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복지국가 만들기에 실패했나 (조세정치와 미국 자유주의의 한계)

미국은 왜 복지국가 만들기에 실패했나 (조세정치와 미국 자유주의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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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국은 왜 복지국가에 실패했는가?”
- 감세와 증세 혹은 주입된 진영 논리를 넘어 분석한 복지국가 미국의 역사
소위 세금과 세금 담론이 국가 정책 결정을 지배하고 있다. 요즘 정치인들은 국민을 시민이나 유권자로 부르는 것만큼이나 납세자로 부르길 좋아하고, 그와 동시에 세금을 정치에 활용하는 일 역시 빈번해졌다. 유권자 겸 납세자인 국민들은 진영에 따라 때로는 ‘왜 부자까지 복지 혜택을 주어야 하냐’고 화를 내고, 또 때로는 ‘왜 세금도 내지 않는 가난뱅이들에게 세금의 혜택이 돌아가냐’고 답답해한다. 언론에서는 수시로 부정수급자를 고발하고, 복지 수당을 받아 유흥비로 탕진하는 사람들에 대한 폭로기사도 빈번하다. 그와 함께 복지에는 찬성하지만, 복지를 위한 세금 집행에는 반대하는 기묘한 여론이 형성되어버렸다. 복지가 담론이 아닌 시대에조차 평범하게 집행되던 세금이, 복지 담론이 대세인 오늘날 오히려 공격받는 기이한 상황이다.

흔히들 조세와 복지에 관한 담론을 보수와 진보 사이의 대결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진보가 복지에 관한 담론을 선점하며, 이를 감세와 성장이라는 주장으로 받아치는 것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쟁의 모습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 책, [미국은 왜 복지국가 만들기에 실패했나]의 저자 몰리 미셸모어는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강력한 예시를 미국의 정치사에서 찾아낸다. ‘감세’라는 전제가 뒤집어진 적은 한 번도 없다. 복지에 대한 환상과 조세에 대한 저항은 보다 복잡한 요인에 의해 생겼으며, 이를 자유주의 진영과 보수주의 진영 모두가 선거에 활용해왔다는 것이다.
저자

몰리미셸모어

역사학자로20세기후반미국의정치,문화,사회사,특히재정정책과복지국가가전공영역이다.2006년미시간대학교(UniversityofMichigan,AnnArbor)에서박사학위를받았고,2017~2018년도프랑스사회과학연구원북미연구센터방문교수를역임했다.현재매사추세츠주렉싱턴소재워싱턴앤리대학교(WashingtonandLeeUniversity)역사학과부교수로재직중이다.지금은여성,아프리카계미국인,자산소유자,이주민,반이민활동가,반전활동가등다양한집단이납세자이자시민으로서정책변화와시민권의확대에어떤영향을미치는지에대한연구프로젝트를진행중이다.

목차

서문세금은왜중요한가?

제1장복지국가와조세국가지키기:뉴딜과전후복지국가논쟁
지역에서의복지국가반대운동…43
뉴딜이여,안녕…56
납세자,세금수혜자,그리고성장의정치…70

제2장시장의실패:케네디-존슨정부시기감세와복지축소의정치
자유주의적방식으로서의감세:1964년재정법…93
형평을위한호소:빈곤과의전쟁…109

제3장정치적합의의붕괴:뉴딜체제의와해와위대한사회의분열
부양아동가족부조에대한공격…132
총이냐,버터냐…149
빈자를위한정책,부자를위한정책…158

제4장세금논쟁:닉슨행정부시기복지개혁과조세저항
잊힌미국인들에대한구애:가족지원계획…175
아래로부터의납세자동원…186
조세저항의활용:조세정치와신공화당…206

제5장게임오버:레이건혁명과조세논쟁의결말
우리가알고있는조세개혁의종말…221
자유주의와레이건혁명…239

에필로그교착상태의미국복지국가…259
옮긴이의글…276
주석…285
색인…359
감사의글…365

출판사 서평

“낮은과세율과경제성장”
-복지국가미국의이면에숨은취약한복지체제

세금에대한국민,특히노동계급과중산층의강박관념은현대복지국가의성장과궤를같이한다.시작은뉴딜이다.미국인들은뉴딜에대한향수가있다.대공황GreatDepression의절망에서벗어나대압착GreatCompression을통해중산층의시대를연자본주의황금기의또다른이름이었기때문이다.프랭클린루스벨트집권기부터시작된1930년대이후30년간의이른바뉴딜체제는이후신우파와신자유주의시기양극화,그리고1대99의사회와대비되며그향수를더욱더자극하고있다.그런데이책의저자인몰리미셸모어는신우파정권이집권할수있었던이유를흥미롭게도뉴딜자유주의자들의경제정책,특히조세와복지를둘러싼연방정부의정책과정치담론에서찾고있다.즉레이건의보수주의혁명은뉴딜체제의파산이아니라,그것에뿌리를두고있다는주장이다.
뉴딜추진세력들은미국의복지체제를처음부터기여형사회보험체제,즉일반사적보험이나저축과같은개념을기초로구축했다.이것들의재원은급여세다.즉노동시장에진입한노동자들의근로소득을기초로하는것으로,재분배효과가적을뿐만아니라,노동시장의불평등이노후까지이어지는역진적인제도다.필자에따르면이는세금에대한자유주의자들의강박관념에기인한것으로,바로“낮은과세율과경제성장”을주요구성요소로하는뉴딜사회협약의근간을이루고있었다.이른바미국자유주의세력의경제성장우선주의는전후냉전의영향을크게받았지만,냉전이전에이미뉴딜체제를지속하기위한주요한정치전략으로자리잡고있었다.그유명한파이를키우자는이야기도민주당이집권한백악관에서나온단골메뉴였다.우리가알고있는유효수요창출과완전고용,그리고노동조합의권한보장을통한노동과자본의타협체제였던뉴딜복지국가의이면에는이렇듯취약한복지체제가자리잡고있었던것이다.

