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17.37
Description
N번방 최초 보도자 추적단 불꽃 르포 에세이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는 '추적자 불꽃' 불과 단, N번방 최초 보도자이자 최초 신고자인 이들의 르포 에세이이다. 1년전인 2019년 7월, ‘불’과 ‘단’은 취업을 준비하던 대학생이었다. 기자지망생이었던 불과 단은 대한민국의 여느 대학생들과 다름없이 취업스펙쌓기를 위해 공모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뉴스통신진흥회의 ‘탐사 심층 르포 취재물’ 공모전에 응모하기로 하고, 그동안 관심있게 지켜보던 ‘불법촬영’을 주제로 취재를 시작한다. ‘불법촬영’이 주제가 된 이상, 불꽃의 취재현장은 인터넷이었다. 불꽃은 구글에서 검색 10분 만에 ‘와치맨’이 운영하는 AV-SNOOP이라는 구글 블로그를 발견한다. 이 블로그에서 N번방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다. AV-SNOOP의 링크를 따라 텔레그램의 한 대화방인 ‘고담방’에 잠입한 불꽃은 이 방에서 파생방 수십 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파생방에 잠입한다. 불꽃은 파생방 한 군데에서만 2,500개의 불법촬영물이 오가는 현장을 목격한다. 아직 끝이 아니었다. 파생방 참여자들이 불법촬영물을 주고받는 이유에는 N번방 입장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비교적 쉬운 인증조건을 내건 참여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 불꽃은 마침내 N번방 중 1번방에 잠입하게 된다.

N번방 사건으로 우리는 한나 아렌트가 나치 전범을 두고 말한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기 바쁘다. 하지만 불꽃은 우리에게 ‘위대한 평범성’을 보여줬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범죄자들의 평범성이 아니라, 평범한 이들의 위대함일 것이다. 불꽃의 취재와 경찰협력 방식은 성착취가 일어나는 수십 개의 대화방을 지켜보며 증거가 될 만한 내용을 캡처해 신고하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들은 ‘추적단 불꽃이 어린 애들 탐정 놀이 하듯 증거를 수집했다’며 비웃었다고 한다. 불꽃은 말한다. 대화방의 대화 내용을 전부 캡처하면서 그렇게라도 전진해야 했다고. 2019년 7월 N번방을 처음 발견한 이후 2020년 3월 공론화되기까지 약 9개월의 시간동안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 홀로 싸우고 있다는 외로움과 과연 세상이 나아질까 하는 무력감을 느끼던 추적단 불꽃이다. 너무나 평범한 시작, 너무나 평범한 방식, 너무나 평범한 두 대학생의 분노와 좌절, 그리고 공감. 추적단 불꽃은 이렇듯 우리 시대에 ‘가장 위대한 평범성’을 선사한 이들이다. 그렇기에 불꽃은 그 누구도 아닌 평범한 당신을 부르는 것이다. ‘우리’가 되자고. 평범한 ‘우리 불꽃’도 평범한 방식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이다.
불꽃은,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디지털 성범죄는 더욱 잔인한 범죄로 악화될 것을 잘 알기에 책을 통해, 당신에게 한번 더 용기내 손을 내밀기로 했다고 말한다. 불과 단, 두 사람은 이 책에 언론에 보도된 적 없는 N번방 추적기와 자신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담았다. N번방 추적기는 1부에, 불과 단의 일상이지만 평범할 수 없었던 이야기는 2부에, 피해자들과의 연대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는 3부에 담았다. 처음 N번방 사건을 취재하며 공론화하기까지 불꽃은 꽤 오랜 시간 둘이서만 싸워야 했다. 취재하면서 생긴 트라우마는 온전히 둘이서 감당해야 하는 상처였다. 불꽃은 그래도 둘이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한다.
저자

추적단불꽃

추적단불꽃은두사람으로구성된아웃리처활동집단이다.‘불’과‘단’이나란히서있을때에야비로소불꽃이라는이름을호명할수있다.이들은대학생의신분으로텔레그램N번방사건을취재하여세상에디지털성범죄의실상을알렸다.최초보도자인동시에최초신고자로서경찰과협력해수사를진행했다.불과단은실명과얼굴을일체공개하지않은채,유튜브와인스타그램등의SNS에서디지털성범죄의실태를밝혀나가고있다.이외에도‘디지털성범죄현장’강의를진행하며성범죄근절을위해다양한활동을전개하는중이다.

