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플란의 현명한 정치가 (비극으로부터 배우는 정치의 본질)

카플란의 현명한 정치가 (비극으로부터 배우는 정치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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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불가항력이 존재하는 다층적인 세계
현명한 정치가의 절대 덕목은 무엇인가?

오만함을 버리고 비극적으로 사고하라!
우리 시대의 “현실주의자” 카플란의 뜨거운 통찰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로버트 카플란의 깊은 사유와 통찰이 담긴 에세이. 고대 그리스의 비극과 셰익스피어 등 문학 작품을 소재로 현실주의 정치철학을 풀어간다. 우리가 처한 상황은 언제나 극적으로 변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으나,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비극적 사고는 그러한 불안정한 세계에 대한 이해와 자기 인식이다. 또한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투쟁은 선과 악의 싸움이 아니라 선과 또 다른 선 사이에 벌어지는 싸움임을 깨닫는 것이 비극적 사고의 본질이다. 따라서 현명한 지도자라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두려움을 수용해야 한다. 오만함을 버리고 더 큰 비극을 피하기 위해 비극적으로 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카플란은 오랫동안 국제 분쟁 지역을 취재하면서 특유의 필체와 통찰력으로 분석해온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포린폴리시』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사상가’에 두 차례 올랐다. 전운을 드리우며 초강대국들이 귀환하는 시대, 우리가 읽어야 할 정치·외교의 필독서이자, 냉철한 현실주의자의 뜨거운 명상록.
저자

로버트카플란

저자:로버트D.카플란(RobertD.Kaplan)
오랫동안국제분쟁지역을취재하면서목격한국제정치와외교문제를특유의필체와통찰력으로분석해온저널리스트이자베스트셀러작가다.대외정책연구소FPRI의로버트스트라우스-후페지정학책임연구원이며,『포린폴리시』에서선정한‘세계100대사상가’에두차례올랐다.수십년간『애틀랜틱』에칼럼을기고했으며『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뉴리퍼블릭』,『월스트리트저널』등다양한매체에글을쓰고있다.2001년탁월한국제보도로그린웨이윈십상을수상했고,2016년에는스페인왕립지리학회국제상을받았다.『지리의복수』,『지리대전』,『몬순』,『무정부시대가오는가』,『21세기국제정치와투키디데스』,『유럽의그림자』,『발칸의유령들』,『제국의최전선』을포함해수많은저서가세계각국의언어로번역되었다.

역자:유강은
국제문제전문번역가.『미국의반지성주의』로제58회한국출판문화상(번역부문)을수상했다.『신체설계자』,『빚의만리장성』,『도덕의기원』,『신이된시장』,『자기땅의이방인들』,『E.H.카러시아혁명』,『물러나다』,『위어드』,『타인의해석』,『미국대도시의죽음과삶』,『불평등의이유』등인문사회부터정치까지폭넓은분야의책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한국의독자들에게_11

서문_17
1장선과선의싸움_25
2장디오니소스의시대_53
3장질서:궁극적필연_75
4장부당한것일지라도질서와필연에묵묵히따라야한다_95
5장질서는가족과국가에대한충성사이에서영원한갈등을낳는다_107
6장국가는야망의원천이된다_125
7장야망,그리고폭정과불의에맞선싸움_135
8장전쟁과그참화_145
9장끊이지않는전쟁으로권력의짐은어마어마하다_159
10장제국의전쟁은운명에의해결정된다_173
11장영웅이겪는고난에서비극의본질이나온다_185
12장오직노인과눈먼자만이진실을얻는다_195
13장서로다른선끼리싸우기때문에우리에게양심이주어진다_203
14장시간은감사할줄모른다_213
에필로그_221

후주_227
감사의말_239
찾아보기_243

출판사 서평

왜비극인가?비극은정치적사유의보고(寶庫)다

미국이우월한국력을배경으로전세계에영향력을투사하던단극체제가종말을고하고초강대국들이경합하며대전쟁의그림자가드리우기시작한오늘날,국제정치전문가이자저명한언론인인로버트카플란의의미심장한새책이나왔다.카플란은이책『카플란의현명한정치가』에서정치지도자의오만을경고하며,더큰비극을피하기위해“비극적으로사고하라”고말한다.비극적사고란,자신의한계를인식하고두려움과불안에근거한선견지명을갖추는것을뜻한다.그동안카플란은지리와지정학을강조해왔으나,이책에서는인간의마음과행위를파고들었다.지리는인간의삶에한계를부과하고토대를이루지만,인간의본성과행위,고유한역사적경험은예측불가능한혼돈을만들어내며지리와상호작용한다.이두요소가하나로통합하여문명의서사시가만들어지는데그러한양상을가장극명하게드러내주는것이바로‘비극’이라는것이다.저자는비극적사고의모범이자정수로서고대그리스의비극과셰익스피어의희곡을분석하며독자들에게깊은정치적통찰의길로안내한다.

