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고 말해도 괜찮아요 ('천삼이' 간호사의 병동 일기)

아프다고 말해도 괜찮아요 ('천삼이' 간호사의 병동 일기)

$15.00
Description
매일매일 마주하는 고통과 슬픔을
뜨거운 심장과 투명한 눈물로 보듬어 낸 감동의 기록
-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 2020 세계 간호사의 해!
2020년은 WHO가 역사상 최초로 지정한 세계 간호사의 해이다. 특히나 2020년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5월 12일은 국제 간호사의 날)인만큼 우리 주변에서 조용히 헌신해온 간호사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현재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고통과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 속에서 세상의 등불이 되어주고 있는 존재가 바로 ‘백의의 천사’인 그들이다. 그러나 의료현장에서 매일 사투를 벌이기는 모든 환자와 보호자도 마찬가지이다. 병동에서 하루하루를 사투하는 뜨거운 심장의 간호사로서 또는 연민으로 눈물짓는 한 개인으로서 마음의 매듭과도 같은 단상을 담은 이 책은 더불어 사는 세상의 따뜻함과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감동의 기록이다. 여기에 2019년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수상 후보에?오른 송아람 작가가 그려 낸 30여 컷의 일러스트가 현장감을 더한다.

복수가 흘러넘치는 위암 환자의 배를 처치하는데……
“더러운 것 만지게 해서 미안해요.”
나는 5년 동안 마음속에 묵혀두었던 말을 떨리는 마음으로 아주 천천히 내뱉었다.
“그런 마음 가지게 해서 제가 더 미안해요.”
우리는 서로 눈 마주치며 웃었고 고개를 들었더니, 커튼이 쳐져 있었다.
(2019년 3월 24일 일기 중에서)
저자

한경미

필명‘천삼이’(아직천사에다다르지못해서……).부산출신의9년차간호사.외과병동,소화기내과병동을거쳐현재는울산대학병원에서간호사들의교육을담당하는교육간호사로일하고있다.성격이충동적이고변덕스러워서앞일이예상불가능하다.그런데생각은무지하게많다.계획대로살아본적이없고무언가를도모하려다가도수시로생각이바뀌기때문에계획은세우지않는편이다.그래서지금일어나고있는일이믿기지않고또재미있다.내가책을내게될줄이야!

목차

프롤로그
1장:마음의영양제어떠세요?
2장:그렇게얘기해주셔서제가더고맙습니다
3장:아무도안겪어봐서그래요,미안해요
4장:제가신규간호사였을때는요……

출판사 서평

MBCTV〈비밀낭독회〉출연,
많은이에게감동의눈물을선사한‘천삼이’간호사의일기!

방송국에서연락을받고한경미간호사는부끄러웠다.일기를낭독하는프로그램이라했다.아니,부끄럽다기보다다른사람의아픔을이야기하면서간호사라는직업을가진자신을실제와다르게포장하진않았을까걱정되었다.그런데이상하게도일기를읽고고개를들었더니사람들이울고있었다……이책은저자가병원에서제대로답하지못했던의문들에대해집으로돌아가서야풀어놓을수있었던대답,신규간호사시절실수하거나철없이한행동을되돌아보며쓴반성문,또는몇년동안묵힌응어리진감정에대해속죄하는고해성사이다.또한비좁고낯선병실에서고군분투하는사람들의이야기이자그속에서무너지지않으려애쓰는우리들의모습을담고있기도하다.그리고무엇보다,아프고힘들었던만큼더활짝웃을수있는얼굴들을마주보며써내려간기록이다.'천삼이'는현직간호사로아직‘백의의천사’에다다르지못해지어진이름이다.

“알코올중독환자와마약성진통제중독환자에게휘말리지않으려머리를쥐어짜야했고,그럼에도진단부터임종까지,그들의무너지는삶을보며괴로워했다.병원뒷문을나서면서내뱉는찰진욕설은일상이되었고,퇴근후에도분노가풀리질않아서새벽4시까지잠들지못할때가많았다.마스크속에서어찌나입을앙다물고다녔던지지금도턱이불편하다.(……)짜증이많이날때표정을찡그리고있으면환자가미안하다고말한다.그럼뜨끔해서는퇴근후집에가서반성한다.그때찡그리지말았어야했는데…….”-서문중에서

“그렇게얘기해주셔서고맙습니다”
인력은부족하고,환자는많고,너무자주임종을맞닥뜨려야하고,조금의실수도용납되지않는곳에서어린간호사는환자와보호자,동료할것없이병원의모든구성원으로부터온갖비난의화살을받으며자책하고무너지기일쑤였다.늘간호사만친절해야했고,그런인식에파묻혀나의잘못이아닌데도무조건잘못했다해야일이끝이났다.눈물바람으로지낸숱한나날들……어느덧9년차가된저자는이제신규간호사교육을담당하는위치에서자신의철없던행동을되돌아보고후배들에게귀감이되려노력한다.또한고통속에힘들어하는많은환자와보호자들을향해진심어린배려와따뜻한말한마디로위로와용기를줄줄알게되었다.숨을몰아쉬고헐떡이면서도“와줘서고맙다”고말하는환자에게9년차간호사는“아유,그렇게얘기해주셔서제가더고맙습니다~”라고답한다.

