나게된다는이야기다.작품안에서는각각의꼭지마다곡절있는사연을가진병자들이등장해웃음과감동의서사가펼쳐진다.끊고맺음이뚜렷해마치한편의드라마를보는듯하다는점도매력적이다.그러나무엇보다도눈길이가는것은,사람에대한작가의따뜻한시선과메시지다.

이작품은조선시대침으로병을다스리던침의鍼醫에서사람의마음을치유해주는심의心醫로거듭나는한내의원의관에관한이야기이다.
더불어은우라는한열혈여성을통해차별받는조선의여성성을넘어서,전문성을가진의생으로거듭나는이야기임과동시에남존여비시대의과부와광부(曠夫)가엮어내는순수한사랑이야기를담겨있다.부담없는로맨스장르에‘한의학’이라는다소무거울수있는소재를경쾌하고발랄하게접목시켜독보적인한의학소설영역을구축해냈다.

작품이배경으로삼는시기는조선조효종이승하한시점(1659년)부터약5년에달하는기간이다.작가는이시기를골라정묘년과병자년의호란,인조의장남인소현세자와차남인효종의죽음에얽힌미스터리,후에어의에자리에까지오른마의馬醫백광현까지역사적사실과실존인물들을주의깊게배치해이야기에개연성과흥미를더한다.뿐만아니라천민부터양반까지신분사회였던조선을살아가는당대민중들의생활상과풍속을고증해실감나게재현한다.
무엇보다도작가는『황제내경』『동의보감』『침뜸의학개론』『한의학대사전』등한의학서적과논문을약1년간탐독하고조사해서술에사실성을높였으며,신경정신의학및심리학의개념을한의학과접목시키고자『한의신경정신과학』『마틴셀리그만의긍정심리학』등을참고했다.작품속각각의병증마다한의학지식이망라된세심한진단과처방을읽는다면,한편의소설을완성하기위해작가가들이는노력이란어떤것인지확인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