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오렌지 (손현석 시집)

사과와 오렌지 (손현석 시집)

$12.00
Description
영화에서 상상력을 베끼는 〈유나버머〉
손현석 교수의 영화 같은 시집 『사과와 오렌지』!!
영화과 교수이자 시를 쓰는 손현석 시인의 새 시집 『사과와 오렌지』가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되었다.
시인은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 졸업했다. ㈜제일기획 Audio PD로 일했으며, 시집으로 『예술영화』가 있다. 현재 부산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동서대 영화과 교수이다.
이번에 펴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과와 오렌지』는 4부로 나뉘어져 총 80편의 신작시를 수록하였다. 신작 시집 『사과와 오렌지』의 행간 속에는 바다, 카페, 음악, 여행 등 한편의 영화 같은 환상적 이미지가 개입한다. 그리고 덧붙인 시인의 산문 「메두사는 창날 포크로 키슈를 먹네」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여자는 처음 듣는 요리를 시켜 칼날 같은 포크로 찍어먹는다. 질척한 계란향이 달콤 시큼하게 풍긴다. 비 맞은 머리카락에 힘이 덜 들어가니 고개 숙인 여자가 한결 부드럽고 달콤해 보인다. 이따금 객기가 이성을 가리는 습관처럼 으깬 감자와 잘게 썬 브로콜리를 계란 반죽과 섞어 구워낸 이국적인 식사를 앞에 두면 저도 모르게 로맨틱해진다. 그리고 짧은 인생이 억울하다. 여자가 보았다던 그림처럼 시계바늘이 허물어진 상태 그대로 있으면 좋겠다. 모든 것이 그대로 멈추면 좋겠다. 여자가 고개를 들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갑자기 든다.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다. 고개를 돌려 안주머니에 있던 선글라스를 꺼낸다. 우려를 하면 안 되는데 실수를 했다. 식탐이 열정처럼 꿈틀대는 밤에 안착한 그녀는 여지없이 변신을 꾀한다. 그녀의 머리에 꼬리를 박고 몸부림으로 요동치는 수십 마리의 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서로 앞 다투어 입맛 도는 브로콜리를 번뜩이는 이빨 사이에 얹으려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시인의 산문 중에서
저자

손현석

경남통영출생으로경희대국문과졸업했다.영국본머스대학MASoundDesign을나왔으며㈜제일기획AudioPD경력이있다.동서대학교영화과교수,부산문인협회회원이다.저서로『예술영화』,시집『사과와오렌지』등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智,思念

13 해변의카페
14 먼훗날
15 빛때문에
17 바빌론의강가
19 마차푸차레
20 이상한흐름
22 이상한계산법
24 이상理想의패턴
25 마음의넓이
26 폭포수
28 이진법의지도
30 사는염치
33 빌렌도르프의비너스
35 사자인간
37 12번째꿈
38 그녀는바쁘다
40 정오의방랑자
42 132년전의카페
44 레베스노마을
45 사이프러스

|2부|色,感覺

49 노란산책
51 개념이있다
52 없던것처럼
54 2층계단
57 푸른풍차
58 청력테스트
60 네오야수파그림
62 빨간토끼
64 빨간뱀
66 일요일오후
67 바라밀
69 사과와오렌지
70 모범학교
72 명상연구
74 기억의축적
76 시時를바꾸라고
78 꿈꾸는자장가
84 제3의눈
87 검은사각형
88 황금가을

|3부|美,感性

93 여행
95 다른방
99 내가대신
100 저물녘
102 별아이
104 모처럼휴가
106 지나간풍경
107 유리극장
109 삼거리식당
112 후각적회상
114 밤바다근처
116 갤러리문화
119 예약문화
120 밤,전자,초콜릿
122 장군의아들
124 지금이그때
125 KO-LINEWESTEXIT
127 무선이어폰의기적
129 첫번째꽃
130 학창시절

|4부|藝,想念

133 교생실습
135 홀릭
142 출근길
144 바다,물빛눈물
146 등대얼굴
148 작은연인들
150 Road1132
152 노을감상
153 어느사연
157 천라지망天羅地網
158 슬픈날의독백
159 긴사랑
161 먼사랑
164 끝사랑
166 그다음감각
168 남은잔상
170 5분의9박자로달리는A의심경
172 머나먼카파도키아
174 기다리는마음
176 우산없는거리

178 시인의산문_메두사는창날포크로키슈를먹네

출판사 서평

전체가들여쓰기한자없이한문장으로이루어진산문이다.“전깃중에도매달린가로등이자몽껍질색깔로눈을밝힐오늘밤의신화”는그야말로책처럼스크린처럼영화의한장면을연상케한다.그는사각형의이미지에서영화에서상상력을베끼는〈유나버머〉이다.그영화의씬중에서도우리의마음에가장와닿는?것은깊은심해(心海)에빠진시(詩)이다.

