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크 생리학 시리즈 세트 (양장본 Hardcover | 전 2권)

발자크 생리학 시리즈 세트 (양장본 Hardcover | 전 2권)

$32.60
Description
19세기 프랑스나 한국이나 다를 바 없다.
특정 계급을 치밀하게 꿰뚫는 대문호의 르포르타주!
개혁의 시대, 기대와 불만이 탄생시킨
생리학이라는 새로운 풍자 문학

지금부터 대략 200년 전 프랑스에서는 의학용어의 이름을 빌린 생리학Physiologie이라는 기묘한 문학 장르가 생겨났다. 당시 사회는 일종의 격변기였다. 절대 왕정을 몰락시킨 프랑스 혁명이 다시 나폴레옹이란 전제군주를 탄생시킨 뒤 군주제로 퇴행해버렸고, 그 퇴행을 극복할 새로운 혁명들이 기존 계급을 허무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었다. 한편, 급격히 이루어진 과학의 발전은 상업의 득세와 함께 자본주의를 권력의 유력한 한 축으로 새로이 편입시켰다. ‘~의 생리학’이라는 이 기이한 문학 장르는 바로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태어났다. 급격한 사회 변화, 새로운 시대에의 기대, 지지부진한 개혁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탄생시킨 시대의 풍자 문학인 것이다.
기존의 관념과 학문이 더는 인간사회를 분석할 수 없을 때, 마치 동물이나 식물을 연구하듯 인간 혹은 인간 유형을 치밀하게 과학적으로 분석하겠다는 야심만만한 발상이 이 장르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은 그 나름의 생존방식에 따라 생리적 기질대로 살아가며, 이를 분석, 분류함으로써 사회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그리고 익히 알고 있듯, 이는 발자크가 “인간 희극” 연작을 집필한 의도와 정확히 일치하며, 실제로도 발자크 역시 익명의 작가들이 가득한 이 생리학이라는 장르 속에서 이름이 드러난 몇 안 되는 필진 중 하나로 찬연히 빛나고 있다. 날카로운 풍자와 치밀한 분석을 주 도구로 삼을 수 있는 생리학이라는 장르에서 발자크는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자신의 필력을 거침없이 자랑해낸다.
저자

오노레드발자크

HonoredeBalzac
오노레발자크HonoreBalzac로태어나,오노레‘드’발자크HonoredeBalzac로생을마감한그는오로지글쓰기로자신의모든것을증명했다.『올빼미당원』을발표한이래사망할때까지총90여편이넘는소설을집필했으며익명으로쓴작품까지합하면그수를다헤아릴수없다.그의삶은“나는나자신의주인인동시에나자신의하인이기도했다”라는고백만으로도짐작된다.첫작품『크롬웰』의처절한실패이후익명으로통속소설을쏟아냈고,이후소설보다저널리즘이돈이된다고생각하여문학판을떠나기도했다.인쇄업,출판업,활자주조업같은사업에도손을대나실패하여막대한채무에시달린다.
발자크필생의역작『인간희극』은사실주의문학의정수로『골짜기의백합』,『고리오영감』,『환멸』등국내에도다수의작품이소개되었으나,인간생리를날카롭게꿰뚫는르포르타주에대한연구는여전히부족하다.『공무원생리학』과『기자생리학』(원제는‘기자들’)은작품연보에도잘나와있지않은,독자들에게는생소한소품이지만발자크특유의풍자와통찰,촌철살인으로빛나는역작이다.오늘날공무원과정치인,기자와평론가는많은이가선망하는직업인동시에사회적인악이될수있다는양면성을지니고있다.19세기에이미발자크는이를간파한것이다.

목차

┃1권┃

제1장정의定意7
제2장입증된공무원의유용성21
제3장공무원의철학적역사와초월적역사35
제4장구분53
제5장사무실61
제6장가공한몇몇존재들에대하여83
제7장임시직107
제8장기도117
제9장사무직의다양성121
제10장요약159
제11장국장167
제12장실장173
제13장사환181
제14장퇴직자189
작품해설발자크,공무원사회의살갗을벗기다203

┃2권┃

위조자들에게알림7
첫번째종논객19
1.신문기자23
2.기자겸정치인75
3.팸플릿작가94
4.공염불하는자100
5.직에연연하는자109
6.하나만우려먹는자112
7.번역기자116
8.신념작가118

두번째종비평가129
1.구식비평가135
2.금발의젊은비평가145
3.대비평가157
4.문예비평가177
5.군서신문비평가200

결론260

작품해설발자크,언론의생리를직격하다271

출판사 서평

“공무원이란무엇인가?”
소설가의펜을빌어탄생한또하나의?사회계약론?

