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 아니 에르노 컬렉션 (개정판)

세월 - 아니 에르노 컬렉션 (개정판)

$15.50
Description
자전적 요소와 사회학적 방법론이 결합된, 자신만의 글쓰기 스타일을 만들며 전세계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아니 에르노의 소설 『세월』 개정판이 1984Books에서 출간되었다.
출간 직후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아,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즈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램 독자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한, 아니 에르노의 대표작으로 여겨지는 소설 『세월』은 1941년에서부터 2006년까지, 노르망디에서 노동자 계급으로 태어나 자란 것에서 시작해 파리 교외의 세르지에서 프랑스 문학을 가르치던 교수 그리고 작가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족 사진첩을 넘기듯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는 자신의 굴곡진 전 생애를 다룬다.

그러나 이 책은 단지 자서전으로 그치지 않는다. 아니 에르노는 이 책을 자서전에서 일반적으로 택하는 일인칭 시점이 아닌, ‘나’를 배제한 ‘그녀’와 ‘우리’, 그리고 ‘사람들’로 서술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야기 속 ‘그녀’는 아니 에르노 자신이면서 동시에 사진 속의 인물, 1941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의 사회를 바라보는 여성의 시각이고, ‘우리’와 ‘사람들’은 언급된 시대 속에 형체 없이 숨어 버린 조금 더 포괄적인, 비개인적인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삶을 이야기하거나 자신을 설명하는 것을 추구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회고 작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책 속에서 스스로 밝혔듯이, 아니 에르노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세대의 이야기 속에 위치시키면서 개인의 역사에 공동의 기억을 투영하여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비개인적인 자서전’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탄생시키며 커다란 문학적 성취를 이뤘다.

저자

아니에르노

1940년9월1일프랑스릴본에서태어나노르망디이브토에서성장했다.프랑스작가이자문학교수이다.루앙대학교에서문학을공부한뒤중등학교교사,대학교원등의자리를거쳐문학교수자격을획득했다.자전적요소가강한그녀의작품들은사회학과밀접한관계를이루고있다.유년시절과청소년기를노르망디의소읍이브토Yvetot에서보냈고,노동자에서소상인이된부모를둔소박한가정에서태어났다....

목차

세월-7p
기억을말하는방식(옮긴이의말)-326p

출판사 서평

마르그리트뒤라스상,프랑수아즈모리아크상,프랑스어상,텔레그램독자상
*2019맨부커상최종후보작*

주의깊은방식으로공동의기억을담은,진정으로새로운작품인아니에르노의『세월』은
그야말로놀라운업적이다.
-올리비아랭,『이상한날씨』저자

의심할여지없이,위대한현대문학작품중하나!
-엠마뉴엘카레르,『왕국』저자

“≪여자의운명같은것≫에대한글을써야겠다는생각이그녀의머릿속에떠올랐다.역사속에서그녀의내면과그녀의외부에흐르는시간을느끼게해주는모파상의인생같은어떤것,존재와사물들의상실,부모,남편,집을떠나는자식들,팔아버린가구들속에서끝이날≪완전한소설≫을.”

자전적요소와사회학적방법론이결합된,자신만의글쓰기스타일을만들며전세계독자들에게사랑을받고있는아니에르노의소설『세월』개정판이1984Books에서출간되었다.
출간직후문학적성취를인정받아,<마르그리트뒤라스상>,<프랑수아즈모리아크상>,<프랑스어상>,<텔레그램독자상>을수상했으며2019년맨부커인터내셔널상최종후보에오르기도한,아니에르노의대표작으로여겨지는소설『세월』은1941년에서부터2006년까지,노르망디에서노동자계급으로태어나자라온것에서시작해파리교외의세르지에서프랑스문학을가르치던교수그리고작가인현재에이르기까지,가족사진첩을넘기듯시간의흐름과함께변화하는자신의굴곡진전생애를다룬다.

“하나의삶을이야기하거나자신을설명하는것을추구하는,우리가일반적으로생각하는회고작업이되지는않을것이다.그녀는생각과믿음,감각의변화,사람과주제의변환을포착하고세상과세상의과거에대한기억과상상을되찾기위해서만자신의내면을들여다볼것이다.어쩌면그녀가경험한것은그녀의손녀와2070년의인간들이경험할것들에비하면아무것도아닐수도있지만,그녀를쓰게만드는,이미거기에있는,아직이름없는감각들을뒤쫓는다.”

그러나이책은단지자서전으로그치지않는다.아니에르노는이책을자서전에서일반적으로택하는일인칭시점이아닌,‘나’를배제한‘그녀’와‘우리’,그리고‘사람들’로서술하는방식을택했다.이야기속‘그녀’는아니에르노자신이면서동시에사진속의인물,1941년부터2006년까지프랑스의사회를바라보는여성의시각이고,‘우리’와‘사람들’은언급된시대속에형체없이숨어버린조금더포괄적인,비개인적인시선이라고할수있다.“하나의삶을이야기하거나자신을설명하는것을추구하는,우리가일반적으로생각하는회고작업이되지는않을것”이라고책속에서스스로밝혔듯이,아니에르노는자신의이야기를자신의세대의이야기속에위치시키면서개인의역사에공동의기억을투영하여글을쓰는것이가능하다는것을보여주었고,‘비개인적인자서전’이라는새로운형식을탄생시키며커다란문학적성취를이뤘다.