2019년9월제1회뉴스통신진흥회탐사심층르포공모전우수상
2019년11월강원지방경찰청감사장
2020년4월제22회국제엠네스티언론상특별상
2020년4월제2회뉴스통신진흥회탐사심층르포공모전특별상
2020년4월제355회한국기자협회이달의기자상특별상
2020년6월제3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6월민주상특별상
2020년6월한국방송학회봄철정기학술대회특별상
2020년9월여성가족부장관표창
2020년9월서울국제여성영화제올해의보이스수상

트위터·인스타그램@56flame

목차

1부2019년7월그날의기록

2019년7월,우리는손안의지옥을보았다
텔레그램대화방의가해자들과그들의정신적지주
N번방사건기사화,해도될까?
피해자‘본인’인가요?
경찰과불꽃의대화방개설
우리가도움이될까요?
텔레그램은못잡는다고요?
성착취가해자들의연대기
절대잡힐일없다던와치맨
지인능욕
피해자A의추적기
가해자들의추모제
언론이라는한줄기빛
제2의N번방
‘웰컴투비디오’풀려난자들이날아간곳
우리는텔레그램을지울수없었다
박사에게돈을쥐여준자,누구인가
국회에대한신뢰마저
N번방추적기와박사검거
타닥타닥불씨가피어오르다

2부불와단의이야기

1장만남
2장뭔가잘못된것같은데,뭔가불편한것같은데
3장나의목소리를내기시작하다
4장어디로가야나를다시만날까
5장취재를시작하며
6장N번방보도,그후
7장추적단불꽃의시작

3부함께타오르다

2020년을시작하며
박사검거일주일뒤우리는
피해자가일상으로돌아갈수있도록
일상의성범죄
피해자는우리옆에있다
‘아웃리처’연대의시작
“당신들은이쪽사람이된거야”
피해자에게피해자다움을요구하지말것
당할만해서당하는피해자는없다
피해자지원,잘되고있나요?
내가정말갓갓의피해자였구나
N번방방지법?사각지대못막아
존경하는재판장님,국민들생각은요
이건또뭐야
서울중앙지검간담회에서
두번의강연

끝내며-틀림없이끝이있다는것
에필로그-우리의대화방

부록1-다시쓰는사법정의,성폭력·성착취근절시민법정(집회)발언문
부록2-“미성년자성착취물파나요?”…‘텔레그램’불법활개(N번방최초취재기사)

출판사 서평

●1년전그들은취업을준비하던평범한대학생이었다
1년전인2019년7월,‘불’과‘단’은취업을준비하던대학생이었다.기자지망생이었던불과단은대한민국의여느대학생들과다름없이취업스펙쌓기를위해공모전준비를하고있었다.뉴스통신진흥회의‘탐사심층르포취재물’공모전에응모하기로하고,그동안관심있게지켜보던‘불법촬영’을주제로취재를시작한다.취재팀이름은‘불꽃.’
‘불법촬영’이주제가된이상,불꽃의취재현장은인터넷이었다.불꽃은구글에서검색10분만에‘와치맨’이운영하는AV-SNOOP이라는구글블로그를발견한다.이블로그에서N번방의존재를처음알게된다.
AV-SNOOP의링크를따라텔레그램의한대화방인‘고담방’에잠입한불꽃은이방에서파생방수십개가존재한다는사실을접하고,파생방에잠입한다.불꽃은파생방한군데에서만2,500개의불법촬영물이오가는현장을목격한다.아직끝이아니었다.파생방참여자들이불법촬영물을주고받는이유에는N번방입장조건을충족하기위한목적도있었다.비교적쉬운인증조건을내건참여자가나올때까지기다린불꽃은마침내N번방중1번방에잠입하게된다.
불꽃은그때의심정을이렇게기록한다.
“이게정말현실에서일어나는일인가,지금우리나라에서우리와같은시대에살고있는이들이벌이는짓인가.”(23쪽)
텔레그램대화방에서끔찍한범죄가벌어지고있음을목격한불꽃은‘기사하나쓰자고그냥보고만있을수는없어’경찰에신고한다.그게기사보다먼저였다고.
평범했던두대학생은취재와경찰협조를동시에진행하며을시작한다.그리고그들의삶은결코평범할수없는방향으로흐른다.