폭정보다무정부가더나쁘다

극악무도한독재자가억압하는‘폭정’과질서조차없는‘무정부상태’중어느것이더최악일까?기본적인평화와질서를공기처럼누리면서살아가는현대인들에게는폭정이더욱사악한것처럼느껴지기쉽다.20세기최악의독재자들인스탈린과히틀러의가공할산업적폭정을경험한후로는더욱그렇다.그러나실제로는질서가자유보다앞선다.질서가없으면그누구도자유나자유권을누릴수가없다.질서가없으면자유가존재하지않을뿐만아니라옳고그름도따질수없기때문이다.고대페르시아의철학자아부하미드알가잘리는이를“무정부상태1년이폭정100년보다더나쁘다”는한마디로요약했다.홉스는“질서가없으면정의도존재할수없다”고말했다.괴테역시“불의는일시적이고고칠수있는반면무질서는인간진보의가능성자체를파괴한다”며질서의절대적필요를인정했다.카플란은취재원으로살아온생애전체를통틀어자신이경험한가장최악의독재국가는사담후세인의이라크였으며,그극악한폭정을바꿀수있다고믿어미국의이라크침공을지지했지만그결과는최악의무정부상태를초래한것이었다면서자신의실패를고백한다.그는(자기자신뿐만아니라)미국의정치지도자들이비극적사고와감성을상실했기때문에이러한실패가벌어졌다고진단한다.즉인간이자신의힘으로세상의문제를바로잡을수있다는열정과오만에빠져더큰차원의힘과혼돈의위력을과소평가했다는것이다.비극을받아들인다는것은,사태가언제나잘못될수있으며우리의행동은종종의도하지않은결과로이어진다는사실을이해하는것이다.

고대그리스인들은혼돈을두려워했지만수용했다

고대그리스인들은혼돈,즉무정부상태를두려워했다.현대문학이직업적삶과계급,사소한일상과로맨스에탐닉하는것에비해고대그리스비극작가들은질서와혼돈의문제를정면으로다루었다.고대그리스인들은질서가종종억압적이고잔인하지만질서이외에다른인간적인대안은존재하지않으며,질서가없으면문명도가능하지않다는것을알았다.그리스인들은워낙합리적이었던까닭에문명반대편에놓인비합리적인것의힘을무시하지않았다.그들은광신과혼돈을없앨수없다는것을알고디오니소스를창조했고,비극을썼다.디오니소스는혼돈의신이다.디오니소스는혼돈과생명,열정과광신,환상과황홀경의신이며비극의수호신이다.그렇다고고대그리스인들이혼돈을옹호한것이아니다.다만지평선너머에언제나도사리고있는하나의현실로서혼돈을받아들였을뿐이다.그리스인들은비합리적인것에적절한자리를내주지않으면인간세계에서벌어지는일을이해할수없다는것을알았다.비극은선이악에게패배하는것이아니다.오히려선과또다른선의싸움이다.그렇기에비극에서인간이내리는어려운결정은고통을야기한다.비극은세계를바로잡으려는용감한시도와관련되어있지만그노력은한계가있을수밖에없다.필멸의존재인인간이이세상의문제를해결하려노력하고혼돈과맞서싸우지만,결국은혼돈이승리하며아무리뛰어난인간이라도고통속에서실패할수있다는것이비극의장엄한미학이다.

불안한선견지명:상황이갑자기나빠질수있다는인식

비극적정신을계승한고대그리스인들의후예들은많았다.인간의본성과내면에천착한희곡을쓴셰익스피어는말할것도없고,도스토옙스키와콘래드,니체와카뮈,그리고『페더럴리스트페이퍼』를쓴미국건국의아버지들도그들중하나다.그들은혼돈의힘을알고있었고,인간의지혜와의지너머에있는더높은차원의힘을인정하며불안해했다.그들은혼돈을존중했기때문에항상잘못될수있는가능성을걱정하며‘의도적인불안’을구축할수있었고,그렇기때문에선견지명을가질수있었다.카플란은이를‘불안한선견지명’이라고부른다.불안한선견지명이란,우리가놓인상황이언제나극적으로변할수있고,나빠질수있다는혹독한인식이다.이를통해우리는오만을경계하고,환상에서벗어나겸손을배울수있다.이것은비겁함이나패배주의가아니다.비극은숙명론이아니며절망도아니다.비극은이해다.세상에는언제나우리가알지못하는일과상황이존재한다는것을이해하는것이다.따라서비극적으로사고하는사람은자신의모든한계를깨달으며,따라서더효과적으로행동할수있다.

