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리의 특별함 (이충걸 에세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리의 특별함 (이충걸 에세이)

$16.19
Description
나의 무기는 날뛰는 호기심,
오감으로부터 오는 기분 좋은 감각,
이충걸의 가장 ‘지큐적’인 에세이

한 달에 한 번, 18년 동안 빠짐없이 그가 기록한 문장과 마침표
이충걸. 그는 오랜 시간 《GQ》의 편집장이었다. 《GQ》의 맨 처음 꼭지 ‘에디터스 레터’는 그의 한 달 치 몫. 한 달 동안의 부조리한 과거와 절박한 현재, 간교한 미래를 말해왔다. 그의 생각을 전달하기에 지면은 적어 보였다. 누군가는 그의 글을 읽기 위해 잡지를 산다고도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에게서 에디터 일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한때 사람들은 그를 떠올리면 무심코 ‘GQ’를 동시에 생각했다. 시간은 흘렀다. 100권, 200권, 300권이 출간되어도 그는 늘 잡지의 첫머리를 장식했다. 어떤 때는 문화의 예언자로서 혹은 비평가로서 해석하고 분석했다. 또 어떤 때는 선동가로서 사회 정치 예술 등을 대놓고 깠다. 담론으로 죽음 행복 고통 슬픔 사랑에 관해 대중들을 위무하고 위로하는 글을 썼다. 말하자면 그는 쓰면서 존재했다. 더 쓰거나 덜 쓸 뿐이었다. 18년 동안 그렇게 그는 《GQ》에디터 혹은 편집장이란 이름으로 살았다. ‘잡지 외에 모든 것을 수장시킨’ 삶을 산 사람이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GQ》 전 편집장 이충걸이 18년 동안 잡지 첫머리를 쓴 글을 모아 엮은 산문집이다. 눈을 뜨고 잠들기 전 눈을 감을 때까지, 잡지를 만들면서 눈에 잡히는 모든 것에 그의 감각적인 필터가 가 닿았다. 장르의 구분 없이 패션, 건축, 문학, 사회, 미술, 음악, 사람 등 전 방위적인 부분을 예민하게 매만지며 때로는 냉철하게 또 때로는 따듯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또한 이충걸의 삶과 사랑, 또 패션에디터로서의 일과 예술적 감각적 시각, 한 인간으로서 내면의 움직임을 단 한 권으로 응축해 독자들에게 내보낸다.
저자

이충걸

그처럼개인적이고체계가부족한사람이어떻게그렇게오래‘조직생활’을했는지의아하다는세간의평이떠도는가운데이충걸은《행복이가득한집》《보그》에디터를거쳐《GQKOREA》초대편집장으로18년간일했다.
서양문화의첨병인패션잡지안에서언어포함,한국적가치를사수하는이율배반적인시간이기도했다.몇몇사회문화적사안들에나름대로참견하는한편,성균관대학교건축공학과전공을배경으로도시생태학을지속적인지큐콘텐츠로다루었다.첫소설집《완전히불완전한》을비롯,인터뷰집《해를등지고놀다》외에《슬픔의냄새》《엄마는어쩌면그렇게》《갖고싶은게너무나많은인생을위하여》에이르는,일관되지않는산문집몇권을썼다.〈11월의왈츠〉〈노래처럼말해줘〉〈내사랑히로시마〉〈여덟개의엄숙한노래〉같은연극대본도썼는데모두배우박정자와작업했다.

목차

1장과잉
19커피지식인
23내노래에날개가있다면
28그리고아직의세계
[중략]


83아트쿠퍼

2장반란
89다른사람으로살고싶어
92우리들의이십대에게
97검은유토피아
[중략]


148오스카와일드

3장피상성
153내가좋아하는와인
157안목의이용권
160그쇼장에서무슨일이일어났나
[중략]


210일흔살이된나에게

4장남자
219높이의문제
224개가작아졌다
226나의예상수명
[중략]


279최승자

5장행인들
283새해에나누고싶은39가지사소함
288한가한소리
292나도개를기를수있을까
[중략]


337애도의방식

6장외양
341올림픽은어떻게도시를파과할까
345커피집과나무계단
349다이어리의역습
[중략]