“누군가당신의세금을강탈하고있다”
-복지국가를살해하는혐오의낙인

오늘날미국인들에게복지라고하면,보통TANF(빈곤가족일시지원제도.이책에서등장하는AFDC의후신)나SNAP(보충영양지원제도.2008년푸드스탬프에서개칭)을지칭한다.이런의미에서미국인들에게복지란극빈층에대한구제제도에다름아니다.이른바보충성원칙에기반을둔잔여적복지체제가그렇듯이,이러한협의적개념의복지는복지수혜자들에게혐오의낙인을찍는다.실제로는1994년까지AFDC가전체복지예산에서차지하는비중이2%미만에불과했다.
여기서한가지의문이생긴다.뉴딜과위대한사회는엄청난소득세율로잘알려져있다.그런데뉴딜체제와위대한사회를이끌었던민주당집권세력이낮은세금을추구했다는게무슨말인가?
이대목에서필자가왜복지국가가아닌조세복지국가혹은조세국가와복지국가의모순을이야기했는지를이해할필요가있다.하나는조세에대한민주당의정치담론이기본적으로낮은세금에있었다는것이다.다른하나는바로광범위한조세지출정책의활용이다.요컨대높은과세율이반드시높은수준의재분배와빈곤의감소를의미하는것은아니며,정부재정도빈곤층이아닌중간계급의생계안정과복지에더기여했지만,미국복지체계의특성상복지정책은중간계급의조세저항에악영향을끼쳤다는것이필자의견해다.
나와는상관없는‘복지’에대한유권자의분노는자유주의복지담론과그에의해파생된정책의후과로납세자와복지수혜자를분리시키는결과를가져왔으며,이는곧감세정치의정당성으로이어졌다.또한이러한조세저항운동은풀뿌리수준,즉주와지방수준에서확대됨으로써뉴딜복지국가를위협하게된다.

“납세자의권리vs수혜자의권리”
-복지를둘러싼자유주의세력과보수주의세력의자기모순

미국복지국가의취약성에대한필자의분석에서눈에띄는점은복지제도뿐만아니라조세체계를통해미국의복지국가역사를추적하고있다는점이다.이를통해경제성장과낮은세율을근간으로하는전후미국자유주의자들의사회협약의근거들이드러난다.
지역관료들로부터의조세저항과이에대한감세여론이확대되자,케네디와존슨행정부는대규모감세를통한경제성장을약속하면서탄생하게된다.실제로케네디와존슨은연방부조에의존하는세금수혜자들의권리와이익보다는납세자의권리와이익을강조하면서,감세그리고빈곤과의전쟁을복지의존성을탈피하는방식-노동시장의참여를조건으로하는근로연계방식-으로이해했다.1960년대말부터는부자증세와서민감세운동이활발하게전개되었지만,1970년대진보진영의조세개혁운동은“평범한납세자들의부담”이“부자를위한복지”때문이라는인식에기반하고있었다.이조세개혁운동은보수주의반조세운동과는방향을달리하는것이었지만,과세기반의확대를통한제도적이고보편적인광의의복지개념의확장보다는기존의낮은세금을통한경제적안정이라는자유주의적인식에기반했다는측면에서보수주의조세저항운동과궤를같이한것으로볼수있다.어쨌든이러한진보진영의조세저항운동은제도적결실을보지못하고,오히려고소득자들에게면세혜택을주는역진적인과세안을채택하는1978년재정법으로넘어가게되었다.
보수진영대표하는공화당의본격적인감세정당으로서의변신은주지하다시피1970년대후반,캘리포니아제안13호로상징되는전국적인조세저항운동과레이건의집권을통해서였다.그배후에는기존공화당보수주의와는결을달리하는신보수주의반체제(반기득권)-이른바티파티TeaParty-세력이있었다.사실이전의공화당보수주의세력은균형예산과재정보수주의에입각한낮은세금과지출억제정책을기본적인재정정책으로삼고있었다.하지만뉴딜자유주의가조세와복지국가의간극을넘어서지못했듯이레이건의보수주의역시조직되지않은빈곤층에대한낙인찍기를제외하면,전체적인복지규모의축소에는실패하고만다.미국복지국가의교착과위기가반복되고지속되고있는데는이러한자유주의세력과보수주의세력의자기모순이깊숙이자리잡고있다.

미국의역사에서찾아낸대한민국정치의맥락

이책의묘미는풀뿌리수준,즉도시지역에서펼쳐지는반복지와조세저항운동을매우세밀하게묘사함으로써미국의복지갈등에대한이해를높이고있다는데있다.이는필자가역사학자인이유도있을것이다.특히필자가현대미국정치의모순으로뽑고있는상반된국민인식,즉좀더많은정부의공적지원을바라지만,정작세금은내기싫어하는이유에대한세심한기술은이책의장점중하나다.
우리나라역시필자가그려낸미국의모습과닮은데가있다.어느나라나세금내기싫어하는것은인지상정이겠지만,우리나라역시내가낸세금이내경제적안정과복지로돌아온다는복지의효능감이낮은국가중하나다.조세지출수준도OECD평균을상회한다.어떤조세체제를갖느냐,또한어떤복지국가를지향하느냐는정치적선택의영역이다.사회지출영역과규모를꾸준히확대하고는있지만보편적이고촘촘한재분배정책으로도잘이어질수있는지,이책이다루는미국조세복지국가의역사에서그시사점을얻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