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기린과 거인 달팽이

키 작은 기린과 거인 달팽이

$14.11
Description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김춘남 시인의 네 번째 동시집이다. 2023년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발간한 이 책은 55편의 동시를 수록하였다.
“동시는 ‘아’와 ‘어’ 사이에 있다”는 〈시인의 말〉 속에 김춘남 시인의 시작(詩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아, 아버지/어, 어머니/아? 아이/어? 어른//‘아’ 다르고 ‘어’ 다르지만/
아(!)와 어(?)가 손을 잡으면/놀이를 좋아하는 ‘애’가 된다./아이는 놀이를 통해
즐거움과 재미를 느낀다.”

‘아’와 ‘어’가 다정하게 손잡은 김춘남 시인의 동시는 재미있다. 그 재미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탕으로 삼고 있어 실감이 난다. 마치 내가 겪은 일처럼 공감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무거운 것을 가볍게 말할 줄 알아야 한다.”는 데서 문학은 출발한다.
〈피로사회〉로 명명된 현대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겪는 무거운 현실을 저마다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흡사 TV에서 본 광고처럼 침대 매트를 등에 짊어진 듯한 피곤한 일상에 묶여있다. 이런 고단한 삶에 김춘남 시인의 동시는 유쾌 상쾌하고 발랄한 동심으로 웃음꽃을 선물해 준다. 무지개처럼 꽃처럼 밝고 건강한 즐거움을 준다.

동심이 듬뿍 담긴 ‘상상’은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물구나무 서서 ‘상상’이란 글자를 보면 ‘앗앗’으로 변한다.
김춘남 시인의 동시는 ‘품을 줄 알고, 나눌 줄 아는’ 〈귤〉과 같다. 어린이들에게는 상상력으로 호기심을 품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나누어 준다. 동시에 담긴 공감각(공감, 감동, 각성)을 찾아보자.

1부 〈말꼬리, 참 길다〉에는 오순도순 살아가는 가족들의 소소한 일상이, 2부 〈왜 어른이 되고 싶어?〉에는 호기심 천국인 어린이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3부 〈가만히 살며시〉에는 낭랑한 목소리로 낭송하기 좋은, 노래가 된 동시들을, 4부 〈 속 보이는 수박〉에는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의 생활을 담았다.

김춘남 시인의 동시집 『키 작은 기린과 거인 달팽이』 는 ‘어린이와 어른이 친근하고 따뜻하게’읽을 수 있는 좋은 친구이다.
저자

김춘남

계명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과(시전공)를졸업하고,2001년대구〈매일신문〉신춘문예에동시가,2004년〈부산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동시집『앗,앗,앗』『아직도피노키오』『빼빼로데이에주문을외우는』,『키작은기린과거인달팽이』과시집『달의알리바이』를발간하였습니다.부산아동문학상,최계락문학상을받았습니다.
현재,한국동시문학회와한국아동문학인협회이사를맡고있습니다.

최근작:〈얘들아!나왔다:2023오늘의좋은동시〉,〈빼빼로데이에주문을외우는〉,〈한국을빛낸사람들〉…총7종(모두보기)

목차

[제1부]말꼬리,참길다
소리,쏘리10/살아났다12/말꼬리참길다13/뒤죽박죽요리사14/할머니의한글날16/싱거운꿈18/스마트폰20/그릇된버릇22/길24/위대한잠꼬대26/좀그만,조금만28/엄마생일30/행복한걸음32

[제2부]왜어른이되고싶어?
손가락나이36/노란주스38/임산부먼저40/왜어른이되고싶어41/고깔모자하나로52/시원한효도44/시계초침도잔소리한다46/소원48/감씨50/태어났다52/네버랜드놀이터54/템플스테이중56/가을속숨은그림찾기58/수학독감60/엄마의주말농장62

[제3부]가만히살며시
두근두근봄맞이66/가만히살며시68/느티나무여름분교70/가을숨바꼭질72/겨울동동호호동동74/소떡소떡떡볶이76/하모니카를타고78/철길마을에찾아온봄80/고래헤엄치는펭귄82/도라지꽃열기구84/시민공원산책86/하느님의선물88/겨울산이좋습니다90

[제4부]속보이는수박
매미일기94/존댓말96/인구조사98/명품사과100/속보이는수박102/뒤에도있습니다!104/우리동네참새105/그냥아빠106/담쟁이108/수염고래똥109/열매110/해바라기112/보온병113/귤114

출판사 서평

산책,오늘도시치미떼는말과글의만남

‘시를읽고사랑하는마음은행복의지름길’이라는말이있다.
김춘남시인의신작동시집〈〈키작은기린과거인달팽이〉〉에는그야말로톡톡튀는기발한생각들이담긴동시를반갑게만날수있다.
〈시인의말〉에서그는“동시는‘아’와‘어’사이에있다.”고말했다.이미그는‘물음표와느낌표만있으면누구나동시를쓸수있다’고첫동시집에서말한바있다.동시창작의비법이호기심과감탄에있다는김춘남시인은시로출발했지만동시에더열심이다.

