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2020)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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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 평론가, 동료문인 100명이 선정한 시 74편, 시집 16권 수록
‘2020 오늘의 시 수상작’은 작년 최고의 시, 안희연의 「스페어」
도서출판 작가에서 매해 간행해 온 ‘오늘의 시’는 지난 한 해 동안 이루어진 시단의 성과와 그 특성을 증언하는 가장 명징한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해마다 각별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해에도 작년 한 해 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기억에 남았던 좋은 시와 시집을 모아 『2020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이하 『2020 오늘의 시』)를 내놓는다.
저자

안희연

1986년경기성남에서태어났다.2012년창비신인시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면벽의책상에서시집《너의슬픔이끼어들때》,《밤이라고부르는것들속에는》,《여름언덕에서배운것》,산문집《흩어지는마음에게,안녕》,《단어의집》,《당신이좋아지면,밤이깊어지면》등을썼다.

목차

■펴내면서

2020오늘의시
강성은「개의밤이깊어지고」_16
고영「무중력」_17곽재구「목도장」_19
곽효환「노둔한사람들」_21
권달웅「독락당」_23
길상호「심해의사람」_24
김남규「화요일」_25
김병호「그런일이있었다」_26
김선태「노래방은흐른다」_27
김안「피붙이」_29
김양희「절망을뜯어내다」_31
김이강「낮잠」_32
김이듬「당신이잠든사이」_34
김행숙「우산과담배」_36
김혜순「숨을은물러설퇴」_38
나태주「너무늦게슬픈아들」_40
도종환「속유」_41
류인서「해당화」_43
맹문재「경안리에서」_44
문순자「소리쟁이」_45
문정희「절벽위의키스」_47
민병도「선운사에서」_49
박기섭「이름의편력」_50
박라연「아무것도안하는애인」_51
박명숙「택배」_53
박형준「아침인사」_54
변종태「에곤쉴레혹은대합실」_55
서영처「얼룩말」_56
손세실리아「수묵기법」_57
손택수「나뭇잎흔들릴때피어나는빛으로」_59
송종찬「마음의서쪽」_60
송찬호「산꼭대기의집」_61
신용목「밤은필요하다」_63
신필영「뚝섬」_66
안미옥「여름끝물」_67
안희연「스페어」_69
오광수「슬로슬로우퀴퀵」_71
오승철「연해주의페치카」_72
유계영「썩지않는빵」_73
유안진「솔베이지」_75
유재영「겨울테라코타」_76
이규리「당신은첫눈입니까」_77
이근화「망치론」_79
이나영「드라마틱」_81
이남순「고시원을아시나요」_82
이송희「유리잔을마주하다」_83
이승은「무렵」_85
이승하「신용에대하여」_86
이원「친목모임」_88
이은봉「스투키,너는」_90
이장욱「신경정신과에서살아남기」_91
이재무「우리시대의더위」_94
이정환「월류봉」_95
이해존「이물감」_96
이현호「세상의거의모든순간」_98
이혜미「원경」_100
임성구「빈잔」_102
장옥관「없는사람」_103
장재선「도망중인그녀와함께」_105
정끝별「동물을위한나라는없다」_107
정수자「사막풀」_109
정용국「고사목궁전」_110
정희경「뜸」_111
조승래「모차르트의시간」_112
차주일「잇몸이높은여자」_115
천양희「그늘에기대다」_117
최금진「붉은실지렁이」_119
최영효「바랭이」_121
최정례「4분의3쯤의능선에서」_122
함명춘「해피」_124
허연「슬픈버릇」_127
홍성란「그봄」_129
홍일표「꽃의본적」_130
황인찬「소양돼지닭」_132
오늘의시집시집16권
권성훈『밤은밤을열면서』_138
김민정『너의거기는작고나의여기는커서
우리들은헤어지는중입니다』_140
김영재『목련꽃벙그는밤』_142
김용락『하염없이낮은지붕』_144
나희덕『파일명서정시』_146
노향림『푸른편지』_148
박소란『한사람의닫힌문』_150
신달자『간절함』_152
신동옥『밤이계속될거야』_154
이달균『열도의등뼈』_156
이은규『오래속삭여도좋을이야기』_158
이태수『내가나에게』_160
조정인『사과얼마예요』_162
최동호『제왕나비』_164
최문자『우리가훔친것들이만발한다』_166
하재연『우주적인안녕』_168

