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 소설은 시인이자 소설가인 박성규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9편의 소설을 싣고 있다.
「아픔이 노래가 되는」은 정신적인 문제로 오른손 3번 손가락이 제대로 안 움직여 피아노를 못 치게 된 피아니스트 주인공이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는 이야기이다. 정신과 몸의 균형에서 오는 여주인공 피아니스트가 내상을 찾는 과정이 차분하게 전개되어 인상적이다. 표제작인 「멈춰진 시간의 기억」은 마나슬루 등반에 나선 산악인들의 이야기이다. K대학 부설 시민 교실에서 히말라야의 마나슬루봉을 등정한 경험을 들려주는 이강산의 등반기가 시종 긴장감과 재미를 동반하면서 히말라야 14좌가 눈에 보이는 듯 생생하다. 「진화하는 학습 이론」과 「멀티시대의 초대 방식」은 현대를 살아가는 샐러리맨들 이야기인데 현대인들이 조직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진화하는 학습 이론」은 조직사회의 자리에 대한 사유가 도드라진 소설이다. 「멀티시대의 초대 방식」은 G그룹의 스마트폰 신제품 ‘프로타콘F’를 발표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최첨단 기술개발의 이면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개발부의 신제품 총괄 책임을 맡은 이길수가 갑자기 인도로 발령이 나면서 벌어지는 회사 내부의 암투를 실감나게 보여주면서도, 피아노 연주의 감미로운 여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소설이다. 「도돌이표가 없는 연주」와 「파도 위 걷기」는 사랑이 소재인데, 인생의 짙은 운명과 속내 이야기를 수채화처럼 맑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움에 시간표는 없다」 화자의 친구 진규가 대학 때 만난 캠퍼스 커플 선화와 내림굿을 받아 무당이 된 그녀 어머니의 굴곡진 삶을 고스란히 묘사하고 있다. 문득 시작하고 문득 끝나는 사람의 모든 인연, 그 순간을 기이한 인연의 중첩으로 탁월하게 그리고 있다. 「탁 선생의 경매물」은 탁 선생이 자신의 남아도는 시간을 경매에 내놓으면 어떻게 되겠냐는 시간 경매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탁 선생은 등산길에서 만난 여인에게 들은 경매 이야기를 통해 경매가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고 망하게도 흥하게도 한다고 느끼게 된다. 대학 동기인 은희는 그런 탁 선생에게 자기 아들이 법원 경매를 통해 산 집을 자랑한다. 이 소설은 누군가의 불행이 누군가의 행복이 되기도 하는 경매의 세계를 입체감 있게 그리고 있다. 「순임이와 장닭」은 김유정의 소설을 연상시키는데, 젊은 주부 순임이는 추수한 이후 남편이 빈둥빈둥 놀며 술추렴 하는 것이 영 못마땅하다. 한 해 농사가 끝났다고 나날이 무위도식이고 술독에 빠져 사는 남편 때문에 속이 가뜩이나 상한데 마당에서 노는 닭들을 보니 장닭이 암놈들 위에 수시로 올라가 제 욕정을 채우는 장면이 몹시 얄밉다. 남편에 대한 순임의 속내와 심리가 세련되고 유머스러한 문장으로 술술 잘 읽히면서도 농촌의 세태를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박성규 작가의 소설은 ‘멈춰진 기억의 시간’ 자체의 상상력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면서 세대의 자의식이 균형감을 이루고 있어 충분히 현재적으로 읽힌다. 소설은 ‘시간’이 하나의 축이라면 생동감 넘치는 ‘공간’이 다른 하나의 축으로 세대의 시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절묘하고도 구조적인 아이러니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멈춰진 기억의 시간』은 ‘멈춰진 시간’ 위에 서 있는 복잡미묘한 인간 심리를 파고들어, 인물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공감과 무정하고 불가항력적인 사랑과 사건들이 균형을 잡으면서 인생의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을 예술미학적으로 그려내려는 박성규 작가의 분투가 오롯하게 와 닿고 있는 소설이다.