●이시대의위대한평범성
추적단불꽃앞에는‘N번방최초보도자이며최초신고자’라는수식어가따라붙는다.하지만불꽃은‘최초’라는말이갖는상징성에의미를부여하지않는다.오히려그말이붙을수밖에없는현실에분노한다.
불꽃은취재중에N번방의존재와그안에서일어나고있는범죄행위관련글이이미남성중심온라인커뮤니티에퍼져있었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하지만그동안신고한움직임은보이지않았다고한다.또한N번방사건과같은성착취피해는2016년부터트위터등에서꾸준히발생했던것으로불꽃은파악하고있다.
오랜시간자행되어온범죄가2020년3월에야공론화되어불꽃에게‘최초’라는수식어를부여한것이다.
추적단불꽃이‘최초신고자’라는점은우리에게시사하는바가크다.우리는이사건에서불꽃이본능적으로‘피해자’에게집중했음을알수있다.N번방사건은모든피해자가여성인사건이다.
“신념하나로버티느라가해자들에게받는정신적충격이가랑비에옷젖듯우리에게스며드는줄도몰랐다.”(34쪽)
“우리는피해를목격한게아니라경험했으니까.”(301쪽)
언론이가해자보도에집중할때,추적단불꽃은피해자편에섰다.추적단불꽃에붙는‘최초’라는수식어는‘피해자편에선최초보도자이자최초신고자’라고도할수있을것이다.
기자지망생이었던두명의대학생은그누구보다보도준칙에충실했기에자신들의보도로피해자에게2차가해가발생하지않을까염려했고,피해사실을보고만있을수없었기에경찰에신고했고,피해자들에게피해사실을알리며함께피의자검거에나서기도했다.우리가잊고있던평범함은이런모습이아니었을까.불의에분노하고약자에공감하는모습말이다.
N번방사건으로우리는한나아렌트가나치전범을두고말한‘악의평범성’을이야기하기바쁘다.하지만불꽃은우리에게‘위대한평범성’을보여줬다.우리가주목해야할것은범죄자들의평범성이아니라,평범한이들의위대함일것이다.
불꽃의취재와경찰협력방식은성착취가일어나는수십개의대화방을지켜보며증거가될만한내용을캡처해신고하는것이었다.이를두고어떤이들은‘추적단불꽃이어린애들탐정놀이하듯증거를수집했다’며비웃었다고한다.불꽃은말한다.대화방의대화내용을전부캡처하면서그렇게라도전진해야했다고.2019년7월N번방을처음발견한이후2020년3월공론화되기까지약9개월의시간동안누구도알아주지않아홀로싸우고있다는외로움과과연세상이나아질까하는무력감을느끼던추적단불꽃이다.너무나평범한시작,너무나평범한방식,너무나평범한두대학생의분노와좌절,그리고공감.
추적단불꽃은이렇듯우리시대에‘가장위대한평범성’을선사한이들이다.그렇기에불꽃은그누구도아닌평범한당신을부르는것이다.‘우리’가되자고.평범한‘우리불꽃’도평범한방식으로여기까지왔다고말이다.



●당신을우리라고부르고싶은마음으로이책이시작되었습니다
“추적단불꽃영상만보면화가나요.”
얼마전추적단불꽃유튜브영상에달린댓글이다.추적단불꽃은지금도디지털성범죄취재를계속이어가며SNS에성범죄관련내용을알리고있다.범죄사실을알리는일이누군가에게좌절로다가갈수있다는사실에미안한마음이든다고한다.불꽃스스로도가해사실을반복적으로증언할때마다얼마나고통스러웠는지잘알기때문이다.
하지만불꽃은,우리가관심을갖지않는다면디지털성범죄는더욱잔인한범죄로악화될것을잘알기에책을통해,당신에게한번더용기내손을내밀기로했다고말한다.
불과단,두사람은이책에언론에보도된적없는N번방추적기와자신들의평범한이야기를담았다.N번방추적기는1부에,불과단의일상이지만평범할수없었던이야기는2부에,피해자들과의연대와대한민국이나아가야할미래는3부에담았다.
처음N번방사건을취재하며공론화하기까지불꽃은꽤오랜시간둘이서만싸워야했다.취재하면서생긴트라우마는온전히둘이서감당해야하는상처였다.불꽃은그래도둘이어서다행이었다고말한다.

“추적단불꽃으로활동하면서우리가두명이라서다행이라는생각을많이합니다.혼자였다면진작에포기했을일들이참많다는것을깨닫는중입니다.더많은사람들이우리와함께한다면어떤기운이솟아날지궁금합니다.
책을통해독자들에게가까이다가갈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요.”(시작하며중에서)

이책을먼저읽은25명의여성연대자들은한결같이이렇게말한다.
“추적단불꽃에게우리모두큰빚을졌다.”
이책은당신을우리라고부르고싶은마음으로시작되었다.불꽃이‘우리라서다행이다’라고말할수있도록,이제우리가추적단불꽃의손을잡을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