오늘의시좌담_시기획위원
2020년한국시의미학_170
안희연시인인터뷰
나머지를품고우리는계속가네-양경언_190

출판사 서평

2020이라는숫자는물리적으로나심리적으로나퍽멀기만했는데어느새일상적국면이되어버렸다.바야흐로2020년대가열린것이다.그렇다면2010년대한국문학의현상이랄까성취랄까하는것을천천히돌아볼때도되지않았겠는가.가령이시대는정치적으로나문화적으로나전혀새로운경험을가진작가와시인들의등장과주류화를경험한때이고,사회적으로는페미니즘의성세와함께소수자들의존재방식에대한탐구와형상화의지가강하게대두한때이다.이소수자담론은일국차원의노동,성,종교,언어,육체등에서갈라지는범주외에도국경을넘어서는탈북자,난민,외국인노동자,결혼이민여성등다양한인적구성을포괄하였다.한국문학은이러한경계를넘어서는범주의형상적성취로성큼나아간것이다.
이제빈번해진한국문학의해외번역과행사등으로인해세계화라는의제는제철을만난듯하다.활발한인적교류와함께작가들의해외진출도늘어나면서한국문학은세계무대의변방에서벗어나고있다.국내적으로는출판시장의불황과디지털혁명에의한스마트폰의일상화로문학의수요는급감을면치못했다.그러나미학적정예들의활발한성취는한국문학의눈높이를훤칠하게해주었다.시단에서는2000년대‘미래파’와는또다른의미의미학적전위들이나타났고,소설에서는장편창작이크게늘어났고표절논쟁도뜨거웠다.출판사들의잇따른팟캐스트출범은작가들을마이크앞으로불러냈고,비평현장은새로운매체인유튜브로옮겨가기도했다.이른바본격문학이정체하는동안다양한모습의장르문학이강세를띠기도했다.담론적측면에서는문학의정치와윤리가표나게강조되었고,‘세월호사건’으로비롯된죽음과기억과애도의형식으로서의문학의역할이적극성찰되기도했다.일제강점기해석에서첨예한이견이제출되기도했고,제주4ㆍ3사건이나5ㆍ18광주민주화운동같은역사의분수령에대해서도가열한논쟁과증언이잇따랐다.이때한국문학은근대사에서빚어진상처를치유하고새로운공동체를다시설계하는쪽으로문제제기를꾸준히해갔다.그점에서이시대는미학적으로나정치적으로나한국문학의전환기이자난숙기로서모자람이없다.

이러한시기에2020년『‘작가’가선정한오늘의시』는,지난한해동안역작을남긴시인들을중심으로하여다시한번시단의조감도가되기에충분한선집을꾸렸다.여러모로우리시대의감각과사유를정점에서보여준수많은가편들을수록하였다.많은동료들로부터지지를받은시와시집은,완결성과개성을아울러갖춤으로써우리시대의대표적성과로인정받게될것이다.
이번설문조사결과,작년한해동안발표되었던시편가운데안희연시인의「스페어」가가장많은추천을받았다.이작품은‘스페어’의열린존재성,가능성,필요성을흥미롭게개진하고있는데,‘스페어’에주목할수록“진짜라는말”의허구와억압이환기되면서,“단하나의무언가”가아니라다양한가치가경계를넘어서살아숨쉬고“다른세계로향하는계단”이자유롭게펼쳐져있었을것임을노래한다.“단하나의무언가”가아닌다양한가치,“다른세계로향하는계단”들을통해가치의다원화와탈중심을웅변처럼내세운사유를흥미롭게개진하였다.

좋은시를선정하기위해『2020오늘의시』는100명의시인,문학평론가,출판편집인을추천위원으로추대,좋은시74편(시조19편포함)을선정,수록하였으며,작년한해동안발표된시집가운데‘좋은시집’으로평가되는16권의시집(시조집2권포함)들도선정하여소개하였다.그리고기획위원들의「2020년한국시의미학」이란주제의좌담은우리시가어디로가고있는지,지난한해동안펼쳐진우리시의동향을점검하고,또많은이들의사랑을받았던작품과작품집을함께검토함으로써,동시대한국시의미학을제시하는좌담이될것이다.또한말미에붙인안희연시인인터뷰는‘2020오늘의시’수상작안희연시인의시「스페어」에대한매혹적인해석을선사한다.양경언평론가는“(안희연시인은)눈으론보이지않는다해도감쪽같이일어나는마음의일이사람을얼마나다른상태로바꾸어낼수있는지이미알고있는사람”이며“그런당신과함께고민하는자리에안희연의시”가있으며“그‘남겨진’무언가가오늘의일부가되어내일로가는길을만들어주기도함을일러주는시”라고평한다.

역사를과거와현재의끊임없는대화라고말한이는카(E.H.Carr)다.이러한비유적정의에는,현재벌어지고있는흐름이나국면을해석하고판단하는데지난시간의그것들이유력한참조항이될수있다는뜻이포함되어있다.이제2020년대는2010년대가남긴미완의의제를반복하고그사이에유의미한차이를만들면서새롭게펼쳐져갈것이다.모쪼록이책이우리시대의이러한과제에대해유추적으로사유할수있는좋은자료가되기를바란다.

〈2020작가가선정한오늘의시〉수상작

스페어

안희연

진짜라는말이나를망가뜨리는것같아
단하나의무언가를갈망하는태도같은것

다른세계로향하는계단같은건없다
식탁위에는싹이난감자한봉지가놓여있을뿐

저감자는정확함에대해말하고있다
엄밀히말하면싹이아니라독이지만
저것도성장은성장이라고,

초록앞에선겸허히두손을모으게된다
먹구름으로가득한하늘을바라본다

하지만싹은쉽게도려내지는것
먹구름이지나간뒤에도여전히흐린것은흐리고

도려낸자리엔새살이돋는것이아니라
도려낸모양그대로의감자가남는다

아직일수도결국일수도있다
숨겨놓은조커일수도
이미잊혀진카드일수도있다

나를도려내고남은나로
오늘을살아간다

여전히내안에앉아차례를기다리는내가
나머지의나머지로서의내가

안희연시인은2012년창비신인시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너의슬픔이끼어들때』『밤이라고부르는것들속에는』이있다.

PS:안희연시인의「스페어」조해진작가의「완벽한생애」,봉준호감독의〈기생충〉이‘2020오늘의시,소설,영화’수상작으로선정되었으며,시상식은오는5월에가질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