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 금을 삼키다 (장다혜 장편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 (장다혜 장편소설)

$18.00
Description
죽을 때까지 금을 삼켜야만 하는 형벌, ‘탄금’!
서정과 잔혹을 한 땀 한 땀 수놓은 명화名? 같은 소설
고가의 미술품 거래로 돈왕이라 불리게 된 조선의 거상 심열국. 어느 날 그의 외동아들 홍랑(8세)이 실종된다. 심열국과 민씨 부인은 수많은 재물과 사람을 풀어 아들을 찾고 시체에까지 현상금을 붙이지만 실마리도 찾지 못한다. 씨받이가 낳은 딸 재이(9세)는 홍랑의 수호부를 빼앗았다는 죗값으로 별채에 감금당하고, 양반 핏줄인 무진(11세)이 양자로 들어온다. 가문의 흉사로 인해 하루아침에 남매가 된 두 사람은 서슬 퍼런 상단에서 오로지 서로만을 의지한 채 자라난다. 십 년 후, 추노꾼 독개는 홍랑을 찾아 데려온다. 곧 성대한 잔치가 벌어지지만 떠들썩한 상단에서 재이와 무진만은 홍랑을 사기꾼이라 확신하고 그의 면전에 멸시의 말들을 쏟아낸다. 하나 시간이 흐를수록 재이는 홍랑의 진심에 혼란스러워하고 끝내 친아우로 인정하게 되지만 동시에 그의 매력에 속절없이 빠져든다. 아우의 귀환에 대한 감격도 잠시, 재이는 마땅히 끝내야 할 연모를 접지 못해 애달파한다. 무진은 홍랑에게 제 자리를 박탈당하고 설상가상 재이의 마음마저 빼앗기자 홍랑의 뒤를 캐려고 혈안이 된다. 진정 홍랑의 정체는 무엇인가? 각자 믿고 싶은 것과 믿고 싶지 않은 것 사이에서 교묘한 외줄타기가 계속되고, 결국 시대의 금기와 모순, 그 추한 민낯이 드러나는 대반전에 이르러 모든 상황은 단박에 전복된다. 과연 금을 삼킨 자는 누구인가?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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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다혜

1980년생.20대초반에작사가로상업적글쓰기를시작,30대엔에세이스트로활동하였고40대가되면서첫소설『탄금』을썼다.나이가들어감에따라쓰는글의호흡이점점길어졌으나소설은말그대로아직작은이야기인지라,언젠가는대설大說을쓰고픈욕심이있다.여운과벅참의크기가남다른글을쓰고싶다.

목차

기해년
입춘-꽃결에사라진아이
우수-귀신이곡할노릇
대설-폭설에온소년
기유년(10년후)
春입춘-봄,누구에게나찬란하진않은
우수-춘풍에온소식
경칩-서투른귀환
춘분-하루도비가오지않은날이없었네
청명-떠나야하는이,남아야하는자
곡우-놀랍지아니한가
夏입하-바람에부대끼는건억새뿐이냐
소만-피는꽃,지는달
망종-까끄라기같은소원
하지-천기누설
소서-서글픈재회
대서-타오르는것,타들어가는것
秋입추-엇갈린명운
처서-찬빗물이고인자리
백로-흰이슬눈가에맺히고
추분-잔인하고도끔찍한박하향
한로-떨칠수없는한기
상강-슬픈천형
冬입동-얼어붙은불덩이
소설-손돌바람에마음아리고
대설-새아침,마지막밤
동지-떠난적없는회귀
소한-죽을때까지금을삼키는형벌,탄금
대한-숫눈송이흩날리는데
경술년
입춘-춘설에도꽃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한국문단과독자들에게선물처럼던져진신인작가의놀라운데뷔작!
영상이펼쳐지는듯한아름다운문장,조선미스터리서스펜스

“한시도눈을뗄수없는이야기의마술”-영화평론가심영섭
“토속신앙과스릴러적인요소가뒤섞인독특하고매혹적인소설”
-영화감독김용훈

시대극의재미는,도처에산재하는갖가지제약과한계가더많은갈등을조장하고더큰오해를불러일으키는데있다.『탄금』역시큰얼개가되는홍랑의실종과귀환,그를둘러싼믿음과의심사이에데릴사위,씨받이,양자,무당,추노꾼,싸울아비,피장이등조선시대만의독특하고간간한인물들이등장하여복잡하게얽힌사건들을이어간다.저자는24절기를빌려이렇듯복잡한사건과감정의흐름을날로삼고씨로삼아탄탄히직조된서사구조를만들어지금껏보지못한놀라운작품을완성해낸다.무엇보다우리를놀라게하는것은완성도높은이런시대극이작가의첫작품이라는사실이다.