동시집『키작은기린과거인달팽이』를펼쳐본다.
왼손한쪽으로만책을잡으면,첫장부터뒤쪽으로순서대로읽는것보다,역순으로엄지손가락을움직여마지막장부터앞쪽으로넘기면서보는게쉽고편하다.
마치기차를타고역방향자리에앉아스치는풍경들을멀리까지볼수있는느낌과같다고할까?
새책을사면,앞부분에만관심을주다가뒷부분은읽지못하고슬그머니책을덮는일이간혹있다.이럴때,번쩍손을들고말하는큰목소리를듣는다.“뒤에도있습니다.”라고.
무관심에서관심으로바뀌는순간이다.어떤시인은이를‘존재의선회(旋回)’라고불렀다.
‘시집’을펼치면‘존재의방향바꿈’이일어나는순간을만난다.특히‘사람의첫마음’인‘동심’이담긴동시집을펼친다면그기쁨과즐거움은더클것이다.
김춘남시인의네번째동시집『키작은기린과거인달팽이』를읽어보면,“아하!”하고장단을맞추면서고개를끄덕일것이다.

시는‘관발’의차이인관심과발견

「소리,쏘리」에서는사거리에사는관계로늘상들려오는119구급차싸이렌소리가소음으로짜증나는때가많았는데,어떤계기로그소리가사람을살리는생명의소리로앞의차들에게미안하지만길을비켜달라는‘쏘리’로들리게된다.그때서야비로소그소리를제대로듣고화자도미안한마음을품고이해하게된다.‘소리가의미를불러온다’는시의원리를느낄수있다.
싱글대디인아빠가사랑하는딸에게인정(?)받고싶어서,딸의핸드폰에저장된전화번호에하트표시하나만제발붙여달라는애교섞인구애행위의「싱거운꿈」은독자를슬그머니웃음짓게한다.

일상의체험에서건져올린작품으로「행복한걸음」을살펴보자.
시속에구체적으로드러나지는않았지만,한걸음을걸어도‘조심/조심’하면서‘초침처럼/초조’해하지말고,첫마음처럼‘한걸음씩’걸어라고부탁한다.비록더디지만그한걸음은‘행복한행복한걸음’이될수있다는무언의격려를보내고있다.이밖에도‘보다’와‘듣다’의이목(耳目)집중을보여주는동시로「담쟁이」,「겨울산」,「시민공원산책」이있다.
문학은간발이아니라‘관발’이다.관심과발견이다.간발의차이가극명한스포츠경기처럼시에도관발의차이가작품의수준을가늠하기도한다.이번동시집에서는「도라지꽃열기구」,「고래헤엄치는펭귄」,「명품사과」등에재미있는‘발견’이있다.

리듬에몸을싣고,라임에글을담고

시인들은유독청각이예민하다.김춘남시인도예외는아니다.‘말의낌새’를포착하면달려들어시로엮는다.「좀그만,조금만」속에는자기합리화적인해석으로언쟁을하는엄마와아이가제목을통해넌센스마냥펼쳐진다.웃지않을수없다.
운동을즐기는사람들과달리시인은달팽이걸음과시선으로산책을나선다.
라디오를들으며‘흥얼흥얼,공원의나무들을살펴보면서’쭝얼쭝얼’하기도한다.자연과사람이어우러진일상의소중함과기쁨을노래하는동시들로「네버랜드놀이터」,「열매」,「겨울동동호호동동」등에서찾아볼수있다.

삶의품셈,더하고빼고곱하고나눈다

기도덕분에꽉찬소원을이룬열매들(「해바라기」),여름한철열심히최선을다해살아가는매미를칭찬하는따뜻한시선(「매미일기」)신문기사를통해,애완을넘어선반려동물시대를여는(「인구조사」)등,삶의품셈을보여주는동시들도음미해보면재미와흥미를맛볼수있다.보고들으려하지않으면‘그냥’지나가는‘오늘’(「시민공원산책」이지만관심과사랑을가지면날마다우리는‘좋아요’라는선한구독자가된다.

오늘도시치미떼는말과글을찾아김춘남시인은산책을한다.
길에서만나는맹인의안타까운길찾기(「길」),동네마트에서속보로만난‘속보이는수박’덕분에한바탕웃음을짓는다.행복한발걸음이주는「행복한걸음」의가치며,「존댓말」에담긴반려동물과의인간의미묘한관계를엿볼수있다.
김춘남시인은동요작사를배울때들은말을들려준다.
”모든시는노래가될수없지만,모든노래는시가될수있다.”
자장가처럼편안한휴식과트로트처럼즐거운위로를줄수있는동시를찾기위해,시인은오늘도산책을나선다.
김춘남시인의신작동시집『키작은기린과거인달팽이』는사람들의삶을응원하고위로해주는좋은친구역할을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