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첫 직업은 머슴이었다(큰글자책) (여든 살 아버지 인생을 아들이 기록하다)

아버지의 첫 직업은 머슴이었다(큰글자책) (여든 살 아버지 인생을 아들이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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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군 입대 전까지 아버지 당신이 아는 글자는
이름 석 자와 집 주소뿐이었다
『아버지의 첫 직업은 머슴이었다』는 보통 아들 한대웅이 쓴 보통 아버지, 하지만 위대한 삶의 여정을 걸었던 한일순의 이야기다. 저자는 아버지의 인생을 글로 옮기는 작업이 자신의 콤플렉스를 긁어내는 과정이었다고 담담하게 고백한다. 한 사람의 팔십 평생을 돌아보는 과정은 뭐 하나 쉽게 지나가는 법이 없었다. 더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과 사건도 반드시 짚어야 했다. 어린 마음에 아버지가 부끄러워서 야유회에 가지 않았던 것부터 삼 남매가 단칸방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죽을 뻔했던 일까지. 학교와 사회에서는 아버지의 인생을 마음대로 재단하려 했다. “요즘도 무학력인 사람이 있어?”, “소처럼 일은 잘하지.”처럼 사람들이 무심결에 내뱉은 말에 상처는 더 깊이 패었다. 더 멀리 도망치고 싶었다. 다섯 식구가 모로 누우면 꽉 차는 단칸방으로부터, 마음이 유약한 어머니로부터, 먹고사는 일에만 혈안인 나의 아버지로부터.
아버지와의 갈등은 성인이 되고 더 깊어졌다. 저자는 대학에 들어가 전경의 최루탄에 맞서 짱돌을 던졌던 이른바 ‘86세대’이다. 1997년에는 민주화와 통일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 〈민주화운동단체〉의 사무국장으로 지내기도 했다. 아버지는 데모를 하면 취업을 하지 못한다고, 자유니 혁명이니 먹고사는 일과 하등 관련이 없다며 아들을 꾸짖었다. 그럴 때 저자는 아버지가 아무것도 모른 채 눈먼 채 세상에서 살고 있단 생각에 답답했다. 아버지가 늘 말했던 것처럼 당신이 ‘일자무식’이어서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모른다고 여겼다. 하지만 불시에 경찰이 집으로 들이닥칠 때 아들의 앞을 가로막은 건 아버지 ‘한일순’이었다. 〈민주화운동단체〉 회원들이 재판을 받을 때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시장에서 갓 튀긴 닭튀김을 한 아름 들고 찾아오기도 했다. 아들을 구치소에 빼내기 위해 가게 문을 닫고 변호사를 만나는 건 부지기수였다.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릴 때마다 아버지는 우두커니 서서 아들을 기다렸다.
저자

한일순

1941년,전라북도임실군강진면가리점에서태어났다.군입대전까지아는글자라고는이름석자와사는곳의주소뿐이었다.한국전쟁때아버지가돌림병으로돌아가신이후혼자남은열네살소년은‘머슴’이되었다.5년간의머슴살이를마친이후에는둑공사,냉차장사,산판일,품팔이까지먹고살기위해서라면안해본일이없다.스물셋에는생계수단으로
창호지공장에서일을시작했으나새마을운동노래가사‘초가집도없애고마을길도넓히고’와함께공장도망해버린다.그와동시에서울봉천동달동네에서단칸방생활을시작했지만그좁은방에서삼남매와어머니까지모시는건쉬운일이아니었다.결국식구들을먹여살릴최후의방법은하나밖에없었다.중동근로자,한일순은리비아를시작으로사우디아라비아까지두차례에거쳐외국인근로자로일한다.그뒤차곡차곡모은돈으로생선장사를시작했고이후18년6개월동안닭장사를했다.돌이켜보면쉬지않고일만하며살아온셈이다.그가운데언제나거짓없는성실함을자식들에게물려주기위해애썼다고자부한다.현재아내와함께경기도가평에서평화로운노후를보내고있으며앞으로남은일생동안은아내와자식들에게사랑한다는말을자주하고싶다.

목차

들어가며7
프롤로그살인미수범과의기이한동거11

1장가짜피난길에오르다19
2장머슴일때는매일질질짰지!39
3장찐빵으로시작한신혼생활67
4장또다시중동근로자가되다89
5장목적을이루려면대가가필요하다127
6장미켈란젤로는아름다워!171

화보141

한일순연표217

출판사 서평

사람몸값이천만원도못되던시절을산아버지.

