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탄생(큰글자책) (시대와 대결한 근대 한국인의 진화)

한국인의 탄생(큰글자책) (시대와 대결한 근대 한국인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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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망국 조선,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우리 한국인은 태어났다.
해방 한국, 한국인은 그 무엇과도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오월의 사회과학』을 통해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을 확고부동한 학적 언어로 정립했던 최정운 교수가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여 근현대 한국과 한국인을 주제로 진행해온 오랜 연구를 15년 만에 일단락 지었다.
20세기 초에 최초로 근대 한국인의 모습이 나타난 이래 일제 식민지 시기를 거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제 시대는 일부에서 말하듯 우리 민족과 수많은 지식인이 일제에 협력하고 굴욕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던 그런 시대가 아니었다. 그들은 일제 시대 내내 한시도 쉬지 않고 우리를 찾아 헤매고, 우리의 새로운 모습을 모색하며 그려가고 있었다. 특히 3.1운동 이후는 우리 민족의 본질을 찾아서 강한 조선인을 찾는 과업이 제시되었다. 1920년대에는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1930년대에 이르면 우리의 지식인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며 새로운 전선에서 창조적 예술이 지적 투쟁을 전개시켜 갔고 드디어 1930년대에는 강한 한국인의 모델을 발명하였다. 춘원은 우파의 입장에서, 벽초는 좌파의 입장에서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두 인 물을 창시하였고 이 두 전사, 영웅의 모델은 현대 한국인에게도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는 누구인가? 한국인은 누구인가?
이 책은 사회과학서이자 역사서이며 문학 비평서이며, 특히 고전적 의미에서 하나의 문학(文學)이다. 저자는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상을 무대로 파악하며, 시대와 대결한 근현대 한국인이라는 인식틀을 관철하여 거대한 서사를 완성했다. 그는 한국인과 그 역사를 궁구하기 위해 사회과학이란 틀을 넘어서야 했다고 말한다.
망국과 국권 상실, 그리고 전쟁의 참화로 점철된 혼돈의 시대를 거치며, 전대의 수많은 한국인(조선인)은 생존에 몰두해야 하는 시대, 자신이 사는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알기 어려운 시기를 살았고, 후대의 우리로 하여금 그 시대를 음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자료를 거의 남기지 못했다. 후대의 우리 또한 혼돈의 시대를 거치며 전통과 단절되었고, 그 시대를 이해할 관점을 상실해버렸다.
수많은 연구를 섭렵하면 할수록 오히려 좌절을 느끼던 저자가 그 시대를 더듬으며 마침내 찾아낸 유력한 접근 경로는 바로 근대 소설문학이었다. 아직 지식인과 정치 지도자와 예술가가 덜 분화된 시대가 있었다. 우리의 지식인, 지도자들은 소설문학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삼았다. 우리는 끊임없이 시대와 갈등하고 대결하며 시대를 극복할 새로운 한국인상을 모색했다. 그 가운데 소설문학은 시대가 우리에게 허락한 최고의 실험실이었다. 현실의 축소판인 작중 세계에서 인물들은 진화를 거듭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우리의 문학가이자 사상가들, 즉 이인직, 이해조, 신채호, 이광수, 김동인, 나도향, 박태원, 이상, 홍명희 등이 그들의 세상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그리고 그에 맞서 어떤 인물을 창조했는지 면밀하게 보게 될 것이다.
저자

최정운

서울대학교외교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을거쳐시카고대학교정치학과에서석사ㆍ박사학위를받았다.오랫동안서양의사상과철학을연구해오다‘광주민중항쟁’연구를계기로한국의근현대정치사,사상사에본격적으로발을들였다.1999년펴낸『오월의사회과학』은역사,문학,사회과학의경계를허물며5월광주를생생하게복원했다는평가를받았으며해외에서도주목을받아2005년프랑크푸르트도서전‘한국의책’100선에선정되었다.이후한국근현대사로시야를확장해‘근대한국인의정체성’형성과정을심층적으로분석하고재구성하는연구에매진해왔다.이책은십여년에걸친그러한지적여정의결과물이다.현재서울대학교정치외교학부교수로재직하고있다.
지은책으로『오월의사회과학』(1999년),『지식국가론』(1992년)이있고,논문으로는「푸코의눈:현상학비판과고고학의출발」,「새로운부르주아의탄생:로빈슨크루소의고독의근대사상적의미」,「개념사:서구권력의도입」,「국제정치에있어서문화의의미」,「권력의반지:권력담론으로서의바그너의반지오페라」등이있다.

