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 (“나는 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입니다”)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 (“나는 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입니다”)

$16.53
Description
여성의 예술은 한낱 아마추어에 불과하다는 편견에 맞서
위대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킨 여성 거장 21인의 삶과 철학을 만난다!
여성에게 강요된 전통적 성 역할을 걷어차고 ‘예술가’로 살기를 선택한 21명의 여성 미술가들을 만나는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소포니스바 앙귀솔라, 라비니아 폰타나, 앙겔리카 카우프만, 로자 보뇌르, 수잔 발라동, 한나 회흐, 카린 라르손, 거트루드 지킬 등 책에서 다루는 여성 거장들은 위대한 걸작을 남기고도 미술사에서 이름이 누락되었다. 여자에게는 예술을 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없다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과 가부장 체제가 그녀들을 이중 질곡에 묶어놓았기 때문이다. 매진한 분야도, 태어난 시기도, 살았던 장소와 환경도 모두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자신 앞에 놓인 다양한 유형의 편견과 모순을 넘어서며 필사적으로 미술 작품에 매달렸고 전문 화가, 전문 미술인의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성의 예술은 한낱 아마추어에 불과하다는 편견에 맞서 위대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 책은 르네상스부터 현대 미술의 태동까지 여성 거장들의 삶과 예술을 생생하게 담았다. 또한 미술의 영역을 남성이 독점한 회화와 조각에서 공예, 디자인으로 확장했다. 회화와 조각, 공예와 디자인 간의 위계질서는 여성을 예술의 주류에서 배제한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차별과 억압에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한 21명의 여성 미술가를 통해 미술사의 빠진 퍼즐을 맞춰나가는 진진한 여정을 시작해볼 수 있다.
이 책은 특히 죽은 뒤 수백 년 만에 수장고에서 다시 발굴된 세기의 걸작부터 폄하와 차별로 점철된 예술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 여성 거장까지 두루 다루며 불완전하고 기울었던 미술사를 온전하게 복원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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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선지

저자:김선지
이화여자대학교에서역사를,동대학원에서미술사와현대미술을공부했다.대학에서미술사를강의하며미술관련도서들을번역했다.위대한걸작을남기고도여자라는이유만으로미술사에서이름이누락된여성미술가들과그들앞에놓인다양한유형의편견과차별,모순을꼬집은〈미술사에서사라진여성미술가들〉을카카오브런치에연재해2019년제7회브런치북출판프로젝트에서대상을받았다.이연재를묶고보완한《싸우는여성들의미술사》가2020년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에선정되었다.지은책으로천문학자인남편과함께쓴《그림속천문학》이있으며,현재《한국일보》에우리가미처몰랐던뜻밖의미술사와예술가들의숨은이야기를소개하는‘김선지의뜻밖의미술사’를연재중이다.

목차

·작가의말_걸출했던여성거장들을찾아서

1부가부장수레바퀴아래에서예술혼을불태우다

·조각,그금녀의문을두드리다―프로페르치아데로시
·아버지의그림자에가려진초상화의귀재―마리에타로부스티
·여성영웅들을캔버스에소환한‘여자라파엘로’―엘리자베타시라니
·전문화가의길을개척한풍속화의대가―유디트레이스테르
·18세기유럽을사로잡은여인―앙겔리카카우프만
·여성의공간과세계를그린인상주의의두거장―베르트모리조와메리카사트

2부편견과억압을담대한희망으로바꾸다

·운명은만들어나가는것―소포니스바앙귀솔라
·고정된성역할을걷어차고직업화가로―라비니아폰타나
·성폭력피해자에서불세출의여성화가로―아르테미시아젠틸레스키
·350년만에수장고밖으로나온정물화―클라라페테르스
·탐험정신으로빚어낸과학과미학의결합―마리아지빌라메리안
·오직자기내면의소리를따라―로자보뇌르
·여성의몸에대한여성의관찰―파울라모더존베커
·거침없이통념을깨부순행동하는페미니스트―수잔발라동
·각성한여자에게보이는것들―한나회흐

