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램’을 읽는 시간 (장재연 소설집 |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

‘찰스 램’을 읽는 시간 (장재연 소설집 |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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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소설은 한국소설문학상 수상 작가 장재연 소설가가 묶은 세 번째 작품집으로 가정을 이루는 가족들은 어떤 인연이고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에 대한 외로운 이야기를 깊은 사유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장재연 작가가 소설은 그저 삶을 표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소설이 육화되된 언어와 형식을 통해 만들어가는 인생이다. 그렇기에 그 체험의 깊이는 물론이고, 진술의 깊이를 확보해가는 방식도 독특하다.
저자

장재연

서울출생
동국대학교대학원국문과중퇴
1997년?예술세계?소설부문신인상
2013년?아시아대표문제소설?우수상
2019년제45회한국소설문학상수상
작품집
?길고튼튼한팔?,?우리가일어서지못하는것은?,?‘찰스램’을읽는시간?,?한중대표작가소설선집?(공저,중국어판)등
한국소설가협회,한국문인협회,인천문인협회회원

목차

작가의말

죽은날벌레를위하여
푸른하늘은하수
‘찰스램’을읽는시간
‘보뚜’를조심하세요
길위에눕다
곧죽을남자
목요일의병(病)
외면
포트폴리오를만드는시간

출판사 서평

이소설은한국소설문학상수상작가장재연소설가가묶은세번째작품집으로가정을이루는가족들은어떤인연이고어떤가치를가지는가에대한외로운이야기를깊은사유를통해담아내고있다.장재연작가가소설은그저삶을표현하는것에그치는것이아니라,삶과소설이육화되된언어와형식을통해만들어가는인생이다.그렇기에그체험의깊이는물론이고,진술의깊이를확보해가는방식도독특하다.
「죽은날벌레를위하여」는소리를낼줄알아도말을할줄모르는장애인아이를키우는여자의심리가밀도있게전개된다.지능지수에비해언어가너무없는아이를위해살아가는여자의인생은해결책없는아이의각종통계수치위에서도무모한도전을멈추지않는다.그렇기에아이의눈길이머무는곳을함께보는여자의시선은또다른세계를향해열려있는문이나길을제시한다.
「푸른하늘은하수」의키170센티에몸무게64킬로그램의코밑수염이거뭇거뭇한스물세살의아이는컵라면에뜨거운물을부어놓자마자그냥먹어버린다.그녀는그런아이에게라면불을시간을기다리게하려고‘푸른하늘은하수’를부르게한다.발음이정확하지않지만언젠가는아이가제대로그노래를부를수있을때가올것이라고믿는그녀이지만,화장실바닥에서똥을누고있는아이의버릇을고치려고호되게다그친다.겁을먹은아이가그녀를피해베란다를넘어가는것을본그녀는아이를잡으려고손을내밀었지만자신이바닥으로떨어지고만다.언어를무시한채스스로움직이는아이의자율적인세계의한계지점을견디는어미의모습을존재론적으로담아내고있다.
한국소설문학상수상작인「‘찰스램’을읽는시간」은서른여섯살자폐아들을키우는칠순어미의내면을〈백일몽〉〈마녀와그밖의공포들〉〈제야〉의소제목으로나누어신과인간,병원과환자,환자와어미의공간을조밀하게엮어내면을흔드는큰파장으로다가온다.형상들의유사성을통해간절하고안타까운모성의목소리를강렬하게끌어내고있다.
「‘보뚜’를조심하세요」는낚싯배를운영하는강선장은일행이나낚시도구도없이빈몸으로배에오른여자의몸에서익숙한묵향을맡는다.그래서어떤여자일까궁금하지만이나이에는새로운것보다익숙한것이좋다고애써무시한다.그때조타실로불쑥들어온여자는엄마가돌아가셨다고하면서강선장뒤로바싹다가와속삭이듯이‘오라버니’하고는이것저것묻고떠들다가제풀에취해널브러진다.뒷날찻집에서다시만난여자는돌고래모양분홍색열쇠고리를강선장앞에내밀며브라질에서는‘보뚜’라고불린다는분홍색돌고래의전설을들려주면서자신이강선장의배다른동생이라고한다.핏줄의메타포를형상화는서사를유장하게길어올린작품이다.
「길위에눕다」는자신의의지와는상관없이시도때도없이잠이드는기면병에걸린수의내면을담담하게들려준다.수의남편은자신의몸위에서잠이든그녀의증상을자신에대한모멸로받아들여해외발령을따낸다음서둘러이혼절차를밟고아이들만데리고예테보리행비행기를탔다.수에게갖가지오명만씌어놓은채.그오명속을견디며살아가던수가길위에누운결말의모습은,잠을죽음으로암시하는것같아다의적인생각을불러일으키고있다.
「곧죽을남자」의임대아파트에서어머니와살고있는남자는한때운동권의꼬리였지만코앞의삶에매인시간이무의미하게축적될뿐인삶을견딘다.가난이그의목표를사소하고개인적인것으로만들었기때문이다.매일자살을계획하는그는자살한사람들이살던아파트에몰래숨어들어가그들이죽음을어떻게준비하고그때의심리는어떠했는지를보고느끼려고안간힘을다하면서도자신에게담뱃불을빌리는여자아이를유인한다.남자의무의식깊이침잠해있는세계를무리없이독자들에게소환해읽는재미가각별하다.
「목요일의병病」은이삿짐센터에서일하는남자는형이소개한베트남여자와결혼을앞두고있다.그런데요양병원에입원해있는예전에사귀던여자가자꾸걸린다.지난삼년동안여자를보살펴온남자는그런사실을여자에게어떻게알려야할지고민이다.결혼할사이도아니고책임질사이도아니고,더더구나나이도많고,예쁘지도않은여자인데말이다.남자는그고민을혈혈단신의몸으로평생노동을해서마련한집에창녀촌에서데려온연상의여인과살고있는김씨에게털어놓는다.김씨는남자에게외로움은고독보다힘들다며,고독은스스로선택할수있지만외로움은선택하지않아도연기처럼스며들어몸을휘감고뼛속을파고들어영혼을잠식한다고말한다.그말을들은남자는자신의목요병病의증상을확연히깨달으며,그병을짊어져야하는운명을감지한다.
「외면」은40년동안한집에서부대끼며살아온운경과인경두자매의현실,그리고먼저삶을정리하는운경이약을먹는모습이저릿한통증으로다가온다.누구나가진과거에대한동경과현실에대한착시를은경과인경의의미있는직관을통해사람이면누구도피해갈수없는노후의일상적인삶으로승화시키고있다.
「포트폴리오를만드는시간」은어머니의시간속에존재하는배신감과분노,공포와외로움,무참함대신세상의모든아름다움으로채우고싶은화자의마음이절실하게나타나고있다.이세상에서어머니가사랑받았던기억,사랑했던기억과웃음소리,나뭇잎을스치는바람소리,노랫소리,그리고쉴새없이어머니를부르며뛰놀던아이들의목소리로만들어지는포트폴리오는이땅의어머니에대한애도이자,헌사이다.
소설집『‘찰스램’을읽는시간』은소설이바로작가의삶이고생각이고행동인것을독자들이호흡하게만든다.이소설은소설과작가의삶이서로를필요로하는관계에대한깊은성찰이담겨있어매혹적이다.소설이없어도가능한것이일반적인삶이지만,소설없이는불가능한작가의삶을증명하는『‘찰스램’을읽는시간』은독자들에게언어에대한전혀다른차원의의미를부여하려는작가의종교적인비장감을느끼게하면서도어둡고외로운존재들에대한값진성찰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