목차

제1장한국인의정체에접근하는문제

제2장홍길동과성춘향
홍길동의정체
천상의영웅홍길동|홍길동의탄생|홍길동신화

성춘향의정체
사랑과현실|시련|춘향의출현의의미

근대이전의두인물

제3장신소설의인물들과그들의세상
신소설에드러나는현실
주인공김옥련|신소설의이야깃거리|공간의문제|저항의흔적|현실의뿌리|주인공김수정|구한말현실과신소설

자연상태에서의삶과죽음
홉스적자연상태|전대미문의상태|생존의문제|진화|계속되는삶

자연상태와정치
강한국가권력신화|안과밖|활로|반역집단일진회|국가가없는우리|민족주의의탄생과분기|자연상태와정치

신소설과그현실의역사적의미

제4장초기민족주의자의두초상
두민족주의자의내면
두민족주의자와그들의분신|이성과욕망|속사람|지평의확대|사랑의민족주의|한놈과그의세상|단재의구상

두민족주의자의사회적위치
새로운존재와그세상|전략과투쟁|개화민족주의자의새로운출발점|미완의끝,저항민족주의의시작

두민족주의자의역사적의미

제5장만세후에찾은인물들
김동인과민족적과제
김동인의문체와인물|약한자|마음이옅은자|강함에관한단서

순수문학의시도와강한인간의재발견
〈배따라기〉를부르는사람|성과애정의문제|야성의예술|지식인바깥의인물|삵과삼룡이|망가진작품

한국근대소설문학의출발

제6장대도시지식인의출현
기이한생태의대도시지식인
소설가구보씨의일일|대도시문명과지식인

부활을꿈꾸는대도시지식인
박제가된천재|부활의신화

대도시지식인이라는종자

제7장새로운전사들의창조
욕망과이성

두번의죽음
주인공최석|첫번째죽음|결핍|순례자|첫번째유혹|두번째유혹|두번째죽음|식민지조선과구원

부활의전사,강한조선인만들기

제8장민중영웅의창조
민중영웅임꺽정
천상의영웅임꺽정|벽초식사실주의와‘조선의정조’|임꺽정과서림|임꺽정과그의공동체|민중영웅임꺽정

근대인임꺽정
변신|유혹|돌아온임꺽정|약동하는심장

민중의정체
민중의연원|민중의탄생|우리의민중

반지성주의의성격
지식인과민중|저주의안개|민중의내면|이후의이야기

근대적민중영웅

제9장결론

출판사 서평

구한말은“홉스적자연상태”였다
우리역사에서최초로근대적소설이나타난것은일본보다약20년후였다.고종즉위시점을기준으로하면무려40년이나지난후였다.그나마도최초의근대식소설인신소설은국문학에서제대로된근대소설로인정받지못한장르다.근대소설혹은근대식소설이이렇게뒤늦게도입된이유는무엇일까?
저자는구한말이되어서야이전의문학형식으로는감당하지못할새로운이야깃거리가대두했기때문이라고말한다.말하자면근대서구의문학형식에담아야할새로운종류의이야기들,구한말특유의문제적인이야깃거리들이나타났을때에야비로소최초의근대소설,신소설이쓰였다고말한다.
