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

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

$16.80
Description
뎃켄헤테로토피아 문학상을 수상하고 여러 차례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른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이시다 센. 그녀의 작품을 1984BOOKS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이시다 센은 어딘지 고풍스러우면서 차분한 일본어를 사용해 편안한 문체로 글을 쓰는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온 작가다. 이 책 『몸과 이야기하다, 언어와 춤추다』는 그러한 이시다 센이 몸과 마음이 내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언어로 엮은 에세이집이다. 만지다, 노래하다, 울다, 잊다, 자르다, 달리다, 쓰다 등 스물두 개의 동사로 엮어가는 문장은 몸과 마음과 온전히 마주하면서 가끔은 뿔뿔이 흩어져 사라질 듯한 그 둘을 언어를 매개체로 단단히 이어두려고 하는 자그마하지만 과감한 행위다. 일상의 작은 순간을 그녀만의 시선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몸과 마음이 발하는 움직임을 언어화해 섬세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평범한 일상도 어딘지 아련한 비일상이 되면서 오감이 날카로워진다. “말은 몸과 묶이면 넘어지고 마음과 묶이면 엉킨다.”고 말하는 이시다 센의 에세이를 통해 작지만 소중한 날들의 순간을 잃어버리지 않고 곁에 두려고 한 작가의 수많은 움직임과 감정을 생생하게 느끼며 우리의 몸과 마음까지도 그 언어를 통해 들여다보게 된다.

저자

이시다센

저자:이시다센
1968년후쿠시마현에서태어나도쿄에서자랐다.고쿠가쿠인대학교문학부문학과를졸업했다.「오후미키리서점이야기(大踏切書店のこと)」로2001년제1회후루혼소설대상을받았다(후에『아메리카무라(あめりかむら)』에수록).에세이로는『철도건널목취미』『평일』『폐업』『도움이되지않고』『수면』『여우의소풍』『새벽의라디오』『글자,웃다』『노래를찾아다니다』등이있으며소설로는『아메리카무라』『꾸밈없는구름』『버스를기다리며』『집으로』가있다.

역자:서하나
언어도디자인이라고여기면서일한번역가이자출판편집자를오가며책을기획하고만든다.『노상관찰학입문』『초예술토머슨』『저공비행』『나는도레미』『좋아하는일을하고있다면』『느긋하고자유롭게킨츠기홈클래스』등을우리말로옮겼으며,『이상하게그리운기분』(공저)을썼다.

출판사 서평

“당연하게잃어버리는매일을붙잡고싶다면서쓰는일은,
당치도않은소망이겠지.”

매일흩어져사라지는일상을
몸과마음과스물두개의언어로엮어낸
소설가이자에세이스트이시다센의국내첫에세이

뎃켄헤테로토피아문학상을수상하고여러차례아쿠타가와상후보에오른소설가이자에세이스트이시다센.그녀의작품을1984BOOKS에서국내에처음소개한다.이시다센은어딘지고풍스러우면서차분한일본어를사용해편안한문체로글을쓰는것으로좋은평가를받아온작가다.이책『몸과이야기하다,언어와춤추다』는그러한이시다센이몸과마음이내는목소리에귀기울여언어로엮은에세이집이다.만지다,노래하다,울다,잊다,자르다,달리다,쓰다등스물두개의동사로엮어가는문장은몸과마음과온전히마주하면서가끔은뿔뿔이흩어져사라질듯한그둘을언어를매개체로단단히이어두려고하는자그마하지만과감한행위다.일상의작은순간을그녀만의시선으로세심하게들여다보고몸과마음이발하는움직임을언어화해섬세하게묘사하는작가의이야기를읽다보면평범한일상도어딘지아련한비일상이되면서오감이날카로워진다.스물두개꼭지의서두에는사진가이시이다카노리가담은이시다센의모습이담겨있다.몸이만들어내는움직임을언어로엮어가는지은이의모습을카메라의시선을빌려객관적인관점으로포착했다.이는문장안에서‘나’라는표현을극도로억제해더욱선명하게자신을드러내는지은이도미처알지못하는또다른‘나’의모습이다.“말은몸과묶이면넘어지고마음과묶이면엉킨다.”고말하는이시다센의에세이를통해작지만소중한날들의순간을잃어버리지않고곁에두려고한작가의수많은움직임과감정을생생하게느끼며우리의몸과마음까지도그언어를통해들여다보게된다.

