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 생리학 (양장본 Hardcover)

부르주아 생리학 (양장본 Hardcover)

$15.80
Description
19세기 파리지앵을 사로잡은 단 한 명의 부르주아
앙리 모니에가 직접 그리고 묘사한
부르주아의 우아하고도 치졸한 일상
“자기 자신을 관찰할 줄 아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속물”
발터 벤야민은 그를 두고 생리학의 ‘거장’이라 지칭했다.
발터 벤야민은 자신의 책 『기술복제시대의 예술 작품』(1935)에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예술 작품의 ‘아우라’가 붕괴되었다고 말한다. 더는 루브르 박물관에 가지 않아도 모나리자를 볼 수 있고 원한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소유할 수도 있다. 이전의 예술 작품이 신과 종교를 중심으로 한 숭배의 의미를 지녔다면 이제는 작품의 오리지널리티가 사라지고 그 독창성마저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기술복제의 차원을 넘어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과 계급이 붕괴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에 반대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신흥 귀족 집단이라 불리는 ‘부르주아’다. 이들은 자신들이 견고하게 쌓아온 부와 권력이 무너지는 걸 원치 않았다. 여전히 예술작품에 ‘아우라’가 존재한다고 믿었고, 더 나아가 자신의 존재를 신성화시키길 원했다. 벤야민은 이러한 상류층의 태도를 ‘예술에 관한 속물적 관념’이라 비판했는데, 이렇듯 부르주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던 벤야민이 인정한 부르주아가 한 명 있었으니 바로 풍자화가이자 삽화가, 희극작가이자 연극배우였던 앙리 모니에다. 당시 프랑스는 대혁명 이후 정치적 지형은 물론 삶의 양식마저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었다. 이때 대중들은 새롭게 등장한 인간 군상에 대한 해석에 갈증을 느꼈는데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킨 게 풍속 연구 중 하나인 ‘생리학’ 시리즈였다. 문고판으로 출간된 작은 책자에는 다양한 인간 종을 묘사한 삽화와 날카로운 묘사로 가득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생리학 시리즈의 필자로는 발자크 같은 유명 작가는 물론, 수많은 저널리스트, 신문 소설과 대중 소설 작가까지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자신이 직접 삽화를 그리고 글까지 썼던 시대의 천재 앙리 모니에는 단연 돋보이는 필자였다. 벤야민은 그를 두고 “자기 자신을 관찰할 줄 아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속물”, “생리학의 거장”이라 지칭하며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저자

앙리모니에

풍자화가,삽화가,희극작가,연극배우에이르기까지다양한예술영역에서자신의재능을입증한앙리모니에가후대에이름을알린건1830년에발표한희곡『통속생활의전경』이다.그는‘조제프프뤼돔’이라는인물을통해19세기프랑스부르주아의전형을묘사해낸다.통통한체구에제법근엄한척굴지만누구보다빨리삶에순응하는프뤼돔씨는당시파리지앵관객을사로잡았고이후희곡『조제프프뤼돔씨의영광과쇠락』이발표되었고,데생모음집『조제프프뤼돔씨의추억』이출간되었다.
앙리모니에는고등학교졸업이후법무부에서5년간서기관활동을할때도틈틈이화가들의작업실을드나들었다.이후소설가알렉상드르뒤마,테오필고티에,스탕달,외젠쉬,프로스페르메리메,오노레드발자크와화가외젠들라크루아등과교류하며이름을알린다.이책,『부르주아생리학』에서모니에는부르주아의다양한생활상을천연덕스러울정도로생생하게묘사한다.그자신이부르주아이기도한작가가이처럼부르주아를분석하고해체하는작업을해낼수있었던것은날카로운지성과주저하지않는동력이있었기때문이다.이후그는생전과사후모두아카데미프랑세즈로부터공로를인정받은예술가로남았다.

목차

서문프뤼돔씨의생리학7

제1장부르주아란무엇인가?19
제2장부르주아의출생,교육,유년기31
제3장정치,문학,기타여러가지에관한이분의의견39
제4장일요일,부르주아의일과47
제5장초상肖像에의열광과예술가와의친분61
제6장예술인부르주아81
제7장자만87
제8장귀농부르주아93
제9장배심원부르주아115
제10장부르주아여인,그정신과풍속에관하여127
제11장극장에간부르주아139
제12장부르주아군인과군인부르주아153
제13장부르주아의저녁초대163
제14장부르주아의인간관계177

출판사 서평

부르주아의우아하고도치졸한일상을
묘사할수있는자는오직부르주아뿐이다!

