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
저자:박소란시인 2009년《문학수첩》으로작품활동시작.시집으로『심장에가까운말』『한사람의닫힌문』『있다』가있음.신동엽문학상,내일의한국작가상,노작문학상,딩아돌하작품상등수상.
펴내면서2023오늘의시곽효환「나의유년,노을지는집」_11김명인「죽변도서관」_14김선태「빈의자」_16김숙희「둥근것의힘」_17김양희「이상의집」_18김완하「마정리집」_20김용락「나무」_22나태주「시루봉아래」_24나희덕「세포들」_26도종환「오후」_30문정희「비누」_32박기섭「무작정의봄」_34박명숙「서해에서기다릴게요」_36박미자「감실부처바위」_38박소란「숨」_40박시교「지극히사소한것들에대하여」_44박화남「맨발에게」_46서숙희「판타지풍으로」_48송재학「눈사람」_50송종찬「눈사람」_52송찬호「호박벌」_54신달자「종이의울림」_56신용목「옥상의조건」_58안도현「유산가」_60안상학「가문비나무」_62안희연「광장한삶」_64이기영「그믐의문」_66이남순「발아래공손히」_68이달균「바람노래」_70이수명「성묘객들은밝은옷을입는다」_72이승은「그늘을놓아주다」_74이원「모두의밤」_76이재무「한사람1」_80이정환「박넝쿨그늘」_82이지아「넓고가득한그것」_84이토록「책을펼치자십자가들이쏟아졌다」_90임성구「공명동굴」_92장재선「신안의평안」_94정용국「볼로냐블루스」_96진은영「충족이유율유감」_98천융희「여기서말한건여기서」_100최동호「경이로운빛의인간」_102허연「시는검고애인은웃는다」_104홍일표「독주」_108「숨」시평허희_112박소란시인인터뷰최지은_118
우리는『2023오늘의시』를통해우리시단에서최근거두어낸그러한성취들을일별함으로써여전히심미적으로펼쳐지고있는우리시대의균질적이고지속적인서정적흐름을들여다보고자한다.이책에서우리가강렬하게경험한서정의실례들은,시를왜쓰는가,이폐허의땅에언어는무엇인가,‘시적인것’의전위성은어떻게확보되는가하는등의연쇄적질문을지속적으로수행해가고있다.그때서야비로소보편언어에대한복고적향수에기반을둔것이아닌,자신만의독자적인언어가철저하게주변화된방식으로발화되지않을까하는것이그분들의고민이자실천이라고해야할것이다.이러한자각을통해바로시의존재조건과발화방식을사유하는것이‘시적인것’의존재론을제고하는태도와이어지고있는것이다.특별히시인들은시쓰기에대한자의식회복을통해이러한태도를한껏제고해가고있다.이행기적속성을현저하게지닌시대일수록시를쓰는작업에대해밀도있는자의식이있어야하고,또한시인의존재방식에대한모색이뒤따라야한다는점에서,이러한흐름은매우중요한시정신의바탕자질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우리시대의이러한‘시적인것’의주변성과주체들의다양한욕망사이에개재하는자의식회복이그어느때보다도필요하다는요청에대한응답의결실들이책에많이실렸다고보면좋을것이다.좋은시를선정하기위해『2023오늘의시』는100명의시인,문화예술인을추천위원으로추대,좋은시44편(시조15편포함)을선정하였다,설문조사결과,지난한해동안발표된근작가운데박소란의「숨」이가장많은추천을받았다.이작품은삶의층위와윤리의층위를밀착시키면서역설적희망에대한믿음을놓치지않은가편으로많은동료들의평가를받았다.기획위원유성호평론가는박소란의시는“공동체의기억과그안에잔잔하게침전된사랑과슬픔의노래”이며,“「숨」은특별히“겨울의한모퉁이”에서서무언가를하염없이기다리는마음의은유“라고말한다.”‘숨’을택해,일상의한복판을관통해가는,버릴수없는것들,가만히바라보아야하는것들,“어째서이런게생겨났을까알수없는/하나의이야기”를침묵음으로들려주고,“모든슬픔있는것들을내면화하는조용한숨결이그안에서우리시대를따뜻하게위안하고”있다고평한다.그리고박소란시인은이시를쓰게된배경에대해이렇게말한다.김명순의소설「나는사랑한다」에이런대사가나와요.“사람은언제든지자기를믿고사는것입니다.외롭고갈데없는사람일수록자유를구하는마음은더욱커지는것입니다.”자꾸김명순이야기를해서그렇습니다만(웃음),되짚어보면이와비슷한마음으로쓴시가아닌가싶어요.결국은자기자신,그오롯한혼자에대해…….아무리삶이척박해도결국은나라는혼자가있으니까그로써견딜수있다하는마음이랄까요.세상에는대단한것이수두룩하지만,그럼에도가장귀하고신비한것은지금이순간살아있는‘나’자신일테지요.이토록당연한사실이불현듯또렷이확인되는때가있고,그때를기적처럼간직하는것으로우리는또살아갈수있다고생각해요.거창하다면거창한이런마음을되도록작게,소박하게,가장일상적인언어로이야기해보고싶었던것같습니다-「「숨」의박소란시인인터뷰」(최지은시인)중에서,본문122-123쪽이책의말미에붙인박소란시인시평과인터뷰는‘2023오늘의시’수상작박소란시인의시「숨」에대한매혹적인해석을선사한다.허희평론가는“그녀는(박소란시인은)”섬세하게생각하되차갑지않고,상대를존중하되비굴하지않다”며“이는정확하게박소란시와조응한다”고말한다.이시의제목인‘숨’은살아있음의증표로,“추천위원들이이작품을올해쿨투라어워즈시부문수상작‘오늘의시’로뽑은공통점”은“이작품이고단한생활의층위와윤리적서정의거리를밀착시켰다는사실과결부된다”고평한다.최지은시인은박소란시인과의인터뷰에서수상작「숨」에대해서이야기이어간다.“겨울의한모퉁이에서있는것”으로부터시작하는이시는“시린발을구르며,버스를기다리며,버스가아닌다른무엇이라도기다리며서있는화자를떠올리다가이내아주멀리까지나아가는기분”이들었다고말한다.“허공에피어나듯하얀숨이터지고,박동하듯숨이부풀고,그길로아주멀리번져가는숨을그리게”되며,“한낱한호흡의숨이라는의미의차원에서벗어나존재의숨결을느끼게하는것”이라고해석했다.앞으로우리시단은시에대한믿음으로2023년이후의풍경을꿈꾸게될것이다.근자의성과들은이러한과제에확연하고도분명한미학적대안을제시하지는못했지만,탄탄한미적완결성을두루보여주었다고할수있을것이다.모쪼록이책이우리시대의이러한과제들에대해유추적으로사유할수있는자료가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