나는그분의담당간호사가아니었다.처음보는그환자가5분마다나와서,
“내너무불안한데……나내일죽을거같은데.”
“내수술하고한달뒤일하러갈수있나?”
“아무래도내일죽는날같은데……”
나는심호흡을한번하고,“에헤,환자분,안죽으려고내일수술하는거아닙니까.
병실이름표한번같이볼까예?환자분빼고전부다80넘은할배들이지예?
환자분지금65살!지금여기서막냅니다.
80넘은할배들도수술하고일어나서걸어댕기는데,할수있습니다!
못일어난다하면제가환자분붙들고서라도일으켜세웁니다.
일은그거,그때가서생각하세요.지금미리걱정한다고해서해결안됩니다.
제말따라합니다.나는할수있다!파이팅!”

그날이지나고나는그환자를새카맣게잊어버렸다.
그리고며칠뒤어떤환자가수술후중환자실에서우리병동으로올라왔는데
다짜고짜나를보고는쌍따봉을치켜올렸다.

“간호사야,내해냈다!”(2017년3월30일일기전문)

아무도안겪어봐서그래요,미안해요

“다수를돌보아야할때한명의요구가잊히는경우가있다.하지만다수가한명을위해마음을모아준다면그한명을위한시간이아깝지않은경우가있다.”임종을앞둔환자가있을때면저자는먼저다른환자들에게양해를구하고그한사람을위해특별히정성을많이쏟는다.환자들역시이에암묵적동의를하고임종간호를잘할수있게끔기다려준다.저자는이렇게믿는다.온마음을끌어모아살핀그한생명은낯선병원에서사람다운죽음을맞이할수있다고.조금만더배려하고마음을쓰면세상은참따뜻해진다.환자에게의료기구를삽입하는과정에서인턴이나담당간호사,레지던트모두와한판붙었다며속상해하는보호자와나란히앉아복숭아를나눠먹으며,“아무도안겪어봐서그래요.미안해요……”위로하는‘천삼이’간호사의마음이참따사롭다.

아들은간병사를들여놓고할머니를한번도보러온적이없었다.할머니옷은밥풀떼기로늘더러웠고얼굴에씌어있는마스크가의심스러워서벗겨보면입주위가추저웠다.딱한번,아들은어쩔수없이‘와야해서’오게된다.할머니임종날에.처음이자마지막으로본아들이물었다.“제가돈이없어서그런데요,시체놔두고가면어떻게되나요?”일거리가없어진간병사는캐리어에짐을싸고는아들에게간병비를요구했다.돈문제로왈가왈부하는두사람을무시하고뒤돌아서할머니를다시봤더니입주위에는언제먹었는지도모를고춧가루가잔뜩묻어있었고돌아가시는길에대변을잔뜩봐서냄새가풀풀났다.내가할머니를닦으려고수건을빠는데옆에서동료간호사가키득대며말한다.“선생님,완전전인간호하시네요?”나는순간눈시울이시뻘게짐을느꼈다.할머니얼굴을닦으며고춧가루를떼어내는데이사람의말년이너무슬퍼서눈물이났다.모두가외면하고귀찮아하는이상황이슬픈게나혼자뿐인것같아서억울했다.이를악물고할머니를머리부터똥꼬까지닦인후할머니가입원했을때입고왔던꽃무늬옷을도로입혀놓았다.꽃무늬옷을입은할머니는병실에계실때보다더작아보였다.
(2019년7월13일일기전문)

그어느때보다치열했던의료현장을돌아보게하는간호사의일기
-코로나19의최전선에서사투를벌이고있는모든의료진에게감사의마음을전하며!

환자들은격리실앞물품바구니를뒤지며마스크를가져가고,아무사무실이나문을벌컥벌컥열고물건내놓으라한다.곧침대에하나씩배치된손소독제도뜯어갈판이다.면회객들은방문객기록지를작성해달라는병원직원의요청에도리어화를내며실랑이를벌이고있다.타병원으로부터는“여행력이있다”는정보만누락시킨채환자가앰뷸런스에무작정실려들어왔다.기도삽관하고심폐소생술하고뒤늦게환자파악을하다보니최근여행력이있으며호흡기증상을호소했다고한다.환자를처치했던모든의료진은격리에들어가야하나또긴급회의가시작되고……그야말로전쟁터와다름없는상황속에서저자는마스크와손소독제를요청하는사람들에게이리저리치이고,병원입구에서내원객이작성해야하는문진표관리부터시작해방호복입고국가격리병상청소하랴면회객들상대하기에여념이없다.얼굴의반창고가명예의배지가된간호사들을비롯해코로나19의최전선에서사투를벌이고있는모든의료진을향해존경과감사를표하는“덕분에챌린지”릴레이응원이한창인요즘이다.‘천삼이’간호사의일기가더더욱따스하고애잔하게다가온다.

“우리부서는인원이많은데마스크좀더주면…….”

“지금손소독제가없어서환자한테옆병실가서좀쓰라고얘기하고있는데……”

“입구에문진표소진되었어요.문진표가지고와주세요.”

“○○○학교입니다.코로나때문에고생이시지요?
우리학생들실습언제부터받아주실수있나요?”

“우리아빠가죽어간다는데!
왜!면회는한명만된다는거예요!!
본인은부모없어요?
말도안되는소리하지마세요!!”

(출입증없느냐는질문에)
“우리아빠호!스!피!스!
병동에있거든요?!”

(갓돌지난아기를안고)
“우리아빠가이아기꼭봐야해요.
전면회하러들어갈거예요.”

……
(2020년3월26일일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