한일순은지금화폐가치로천만원이채안되는돈때문에창호지공장의동료였던전규만한테죽임을당할뻔했다.동료전규만은한일순이차곡차곡모아몸에지니고있는돈을훔치기위해낫으로아버지의뒤통수를휘갈겼다.그때낫이빗겨나가지않았다면추운겨울눈덮인산속에서아버지는소리소문없이죽었을것이다.이책은그런혹독한시절을몸뚱이하나로살아낸아버지한일순의이야기다.아버지의인생은“나의첫직업은머슴이었지”로시작한다.남의집에서모내기,김매기,꼴베기를하며그집에서숙식을해결했던건그의나이열넷이었을때일이다.
한국전쟁때할아버지가돌림병으로돌아가신이후아버지와식구들은뿔뿔이흩어졌다.아버지의어머니와동생은어느절로허드렛일을하러떠났다고한다.서로살았는지죽었는지알수없던시절이었다.인생의의미를찾거나재미를찾는건상상도하지못했다.삼시세끼굶지않고끼니를때우는게가장중요했다.아버지가처음머슴살이를한곳은임실이었다.이때는추운겨울에도무명저고리하나만걸친채장작용소나무를베러가야했다.어린소년은미련할정도로성실했지만1년에쌀한가마를받는일꾼이될때까지도제대로우는법을몰랐다.그렇게아버지는5년넘게머슴으로일했다.그렇게성실하고묵묵하게하루하루를살던아버지는불현듯,지금사는곳에서는아무것도달라지지않는다는걸깨닫고전주경기도남양주의월산리로떠난다.그의손에는달랑차표한장만있을뿐그흔한봇짐하나도없었다.
그때부터한일순은둑공사,냉차장사,산판일,품팔이까지먹고살기위해서라면닥치는대로일했다.그런아버지도어느새입대를해야했는데,그때까지도호적이없었다고한다.군입대전까지아는글자라고는이름석자와거주지주소뿐이었다.아버지는호적을만들고자신만큼이나성실한아내를만나가정을꾸린다.하지만세상은아버지를가만두지않았다.부모님이열심히운영하던창호지공장은새마을운동과함께벽돌집이등장하면서쫄딱망하고,서울에서는다섯식구가오랫동안달동네단칸방신세를면치못했다.1인당국민소득5백달러가안되는최빈국이자1인독재국가였던나라에서아버지처럼일자무식한사람은가장적은돈을가장힘들게벌어야만했다.돈을굴리는일은커녕돈을모으는법도몰랐다.이때아버지인생의전환점이된것은1970년부터시작된중동특수였다.아버지는리비아와사우디아라비아를두차례에걸쳐근로자로다녀왔다.앞이잘보이지않는사막한복판이었고,다닥다닥붙어있는간이침대에서쪽잠을자야만했다.그래도여기서버티면식구들이단칸방에서벗어난다는생각에일을멈추지않았다.아버지가번돈으로부모님은생선장사를시작했다.하지만새벽마다경매장에가는건몸이따라주지않아화곡시장에서상호도없이닭장사를시작한다.18년6개월을하시는동안장사는제법잘됐다.물론아버지한일순하루도편히쉬지못하고숨차게돌아갔다.

아버지의인생을아들이책으로쓴다는것

한국전쟁전후에태어난한일순은6.25한국전쟁,4.19혁명,베트남전쟁,중동특수,5월광주항쟁,87년6월시민항쟁까지격동의한국사를맨몸으로겪었다.비단이책의주인공한일순뿐만아니라이시대를살아온부모세대라면누구랄것없이가슴에지워지지않을상처와훈장을몇개씩간직하고있을것이다.이들의이야기는소설책수권이되고,영화몇편이될것이다.저자는아버지의인생이야기를엮으면서10여차례의퇴고를거쳐야만했다.늘어렵기만했던아버지는아주편한사이가되었다고한다.뿐만아니라이작업은저자한대웅에게도자존감을높여주는작업이었다고한다.

『하룻밤에읽는한국사』의저자인최용범은이책의원고를처음읽고나서소감을이렇게전했다.
“한대웅의책은보통사람이쓴보통아버지이야기다.그는그야말로보통아버지의위대한인생이야기를10여차례의퇴고를거쳐한권의전기로엮었다.보통아들의위대한결실이다.나는첫독자로서원고를읽고났을때울컥했다.돌아가신아버지에대한그리움이밀려와서다.50대를사는우리세대가70,80대부모님께해드릴수있는것,소통하는방법으로부모님이살아오신이야기를책으로써드리는것만큼좋은것은없을것같다.물론책한권쓴다는것은무척이나어려운일이다.그러나다른사람의식하지말고,문법신경쓰지말고한줄,한장,채우다보면100쪽,200쪽짜리책은누구나쓸수있을것같다.돌아가신아버지를대신해집안을끌어오신8남매의맏형50년생으로어렵기만한큰형님이야기를형제들과함께올가을엔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