비극은하나의선과또다른선의고통스러운싸움이다

위대한정치가는최악의결과를피하기위해불안한선견지명을갖추고미리생각한다.그들은항상정의를추구할수만은없으며다루기힘든세계에서악을줄이기위해더나은악을택할때도있다는것을안다.저명한현실주의정치학자한스모겐소는“세계를더나은곳으로만들기위해서는”인간본성의가장비열한힘들에“맞서는게아니라그것들과협력해야한다”고말했다.카플란에따르면,링컨,루스벨트,처칠,아이젠하워,(아버지)부시는비극적감성이풍부했던위대한정치가들이었다.에이브러햄링컨은남북전쟁을결정적으로끝낸다는더큰선을달성하기위해남부의민간인들에게의도적으로끔찍한고통을안겼다.1864년북군의서부전역총사령관윌리엄셔먼은남군의전쟁수행능력을완전히파괴하기위해남부의여러주를초토화시키는무자비한작전을실행했다.윈스턴처칠은미국이참전하기전까지홀로나치독일에맞서싸웠는데,역사에대한꾸준한관심과식민지전쟁에참전한경험덕분에히틀러라는괴물을일찍간파했고,1938년뮌헨협정의유화정책이(또다른세계대전을막을)합리적결정이결코아니며환상에불과하다는사실을알았다.프랭클린루스벨트는대량학살자히틀러를물리치기위해역시대량학살자인스탈린에게군사원조를보냈다.그는스탈린과동맹을맺으면서무기대여법을통해113억달러의물자를소련에공급했다.

노르망디침공을진두지휘한드와이트아이젠하워는야심뿐만아니라두려움에도지배된인물이었으며,거대한핵무기를사용하는재량권을부여받은최초의대통령이었다.그는몇차례위기상황에직면했을때미국의이익을위해핵무기를사용하라는고문들의조언을물리침으로써이후수십년을위한선례를남겼다.아이젠하워는한국전쟁에서전면적인승리를위해싸우는것을거부하고대신휴전을받아들였다.또그는미국과소련의핵무기교착상태가얼마나취약한것인지알았기때문에1956년헝가리혁명을짓밟은소련에맞서개입하는것을선택하지않았다.조지H.W.부시(아버지부시)는톈안먼학살사태이후일시적으로중국과냉각기를가졌지만,당시언론인과지식인들이열정적으로요구하던외교관계단절은수용하지않았다.그는소련의군사적대응을유발하지않기위해동유럽공산주의정권의붕괴에대해서도의도적으로침묵했다.제1차걸프전쟁때부시는이라크군을쿠웨이트에서쫓아냈지만바그다드까지밀고들어가지않았다.그는군사력을사용하면서도이에관해신중하고비극적으로사고한마지막미국대통령이었다.

오만함을버리고비극적으로사고하라

카플란은21세기판디오니소스적힘이도처에여러얼굴을가지고우리앞에당도했다고이야기한다.인류의생존을위협하는가공할기후위기,트럼프의대통령당선으로표면화된사회적무질서와전복의기류,핵무기와정밀유도무기로무장한초강대국들사이의긴장고조등이그것이다.그러나오늘날정치가들은이러한위기에대응할준비가되지않았다.2차대전후태어난현재의미국지도자들과중산층은자신의삶에서전쟁의참화를겪어본적이없다.그들은미국의힘으로세계를바로잡는것이가능하다는도덕주의와야심을갖고있다.그들은선배정치가들과달리비극적으로사고하지못한다.과도한낙관주의나도덕적열정은지식인이나언론인에게는어울릴지모르나,관료적책임과전쟁수단을가진정치지도자들에게는적합하지않다.지식인들은현존하는악폐(폭정)에독설을퍼붓는다.그러나이것은아주편리한입장이다.지식인들은언제나어려운선택에직면하지않은채옳음의편에서며,도덕적이상을절대적인것으로여긴다.대중은인도주의적관점과윤리적주장에종종매혹되며관심을보인다.

그러나관료적책임은그반대다.고위권력자에게흑과백이분명한해결이란존재하지않으며,현실은내키지않은타협을요구하고,정책은때때로의도하지않은결과로이어진다.정치가에게는광대한풍경이눈앞에펼쳐지고모든권력을갖고있는것처럼보이지만통제할수있는것은적고선택지는좁으며,이모든것은규율과어려운결정을요구한다.비극에는이런모든정치적통찰로가득하다.카플란은미국,러시아,중국이전쟁을벌이는일,그런상상조차할수없는일이일어나는것을막기위해서라도지금비극적사고가필요하다고말한다.또한비극적사고는,저자가한국어판서문에서밝히듯,서태평양에서전쟁의가능성이높아지는가운데오늘날한국의정치가들이외교의난제를헤치고나가기위해서라도반드시갖춰야할덕목이기도하다-오만함을버리고비극적으로사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