이책은신소설작품들에묘사된인물들과시대상에대한면밀한분석을통해,신소설이묘사한현실은황당무계한허구라든가친일파성향의작가에의해날조된조국에대한음해가아니라철저하게‘사실주의’적인현실이었음을드러낸다.그시대는이른바“홉스적자연상태”였다.조선(대한제국)이망하던시기,조선은실로지옥이었다.만인이만인에대해전쟁을벌이는곳이었다.국가의권력이조정바깥에거의미치지못했고,백성들은숨죽이고제한몸건사를도모하는삶을살았다.국가가없는세상,국가가구실을못하는세상,모두가국가를원망하는시대가있었다.그것이우리20세기의시작,구한말의마지막모습이었다.국가권력이형해화되고,공동체(사회)가분해되어사람들은개인으로세상에던져졌다.생존의문제앞에서도덕과윤리도소멸했다.오로지모든개인에게평등하게허용된생존술,“만인의만인에대한투쟁”이시작됐다.신소설의세계와인물군상은그런모습을여실히보여준다.
신소설에서가장두드러진인물의모습은피해자들,특히여성피해자들이었다.그들을보호해줄모든기제가허물어진세상에서그들은너무나무력하고왜소했다.이들이신소설의주인공인것은어쩌면너무나당연했다.이들은살던시대가바로구한말조선이었고,이들이바로당시한국인이었다.정글같은외부환경에압도당해내면을새길공간조차없이속이텅빈인형처럼,그저국면의전환마다최선을다하지만항상피해자가되고마는그런인물들이었다.
그러나당하고있지만은않았다.한일병합직전쯤의시기에오면새로운종류의한국인들이등장하기시작했다.홉스적자연상태에서싸우다보니영악하고강인한생존의대가들이나타났다.

국가가없는우리-민족의탄생
“홉스적자연상태”에맞서사람들은피해자의모습에서벗어나려고몸부림치기시작했다.일진회는그가운데태어난신종한국인들이었다.일진회는‘홉스적사회계약’을모색한집단이었다.동학농민군을잔혹하게진압하고인민의삶을파탄나도록만든앙시앙레짐,즉대한제국이그계약의대상이될수는없었다.그들은이웃나라일본의천황의주권을들여와서,또는일본의정복을초대해서도탄에빠져허우적대는조선백성을구해야한다는이성에근거한사회계약적발상에기초한집단이었다.따라서이들은처음부터반역음모집단이었다.전국에회비를납부하는정식회원만14만명에,일진회를성원하며추종하는사람들의수는1백만명에달했다.이들은복수심으로무장한동학잔당을중심으로한새로운반역단체였다.
그러나일진회운동의전국적인확산과정치사회적갈등은사람들사이에‘우리가누구인가?’하는정체성의문제를자극했다.이정체성의문제는을사조약을기폭제로하여‘매국노’,‘오적신(五賊臣)’즉나라를팔아먹은반역자들에대한전국적인분노로이어졌다.전통의‘의(義)’에기반한의병이일어나일진회를숙청하기시작했다.
일진회의성립과‘반역’,그리고그에자극받은의병의출현과대결와중에조선사람들은한번도경험하지못한질문을겪기시작했다.‘우리가도대체누구냐?’하는문제는마치새로운질문처럼폐부를찔렀다.‘국민’이라는말이그동안쓰여왔지만우선은국민은일본인이만든말이었고국가를매개로한집단을지칭했는데,당시의우리국가인대한제국은국민들에게는혐오의대상이었고의미를잃어가고있었다.국가를매개로하지않고사람들만을지칭하는말이필요했다.이지점에서‘민족(民族)’이라는말이이미1903년경에중국의양계초(梁啓超)에의해도입된말로비로소쓰임새가생기게되었다.나라가없어도민족이가능하게되는순간이었다.이처럼우리의민족주의는20세기초반이러한홉스적자연상태의대혼란과일본의침략와중에그모습을드러냈다.그러나이정체는아직틀에불과했다.그내용은이제부터채워나가야했고민족의본질(本質)을얻기위한기갈이시작되었다.

