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부단히 씁니다

오늘도 부단히 씁니다

$13.00
Description
“꽃을 건네듯 말을 건네는 소통의 아름다움”
박해옥 작가의 첫 캘리 에세이 《오늘도 부단히 씁니다》가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이 책은 흙과 물과 돌만 있으면 하루를 신나게 놀 수 있었던 어린 시절부터, "죽기 전에"라는 말로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시는 아버지까지, 삶의 모든 순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품어 안은 소중한 기록입니다.
작가는 일상의 작은 것들에서 큰 의미를 발견해내는 마법사입니다. 놀이터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흙공을 "바사삭 깨뜨리며" 집으로 돌아가던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오토바이 뒷좌석에서 아버지 등에 얼굴을 파묻고" 느꼈던 따뜻한 온기가 이 수필집 곳곳에서 독자의 가슴을 울립니다.
특히 폐암 선고를 받으신 아버지와의 이야기는 눈물 없이 읽기 어려운 감동을 선사합니다. "공주들, 학교 가야지"라며 딸들을 부르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칼바람을 막아주던 넓은 등"이 독자들의 마음속 아버지를 소환합니다.

[책 소개 문구]
박해옥 작가의 첫 캘리 에세이 《오늘도 부단히 씁니다》는 어린 시절의 순수한 기억부터 아버지와의 마지막 여행까지, 삶의 빛과 그림자를 따뜻하게 담아낸 수필집입니다.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소중한 기록으로 남겨, 독자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와 큰 울림을 건넵니다.

[읽으면 좋은 점]
일상의 감동 발견 : 평범한 순간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아내는 글의 힘
가족의 소중함 일깨움 : 아버지와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떠올리는 가족의 얼굴
따뜻한 글맛 : 꽃잎 같은 문장으로 누구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음
힐링 & 위로 : 바쁜 일상 속 지친 마음을 쉬게 해주는 따스한 에세이

[독자가 얻는 효과]
잊고 있던 순수한 어린 시절의 감성을 되찾는다.
가족과의 추억을 다시 소환하며 마음을 채우는 시간을 가진다.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을 경험한다.
슬픔 속에서도 삶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오늘도 부단히 쓰는 삶, 그 안에 당신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자

박해옥

저자:박해옥
글을쓰고글씨를쓰고살아내느라애쓰며만난조그마한것들에행복을느낍니다.일상사이에촘촘히박힌행복을발견하고눈맞춤하며적당히살아가기를희망합니다.
인스타그램parkhaeok_calli

목차


제1부쓰는사람
아름다움을발견하는행복
가려먹기
문장수집가
편지한장
모두빛나는인생
애쓰는마음
올사람은알아서온다
노을이주는위로
쓰는사람이작가다
내것을내어주는마음
에세이로기록하는행위
담배에대한몽상
더좋은나를만드는곳

제2부그때,그대
열기에익어가는건
건방진커피
늙은호박
나를들썩이게하는것
맏이의고충
존재의가치
슬픔의방문
땅을가지고노는일
또다른여행

제3부그때,그리고나
도토리한알
기억저편의그녀
그해시내
분수쇼
빨래로털어버리는것
야당
끈기가없다는건
잘못한건없지만
딱이정도가좋다

제4부결국행복
내편인듯내편아닌남편
비워내는연습
서해바다
캠핑의맛
어른의멋
너의부표가되어줄게
눈물이많은여자
청바지
제발을붙여말한다는건
꽃을건네듯
Aprilshower
될것같은데
들락날락하는관계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어차피쓰는사람

우리학교를대표하는선수들이한자리에모였다.내가여기에왜끼어있는지는모르겠지만,수업을듣지않고외부로나간다는것에마냥들떠있다.문제풀이에내가걸릴것같은수학수업도,단어암기에파묻혀있는영어수업도오늘은듣지않아도된다.등교한지얼마지나지않아가방을챙겨공원으로향했다.도착한공원에는각학교에서뽑혀나온학생들이여럿모여있었다.
공원은지역학생들의백일장현장이었다.원고지를제공받고학교별로자리를잡고앉았다.현충일을앞둔이날의주제는‘통일’이었다.지금껏나는통일에대해진지하게생각해본적이없었다.통일은그저TV에서나다루기좋은주제라생각했다.글짓기를위해주어진시간은단두시간.글은단한글자도나오질않고주야장천한숨만나왔다.애꿎은잔디만뽑아댔다.수업을듣지않고야외로나오게되어들떠있던마음은사라진지오래다.어쩌다이따뜻한봄날공원에앉아끙끙앓고있는건지.한줄도못쓰고앉아있었던두시간은열일곱인생에서겪는최대의고통이자시련이었다.

