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깊이의 바다 (최민우 장편소설)

발목 깊이의 바다 (최민우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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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최민우는 입장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그가 지닌 머릿속 상상의 도서관을
열람해보고 싶은 작가들 가운데 한 명이다”_구병모(소설가)
비현실의 범주에 속한 것을 현실로 불러내는,
신비롭고 환상적인 서사의 힘
최민우 신작 장편소설 《발목 깊이의 바다》 출간

첫 장편 《점선의 영역》으로 2019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수상한, 현실과 환상을 자유자재로 변주하며 소설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는 최민우의 두 번째 장편소설 《발목 깊이의 바다》가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격월간 문학잡지 《Axt》에 연재했던 소설로, 1년간의 대대적인 개고를 거쳐 연재 당시와는 달라진 결말로 독자들에게 새롭게 선보인다. 소설은 ‘사단법인 도서정리협회’에 불로불사의 존재인 엄마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남긴 소년 한별과, 사라진 한별의 엄마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실종’ 사이의 연관성을 파헤치는 경해의 닷새를 그리고 있다. 이 짧은 시간 속에서 소설은 비극적 과거가 낳은 피해자와 그로 인한 희생의 정당성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직진하는 상상력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위트, 그리고 묵직하게 울리는 문학적 성찰, 매력적인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소설의 심부가 될 ‘대실종’이라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인물들 사이에 던져놓는다. 소설가 구병모는 《발목 깊이의 바다》를 두고 “보통의 사람들이 비현실의 범주에 모셔두고 잊은 지 오래인 신비를 현실로” 불러내고 “그것을 최적의 음계로 조율하여 이름과 의미를 부여”했다고 평했다.
저자

최민우

소설가최민우는서울대학교서양사학과와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서사창작과전문사과정을졸업했다.2012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머리검은토끼와그밖의이야기들》,장편소설《점선의영역》이있다.제3회이해조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7

월요일소년27
상담37
거인45

화요일곰선생63
거울74
검토83
쿠마에의무녀97

수요일인쇄소117
버섯의신비138
감람석152
안개170

목요일비둘기197
요릭213
단단한벽과깨끗한들227
귀향249

금요일바다275

작가의말279

출판사 서평

사라진사람들,반복되는균열
과거와현재,현상과환상을틈입하는응시의흔적들

‘사단법인도서정리협회’는전국에열아홉곳의지부를두고있다.하지만도서정리협회는그저이름일뿐,이들은비밀스럽게움직이며주변곳곳에서발생하는기묘한사건들을해결하는사람들이다.경해와노아가일하는지부사무실은버스종점에위치한낡은상가건물의3층.의뢰받은거울을찾은직후사라져버린노아의빈자리를채우고있는경해앞에‘한별’이나타난다.한별은“엄마에게무슨일이생기면아무때나찾아오라고”했다며노아의명함을경해에게건넨다.그리고소년은놀랍게도자신의엄마가불로불사의존재이고,그래서누군가에게쫓기고있다고말한다.어른을당황시키는조숙함을가진밝은연갈색눈동자의소년.경해는열살아이의의뢰를보호자동의없이받을수없어우선소년의아버지를찾아간다.하지만한별의예상대로한별의아버지는아내를찾으려는마음이전혀없어보인다.

“자기가우리를찾아온데는이유가있다고그러셨어요.언젠가엄마가집을떠나야할지도모르는데,그때너무슬퍼하면안된다고요.근데저도그렇게생각하거든요.그러니까엄마를찾고싶은게아니에요.그건괜찮아요.어쩔수없다는걸아니까.(……)하지만그사람들이엄마를찾고있다는말은전해야해요.”_본문에서

고민에빠진경해앞에협회매니저이자중간관리자인곰선생이나타난다.그는경해에게두툼한서류더미를건네며일을맡긴다.문서에따르면지금까지발굴된유골의수는무려91구.일단언론보도를막고있다고는하지만사건이세상에드러나는건시간문제였다.“중요하지않은중요한걸찾아.아무리사소한거라도좋으니까.알고있겠지만우리에게일어나는일에는모두의미가있어.”그과정에서다시,노아의손에들어왔었던거울의행방을찾는의뢰가들어온다.소년이찾아오고,뼈가드러나고,거울이나타났다.좌우가바뀌지않는특별한거울.한별이경해를찾아온것도,그이전에노아가한별의가족을찾아갔던것도,죽지도늙지도않는여인이자취를감춘것도,정체를알수없는뼈가사방에서나오기시작한것도결국어떤흐름의일부인듯했다.모두하나의사건에서비롯된‘현상’이자,어떠한징조였다.경해는그사건이무엇인지밝혀내야만한다.

“우주는넓은천이고,별들은중력에의해움직입니다.우리는우주의일부이고요.그러니우주의법칙을따르면됩니다.경사를따라가면돼요.그러면자연스럽게문제의핵심에다다를수있죠.”_본문에서

어둠보다깊어진밤
뒤틀린과거의틈새에스며든희미한빛

머나먼어둠속에잠들어있던커다란큐브는한소년이‘사단법인도서정리협회’의문을두드리면서부터다시짜맞춰지기시작한다.“중요한것은필연적으로다른것들을끌어들이게되어있다”는노아의말처럼소설속인물들은소년‘한별’을중심으로한데모이게되고,독자는작가가구성한치밀하고촘촘한얼개를따라흩어진퍼즐조각을하나씩주워맞춰나간다.얼룩진과거로부터비롯된,순리를거스른존재.《발목깊이의바다》는그존재를추적하는사람들과지키려는사람들이대치되며힘있게달려나간다.또한한별은단순히이야기의심지에불을붙이는것에서그치지않고소설에등장하는수많은사람들로하여금그들의모습을직면하게하는일종의‘거울’이된다.

“우리는폐건물안으로들어가기다렸다.나는부뚜막이었던곳에,노아는문턱이었던곳에걸터앉았다.밤이깊어졌다.밤하늘에초승달이빛났다.풀벌레가울고서늘한바람이불었다.”_본문에서

최민우는환상과현실을넘나들며우리사회의심부를관통하는유의미한이야기를써내는작가다.‘불로불사’의존재인엄마를찾아달라고의뢰한아이,문너머로홀연히사라져돌아오지않는사람들,무더기로발견된백골…….미스터리한사건의도처에널린실마리들이모여단단한밧줄이되고,비극적인역사가빚어낸거대한‘쐐기’를수면위로끌어올린다.그리고그끝에한줄기빛으로떠오르는건한별과경해가종국에보여주는,그들의‘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