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외나무다리 마을 무섬 알방석댁 이야기

영주 외나무다리 마을 무섬 알방석댁 이야기

$15.00
Description
한 시골 여인이 겪은 1930~70년의 대한민국 시골의 일상적인 모습. 이 책은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만든 책이다. 1917년에 태어난 박명서가 1977년 만 60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까지를 자신의 생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이며, 셋째 아들이자 장남 역할을 한 김규진(한국외대 명예교수)의 손에 어머니의 자서전이 남겨졌다. 그 자료는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희귀 자료 중의 하나일 것이다. 어머니의 자서전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김규진 교수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어머니의 모습을 이 글 속에서 볼 수 있으며 어머니에 대한 향수를 강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소실된 것들은 기억을 더듬어 복원하면서 책으로 편집하였다. 김규진 교수는 물론 원글을 그대로 남기고 싶었지만 약간의 교정을 볼 수밖에 없었다.

공동 저자인 박명서는 경상북도 영주 지방의 외나무다리 마을이라는 무섬 마을에서 한 평생을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살아왔다. 바로 그곳에서 대한민국의 격동기인 일제강점기, 해방, 6,25 전쟁, 유신정권을 겪었다. 그 시절의 생활 모습을 덤덤하게 그리고 있다.

그동안 이 시기를 지내온 지식인과 유명인들이 저마다의 기록이 남아있지만 평범한 한 시골 여인으로서 이 기록을 남긴 사람은 없다. 우리는 책 속에서 그 당시 격동하던 대한민국의 정치가 어떻게 시골에 영향을 미쳤으며, 어떤 면에서는 전혀 영향이 없는듯 지나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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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명서,김규진

(朴命緖,1917~1977)
경북영주방석마을에서태어나서옆마을무섬마을로16살에시집을가서회갑이되던1977년에질병으로사망하였다.사망하기몇해전에자신의일생을글로남기고싶다는생각을하였고,시집살이를하는동안배운한글로자신의생을정리하였다.
그정리한내용을아들김규진(한국외국어대학교명예교수)이보관하고있다가이렇게책으로편집하게되었다.저자가원했던이름석자를남기게되었다.

목차

프롤로그/나의일생……4

글을쓰며/돌올한방석댁은모도가정기로다……11

1부
고향방석마을에서의생활……21

2부
무섬마을에서의시집생활……53

3부
무섬마을에서의일상……85

4부
해방과6.25……157

5부
자녀의혼인과근대화……187
어머니를추억하며……213
불효여식때문에돌아가신어매에게늘죄스러운마음으로살아왔다
첫째,딸둘매(진옥鎭玉)……215
어머니와재봉틀네째,아들숙진(일진日鎭))……221
어머니와번데기다섯째,아들재현(在鉉)……229
어매와하얀가루약여섯째딸순둘(鎭姬)……232
어머니와화투일곱번째,막내아들기현((基鉉)……236

에필로그/나의어머니박명서셋째,아들규진(圭鎭)……241
발간축시/벌방댁마음김기진(시인)……247

참고자료……250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비가오면종가댁할배는갓이비에젖는것을방지하기위해그위에갈모를덮어쓰시고긴담뱃대를허리뒤로가로잡고마실을다니셨다.갈모는한지에기름먹인유지(油紙)로만들었다.비가갈모에내리면기름종이라주르르굴러떨어진다.그할배는부싯돌로불을아주잘붙이고담뱃대를피워무는것을여러번봤다.우리아부지담뱃대는종가댁할배거보다작았다.
---p.23

그날저녁상방에신방을차렸다.낡아빠진병풍으로창문을가리고요를깔고이불을준비했다.할매는신랑이들어오면목례를하고일어서서맞이해야한다고했다.신랑이들어오니돌개바람이이는것같았다.가슴이메여왔다.나는고개를숙인채일어서면서목례를했다.이어서신랑이갓을벗고두루마기를벗고자리앉으면서눈짓으로나보고도앉으라고한다.나는어쩔줄모르고다리가후들후들떨려눈치껏한쪽에앉았다.우리는한참을무덤덤하게그렇게앉아있었다.창밖에서는누군가가창호지에침을묻히며구멍을내는지부스럭거렸다.그리고얼마지나서아부지인지누군가가창밖에서아이들한테“거기서뭐하노”하니아이들이달아나는소리가난다.그렇게말한마디없이얼굴한번제대로보지못하고우리는첫날밤을지새웠다.
---p.47