「아픔이 노래가 되는」은 정신적인 문제로 오른손 3번 손가락이 제대로 안 움직여 피아노를 못 치게 된 피아니스트 주인공이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는 이야기이다. 정신과 몸의 균형에서 오는 여주인공 피아니스트가 내상을 찾는 과정이 차분하게 전개되어 인상적이다. 표제작인 「멈춰진 시간의 기억」은 마나슬루 등반에 나선 산악인들의 이야기이다. K대학 부설 시민 교실에서 히말라야의 마나슬루봉을 등정한 경험을 들려주는 이강산의 등반기가 시종 긴장감과 재미를 동반하면서 히말라야 14좌가 눈에 보이는 듯 생생하다. 「진화하는 학습 이론」과 「멀티시대의 초대 방식」은 현대를 살아가는 샐러리맨들 이야기인데 현대인들이 조직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진화하는 학습 이론」은 조직사회의 자리에 대한 사유가 도드라진 소설이다. 「멀티시대의 초대 방식」은 G그룹의 스마트폰 신제품 ‘프로타콘F’를 발표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최첨단 기술개발의 이면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개발부의 신제품 총괄 책임을 맡은 이길수가 갑자기 인도로 발령이 나면서 벌어지는 회사 내부의 암투를 실감나게 보여주면서도, 피아노 연주의 감미로운 여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소설이다. 「도돌이표가 없는 연주」와 「파도 위 걷기」는 사랑이 소재인데, 인생의 짙은 운명과 속내 이야기를 수채화처럼 맑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움에 시간표는 없다」 화자의 친구 진규가 대학 때 만난 캠퍼스 커플 선화와 내림굿을 받아 무당이 된 그녀 어머니의 굴곡진 삶을 고스란히 묘사하고 있다. 문득 시작하고 문득 끝나는 사람의 모든 인연, 그 순간을 기이한 인연의 중첩으로 탁월하게 그리고 있다. 「탁 선생의 경매물」은 탁 선생이 자신의 남아도는 시간을 경매에 내놓으면 어떻게 되겠냐는 시간 경매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탁 선생은 등산길에서 만난 여인에게 들은 경매 이야기를 통해 경매가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고 망하게도 흥하게도 한다고 느끼게 된다. 대학 동기인 은희는 그런 탁 선생에게 자기 아들이 법원 경매를 통해 산 집을 자랑한다. 이 소설은 누군가의 불행이 누군가의 행복이 되기도 하는 경매의 세계를 입체감 있게 그리고 있다. 「순임이와 장닭」은 김유정의 소설을 연상시키는데, 젊은 주부 순임이는 추수한 이후 남편이 빈둥빈둥 놀며 술추렴 하는 것이 영 못마땅하다. 한 해 농사가 끝났다고 나날이 무위도식이고 술독에 빠져 사는 남편 때문에 속이 가뜩이나 상한데 마당에서 노는 닭들을 보니 장닭이 암놈들 위에 수시로 올라가 제 욕정을 채우는 장면이 몹시 얄밉다. 남편에 대한 순임의 속내와 심리가 세련되고 유머스러한 문장으로 술술 잘 읽히면서도 농촌의 세태를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박성규 작가의 소설은 ‘멈춰진 기억의 시간’ 자체의 상상력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면서 세대의 자의식이 균형감을 이루고 있어 충분히 현재적으로 읽힌다. 소설은 ‘시간’이 하나의 축이라면 생동감 넘치는 ‘공간’이 다른 하나의 축으로 세대의 시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절묘하고도 구조적인 아이러니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멈춰진 기억의 시간』은 ‘멈춰진 시간’ 위에 서 있는 복잡미묘한 인간 심리를 파고들어, 인물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공감과 무정하고 불가항력적인 사랑과 사건들이 균형을 잡으면서 인생의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을 예술미학적으로 그려내려는 박성규 작가의 분투가 오롯하게 와 닿고 있는 소설이다.
멈춰진 시간의 기억 (박성규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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