3부경계를넘어새로운세계를창조하다

·렘브란트그림보다비싼종이오리기작품―요아나쿠르턴
·직물디자인을예술로끌어올리다―안나마리아가스웨이트
·세계최초의패션디자이너가된가난한소녀―로즈베르탱
·세상에서제일예쁜집을만든여자―카린라르손
·녹색정원의작은신―거트루드지킬

출판사 서평

남성중심의예술문법에질문을던진여성들
가부장수레바퀴아래에서도예술혼을불태우다

여성이예술가로서의지위를거의인정받지못하고미술아카데미에입학할수없었던시절,척박한환경에서도예술혼을불태운미술가들이있었다.
프로페르치아데로시는르네상스시대최초의여성조각가로서그림과시,회화,음악등다양한공부를했으나특히조각에매료되었다.그러나그림을그리는여성은있어도조각을하는여성은없었다.조각은거친망치와끌로작업해야하는데다육체적힘이요구되어남성이독점한분야였고,조각가가되려면남자견습생으로북적이는작업장에서수년간훈련을해야했는데,정조가중요시된시대에여성에게는이러한과정자체가금지되었다.르네상스시대여성이참여할수있었던예술작업이라고는공예,태피스트리와자수,수채화등이전부였다.데로시는과감하게‘금녀의문’을두드렸다.조각작업장에들어갈수도,값비싼대리석을구할수도없었지만버려진과일씨앗을모아그위에조각을하며독학으로조각기술을연마했다.그리고마침내산페트로니오성당파사드조각공모전에입상하고,〈요셉과보디발의아내〉라는위대한걸작을탄생시켰다.
17세기네덜란드를대표하는풍속화가유디트레이스테르는스물네살에여성은단두명만가입할수있었던권위있는화가조합에들어가빼어난걸작들을남겼다.특히프란스할스의작품중수작으로평가되던〈즐거운커플〉이네덜란드미술사학자에의해레이스테르작품으로판명되면서한동안미술계를뜨겁게달구었다.
그런가하면인상주의회화에서중요한역할을하며명실공히직업화가로자리매김한베르트모리조와메리카사트도있었다.모리조는인상주의화가들로부터‘색채의거장’으로불리었으며,카사트는여성들을깊고의미있는삶을사는존재로묘사하며큰호평을받았다.

그러나이러한걸작뒤에는견고한남성중심예술문법이작동했다.데로시가조각가로이름을날리자동료남성화가는그녀가인체조각,특히남성의인체묘사에탁월한것은성적으로문란하기때문이라고헛소문을퍼뜨렸고,데로시는모든공공작업에서손을떼야했다.그토록극찬하던프란스할스의작품이무명여성화가의그림으로밝혀지자미술사가들은그림에대한평가를완전히뒤집었다.레이스테르를프란스할스의모방자로깎아내리기도했다.베르트모리조와메리카사트는어땠을까?그녀들은인상파전시회에수차례참석하며인상주의회화발전에중요한역할을했지만,지금인상주의회화의동의어같은존재는마네,모네,르누아르,드가같은남성화가들이차지했다.특히모리조는860점의작품을제작한전문화가였지만그녀의사망서류에는어이없게도‘무직’이라고기입되었다.

이처럼남성중심미술계에맞선여성들의분전은대체로‘지는싸움’일때가많았다.그러나포기하지않고,비록지는싸움이라하더라도묵묵히자신의길을개척한여성미술가들의삶은그자체로의미있는변화의시초이자아직끝나지않은싸움의원동력이다.

“나는여자가무엇을할수있는지보여줄것입니다”
편견과억압을담대한희망으로바꾸다

자기스스로를페미니스트로의식하거나언급한적은없었지만,말과행동으로편견과억압에맞서변화와희망의마중물이된화가들도있었다.