처음몇해동안외나무다리건너기가가장힘들었다.아이들은그좁은다리위를막달리며건너가는게신기했다.발바닥만한좁은판자위를걷기도힘들고,물살이센데는다리가사시나무떨듯이떨렸다.그러면내다리도후들후들떨렸다.어지러워지고물에빠질것같은기분이다.지게작대기나지팡이를잡고간신히건너곤했다.몇년지나니물동이나참방태기를이고도빨리건널수있었다.천릿길도한걸음부터라고꾸준히다니니익숙해진다,마치시집살이에적응하는것처럼.무섬동네는삼면이강이고동네뒤는산이라이웃동네도면소재지도읍내도가기가쉽지않다.가마타고시집살이하러온새댁은외나무다리건너기도쉽지않다.그래서인지먼저시집온이웃집아지매들이갓시집온내게겁을주는이야기도가끔했다.“꽃가매타고외나무다리건너시집오면꽃행상(꽃상여:喪輿)타고죽어서야다리를건너간다네.”외나무다리·꽃가마길이꽃상여길이될줄누가알았을까.
---p.77~74

초가을곡식도초가을채소도자랄수있어다행히올겨울을견딜것같다.해마다날씨에따라그해농사를잘지으면겨울나가기좀수월하고그렇지않으면고통스럽다.이런가난이언제까지지속될까걱정이태산이다.농촌에서는아직도입에풀칠을제대로못하는집이많다.박장군이대통령이되고춘궁기가점점사라진게다행지만이런상황이내가시집올때부터70년대새마을운동이시작될때까지정도의차이는있었으나40여년간지속되었다
---p.138~139

8.15해방과6.25동란전후에전염병도창궐하고어른도어린이도많이죽었다.어떤친척집에는며칠사이로호열자로둘이나죽기도했다.우리집에서는첫아들이병이나서다섯살생일도안되어죽었다.시동생이죽고나서가정에생긴가장큰불행이었다.첫아들을잃고슬픔에젖어있었다.“시아버님왜저는이런불행을겪어야하니껴.모두지불찰이고천생에뭐잘못한게있어이렇게우리집안에불행이닥쳐온모양이시더.죽을죄를지은가보시더.”
---p.161

추천사

또한명의“엄마”를세상에알리는고귀한일
“엄마”는우리가가질수있는가장아름다운단어입니다.단어“엄마”를입에담는순간우리는천국을봅니다.“엄마”는우리를열달을자신의몸에배고,몸을찢는고통으로낳고,젖먹이고,기저귀갈고,달래재우고,손잡아걷기고,그러고는세상살아갈말을가르쳤습니다.바로그“엄마”가우리에겐조물주입니다.하늘이고,땅이고,태양이고,달이고,별이고,바람입니다.책제목“영주외나무다리마을무섬알방석댁이야기”만봐도가슴이뭉클합니다.이렇게아들김규진교수의사모곡은또한명의“엄마”를세상에알리는고귀한일입니다.
-권석하(재영국저널리스트)

가슴찡해지지않는다면사람의아들이아니다
“제갈공명이쓴〈출사표〉를읽고서도눈물을흘릴줄모르는자는충신이아니다.”는말이있다.이제나는이렇게말하고싶다.“김규진교수님의꾸밈없는사모곡을읽고서도가슴찡해지지않는다면사람의아들이아니다.”나는이책의교정원고를받아들고서단번에읽었다.흡사18살때돌아가신내어머니의일생을적어둔것도같아서이다.어머니의일생에대해제대로된글을쓰지못한필자는마치죽비로한대얻어맞은기분이었다.다른사람들에게는한없이좋은사람이었는지몰라도정작가장큰은혜를입은어머니에대해서만은지금껏‘매정한사람’으로남았다는생각을떨치지못했기때문이다.정중하게일독을권한다.
-서수용(영주선비촌촌장)

누군가의자서전을읽는일은스스로를거울에비춰보는것과같다
체코문학번역의대가이자「프라하여행기」로잘알려진학산김규진교수님이이번엔잘읽히는문장으로어머니일대기를썼다.아들딸여럿키우며바지런하게살아오면서고생이7할이오기쁨은3할인우리네농촌여인의삶을진솔하게잘드러냈다.사이사이인용한4·4조의가사가윤기를더한다.

슬픔뒤에기쁨오네누에길쌈재봉틀로
옷가지를만들어서번돈으로논도사고
밭도사고자랑스런우리경이대학가네

이책을보고,뭔가남긴다는것,기록의의미는무엇일까를다시금생각해보게된다.‘후손들이조상의삶을아는데도움’이되면더할나위없겠다.
-최재철(전한국외대일본학대학학장)