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 아이

메두사 아이

$21.00
Description
늪과 숲과 황야로 둘러싸인 마을에서 여덟 살 소녀 뤼시는 상상력과 생명력으로 충만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새들과 다양한 동식물,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목소리가 살아 있는 이 세계는 평온하고도 아름답다. 그러던 어느 날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데, 뤼시는 자신의 영웅이기도 했던 이부異父 오빠 페르디낭으로부터 강간당하며 3년에 걸쳐 밤마다 같은 일을 겪게 된다. 이 잔인한 사건 이후, 그녀의 세계는 침묵과 공포로 뒤덮인다. 수치와 고통이라는 비밀에 잠식된 뤼시는 점차 마르고 추하며 증오로 가득 찬 존재로 변해간다. 어른들의 무지와 방관 속에서 고립된 뤼시는 인간의 세계에서 멀어지고, 늪과 자연의 생명들 곁으로 스며든다. 그렇게 그녀의 내면에서 한 아이의 침묵은 점차 응시의 힘으로 변모하고, 오직 자신의 시선이 지닌 힘, 메두사의 눈과도 같은 응시로 이 폭력에 맞선다.
작가는 이 비극적인 이야기에 서정적인 숨결을 불어넣어 비장미와 시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멜랑콜리한 노래를 만들어 낸다. 색채와 음향으로 충만한 산문 속에서, 고통과 시가 하나가 되는 특별한 세계가 실비 제르맹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저자

실비제르맹

실비제르맹은1954년프랑스중서부의도시샤토루에서태어났다.부지사를지내기도한공무원아버지를따라프랑스의여러소도시를옮겨다니며유년시절을보냈다.1970년대파리낭테르대학에서철학자에마뉘엘레비나스를만나깊은영향을받았고,그의지도아래석사및박사논문을썼다.논문의주제는기독교신비주의에서의고행,그리고인간의얼굴및악과고통에대한성찰이었다.『페르소나주』를비롯해『밤의책』등의대표작에서도고스란히느껴지는작가특유의번뜩이는신비주의적직관및영적언어는이런연구와무관하지않을것이다.바로크풍의화려하고역동적인문체를특징으로하는그녀의작품들은역사적현실과환상을넘나드는서사로진실의밑바닥을건드린다.1981년부터단편소설을써오던그녀는1985년『밤의책』을발표해여섯개문학상을받으며작가로서입지를다졌다.이듬해1986년체코프라하로떠나정착하며『호박색밤』,『분노의날들』을발표했고,체류마지막시기에이르러체코를배경으로한작품을쓰기시작해『프라하거리에서울고다니는여자』,『이망시테』,『소금조각』을발표했다.

목차

유년
첫번째채색삽화-14
전설-18
두번째채색삽화-36
전설-40
세번째채색삽화-64
전설-68


첫번째붉은분필화-86
전설-90
두번째붉은분필화-104
전설-108
세번째붉은분필화-132
전설-140

철야
첫번째세피아화-176
전설-180
두번째세피아화-204
전설-208
세번째세피아화-220
전설-224

소환
첫번째목탄화-244
전설-248
두번째목탄화-266
전설-270
세번째목탄화-294
전설-298

인내
프레스코화-312
전설-314

옮긴이의말-338

출판사 서평

■침묵속에서파괴되는세계
늪과숲과황야로둘러싸인마을에서여덟살소녀뤼시는상상력과생명력으로충만한어린시절을보낸다.새들과다양한동식물,보이지않는존재들의목소리가살아있는이세계는평온하고도아름답다.그러던어느날끔찍한일이벌어지는데,뤼시는자신의영웅이기도했던이부異父오빠페르디낭으로부터강간당하며3년에걸쳐밤마다같은일을겪게된다.이잔인한사건이후,그녀의세계는침묵과공포로뒤덮인다.수치와고통이라는비밀에잠식된뤼시는점차마르고추하며증오로가득찬존재로변해간다.어른들의무지와방관속에서고립된뤼시는인간의세계에서멀어지고,늪과자연의생명들곁으로스며든다.그렇게그녀의내면에서한아이의침묵은점차응시의힘으로변모하고,오직자신의시선이지닌힘,메두사의눈과도같은응시로이폭력에맞선다.

■고통을감각으로기록하는문학
『메두사아이』는근친싱간이라는극단적이고고통스러운현실을다루면서도,그것을고발이나재현에머무르게하지않는다.실비제르맹은폭력이후의시간을집요하게따라가며,침묵이어떻게한인간의내부에서언어와형상으로변해가는지를보여준다.이소설에서고통은설명되지않고,대신감각과이미지,리듬을통해체험된다.비극적인서사위에덧입혀진서정적인문체는잔혹함을미화하지않으면서도,인간의내면이끝내파괴되지않음을증언한다.더불어뤼시를둘러싼인물들의사랑과희망,좌절의장면들은비극속에서도삶이지닌다층성과아이러니를드러내며,독자를단일한감정이아닌복합적인정서의결로이끈다.

■고통을통과한응시,상처를끌어안은채살아가는법
『메두사아이』의핵심주제는폭력그자체가아니라,폭력이후에도살아남은존재가세계와맺는관계의변화이다.순수는되돌릴수없지만,기억과응시는사라지지않는다.메두사의신화를변주한이소설에서‘응시’는복수가아니라,침묵을침묵으로만남겨두지않겠다는의지의형태다.색채와음향으로가득한회화적인산문은매페이지마다빛과어둠이교차하는내면의풍경을펼쳐보이며,고통과시가하나의노래로공존하는세계를완성한다.『메두사아이』는잔인한이야기이면서동시에깊이아름다운소설이다.상처를넘어서는구원이아니라,상처를끌어안은채살아가는법에대한문학적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