아르테미시아젠틸레스키는열일곱살무렵아버지의동료이자자신의그림선생이었던아고스티노타시에게성폭력을당하고부당한심문과고문,길고힘겨운재판을겪었다.그러나성폭력사건이후젠틸레스키는성서와신화속에등장하는고통받지만강한여인들,스스로삶을개척하는주체적여성들을그리며자신을피해자자리에두지않고,자신이겪은차별과고통을그림을통해폭로하며독립적인여성화가로성장했다.그녀는이렇게말했다.“나는여자가무엇을할수있는지보여줄것입니다.당신은한여자의영혼에서시저의정신을발견할것입니다.”

최초의모더니즘여성화가파울라모더존베커는서양미술사에서처음으로누드자화상을그렸다.미술사에서여성의몸은오랫동안남성의시각을만족시키는쾌락의대상으로만그려져왔다.모더존베커는자신의누드를그리며여성의몸이표현하는관능성을제거하고,여성이어떻게자신의몸을보는가를명확히나타냈다.화가들의그림모델로활동했지만‘그려지는대상’에서‘그리는주체’로자기삶을바꾼수잔발라동역시자화상속에각진얼굴,여러겹으로늘어진복부주름살등불완전한몸을과장하지도이상화하지도않고보이는그대로묘사하며여성의몸을주체적인격을가진존재로끌어올렸다.이러한시도들은어떤억압속에서도자아를잃지않겠다는여성들의담대한목소리로여전히이어지고있다.

수백년만에수장고에서빛을본세기의걸작부터
경계를넘어새로운세계를창조한여성거장까지
마침내다시쓰는미술사절반의이야기

이책은특히죽은뒤수백년만에수장고에서다시발굴된세기의걸작부터폄하와차별로점철된예술분야에뛰어들어새로운세계를창조한여성거장까지두루다루며불완전하고기울었던미술사를온전하게복원했다는데큰의의가있다.

17세기플랑드르에서가장유명한여성화가이자정물화의개척자였던클라라페테르스가세상에존재를드러낸건지난2016년,사후350여년만이다.앤트워프왕립미술관,프라도미술관에서열린그녀의첫전시에는정계,문화계등각계인사들이베일에가려져있던17세기여성거장의‘맛있는정물화’를보며뜨거운반응을보였다.최초의곤충학자이자용감한탐험가,정교한동식물수채화의동판화를남긴마리아지빌라메리안도250년만에다시빛을본여성거장이었다.그녀가1705년출판한동판화삽화집《수리남곤충들의변태》는한동물종과그것이숙주로삼는특정한식물의상호관계를밝힌실험적인곤충도감이자꽃과곤충등각종동식물을세밀한묘사로재현한,미술사적으로도매우뛰어난걸작이다.메리안이죽으면서과학사에서도미술사에서도잊혔던이화집은1980년대에이르러서야재조명되어그가치를인정받았다.

직물디자인을예술의차원으로끌어올린18세기영국의직물디자이너안나마리아가스웨이트부터렘브란트그림보다비싼종이오리기작품을만든요아나쿠르턴,신분의한계를뛰어넘어세계최초의패션디자이너이자오트쿠튀르의창시자가된로즈베르탱,남편의그늘에서벗어나스칸디나비아디자인의개척자로인정받은카린라르손,시력을잃고그림을그릴수없게되자자연을캔버스삼은‘정원의화가’거트루드지킬까지주류미술에서비켜나있던공예와디자인을예술의차원으로끌어올린여성미술가들역시놓치지않고함께다뤘다.

여성미술가들은미술을통해삶의부조리에맞서고,욕망의목소리를따라거침없이통념을깨부수며마침내위대한걸작을창조했다.그녀들을다시기억하고재발견하는것은미술사의절반뿐아니라어쩌면인간역사의반을다시쓰는일일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