민족주의의분기-개화민족주의와저항민족주의
‘민족’이란말이실체있는말로탄생하던즈음,‘민족주의자’들도움직이기시작했다.‘민족주의자’로지칭된사람들은1880년대부터조선사회의붕괴와혼란에대해위기감을느끼며백성들을교육하는것만이장기적으로문제를해결할유일한수단이라고생각하던지식인들이었다.그들은국민교육으로써‘자연상태’를해소해야한다고생각했다.대표적으로윤치호는“새로운교육과,새로운정부와,새로운종교로피나인종(thebloodortherace)이바뀌어야한다.”고생각했다.이들은붕괴되기이전의조선사회로돌아가는것은결코원치않았다.오히려우리민족이나아갈길은새로운세상,서구와같은사회로발전해야한다는입장이었다.
이러한맥락에서춘원이광수가3ㆍ1운동직전1917년발표한『무정』은초기개화민족주의자의정체성투쟁에관한작품이었다.춘원이설정한이형식이란인물은춘원의분신으로그출발에서부터이미서구에서수입한‘근대인’이었다.그는서구에서도입한‘내면’을갖고있었고,그‘내면’의내용도서구의것으로채워가는,욕망과이성을장착한일본유학을거친학교영어선생이었다.춘원은서구에서수입한‘사랑’을가지고이형식을성장시킨다.그는자기자신의이성(異性)에대한욕망을억제하고사랑의가능성을탐색해가면서점차모든민족을사랑하는새로운민족주의자로성장한다.그러나그과정에서그는기존의지배계급인김장로의‘사위’가되는낯뜨거운방법을선택해야했다.이는그에게는스스로뿌리박은기반이부재했기때문이었는데,이야기상에서춘원이이를보완하기위해이형식으로하여금모든익명의조선민족을‘환호’를받는작위적인장면을연출한다.그러나이러한자의식의발견은백성들의‘환호’에대한착각에기반한것이었고,그정당성은확신할수없는것이었다.개화민족주의자들은자신들의욕망의주체로성립하고,새로운지도자계급이되길열망했지만,그들에게는치명적인정체성상의부재(不在)가존재했다.
단재신채호를중심으로형성된‘저항민족주의’또한비슷한시기에형성되었다.저항민족주의는물론개화민족주의를저변에깔고형성된것이었으며그런의미에서개화민족주의의문제점을극복한형태로나타났다.저항민족주의의직접적인계기는당시에일진회를중심으로등장한대규모의친일세력에대한분노와적개심이었다.저항민족주의는침략자일본에대한적개심뿐만아니라‘친일파’들,즉민족을팔아먹는반역자들에대한분노가일차적인계기였다고할수있다.개화민족주의자들이당시조선의자연상태의해결을최대의과제로삼고있었다면,저항민족주의자들은그해결책으로일본에게주권을양도하는안을제시한친일적사회계약주의자들그리고일본에대한투쟁을민족주의의근본적인노선으로주장한사람들이었다.3ㆍ1운동이후두민족주의노선이갈등하기시작했을때그차이는바로이시대에이렇게비롯된것이었다.
『꿈하늘』을통해단재가제시한민족주의자는고독하고아무것도모르는백지상태의개인으로신(神)의명령에따라끝없이싸워나가는인물이었다.단재의‘한놈’은춘원의‘이형식’과는달리아예그의정체성에무엇을채워넣을것인지그기회조차박탈당한인물이었다.그의‘님나라’는오로지승리자가되라하며그를훈육할뿐이고,그이유도그내용도말해주지않는다.이형식의내면에는욕망과이성이들어가상호작용하기시작했다면,그는반대로점차내면을폐쇄당하고오로지투쟁본능만을남기고갈고닦아가는인물이었다.그러나‘한놈’은아무런사심이없는이상어떤과정을거치든간에결국은조국과민족을위해뜨거운눈물을흘리게되리라기대되는인물이었다.그러나그는내면을폐쇄당한그에게는역사를추동할동력이없었다.