우등생은못되더라도모범생은되어야지,라는마음가짐으로학교생활을했다.나에게모범생의첫번째기준은바로숙제였다.국어시간에숙제로제출한산문한편으로인해학년을대표해이자리에앉아있는건데,그만다음숙제를제출하지못한학생이되고말았다.
함께대회에나갔던한학년선배는주제를듣자마자원고지를채워나갔다.부러운눈으로선배의모습을쳐다보다,흘러가는구름무리에눈길을쏟다보니시간은속절없이흘렀다.결국작품은제출하지못하고백일장은끝이났다.막힘없이글을쓰던선배는백일장에서1위의성적을거두었다.
글에대한로망을품은게이때부터였을까.글과관련된업종에구직활동을했고,결국지역신문사취재기자가됐다.하지만,백일장에서처럼알량한글쓰기실력은금방바닥을보였고,마감스트레스에시달렸다.오타가나거나구독자의항의전화라도받는날이면스트레스가극에달했다.한번의이직을했고,결혼을핑계로5년간의기자생활을접었다.
시간적인여유가생기면서어린시절학업으로인해마음껏해보지못한분야에눈을돌렸다.다양한공예분야에대해배우다접하게된캘리그라피.이것또한쉽지않은일이지만,스트레스받지않고꾸준하게하다보니어느새10년이넘는시간이흘렀다.글을쓰는기자에서글씨를쓰는캘리그라피작가가된것이다.
특출난재능도없으면서글쓰기에대한로망은쉽게꺾이지않았다.

시민기자나서포터즈활동을하면서뭐라도쓰고있었다.진짜글을써야할때,쉽게물꼬를틀수있게만든안전장치인셈이다.
『쓰는사람이되고싶다면』에서배지영작가는부사를멀리하라고했다.그러면서도본인은‘몹시’라는부사를즐겨쓴다고한다.나또한즐겨쓰는부사가있다.그것은바로‘어차피’.사전적으로는‘이렇게하든지저렇게하든지.또는이렇게되든지저렇게되든지’다.
난무엇을하다가실패했을때,또는원하는방향으로흘러가지않았을때면피용으로많이쓰고있다.

캘리그라피작가활동을하면서,작품을출품하는일이많다.나는다른이들과달리고민을많이하지않는편이다.그래서작품공모공고가뜨자마자바로작업해서작품을보내는일이많다.이글을쓰고있는지금도마감보다훨씬앞서서작업을진행하고있다.
어차피마감은정해져있고,써야되는거면빨리써서끝내버리는게스트레스를덜받지않을까.질질끈다고해서더좋은작품이나올것이라는기대가크지도않다.더생각하고고민해서쓰면
좀더나은작품이나올지도모른다.하지만미루다가다른일정에밀리고,아프기라도하면시도조차못할수도있으니미리미리해놓는게좋지않을까하는마음크다.고작며칠더고민한다고해서작품의질은크게달라지지않을테니말이다.

내가좋아하는부사어차피.로망과현실은다르지만,결론은똑같이쓰는사람이다.이렇게하든지저렇게하든지쓰는사람인것이다.한글자차이로뜻은달라지지만,글을쓰던글씨를쓰던어차피쓰는사람이라는타이틀에만족하며살다결국,에세이쓰기에이르렀다.
쓰는사람이라는연결고리를자양분삼아버틴게지금의결과를만들었다.
“저요즘글쓰고있어요.제가쓴글로캘리그라피작품만드는게꿈이거든요.”

에세이를쓸것이라고동네방네소문을냈다.중도포기를막기위한나만의방법이었다.중소도시에서캘리그라피강사로살아가는방법중하나는좋은이미지를구축하는것.실력도실력이지만자신이말한약속을지키는사람으로남고싶은마음이크기에열과성을다해노력했다.그결과물을한권으로모았다.글과글씨는물론이고행복한삶을위해애쓰는마음을가득담았다.애쓰는사이사이행복이영글었다.아직은서툴고소박하지만,나의문장이당신에게가닿아일렁이기를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