책에서발자크는정권의교체기와새로운체제의형성기를동시에겪고있는당시공무원사회를특유의날카로움으로호쾌하게해부해낸다.책의첫문장은이러하다.“공무원이란무엇인가?어느직급에서시작해서어느직급에서끝나는가?”이문장이겨냥하는궁극의과녁은바로프랑스국왕이다.혹자는프랑스혁명의시작을1789년이아니라루소가?사회계약론?을출간한1762년으로잡기도한다.역사에남을대혁명조차발단은거창한행동이아닌발상의변화에서부터일어난다.공무원의현실역시국왕조차공무원이며,공무원사회에편입할수있다는새로운시대의발상에서태어났다.그리고많은새로운변화가그러하듯,이변화역시마냥긍정적결과만을불러오지는못했다.
이처럼발자크는이책의전제로서,국왕조차국가세비를받는공무원에불과하니일정한법의감시망아래에있어야한다는것을확고하게명시하면서“돈이외에는아무것도믿지않고세법과형법에의해서만존재하는”‘나름이상적사회’인공무원사회를반어법적으로정의한다.그리고그안에있을군상들을맨윗자리부터가장아래의자리,그리고공무원이지만공무원은아닌‘비정규직’공무원에이르기까지직책별,유형별로하나씩묘사해낸다.마치동물이나식물종을품종이나서식지에따라분류하고서술하는것과도유사하다.동물을육식동물과초식동물로나누고다시육식동물은사자,치타등으로분류해묘사하듯,이책은숱한공무원품종의생태와특성에대한묘사로가득하다.이를테면특별비서관은“젊고유능한청년”으로장관대신에기자의표적이된다.그리고언제든장관이빠져나갈수있도록장관이해야할“예와아니오”를대신말해준다.그러다마침내장관과서로거리낌없이자기모습을그대로보여주는사이가되며,둘사이의거리감과함께양심도내려놓는다.

기자와언론의생리를직격하는저널리즘의고발장이자
명언이솟구치는풍자문학의전범!

발자크가살던집의출입문은두개였다.평생빚더미에허덕여야했던그는날마다찾아오는빚쟁이들을피해뒷문으로도망쳐야만했던것이다.“나폴레옹이칼로할수없었던것을나는펜으로정복하겠다”라고자신을다잡을만큼습작에열성을보였던그는,첫작품『크롬웰』의실패이후소설보다는저널리즘이돈이된다고판단해문학판을떠난다.이후막강한권력을과시하는저널리즘에매료된다.인간의삶과생존방식에대해치밀하게파고드는그가언론의생리에둔감할리없었다.한때“저널리즘이야말로인간지성의총체”라칭송할정도로발자크는언론에우호적인태도를보였다.어쩌면세상을자기마음대로주무르는권력이야말로내리막길로치달은자신의인생의마지막카드라여겼을지도모른다.
발자크와저널리즘의관계가뒤틀린건비단『키뇰라의재력』초연당시파리신문과잡지가쏟아낸혹평때문만은아니다.그보다자신이창간한《르뷔파리지엔》이3회만에파산한게직접적인도화선이었다.편집,인쇄,조판까지언론이탄생하는전과정에참여했음에도별다른성과없이실패하자그는자신이저널리즘세계로부터패배했음을인정하게된다.그때시작된저널리즘에관한분노와원망은『기자생리학』의집필로이어진다.그는“다른이들은글을너무많이써서논객인데,이자는아무것도쓰지않은논객”이라고신문사주필을꼬집고,똑같은말만되풀이하는언론을향해“지금파리사설에는상투적인연설투같은관습에찌든미사여구만있을뿐”이라며날카로운문장을내리꽂는다.자신을공격한비평가에대한증오가저널리즘의존재가치에대한근본적인물음을제시한것이다.이런발자크가묘사하는언론의생리는통쾌하면서도우울하고슬프기까지하다.그가문단과언론을향해휘갈긴복수의펜은결국자기자신에게도향해있었기때문이다.이작품,『기자생리학』이오늘날까지유효한것은문단과언론을향한무차별적인고발이아닌저널리스트로서실패한자신의모습을처절하게해체하고탐구한끝에얻어낸연구서이기때문이다.

아무것도쓰지않고,아무말도하지않는
하지만모든게자기것인양하는언론
200년전문장만이우리에게카타르시스를안겨줄뿐이다.

여전히프랑스저널리즘이정치와밀접한걸보면신문사가자신의야심을마음대로발휘하거나기자와정치인이공공연하게결탁하는건어제오늘얘기가아닌듯싶다.하지만발자크가가장경계했던것은거짓을선동으로몸집을키워나가는언론이아닌,자기취향에맞는신문만을구독하는강성구독자들이었다.이들은아침에‘타르틴’에커피를마시지않으면안되는파리지앵처럼신문을자신의옆구리에꼭끼고다닌다.발자크는스스로편향성을자초한이들을‘편집증환자’라고진단하고측은하게여긴다.신문구독과정치뉴스소비만이사상의각성이라믿는이들은자신들의움직임이프랑스혁명이후더욱더확고한자유로향하는발걸음이라믿는다.하지만빈껍데기한테줄자유는없다.언론은“오직약한자들과소외된자들에대해서만자유로울”뿐이다.
이들을비웃기라도하듯“한민족을죽이듯언론도죽일수있을것이다.바로,자유를줌으로써”라고칼을꽂는발자크의명제는뼈아프다.이러한강성구독자들이야말로별볼일없는논객의어깨에힘을실어주고,그들을배부른돼지로만들뿐이다.이는오늘날대놓고‘구독’과‘좋아요’를외치는세상과별반다를바없다.사람들은표현의자유를앞세워타인을억압하고비난하는걸서슴지않는다.서로편을나누고권력을드러내며집단히스테리를양성하는것.이제는이반파블로프의개실험처럼언론이종을울리자마자침을흘리고달려드는이들을보면발자크는뭐라고말할까.

언론은여자와같다.거짓말을내놓으면서그걸믿을수밖에없게만들때에는그야말로감탄이절로나오며숭고해보이기까지한다.더욱이이투쟁에서그녀는항상최고의실력을펼친다.구독자는,그러니까대중은부인한테꼼짝못하는남편처럼멍청하다.
-본문265쪽,「결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