여기까지오셨군요
커피를파도에타서마시는
이곳에서는누구나특별한사람인거죠

파도의알갱이를맛보세요
톡톡터지다못해더이상터질수없는
깊고세밀한속맛을알아채기까지
파도는제모습을드러내지않죠
-「해변의카페」부분

“프랑스의남쪽땅?/반고흐의마을만은오만하지않았다”(「레베스노마을」)고고백하는사람,“푸른하늘은멀리서만주어지는선물”(「마차푸차레」)이며,“멀리서보면불타는매력의사이프러스”그“손바닥실핏줄속”에존재하는“말못할사연”(「사이프러스」)들을돌아이곳에서우리는누구나“누구나특별한사람”이된다.“파도의알갱이”를맛보고,“톡톡터지다못해더이상터질수없는/깊고세밀한속맛을알아채기까지/파도는제모습을드러내지않”지만“먼기억의파도는느릿느릿걸어”와“그날개의양겨드랑이에손가락이닿으면”,“한모금파도가당신을”마시는이곳에서우리는영화속주인공이되고,시인이된다.
환상너머의새로운현실을창출해내는시적이미저리!시인의상상력은여행과영화속이미지를만나상상적동일시를통한나르시시즘적자기확인이이루어지는것이다.시적상상력이환상적이미지를구축하고눈에보이지않는어떤세계에대한열망을드러내방식과연결되는부분이다.

반야암계곡물에과일씻는동자승
왼손에사과오른손엔오렌지를들고
저멀리흔들다리맑은손님반긴다

그모습에이끌려다가온초심행자
예사로이건네받은사과한입무는데
시큼한오렌지과즙입안가득퍼진다

이것은사과인가오렌지인가?
사과와오렌지는같은가다른가?

동자승은오른손내밀어사과를흔든다
의아한행자는동자승얼굴아래겹친
눈빛푸른청년과노인을동시에만나

찰나의영겁이계곡물소리에흐르고
손씻는동자승이빈손들며웃는다
입안향은온데간데무명이날아간다
-「사과와오렌지」전문

경남통도사의산내암자중하나로극락암으로오르는길오른쪽으로난골짜기끝에자리잡고있는암자가“반야암”이다.이곳은울창한산림에둘러싸여있어경관이수려하다.그“반야암계곡물에과일씻는동자승”은“왼손에사과오른손엔오렌지를들고/저멀리흔들다리맑은손님”을반긴다.“그모습에이끌려다가온초심행자”는어쩌면시속화자(시인)일수도있을것이다.분명“건네받은사과한입무는데/시큼한오렌지과즙”이입안가득퍼진다.
“이것은사과인가오렌지인가?”아니면“사과와오렌지는같은가다른가?”화자의질문은화두처럼환상처럼번진다.이시인의환상적상상력이야말로'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그이면과표면사이를왕래하는환각적힘이다.사물이면의심연을들추어내는시(詩)의힘이다.
이처럼시인은이번시집에서내러티브의요소보다주체의환상적이미지에더주목한다.이는영화의속성과도많이담았다.영화는자기자신과의만남이며숨겨진것,회이다.?시적체험에서'시각적형상화'는근대문학에서중요한예술형성원리이다.영화는관객이보고자하는환상을영화적기술로최대한보여줄수있으며,영화의포토제니의속성과몽타주는다른예술들에서는불가능한시각적형상의역동성을가능하게만들었다.
이처럼영화에서쇼트의개별적의미의교차와대립은시에서의은유,시행간의상호작용과일치하는것이다.서정시는본질적으론순수한현재의시간이며현재인상을순간적으로창조하는특수한창조다.
영화에서클로즈업의순간처럼손현석시인의새시집『사과와오렌지』는시의행간에서아름다운시적메타포와만난다.메타포가살아있는한편의영화같은시속으로여행을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