프랑스와영국에서호텔관련학교를다녔고두나라에서호텔리어로일했던장다혜작가는어려서부터독서를무척즐겼고20대초반에는작사가로(이소은의「사랑한다」,박혜경의「ALover'sConcerto」,이수영의「눈물이나요」등),30대엔에세이스트로활동하였고40대가되어첫소설『탄금』을쓰게되었다.스스로를밀어붙이지않고,?내킬때만글을썼다는작가는써놓은글을몇개월지난뒤에객관적시선으로다시보면서?주요인물들의감정선을새롭게다듬고문장들을수정하였다.그런작업을반복하기를수차례,한국문단에신선한충격을안겨줄역사서스펜스로맨스『탄금』이5년만에드디어완성되었다.

한국독자들을향한신인작가의치명적인프러포즈!
역사의껍데기그이면을조명한조선서스펜스로맨스

『탄금』은1980년대초프랑스에서일어난실제사건에서영감을받은소설로,시대극의독특한재미를선사한다.사극에서맛볼수있는대화체의묘미와탄탄한줄거리전개또한이소설의매력이라할수있다.아름다운한글어휘와다채로운고어들,구수한방언들로일구어낸정교한문장들은우리의글맛을곱씹어새롭게느끼게하며읽으면읽을수록더욱빠져드는독서의즐거움을전한다.
『탄금』에는새시대를여는임금도,전장에선명장도,국운을틀어쥔궁궐여인들도없다.절망의힘으로또다시절망과싸워야하는시대의부스러기들만이있을뿐이다.또한작가는풍파에휩쓸린인간의몰락과복수를예술품거래상단이라는,참신한배경을바탕으로섬세하게풀어내며사라져가는토속신앙을두루재현하여조선의숨겨진단면을펼쳐보인다.

틈틈이,지금은존재하지않는것들도담아내고싶었습니다.하염없는기다림,어긋난약속,전달되지못한서신과같은애틋한낭만들을,또지엄한법도아래오가는눈빛과꼭꼭여민의복사이로드러난살결처럼금지된긴장감을소홀히하지않으려애썼습니다.제일공을들인부분은미스터리를끌고나가는홍랑이단편적인물이되지않도록,식상한복수를꿈꾸지않도록,끊임없이감시하고수정하는일이었습니다.(……)그렇게여러이름을지닌미스터리한인물,홍랑이만들어졌습니다.시대극이다보니캐릭터를구축함에있어가장고심했던건역시여성인재이였으나가장정이갔던건무진이었습니다.-작가의말중에서

“한시도눈을뗄수없는이야기의마술.소설속계절은유유히흘러가지만금을삼킨주인공들의비밀은세찬소용돌이로심장을끌어당긴다.”-영화평론가심영섭

“토속신앙과스릴러적인요소가뒤섞인독특하고매혹적인소설.”-영화감독김용훈

감각적인언어와여러겹의감성으로살아있는인물들
24절기갈피갈피에옹그린인간의욕망과비밀

독자가즐거이누릴시대극의묘미가산재해있는이소설은언어선택하나하나에깃든고심과정성의흔적이엿보인다.심열국이업무를보는집무재執務齋를비롯하여응달귀퉁이라는뜻을지닌재이의처소요암재?陰齋,동궁같이밝은정동향에위치한홍랑의처소광명재光明齋그리고무진의처소인,말그대로이름없는무명재無名齋와더불어인물의이름들또한의미심장하다.하잘것없는뜻을지닌재이의이름과밝은무지개를뜻하는홍랑의이름은과연이들이남매라고는하나태생을짐작케하고도남는다.양자로들인무진또한없을무無,다할진盡이라는뜻의이름자를지님으로써평탄지않은앞날을예고한다.

풀물이잔뜩밴재이의광목치마는닳고닳아해거름에다리속곳이다비쳤다.트실트실한볼은군불한자락못쬐고동절기를난듯벌겠고,가시랭이가붙은산발에선풋내가풀풀풍겼다.잔망스러운뒤통수에깡똥하게달린홍댕기는차라리거무튀튀한팥죽색이었다.얇은은박이죄벗겨져얼룩덜룩자국만남은것이,댕기가주인보다나이를더먹은듯도하였다.남매가한핏줄이분명한데도곡해를사는결정적이유는다름아닌피부색이었다.천방지축깨춤을춰대며온데를쑤시고다니는누이는잘여문보리알처럼갈색인반면,방안에들어앉아서책만뒤적이는아우는갓탈곡한쌀알마냥희디희었다.그대비는단순한성정차이가아니었다.온종일밖으로만나돌아도아무도신경쓰지않는애꾸라기계집과,불면날아갈까쥐면터질까시시각각과보호를받은옥동의삶의차이였다.한해먼저태어났다곤하나이지러질재?,떠날이離라는하찮은이름의계집은실상무지개홍虹에밝을랑朗자를쓰는금자를이길재간이없었다.(p.13~14)

