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장소 - 아니 에르노 컬렉션 (개정판)

진정한 장소 - 아니 에르노 컬렉션 (개정판)

$13.00
Description
프랑스 현대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소개되는 아니 에르노의 목소리가 담긴 인터뷰집이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미셸 포르트가 진행하는 인터뷰에서 아니 에르노는 작업의 기원을 추적하고 글을 쓰는 과정과 글쓰기에 부여하는 사회적, 정치적, 신화적인 의미에 대해 밝힌다. 『진정한 장소』에는 그동안의 작품 활동의 배경이 되는 자신의 삶과 그 삶을 바라보는 작가로서의 시선을 통해서 '왜' 그러한 작품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왜' 우리는 쓰고 읽고 생각해야 하는지, 그녀가 생각하는 '문학'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그녀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있고, 덕분에 우리는 그녀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저자

아니에르노

1940년9월1일프랑스릴본에서태어나노르망디이브토에서성장했다.프랑스작가이자문학교수이다.루앙대학교에서문학을공부한뒤중등학교교사,대학교원등의자리를거쳐문학교수자격을획득했다.자전적요소가강한그녀의작품들은사회학과밀접한관계를이루고있다.유년시절과청소년기를노르망디의소읍이브토Yvetot에서보냈고,노동자에서소상인이된부모를둔소박한가정에서태어났다....

목차

서문-7
파리,나는그곳에절대들어가지않을거예요-12
저는항상중간에껴있었어요-22
어머니는불이에요-38
책은신성한물건이었습니다-56
저는글을쓰는여자가아니라글을쓰는사람입니다-68
강바닥에있는돌을꺼내기-82
핵심으로-96
글쓰기그것은하나의상태예요-104
시간의흐름-122
진정한장소-132
옮긴이의말-140

출판사 서평

“내가글을쓰고자하는욕망의탄생과책에대한준비작업,내가글쓰기에부여하는사회적,정치적,신화적인의미에대해서이렇게까지이야기했던적은한번도없었던것같다.내인생에서단한번도글의상상적,실제적공간의주변을이토록배회했던적은없었다.”(본문중에서)

그녀가글을쓰는장소에서진행된인터뷰다.우리가자란혹은사는장소가많든적든글이뿌리를내리고있는현실의배경이되어준다는전제가아니에르노만큼잘맞아떨어지는작가도없을것이다.그녀의글은부모님이운영하셨던카페겸식료품점이있는이브토에서출발하여작품이탄생하는세르지,그녀의집에서잠시마침표를찍는다(그녀의마침표는한시적이다.자신의삶을쓰는작가에게마지막문장이란일반적인소설의그것과는다른것일테니).거기에는장소에따른시간의흐름,과거와현재가공존하며,그것은미래의암시이자전조이나결론은아니다.자신의책의주제가‘시간’이아닐까,라고말하는이작가는‘시간’이라는추상적인개념을‘강바닥에서꺼낸돌’과같은구체적인감각으로환원하기위해,삶이뿌리를두고있는장소들을글의현실적배경으로두는방식을시작점으로택한것이아닐까.그러고보면흥미롭게도이인터뷰에서아니에르노는자주‘시작’을언급한다.『빈옷장』『남자의자리』『세월』의시작,그렇게밖에시작할수없었던이유들,거기아니에르노의문학의핵심이있다.그렇게쓰일수밖에없는이야기들,1940년에소상공인부모밑에서태어나,자신이자란환경과는다른세계의고등교육을받았고,프랑스의격동기를지나왔으며,여성으로서살아온경험을가지고있는작가가쓸수밖에없는,반드시나올수밖에없는글,다시말하자면필연성.사람들은대부분한작가의인터뷰집을읽으며‘어떻게’라는질문에대한답을기대한다.어떤방식으로주제를찾으며,어떤스타일로글을쓰는지,어떤삶을영위하고있으며,사회적인현상들이나문학계에서일어나는일에대해서어떻게생각하는지.그런면에서아니에르노는사람들이원하는답을쉽게건네주는친절한작가는아닌듯하다.그녀는‘어떻게’를묻는말에자꾸만‘왜’를답한다.왜그녀의글이그렇게쓰일수밖에없는지,왜세상은여전히피부색,국적,사는곳,경제적인능력,사회적인위치에따른차이를만들어내는지,왜우리는쓰고읽고생각해야하는지.

책속의문장들

내가글을쓰고자하는욕망의탄생과책에대한준비작업,내가글쓰기에부여하는사회적,정치적,신화적인의미에대해서이렇게까지이야기했던적은한번도없었던것같다.내인생에서단한번도글의상상적,실제적공간의주변을이토록배회했던적은없었다.-11p

사실상무엇인가에대해쓰지않으면,그것은존재하지않으니까요.-20p

우리가누구인지,무엇을물려받았는지알고싶다면,우리를구성하는내면의박물관에있는작품들을모아야해요.-66p

그렇다고해도제생각에글쓰기에서효력을나타내는차이는성별보다는사회적본성인것같아요.남성이든여성이든,사회적인출신이결정짓죠.서민출신혹은그반대로특권층일때,우리는같은방식으로글을쓰지않아요.그것은분명히글쓰기에있어서여전히가장강력한구성요소로남아있죠.-72p

글은하나의장소이죠.비물질적인장소.제가상상의글을쓰지않는다고해도,기억과현실의글쓰기역시하나의도피방식이에요.다른곳에있는거죠.항상글쓰기를생각하면떠오르는이미지가있는데,바로침수하는장면이에요.내가아닌,그러나나를거친현실속으로의침수.저의경험은통과의경험그리고사회세계의분리의경험이죠.이분리는현실에서존재해요.공간의분리,교육시스템의분리,별로아는것하나없이16살에학교를떠나는아이들이있는반면에,어떤아이들은25세까지계속교육을받아요.사회세계의분리와저라는존재를통과한분리사이에는상응하는것이있고우연의형태가있어서,저에게있어서글쓰기란제인생에흥미를갖는일이아닌,이분리의메커니즘을이해하는일이되게만들어요.-80p

문학은인생이아니에요.문학은인생의불투명함을밝히는것이거나혹은밝혀야만하는것이죠.-103p

글을쓰는고통이―선택한일―많은사람들의고통―어쩔수없이겪게되는일―과같은유이며그만큼커다랗다고여긴다면,그것은오만일거예요.사람들의고통에비하면아무것도아니에요.일반적으로지식인이된다는것,육체적인고통,노동으로인해변형된몸을모른다는것은큰행운이죠.-118p

아시겠지만,우리는단어로밖에생각할수없어요.그리고지금의세상을떠올리게하는단어들을저는좋아하지않아요.그것은소비의단어,자본주의의단어예요.-128p

우리는개인적인체험을하며살아요.누구도당신을대신해서그체험들을할수는없죠.그러나그체험들이당신의것에서만머무는방식으로글을써서는안돼요.개인적인것들을넘어서야하죠.그래요.그것이스스로에게질문을던지게하고다르게살게하며,또한행복하게해주죠.문학으로행복해질수있어요.-13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