395어둑어둑해질무렵

7혼자
401일년열한달
405내마음의지도
407먹고떠들고돈을내라
[중략]


439처음부터이세상에서나만의것이없었던거야

8어제
455닫힌술집의노래
458표류자의자세
460비행기에서생긴일
[중략]


513마지막에디터스레터

출판사 서평

미래의환상속에서현재에집중하는지혜를배웁니다

두려운건나보다센것들이아니라내안의연약함이다.쾌락은순간의노예.허무는과거의시종.너무늦어버려더이상이끌어야할삶이없을때어떻게살아가느냐는중요하지않다.지친한쪽발을다른쪽앞에놓는것,그것만이전부일뿐.―본문271쪽중에서

여든살이된다해도나이들어깨달은것들은차라리몰랐으면하는그다.어떤지혜는지금의네자신보다더나은나를상상해주지만,그는조심히충고한다.내안의연약함에대해.이차가운확신은어디에서온것일까?그의글중에서가장자주눈에띄는단어는미래와현재다.과거는중요한테제가아니다.삶이고통없이흘러가거나의미조차찾지않는우리들의현재.그는질문한다.세계가왜존재하며왜이모양이꼴로굴러가는지의문을품으라고.그의문은중요한삶의동력이자불투명한미래를걸어가는데에필요한플래시가된다고말이다.

모든문제는아닌척해도다자기가불러들인일

위축된자신감으로살진않을래.그냥별이빛나는어둠속에서나를숨긴채천체에대해자각할수있다면그것으로충분한거야.나보다잘났단이유로그들을미워하지않을거야.
―본문112쪽중에서

누구도삶이쉽다고생각하지않는다.그렇다고또삼각함수처럼풀기난해한문제도아니다.우리는각자자기만의해법으로,방법으로삶을산다.때로는깊게침잠하면서또때론삶의얕은수면위에부유하는소금쟁이처럼.우리는흔히‘마음을바꾸세요’‘용기를내세요’같은말들을습관처럼하고무심코들으며살아왔다.이충걸은삶을바라보는시선의주인이되기를말한다.시선의주권을남에게빼앗기는일을경계하라고말한다.타인의관점보다는자신의기준이무엇인지아는게중요하다고말한다.내게의미있고상징화된것들,내삶을꾸리는무늬들에더집중하라고말이다.

상식이라고믿었던모든것은가끔환상이되었다

대부분의우리는증명해야할것이많은삶을산다.만족하고만족시켜야한다는강박으로분투한다.삶은우화가아니고중독은근거가아니므로.하지만내가행복하지않다면타인의희망이무슨의미가있단말인가.―본문337쪽중에서

방대한뉴스,문화의조건들,사회·정치적이슈가빠르게휘몰아치고빠르게빠져나간다.우리가살아가는한국의속도는다른어느나라보다빠르다.우리는오감이피로하다.욕망을피하느라지치고모든걸빠른속도로판단하느라나가떨어졌다.이충걸은그렇다고이속력에반하는브레이크를넣자는게아니라고말한다.단지,어느하루.모든자극으로부터해방되는것.잠시주변의소리를끄고침묵해보자는것.“느릿느릿호흡하다보면심장이웃는다”는것을우리들에게권하고주문한다.그리고가만히찾아오는질문에답할준비를하라고말한다.“당신에게나는좋은친구일까?나는아름다움을배웠을까?”같은질문들.

말해주세요,
너는날달걀에서쏙빠져나온노른자처럼선명하고윤기난다고

결국에그가매번,자주말해왔던건우리들에게서사소하게빛나는윤기같은것이아닐까싶다.복잡한세상과얽혀있는더복잡한관계속에서사소하게빛나는우리들의작은아름다움같은것들.어렵고난해한문화의퍼즐속에서보통으로보이는작은미학에관한조각들을맞춰보는것.고층건물들속납작엎드린작은집들사이로난모세혈관처럼뻗은골목같은것들.그는단지그것을탐색하고발견해글로썼다.18년.그의시선에잡힌것들은그오랜시간동안한국에서사소하게윤기났던순간들의기록이라할만하다.‘편집장’이란이름으로그에게붙들린것들의온전한집이하나마련되었다.아무도알아주지않는우리들의특별함의목록이마련된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