앙리모니에가본격적으로이름을알리기시작한건희극『통속생활의정경Sc?nespopulaires,dessin?es?laplume』에서조제프프뤼돔JosephPrudhomme이라는인물을연기하면서부터이다.당시파리지앵은격동하는사회의기득권층으로부상한부르주아,‘프뤼돔’백작의사소한몸짓하나에열광했다.무대에서무슈프뤼돔은훌륭한부르주아,신중한부르주아로등장하지만실상은위선으로똘똘뭉친멍청한유산계급의전형이라할수있다.모니에는스스로창조한허구인물을직접연기함으로써자신이속한부르주아집단을해체하고이들의허위의식을낱낱이고발한것이다.이렇듯타인이아닌자신에게화살을겨누는냉정함과이를예술로표현해내는눈부신재능을목격한그의친구발자크는자신의역작『인간극』연작에수록된단편「사업가Unhommed'affaires」에서그를모델로장자크빅시우라는인물로창조해내기에이른다.
모니에의눈에비친부르주아는“세상에처음올때나이가50세인듯하니,그는회색머리칼에안경을쓰고불룩한배,흰양말에검은의복을입은채로태어난”낡아빠진사고방식으로자신의삶에안주하려는종족에불과하다.그는부르주아를애써설명하거나묘사하지않고생동감넘치는대화를있는그대로보여준다.그어떤질문에도“마레지구,샤를로가45번지”라고대답하는부르주아소년은자신이사는곳의주소만으로스스로를설명할수있다고믿는다.여타생리학시리즈중에서도은근하게비꼬는대화문이돋보이는이작품은동시대풍속을다뤘다는면에서도충분한가치를지니지만,우스꽝스러운대화속에담긴함의를독자가스스로해석하고생각을확장해나갈수있다는점에서보다능동적인개입을요구한다.이러한모니에의독특한표현방식과부르주아를향한날카로운고발정신은후에그에게아카데미프랑세즈를두번이나받는영광을남겼다.


지금대한민국에는단한명의부르주아도없다.
보다가치있는복제품이되길원할뿐이다.

부르주아에의한부르주아를위한부르주아시대의문학,그중에서도이책『부르주아생리학』은이책의주요독자이자거품같은풍요의특산품인부르주아를분석하고풍자한다.우리는200년전프랑스를통해인간사회의모순과허위의식이오늘날에도여전히이어지고있음을알수있다.본래부르주아란도시를가리키는‘부르bourg'에서파생된‘성城안사람’이란의미로,이때부르주아는왕과성주와달리실질적활동의주체로이세계의상업과산업뿐만아니라문화적,지적진보의주체였다.이들은혁명에앞장섰고사회를움직이는지적동력그자체였다.때문에무산계급인평범한백성들은기득권층인이들의허위의식을비판하면서도예술과문화를향유하는부르주아의풍요로운삶을동경하는모순된감정을품게되었다.이러한배경에는부르주아스스로“자신에게주어진갖가지사회적의무를완수하는그정확성이야말로부르주아에게서볼수있는가장주요한특징중하나”로여겼기때문이다.
하지만오늘날대한민국에는부르주아를단한명도찾을수없다.정확히말하자면우리는부르주아가어디에서어떻게살고있는지알지못한다.흔히재벌이라불리는기득권층은‘그들만의세상’에서자신만의삶을영위하길원하기때문이다.지금이시각에도누군가는우리가볼수없는곳에서전혀다른혜택을받으며살아간다.이들에게는앙리모니에가골몰했던자신에대한성찰,더나아가유산계급부르주아에대한의구심을찾아볼수없다.이들에게는타인과의조화로운삶이나상생의덕을찾아보기어렵다.이런사회에서평범한사람들은더나은가치실현을꿈꾸지못한채타인의삶을모방하고답습하기바쁘다.청년들은주식이나비트코인을통한일확천금을꿈꾸고,타인에게자신을전시하는걸서슴지않는다.이렇듯지성이결여된채부에따라나뉜계층은더욱견고해져세대,종교,젠더,빈부갈등을낳는다.이런사회에서는스스로를고발할줄아는지성인을찾기어렵다.때문에이책『부르주아생리학』을읽은독자는200년전프랑스에서탁월한작가의스스로를성찰하는지성과이를예술로풀어내는동력을반드시부러워하게될것이다.이작품은시대를풍미한천재이자지식인이었던앙리모니에의부르주아고발장인동시에인간이스스로의삶을돌아볼수있게끔만드는작품이기때문이다.화자는어른들의그어떤물음에도고장난라디오처럼“마레지구,샤를로가45번지.”라대답하는소년을두고이아이에게자신의대답이지닌한계에대해끝내설명할수도이해시킬수도없을거라말한다.이렇듯공허한대답만을반복하는아이가자라서어떤부르주아가되는지는애써덧붙일필요가없을것이다.

사람들은급격하게변화하는사회의모습,그리고그사회안에존재하는인간의모습을포착할필요성을절실히느꼈고,애초에그것이바로파노라마문학과생리학장르의가장근본적인배경이다.이때그모든변화의중심에있던존재,급변하는19세기의주인공이‘부르주아’였음은새삼스레강조할필요도없을것이다.
-본문13쪽,「역자서문ㅡ프뤼돔씨의생리학」중에서

※페이퍼로드는인간군상에대한관찰을통해시대의변화와요구를드러내는‘생리학’시리즈의지속적인출간을계획하고있다.『공무원생리학』과『기자생리학』,『부르주아생리학』에이어“법조인”,“의사”,“여행자”,“산보자”등10권의출간을이어갈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