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자연사

내 꿈은 자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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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싸움을 시작했기에 나는 잘 지내고 있다”
‘을’이 되는 데 실패한 우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심한 쟤’들을 위한
연대와 버텨내기의 TMI(과도한 정보)

용어가 마련되기도 전부터 일찌감치 성폭력 고발 당사자로 살았고
성폭력 연대자로 왕성하게 활동한 그가 스스로에게 하는
쓸모없다는 말은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쓸모를 입증하려 전전긍긍하는 장녀들을 걱정하는 장녀로서,
그가 예의 생산성 척도에 미치려 자신을 억누르지 않고
이리저리 살아가는 모습을 글로 옮겼음에 쾌재를 부르는 바다.
_이민경(《피리 부는 여자들》 저자)
저자

탁수정

서점을운영하는집안의장녀로자라문학과경제학을전공했다.마케터로일했던출판사를마지막으로‘을’의생활을접고,이후문단내성폭력해시태그운동과미투운동을하게되면서앞길이조금캄캄해졌다.대체로깊은고민에빠져지내지만,결국은다잘될것이라고믿는편이다.

목차

프롤로그

1.'을'이되는데실패했다
나,뭐하는사람이지?
갑년이
싸움의의미는갱신된다
라디오짐승
왜살아?
모스경도계
팟캐스트〈혐오스런박나비의일생〉,공연〈사랑스런박나비의일생〉
오지랖은곗돈이다
감옥에가야할지도몰라!

2.싸움을시작했기에나는잘지내고있다
갑질은미세먼지같은것
여섯평원룸,싱글여성
벽걸이티브이가있었으면좋겠어!
사랑한다면커피를만들어줄게아니었지뭐야
만렙을찍었다
암일지도몰라!
영양제전쟁
운동전쟁
탈코르셋
사랑이그렇게까지대단한것인지진지하게생각해볼때가되었다
그거내가하려고했는데!!!
그냥가는시간은없다

3.잠깐만,아직죽지말고있어봐
하고싶은일이얼마나많게요
완전히새롭게알게되는것들
응~안읽었고무지개반사!
염치를알아서비틀거리기보단뻔뻔하게건강하기로
자식이기는부모여기있음
생일과전동드릴
똑똑한내친구가앞만보고치고나아가야할때도있다고말했다
헐렁한마음으로이력서를내보았다
그놈의희망연봉칸은왜있는거죠?
계속이렇게살면안될까?
그래나는뭘하고살고있는가
박나비레볼루션!
인터뷰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이름과얼굴을내걸고하는이야기

좋아하는일을통해삶을풍요롭게가꾸는새로운라이프스타일을제시하는애호생활에세이브랜드‘Lik-it라이킷’여섯번째책《내꿈은자연사》가출간되었다.이책은2016년촉발된#문단_내_성폭력폭로에앞장섰고,문화예술계의성폭력문제에꾸준히목소리를내온미투활동가탁수정의‘그날’이후의일상을담고있다.언론의스포트라이트가꺼진후에도좀체잠잠해지지않는삶을묵묵히운용해나가는한여성의단단한내면이묻어나는이이야기는,성폭력생존자뿐만아니라끝없이소진되는삶을버티는세대의고충을포용한다.혐오사회가강요하는피해자다움을가볍게무시하고,빼앗긴일자리와가능성대신에‘자연사’를새로운목표로제시하는그의낙천은참신한충격과공감을동시에불러일으킨다.
경쟁에서이기는법과지혜롭게나이드는법이범람하는세계에서그누구도알려주지않았던‘한심하게살아남는법’의주창은터무니없이사랑스럽다.그럼에도불구하고웃기지않는농담같은‘내꿈은자연사’라는말이뇌리를떠나지않는건,조리돌림과신상털이에서살아남아,있는그대로의자신을긍정하는생존자의안온한일상이지금우리사회에지독히도귀중하고간절하기때문일것이다.

