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김익두 형은 시를 일기처럼 쓰고 일기를 시처럼 쓴다. 하루 종일 보고 느낀 얘기를 솔직담백하게 쓰면 그게 바로 시가 된다. 그가 쓴 일기가 시가 되는 것은 이유가 간단하다.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시인의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는 까닭이다. 그의 시에는 평안함, 설레임, 그리움, 아득함, 부끄러움, 안타까움, 놀라움이 깊숙하게 박혀 있다. 어디를 읽어도 눈이 감기고 가슴이 울렁거린다. 지난 봄 민하마을에서 카톡으로 보내준 안부편지 시들을 읽으며 행복했던 기억이 새롭다. 익두형이 이젠 복잡한 사전이나 논문에 매달리지 말고, 꽃과 이슬과 별과 바람과 닭똥집과 막걸리와 라면국물과 된장 냄새가 묻어 있는 시를 더 많이 써서, 친구들에게 보내줬으면 좋겠다. 청상으로 늙어 소멸해가는 할머니도 거룩하신 하느님도 좋아하실 것이다.
- 홍사성(시인)
시인은 호남정맥 묵방산 자락 끄트머리 민하마을에 홀로 머물며 그곳의 봄을 노래한다. 홀로 어찌 외롭지 않으랴만 “외로움은 / 견디는 게 아니라 사는 것”이라며 그 외로움을 살고 있다. 물까치와 미선나무와 뱁새와 동박새와 하얀 국수나무와 더불어 어쩌다 한 번씩 찾아오곤 하는 사랑하는 아미와 수정과를 담그면서 산다. 삶이 온통 생명의 푸른 기운으로 그득하다. “버들치 암수가 서로들 쫓고 쫓기고픈 / 그 천진스런 / 몸짓들” 속에서 찬란히 반짝이는 “은빛 사랑”을 발명해낸다. 무엇이 되겠다는 무엇을 이루겠다는 세속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난 탈속의 영지에서 돋아나는 이 사랑은, 그리움은 또 얼마나 정갈한가, 정결한가! 그래서 그런지 시인의 감성은 스무 살 이전의 것으로 다시 푸르르다.
모든 게 이쁘고 설레고 그립고 아파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이유는 없다. “걍” 그렇다. ‘걍’은 굳이 표준어로 말하면 ‘그냥’이다. 스스로 그러하다는 ‘자연’의 다른 표현이다. 그 ‘걍’ 속에서 “온 세상 / 사람과 물생들이 모다들 / 함께 더불어 노래하고 춤추며 / 꿈같이 한 번 살아보길 빌어보는” 일로 하루하루를 산다. 노장老莊이 그러했으리라. 그 고요하고 소슬한 소요유逍遙遊에 동시대인으로 동참할 수 있음은 크나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복효근 (시인)
강원도 춘성군 사북면 가일리 북한강가 두메산골, 숫되고 짙은 생각나무 꽃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외딴 산속에서 태어난 이 시인은, 증조할아버지 유언을 따른 할아버지를 따라서 어려서 전라도 정읍 땅으로 내려와, 이곳에서 깊이 몸에 배인 황토빛 토백이 가락으로, 우리 민족의 한없이 깊은 정한의 세계로 우리를 다시 가만가만 인도해 간다. 그것은, 태어난 곳에서 배어든 애절한 강원도 메나리조와, 그가 뿌리를 박고 자라난 전라도 정읍 들판의 굽이치는 육자배기조를 거쳐, 마침내 그가 평생을 떠돌아다니며 체득한, 이승과 저승을 두루 아우르는 금강 하구 강경 웅포 어름의 애연처절한 노장 산유화조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다놓고야 만다. 어쩌란 말이냐. 이 대책 없이 애절한 순조선식 자연생태적 사랑노래 앞에서,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
- 남정휘 (시인)
- 홍사성(시인)
시인은 호남정맥 묵방산 자락 끄트머리 민하마을에 홀로 머물며 그곳의 봄을 노래한다. 홀로 어찌 외롭지 않으랴만 “외로움은 / 견디는 게 아니라 사는 것”이라며 그 외로움을 살고 있다. 물까치와 미선나무와 뱁새와 동박새와 하얀 국수나무와 더불어 어쩌다 한 번씩 찾아오곤 하는 사랑하는 아미와 수정과를 담그면서 산다. 삶이 온통 생명의 푸른 기운으로 그득하다. “버들치 암수가 서로들 쫓고 쫓기고픈 / 그 천진스런 / 몸짓들” 속에서 찬란히 반짝이는 “은빛 사랑”을 발명해낸다. 무엇이 되겠다는 무엇을 이루겠다는 세속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난 탈속의 영지에서 돋아나는 이 사랑은, 그리움은 또 얼마나 정갈한가, 정결한가! 그래서 그런지 시인의 감성은 스무 살 이전의 것으로 다시 푸르르다.
모든 게 이쁘고 설레고 그립고 아파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이유는 없다. “걍” 그렇다. ‘걍’은 굳이 표준어로 말하면 ‘그냥’이다. 스스로 그러하다는 ‘자연’의 다른 표현이다. 그 ‘걍’ 속에서 “온 세상 / 사람과 물생들이 모다들 / 함께 더불어 노래하고 춤추며 / 꿈같이 한 번 살아보길 빌어보는” 일로 하루하루를 산다. 노장老莊이 그러했으리라. 그 고요하고 소슬한 소요유逍遙遊에 동시대인으로 동참할 수 있음은 크나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복효근 (시인)
강원도 춘성군 사북면 가일리 북한강가 두메산골, 숫되고 짙은 생각나무 꽃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외딴 산속에서 태어난 이 시인은, 증조할아버지 유언을 따른 할아버지를 따라서 어려서 전라도 정읍 땅으로 내려와, 이곳에서 깊이 몸에 배인 황토빛 토백이 가락으로, 우리 민족의 한없이 깊은 정한의 세계로 우리를 다시 가만가만 인도해 간다. 그것은, 태어난 곳에서 배어든 애절한 강원도 메나리조와, 그가 뿌리를 박고 자라난 전라도 정읍 들판의 굽이치는 육자배기조를 거쳐, 마침내 그가 평생을 떠돌아다니며 체득한, 이승과 저승을 두루 아우르는 금강 하구 강경 웅포 어름의 애연처절한 노장 산유화조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다놓고야 만다. 어쩌란 말이냐. 이 대책 없이 애절한 순조선식 자연생태적 사랑노래 앞에서,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
- 남정휘 (시인)
민하 마을의 사계: 봄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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