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묵시록적이면서도 압축적인 문체를 통해 전쟁과 인간의 실존을 성찰한 소설
이 소설은
역작 『사하라』로 독자들에게 깊이 각인된 유중원 작가가 쓴 전쟁소설이다.
장편소설 『인간의 초상肖像』 주인공은 1969년 2월 부산항 제3부두에서 미 해군 수송선에 승선하여 일주일간 긴 항해 끝에 베트남 남쪽의 나트랑(나짱)항에 도착한다. 거기서 미군 보급창 기지가 있는 캄란 베이 입구 수진마을 근처 백마부대 30연대 본부 소총 소대의 말단 소총수로 배치되어 20개월 동안 베트남 전쟁을 치루고, 1970년 10월 미 해군 수송선을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서 귀국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명령에 따라 싸울 뿐인 주인공은 왜 싸워야 하는지 끊임없이 의문이 든다. 주인공을 비롯한 월남파병 군인들은 언제든지 대체 가능한 보충병에 불과했고,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개성을 지닌 인물이건 군복을 입는 순간 똑같은 전쟁부품으로 취급받는 순간순간을 소설은 카메라의 눈처럼 정확하고도 세밀하게 보여준다. 전쟁터에 던져진 그들이 열대의 폭우, 맹렬한 더위, 위협적인 정글, 전투를 위한 끝 모를 행군, 화약 냄새, 오줌 냄새, 피 냄새, 시체 썩는 냄새를 견디며 자신이 개성과 존엄을 가진 인간임을 망각하는 현장과 심리를 리얼하면서도 심오하게 그리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소설에서 참혹한 전투 경험, 전쟁의 허무, 전쟁에서 귀환 후 겪은 트라우마, 인간의 발가벗겨진 모습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인 외상을 입어 삶의 좌표를 잃고 표류하는 많은 군상을 다루면서 흐느적거리는 느낌 하나 없이 서사적 긴장을 단단히 조이는 묵시록적이면서도 압축적인 문체를 통해 ‘한국문학’이라는 견고한 레떼르를 넘어서고 있다.
그것은 이 소설이 흔한 전쟁소설의 범주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삶의 연장 선상에 있는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인간의 기억과 망각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작가의 모든 소설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현재, 전직 고등학교 교사, 그 전에는 오랫동안 시간강사, 매월 얼마간의 연금을 받는 월남전 참전 유공자, 외손자와 외손녀를 하나씩 둔 할아버지인 늙은이다. 그 늙은이는 점차 소멸되어 가는 추억의 희미한 발자국을 반추하면서 인생의 성공과 좌절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결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원인과 결과 영역 밖에 있는 어떤 것의 성찰에 몰두하고 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더 이상 속여서는 안 된다는 솔직함 때문이다. 장편소설 『인간의 초상肖像』은 주인공의 그런 인식의 치열한 결과물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시종일관 묻는 ‘인간에게 실존의 조건은 무엇인가?’하는 것은 어떤 궁극적인 존재론적인 질문이 아니다. 살아 숨쉬는 실제 인간의 삶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삶의 궤적, 삶의 유동성, 의식과 무의식의 심층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사하라』의 주인공이 사막에서 끊임없이 되묻는 질문이면서, 『인간의 초상肖像』 주인공의 질문이면서, 작가의 질문이기도 하다.
역작 『사하라』로 독자들에게 깊이 각인된 유중원 작가가 쓴 전쟁소설이다.
장편소설 『인간의 초상肖像』 주인공은 1969년 2월 부산항 제3부두에서 미 해군 수송선에 승선하여 일주일간 긴 항해 끝에 베트남 남쪽의 나트랑(나짱)항에 도착한다. 거기서 미군 보급창 기지가 있는 캄란 베이 입구 수진마을 근처 백마부대 30연대 본부 소총 소대의 말단 소총수로 배치되어 20개월 동안 베트남 전쟁을 치루고, 1970년 10월 미 해군 수송선을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서 귀국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명령에 따라 싸울 뿐인 주인공은 왜 싸워야 하는지 끊임없이 의문이 든다. 주인공을 비롯한 월남파병 군인들은 언제든지 대체 가능한 보충병에 불과했고,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개성을 지닌 인물이건 군복을 입는 순간 똑같은 전쟁부품으로 취급받는 순간순간을 소설은 카메라의 눈처럼 정확하고도 세밀하게 보여준다. 전쟁터에 던져진 그들이 열대의 폭우, 맹렬한 더위, 위협적인 정글, 전투를 위한 끝 모를 행군, 화약 냄새, 오줌 냄새, 피 냄새, 시체 썩는 냄새를 견디며 자신이 개성과 존엄을 가진 인간임을 망각하는 현장과 심리를 리얼하면서도 심오하게 그리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소설에서 참혹한 전투 경험, 전쟁의 허무, 전쟁에서 귀환 후 겪은 트라우마, 인간의 발가벗겨진 모습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인 외상을 입어 삶의 좌표를 잃고 표류하는 많은 군상을 다루면서 흐느적거리는 느낌 하나 없이 서사적 긴장을 단단히 조이는 묵시록적이면서도 압축적인 문체를 통해 ‘한국문학’이라는 견고한 레떼르를 넘어서고 있다.
그것은 이 소설이 흔한 전쟁소설의 범주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삶의 연장 선상에 있는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인간의 기억과 망각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작가의 모든 소설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현재, 전직 고등학교 교사, 그 전에는 오랫동안 시간강사, 매월 얼마간의 연금을 받는 월남전 참전 유공자, 외손자와 외손녀를 하나씩 둔 할아버지인 늙은이다. 그 늙은이는 점차 소멸되어 가는 추억의 희미한 발자국을 반추하면서 인생의 성공과 좌절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결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원인과 결과 영역 밖에 있는 어떤 것의 성찰에 몰두하고 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더 이상 속여서는 안 된다는 솔직함 때문이다. 장편소설 『인간의 초상肖像』은 주인공의 그런 인식의 치열한 결과물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시종일관 묻는 ‘인간에게 실존의 조건은 무엇인가?’하는 것은 어떤 궁극적인 존재론적인 질문이 아니다. 살아 숨쉬는 실제 인간의 삶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삶의 궤적, 삶의 유동성, 의식과 무의식의 심층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사하라』의 주인공이 사막에서 끊임없이 되묻는 질문이면서, 『인간의 초상肖像』 주인공의 질문이면서, 작가의 질문이기도 하다.
인간의 초상 (유중원 장편소설)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