여자들의우정은선을넘는다

“나는피해당사자가필요할때는피해자로나섰고,연대자가필요할때는연대자로나섰다”는그의문장에서알수있듯이,탁수정은몸을사리지않고,태평양보다넓은오지랖으로알려진전천후페미니스트다.이말은곧타인의고통을상상하는능력이특출한사람이라는뜻으로이어진다.거대조직과싸웠던피해자로서,얼굴을가린개인들의비아냥거림과조롱을다년간상대해온트위터전사로서말하는‘침대밖으로나가는법’‘라디오사연에당첨되는법’‘현관밖으로나서는법’‘이웃과친구가되는법’‘부모님께뻔뻔하게효도하는법’‘나만의방식으로외모를가꾸는법’‘실용적인모임을만드는법’등자칫엉뚱해보이는이요령들의나열은평범한일상을재건하지못하는이들에게는피가되고살이되는생존법이다.

“우리에게는‘겸손1번에자랑10번’을하는훈련이필요하다.아무리자신을홍보해도기회가부족할판에우리는항상겸손이지나치다.”(28쪽)

“나는악플이달리든말든침묵하지않을수있다.혼자라고느끼지않는다.수많은연대자들이손닿는곳에있다.또한억압받는이가망설이고있을때함께하겠다고말할수있다.나또한침묵하지않기로한이들의연대자가되어야한다.”(143쪽)

“엄마는내가온갖헛짓거리를할때도‘너도너같은딸낳아서당해봐야정신을차리지’하는흔한말한번한적없다.그럼뭐…잘사는수밖에없나?”(153쪽)

법으로부터보호받지못한친구를자신의여섯평원룸으로초대해인스턴트음식을나눠먹은날,포켓몬스터게임을하며며칠만에집밖을나선날,‘대체왜날낳았냐’고엄마에게악을썼다가‘너와함께한모든날이좋았다’는엄마의대답에생의의지를다진날…작은웃음과코끝이찡한감동을자아내는경험들을따라가다보면우리는알게된다.선하고강한사람,지혜롭게인생을사는사람은특별하지않다는것을.
잘살고있고,이렇게연대하다보면앞으로더잘지내게될거라는저자의이유있는믿음은전염성강한주문처럼독자들을위로한다.

열심히싸우고잘살아보려고요

폭로라는,큰파급력과위험을감수한대가로“인생이라는악보에예상치못한도돌이표”를얻은그는“어쩌다보니언젠가한번쯤상상해본적있었던삶”을살고있다.마주칠일없었던사람들과연대하고생각지못한사고를공유하며함께하는미래를계획하는지금이2013년첫투쟁을시작하기이전의자신보다훨씬더마음에든다고마침내말할수있게될때까지어떠한어둠의터널을지나왔는지,‘피해자’탁수정의삶은이책에없다.다만,연대를통해정서적안착에이르게되는과정을담백하고경쾌하게보여줄뿐이다.
피해자탁수정은아프고죽고싶고가난하지만,연대자탁수정은용감하고유쾌하고풍요롭다.뒤늦게데뷔한사람들의이야기를쫓으며희망을발견하고,‘오지랖은곗돈’이라며곤경에처한친구들을돕고행복해한다.죽고싶다고광광울었던때는언제고,건강이걱정된다며영양제를챙겨먹으며홈트에매진한다.

“‘사랑밖에난몰라’스타일의십대와이십대를우당탕탕보내고지금에안착했다.그안착이사회적안착이고경제적안착이면좋으련만,정서적안착이다.가장시시한안착인가싶지만가장중요한안착일수도있다.감정에물기가적당히빠지면서,삶의방식이조금더명료해졌다.같은우울이라도더젊을때의우울과지금의우울은좀다르다.
피부에도수분부족형지성이있는것처럼요즘의우울은찐득하지않고버석거린다.노화중가장반가운노화가바로이감정의노화아닌가싶다.”(116쪽)

삼십대중반,과거의자신을껴안고생의한가운데를올바르게걷고있다는긍지를품고산다.출근할직장은아직없지만,오늘보다나은내일을의심치않는다.모아둔자산은없지만,친구와관련된일이라면언제나패기가넘쳐난다.사회적ㆍ경제적안착보다더어렵고중요한정서적안착에당도한자의유쾌발랄한생존스토리《내꿈은자연사》의선한영향력이널리발산되길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