‘나’가억제된문장들의모호함속에서전해지는몸과언어,
생생하게느껴지는마음과언어
마음과몸의상태는언어로얼마나표현해낼수있을까?그렇게드러난언어에는과연그것이온전히담겨있을까?이책『몸과이야기하다,언어와춤추다』에서지은이는마음과몸의상태가언어가되는순간을두고이렇게말한다.“글자는순식간에납득시킨다.언어가되는순간,그걸로안심해버린다.”어떤감정이하나의말로정의된순간우리는그말에순순히납득하고만다.하지만몸과마음의상태가그렇게쉽게하나의언어로정의될까?작가는또이렇게말한다.“지금까지줄곧말을마음에가까이다가가게하려고만했다.”“말이사람을이끈다.지금까지는이렇게자기암시까지하며세상에임해왔으니섬뜩하다.”마음에는줄곧그와비슷한말을찾으려고했다면,몸은말을쉽게따라간다고말한다.그러면서지은이는오히려반대로말에맞는마음을찾아가고,몸의행위에맞는말을모색하기위해몸이보여주는변화를좇아간다.가령이별을맞닥뜨렸다가회복하는모든과정을하나하나관찰하며짚어가듯이말이다.쉽게단정되고한정되는몸과마음의상태를조금더세밀하고세세하게언어로표현하고확장하기위해몸이발하는언어에귀를기울인다.그리고그렇게엮인몸과언어를가장읽었으면하고바라는대상인마음에비추어본다.이책에서이시다센이엮어내는문장들에는‘나’라는주어가극히억제되어있다.‘나’라는주체를상실한문장들은모호하다.주체가모호하기때문에글을읽어갈수록지은이가전하는행위와그것을글자로표현한언어가그녀의것인지읽는이의것인지점점알수없게된다.이는글쓴이와읽는이의상태를동화시키며그것이그안에담긴몸과마음과언어를우리에게온전히스며들게한다.

하나의단어를매개로펼쳐지는일상의단면들,기억들,감정들
그리고결국온전히받아들이게되는삶에대한이해와위로
스물두편의글에는쓰는직업을가진이의일상과여성으로서의삶,한인간으로서의일생이담겨있다.매일아침같은시간에일어나세장의원고를쓰고,달리는신칸센에서는늘펜을손에쥐고스쳐지나가는풍경을담아내며,머릿속에서는책속의인물들과계절을산다.그리고말한마디에일희일비하고떠나간누군가를그리워하며,새로운감정에선뜻다가서지못하고,이별하고남겨졌다가상처에서회복한다.또한매일밥을지어먹고,한잔의술에기쁨과위안을받으며,달라지는마음과몸의변화에아쉬워하고,죽음을두려워하는마음을그대로드러내면서도죽는일은멋있다고말한다.이러한지은이의일상들을좇아가다보면삶의기쁨은물론이고그리움,두려움,분노,허무함,처절함,한심함,후회등과도만나게된다.이는그누구도바꾸지못하는오늘이라는날을살아가는우리의모습이다.지은이는이모두를온전히글로담아내기위해하나의동사를매개체로집요할만큼자신을시험하고관찰하며때로는가슴을조여오듯아슬아슬하고섬세하게그려낸다.그리고마침내지은이가저마다다른오늘을맞이하기위해마음과몸을들여다보기를멈추지않고잠들어있는말을퍼올리며자신의삶을춤추듯받아들이는모습에서우리는그녀가만들어내는언어의춤에기꺼이공감하며위로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