다시는돌아갈수없는시간의무언가를구하는것.

아니에르노는자신의글쓰기를‘하강하는것’이라고표현한적이있다.제자리에서서흘러가는것들을쓰다듬거나지나간것들을불러들이는,즉회상의과정이아닌,시간의결을스스로거스름을말하는것이다.그런면에서이책에적힌모든언어는하강하고있는것이분명하다.물론거기에는시간이란한쪽으로기울어져흘러가버리거나사라지는것만이다가아닌어딘가에쌓일수있는것,그것이바로세월이라는믿음이필요할것이다.다치고,깨지고,풍화되나단단하게쌓여가는층들,그녀의언어는그것을하나씩더듬으며하강한다.어느시절의목소리들이다시들릴때까지,어느순간의감각들이되살아날때까지.

하강의과정은재연이아니다.그녀는책에기록된모든순간을,모든시대를다시산다.그것은관념적이거나추상적인느낌이아닌,육체를통해감지하는감각의부활이다.시간의불가역성속에서하강하는것,그것이그녀가쌓아올린혹은더듬어내려간세월이아닐까.그러니책의첫문장‘모든장면들은사라질것이다’라는그녀의예언은틀렸다고해야할것이다.모든장면은여기,그녀만의언어로기록되어사라지지않는다.이미방향이정해진시간과시간의등에올라탄우리는어쩔수없을지라도,이곳에적힌‘삶’만큼은사라지는모든것들사이에서구원받은것이아니겠는가.

책속에서

기억은성적욕망처럼결코멈추는법이없다.그것은망자와산자를,실존하는존재와상상의존재를,꿈과역사를결합한다.12p

이러한환경속에서결혼으로섹스를허락받기전까지자위의시대는끝없이이어졌다.우리는이쾌락의욕구를가지고살아가야만했고,쾌락이란모든시도와기도에도불구하고,어떤값을치르더라도욕구의충족을주장하는,성도착자나히스테리환자,창녀들로분류되는,비밀을안고있는어른들을위한것이라고믿었다.(중략)우리는침대혹은화장실에서사회전체의감시를받으며자위했다.60p

자신을더잘알수있게해주는중요한질문이하나있다면그것은나이마다자신이살아온해를규명할수있는지없는지를,과거를어떻게그릴것인지를묻는것이다.97p

한개인의삶에역사는의미가없었다.우리는그날그날그저행복하거나불행했다.120p

그녀는내면의목표를빗겨나가그저어머니로서만전진하는느낌을받는다.≪나는조용하고편안한이삶에정착하는것이,자신도모르게이삶을살아버리는것이두렵다.≫이러한사실을확인한순간에도,그녀는일기장에절대적혀있지않은모든것들,함께하는삶,같은공간을나누는친밀함,그녀가수업이끝나면빨리돌아가고싶어하는집,둘이서자는잠,아침의전기면도기소리,저녁의돼지삼형제이야기,이러한것들이반복되는일상,잠시떨어지면삼일을넘기지못하고그리워지는,그녀가증오하고아낀다고믿는것들을―사고로잃는다는상상만해도그녀의가슴을옥죄는모든것들―포기할준비가되어있지않다는사실을알고있다.128p

얼굴에는분노와경멸,쾌락이드러났다.태도의자유로움과몸의에너지가화면을뚫고나왔다.그것을혁명이라고한다면,그렇다,혁명은그곳에있었다.선명하게,육체의팽창과안이속에,혁명은아무곳에나앉아있었다.134p

우리는여성들의역사를돌아봤다.성적인자유,창조의자유,남자들을위해존재하는모든것들을충분히갖지못했다는사실을깨달았다.142p

살아있다는것만으로도이미책한권이저절로써지는것같지만,사실은아무것도없다.188p

그녀는태어나서부터2차세계대전을거쳐지금까지분리되고조화가깨진그녀만의수많은장면들을서사의흐름,자신의삶의이야기로한데모으고싶어한다.개인의것이지만세대의변화가녹아있는삶.그녀는시작하는순간,늘같은문제에부딪친다.어떻게역사적인시간의흐름과사물들,생각들,관습들의변화와이여자의내면의변화를동시에표현할수있을까.어떻게45년의프레스코화와역사밖자아의탐구,고독이란시를썼던스무살의일시정지된순간들의자아를동시에만나게할수있을까,등등.그녀의가장큰고민은≪나≫와≪그녀≫사이의선택이다.≪나≫안에는너무도확고부동한것들,편협하고숨막히는무언가가있고,≪그녀≫안에는너무많은외재성과거리감이있다.238p

그녀에게중요한것은주어진시대에이땅위에살다간그녀의행적을이루고있는기간이아니라그녀를관통한그시간,그녀가살아있을때만기록할수있는그세상이다.31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