남녀주인공이라할수있는홍랑과재이,그리고주변인으로서의역할밖에하지못하고사그라져버린무진.상단주인심열국과민씨부인,심열국의수하방지련과민씨부인의심복육손.무진의수원인부영과홍랑의벙어리의제인회.제성정에눈먼민씨부인을쥐락펴락하는귀곡자와송월객주의존재.그리고재이를가장가까이서수발하는을분어멈과을분에이르기까지실타래같이얽힌이야기에어느누구하나관여하지않은인물이없다.그만큼사건의얼개는정교하고탄탄하다.또한모두가반전의열쇠를쥐고있는인물이라할만큼이야기는풍성하고다채롭다.특히나결말로치달을수록전혀예상치못한비밀스러운사건들이드러나경악을금치못하게한다.이러한반전의요소들은이소설이선사하는여러묘미중하나일뿐이다.각인물의성정이드러나는묘사하나하나는긴박하게전개되는이야기에생명력을부여한다.

민씨부인은물에빠진생쥐꼴을한의붓딸년을경멸스러운눈씨로을러댔다.아직도씨받이하씨년을생각하면피가거꾸로솟았다.그너절한것하나꼬꾸라진일로부군께서삼년을심란해하셨다.이름석자아는것이전부인,예쁘긴커녕답답한이마에작은이목구비를한,실로볼품없는계집이었다.잡스러운딸년도저승꽃으로만들면속이다시원할텐데손을대면부정탄다는귀곡자의말에민씨부인은재이가제풀이꺾여고사하길부추기는수밖에없었다.(p.110)

그새벽,모닥불을지피던홍랑은마침내강물로뛰어들어동이트도록찬물살을거스르고또거슬렀다.그때마냥끓어오르는흉심을그는모질게다잡았다.차마맘껏탐할수없었다.연약하고야들한꽃잎은위험천만한독화였다.팽그르르돌며저무는낙화처럼애련을가장하고있을뿐이었다.치명적향취에홍랑은미간을찌푸렸다.여기까지,여기까지다.정신을차리지않으면진정사달이날것이었다.마지막숨을부여한그가독가시에찔리지않도록자근자근여인을떼어내었다.(p.314)

서정과잔혹이핏빛으로교직되는충격적인반전
춘설의홍동백을닮은순백의사랑이야기
“누이가좋아하는홍동백이만큼따다줄게.개암도주워오고.”

아홉살누이에게홍동백을따다주겠다고했던그날밤이후로사라져버린아우가10년후어린시절을기억하지못한채살벌한검계가되어돌아왔다.진짜아우가아니라고수십번을부정해보지만서서히이끌리는감정을어찌하지못하고재이는누이로서,또여인으로서갈망에젖어홍랑의존재를인정할수밖에없게된다.우애와연정사이에서갈팡질팡하는재이.어느한군데정붙일수없었던무진또한피한방울섞이지않은누이를향한연정을끊어내지못해괴로워한다.이와같은설레고애달픈감정선을타고상단의비리가얽힌비참하고잔인한이야기가맞물린다.돌이킬수없는잘못은더큰죄와악으로치닫고마침내업을지닌자들은더없이잔혹하고고통스러운최후를맞닥뜨린다.아름다운서정과잔혹함이공존하는영상미가득한소설이다.

조금의방심도용납지않는서스펜스로독자의마음을사로잡는이작품은대중소설인만큼흥미로움의요소가주를이룬다고할수있겠으나그에못지않게내재한울림이묵직하게전해진다.신분제도의부조리나탐관오리의횡포는물론피가튀는칼부림장면에,이루어질수없기에더안타깝고애절한사랑의이야기가포개어짐으로써소설의분위기는상승한다.얽히고설킨인물들이선사하는놀라운반전과속도감있는전개는손에서책을놓을수없게만든다.소설의결말에이르면독자는(잔인한고대중국의형벌인,‘금을삼키다’라는뜻의)‘탄금’을제목으로택한이유를납득하게된다.책을읽는내내가벼이떨쳐버리기어려운서글픈서정과처절하고애절한운명을이소설은,독자에게감당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