3ㆍ1운동-민족의강림
1919년3월1일기미독립만세운동(3ㆍ1운동)은우리근대사에서엄청난의미를갖는사건이었다.그야말로우리민족전체가일어나태극기를흔들며‘대한독립만세!’를불렀다.그토록잔인한일제의폭력적탄압에도불구하고그렇게많은사람들이길거리로뛰쳐나와‘대한독립만세!’를불렀다는점에서사건의물리적인규모도놀라운바이지만,무엇보다의미심장한것은그것을목도한이들이받은내적인경험과충격이었다.민족주의자들이민족의내용을구축하기위해고군분투하면서만들어낸담론속의‘민족’이하나의실체이자힘이되어강림하던순간이었다.
이는비단지식인들에게만해당하는것이아니었다.1910년한일병합이이루어지고일본의모독적무단통치(武斷統治)를겪으며,우리민족한사람한사람에게그간살아왔던이야기가주마등처럼지나갔을것이다.우리민족이나라를잃는과정은처참했다.일본의대군을이미갑오년에불러들였고그이후‘경장(更張)’을그들의후원을받아진행하면서우리의전통적제도와문물을파괴했다.조선인들은일본의침략야욕을제대로파악하지못했고,파악한후에도저항한번제대로해보지못했다.그간에조선인들은일부동포가일제의앞잡이가되어병탄을재촉하는망동을서슴지않는것을보았다.구한말동학잔당을중심으로1백만가까운조선인들이일진회(一進會)에가담하여조선과일본의합방을촉구하였다.그러나합방후조선총독부는일진회를해산시켜버렸고,그들은허탈감에사로잡혔을것이다.그들대부분은천도교(天道敎)에합류하였다.그러다마침내이들은3ㆍ1운동에참가하며비로소피눈물로참회(懺悔)할기회를얻었을것이다.조선사람임에도불구하고한때너무나힘든삶때문에조선을원망하여다른임금을모시려했던반역(叛逆)이또다시일제에의해배신당한상황에서,자신들의뿌리와조상에대한참회의기회가주어지자북받쳐오는감회를감당하기힘들었을것이다.참가자숫자와운동의기간같은그규모에관한서술로는3ㆍ1운동의의미를다표현할수없다.그심층에서우리민족의대다수는자신의모습을돌아보며우리‘민족’임을‘만세’로고백하고,피눈물로회개하고,‘한민족’됨을뼛속깊이느꼈다.그들은민족이라는거대한본류에합류하였고다시태어났다.그날이1919년3월1일이었다.

3.1운동이후-강한한국인모델찾기
3ㆍ1운동의의미는무엇보다도‘민족’이라는실체가어마어마한규모로우리눈앞에한때강림했다는사실에있었다.반면뒤이은1920년대는이제그모습은더이상보이지않는다는상실감의시대였다.당대의‘3ㆍ1운동은실패했다.’는평가는이러한허탈감의표현이었을것이다.다른한편으로민족주의는이제진짜‘운동’을현실적으로시작해야하는단계가되었다.1920년대국문학,근대단편소설문학의과제는우선우리민족이다다라야할기준을제시하고,그리고민족의현재그리고앞으로의만들어가야할바람직한상을그려내는것이었다.
그선두에는김동인이있었다.초기조선지식인들전체는대체로김동인의주도에따라각개인의차원에서힘을기르는강한조선인이돼야한다는방향으로합의에이르게된것같다.김동인은‘강함’과‘약함’의문제에천착했다.그의1921년까지의초기작품들『약한자의슬픔』,『마음이옅은자여』,『목숨』은그‘강함’과‘약함’을구별하고파헤치는일련의작업이었다.
이후1920년대를통해김동인은우리문학사에서기념비적인,순수문학의금자탑이라할단편소설들을집필한다.소설들의소재는주로남녀간의문제와그로인해타락하는사람들이었다.『붉은산』의삵,『광염소나타』의백성수의음악,『배따라기』의사공,『감자』의복녀등제시되는인물들은하나같이광기에휩싸여비참한결말을맞는인물들이었다.그러나이문학계의‘연애의시대’는‘사랑’을발견한시대이기도했다.비록타락했지만,그들은정열을생산하는,심지어광기로치닫는동력이있는인물이었다.
그러나김동인은강한조선인의모델을모색하며다양한인물을찾아헤맸지만,그가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